날 두고 가지 마.
부러진 손톱
원본 시나리오 https://ink-loveletter.postype.com/post/4694171
KPC 마엘 르루
PC 루크 제너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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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러진 손톱
w. 냠맹
──────────────✥──────────────
.
.
...
낙엽이 지는 계절입니다.
그렇게 더웠던 여름의 열기는 어느새 지나가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불쾌하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날이 좋네요.
하늘은 조금 흐리지만 열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기분 좋습니다.
늦은 시간에 눈을 떠 소파에 나른하게 늘어진 루크에게 누군가 다가옵니다.











방금 일어났는데도 마엘의 기분은 꽤 좋아보입니다.
하긴, 요새는 늘 그랬지요.
이유를 물으면 멋쩍게 웃으며 그냥 좋아서, 라고 답하곤 했습니다.

며칠 전부터일까요, 마엘이 이렇게 붙어 있기 시작했던 게.
포옹만 해도 화들짝 놀라던 예전의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
그렇게 영화가 시작되고, 첫 장면부터 화면에 피바다가 가득합니다.
안색이 하얗게 변한 마엘이 루크의 품에 파고듭니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괴기한 장면에 자신도 절로 현기증이 납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문득 정신을 차리면, 어깨에 기대 잠든 마엘과...
TV에서 자동으로 재생되고 있는 「39계단」의 한 장면이 보입니다.
아마 자연스럽게 다음 영화로 넘어간 거겠죠.
마침 총에 맞아 쓰러지는 배우의 모습이 흐릿한 시야 너머로 드러납니다. 영화도 막바지인 것 같네요.
고개를 들어 창문 밖을 보면, 깜깜한 어둠만이 자리합니다.





중간에 깜빡 졸아버린 탓인지 피로감을 느끼며, 루크는 침실로 향합니다.
두 사람이 잘 준비를 하고 같은 침대에 누우면,
베개를 정리하던 마엘이 고개를 돌려 이쪽을 지그시 바라봅니다.




...
두 사람은 짧은 듯 긴 하루를 함께 보내고, 그렇게 잠이 듭니다.
.
.
그리고, 루크는 위화감에 눈을 뜹니다.
방안은 고요하고 어둡습니다.
커튼 밖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이 방안을 옅게 비추어,
마엘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마엘은 깊게 잠든 듯, 고르게 어깨가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합니다.
머리맡의 시계는 새벽 4시 32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일어나기에는 이른 시간인데, 어째서 눈을 떴을까요.
듣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쿵.
무언가 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쿵쿵, 울리는 소리는 발밑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 아래라면 지하실이겠죠.
간간히 들리는 소리가 뚜렷하게 귓가에 맴돕니다.
...순간 불안한 예감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강도가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루크는 조심스레 지하실로 내려갑니다.
끼익, 끼익 하는 불길한 소리와 함께 계단을 내려가면,
곧 텅 빈 지하실의 내부가 드러납니다.
스위치를 키고 살펴봐도 자질구레한 짐만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구석에는,
보름 전
구매했던 빈 화분과 흙이 있습니다.마엘이 원하던 모종을 구하지 못해 아직 방치 중이었죠.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쿵.
다시 한 번 소리가 울리면,
계단 맞은편 벽에... 처음 보는 문이 달려 있습니다.
소리는 저 너머에서 들려온 것 같습니다.

검은빛을 띈 문은, 무늬도 손잡이도 없습니다.
문에 손을 대자, 금속과 비슷한 차가운 기운이 손끝을 타고 올라옴과 동시에.
섬뜩하고 소름 돋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SanC 0/1

기준치: | 60/30/12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오컬트 판정

기준치: | 40/20/8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분명, 최근에 들었던 소문들 중 비슷한 내용이 있었죠.
루크는 「다른 행성으로 통하는 문」의 소문을 떠올립니다.
그 문은 손잡이가 없고, 검은 금속으로 만든 것처럼 차갑다는 이야기.
...
문을 밀어 열며, 그렇게 온갖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문 앞에서 괴물을 마주한다거나, 모르는 장소로 뚝 떨어진다던가 하는 그런 이야기를.
그리고 조금 긴장한 루크가 마주한 것은...
조용하고 어두운 지하실입니다.
루크의 등 뒤로 쏟아지는 불빛이 어두운 공간의 바닥을 비춥니다.
문득, 섬뜩함을 느낍니다.
너무 어두워 확신할 순 없지만... 문 너머의 그 곳은 루크가 사는 집의 지하실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SanC 0/1

기준치: | 59/29/11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 너머의 지하실이 워낙 어둡기 때문에,
도구 없이 살피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건너가려면 여기서 손전등 같은 걸 찾아가는 편이 좋겠네요.

짐더미 사이에 놓인 공구함을 열어 보면, 손전등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건전지도 들어 있네요.

손전등을 켜 보면... 나름 환하게 불이 들어옵니다.

문 너머의 지하실을 비춰 보면,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 쪽의 지하실과 완벽히 똑같은 공간입니다. 다만...
주위가 좀 더 어수선한 것을 느낍니다.

...
손전등과 함께 문을 건너자, 싸늘함이 몸을 감쌉니다.
자연스레 불길한 기분이 듭니다.
발이 건너편 바닥에 닿으면 등 뒤의 문이 닫힙니다.
다시 지하실 내부를 살펴보면... 여전히 어수선한 모습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곳엔 보름 전에 샀던 빈 화분도 보이지 않네요.
똑같은 구조라고 생각하면, 계단 맞은편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등 뒤에서 닫힌 문을 밀어 보면, 자연스럽게 열립니다.
건너편의 밝은 불빛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
루크가 나무계단을 오를 때마다.
끼익, 끼익, 하고 소리가 들립니다.
분명 익숙한 소리일 터인데, 어쩐지 소름이 돋습니다.
차갑게 느껴지는 지하실 문손잡이를 당겨 열면 익숙한 복도와 거실이 보입니다.
똑같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똑같은 가구들.
어딜 보더라도 루크의 집입니다.
익숙한 공간은 깨진 창문 밖에서 쏟아지는 기괴한 붉은 빛으로 검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
걸을 때마다 자각 자각하는 유리 밟히는 소리가 들리고, 창문 밖에서 찬 바람이 불어옵니다.
창 밖을 내다보면, 처참한 광경입니다.
불이 꺼진 건물. 지붕이 부서진 집.
쓰러진 전봇대와 다 타버려 재만 남은 가로수.
사람이 살고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도시.
그것은 폐허의 풍경입니다.
하늘을 가득 채운 기괴한 색의 구름 탓인지 도시는 붉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SanC 1/1d3

기준치: | 59/29/11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3
이성 -3
손전등을 다시 집 안으로 비춰 보면, [거실], [부엌], [침실], [서재]와 화장실이 보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방금 열고 나온 지하실로 향하는 문도 있습니다.

벽걸이 TV, 나무 테이블, 하얀 소파가 놓여 있습니다.
깨진 창문 너머로 검붉은 빛이 드리우고, 루크가 걸을 때마다 바닥에 뿌려진 유리 조각이 밟힙니다.

예상한 대로, TV의 전원은 켜지지 않습니다.
TV 아래에 놓인 장식장의 서랍을 열어 보면 양초와 성냥이 들어 있습니다.
루크의 집에는 없던 물건입니다.

테이블에 깔린 신문지 위로 촛농이 덕지덕지 묻어 있습니다.
깔려 있는 신문지를 살피면, 한 달 전 발간한 신문입니다.
런던의 지역신문 같네요. 구석의 기사가 눈에 띕니다.
▶ 핸드아웃 [런던에 세워진 50m의 석탑]
지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분명, 이런 뉴스도 석탑도 본 기억이 없습니다.

하얗던 소파엔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습니다.
오래 사람이 앉지 않은 모양입니다.

발걸음을 옮긴 부엌은 싸늘합니다.
냉장고와 식탁, 찬장이 있지만 요리를 한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냉장고를 열자마자 썩은 내가 코를 찌릅니다.
전기가 끊겨 음식들이 모조리 상한 모양입니다.
더 냄새가 새기 전에 닫는 편이 좋겠습니다.

식탁 위에는 통조림이나 포테이토 칩, 컵라면, 생수 같은 것이 잔뜩 올려져 있습니다.
식탁 주위에는 비닐 껍질이나 스티로폼 용기 등이 대충 버려져 있는 모습입니다.

찬장에는 조리도구가 너저분하게 들어 있습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 중, 과도를 꽂는 칸이 비어 있습니다.

침실의 문 앞에 서서 문고리를 돌리면,
열리지 않습니다.
안쪽에서 잠겨있는 모양입니다.

서재로 들어가면, 책장과 책상이 엉망으로 쓰러져 있습니다.
책도 온 사방에 흩어져 있는 것이... 꼭 누군가 고의로 뒤엎은 듯합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바닥에 뒤집힌 액자가 떨어져 있습니다.
본 적 있는 액자입니다.
분명 이 액자에 마엘과 같이 찍은 사진을 넣어 서재에 장식해뒀었죠.

액자를 집어들어 뒤집어 보면,
깨진 유리 안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욕실의 문을 열면, 바닥에 물기가 있습니다.
어두운 욕실을 손전등으로 이리저리 비춰보면 익숙한 욕조와 세면대가 보입니다.

욕조에도 물기가 남아있습니다.
샤워기를 틀면 찬 물이 나오고,
손잡이를 돌려 봐도 뜨거운 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세면대엔 물때가 잔뜩 끼어 있습니다.
선반 위에 양치 컵이 놓여 있고, 칫솔 두 개가 들어 있습니다.

루크는 삐걱대는 계단을 올라 2층으로 향합니다.
2층의 방은 텅 비어 있습니다.
원래 마엘의 방이지만, 마엘이 잘 때 항상 루크의 방으로 왔기 때문에 대부분 비어 있던 곳입니다.
거실 창문과 반대되는 쪽으로 나 있는 창문은 깨져 있고,
매한가지로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창가에 올려져 있는 전자시계는 아직 작동하는 듯 합니다.
오늘의 날짜와, 시간을 가리키고 있네요.
...
창문 너머로는 우뚝 서 있는 석탑이 보입니다.
무너진 폐허 속에서 유난히 멀쩡해 보이는 모습입니다.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잘그락, 하고 유리 밟는 소리가 납니다.
고개를 들면 검은 인영이 앞에 서 있습니다.
펑퍼짐한 망토를 뒤집어쓴 이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앞으로 내민 손에 칼이 들려 있습니다.
???: 움직이지 마.
그 사람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 ...넌 누구야?

???: 여긴 어디서, 어떻게 왔어. ...제대로 설명해.

???: 소리나는 곳? ... (칼을 다시 바짝 겨누고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옵니다)

???: ...설마, 지하실의 문에서...? (루크의 태도에 조그맣게 중얼거립니다)

루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상대는 잠시 침묵합니다.
칼을 든 손이 떨리더니 아래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가 후드를 벗으면,

...마엘과 똑같은 얼굴이 드러납니다.
SanC 0/1

기준치: | 56/28/11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처음 만났는데, 네가 조금 친근한 것 같기도 해. ...저쪽 세계의 나는 너랑 무슨 사이였어? (고개를 들어 루크를 응시합니다)

(이걸 뭐라고 말해야 어색하지 않을지 모르겠는데... 잠시 고민하다 시선을 피하곤 입을 연다.) 그러니까, 음. 연인사이지. 응.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마엘이 다시금 입을 엽니다.

이쪽 세계에는 더 이상 살아있는 사람이 없어. 혼자서는 멸망해가는 세계를 구할 수도 없고. 하지만, ...네 도움을 받으면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 나는... 이렇다 할것도 없이 그냥 평범한 사람이고. 멸망해가는 세계를 구할 수 있는 무언가가 숨어있는 것도 아닌데... (피했던 시선을 슬그머니 마주하곤)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뭐야?






기준치: | 10/5/2 |
굴림: | 23 |
판정결과: | 실패 |
의중을 떠 보려고 해도, 회색빛 눈동자엔 정적만이 담겨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마엘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해가 뜨는지 방 안이 조금씩 밝아집니다.
그와 동시에, 루크는 두고 온
마엘
을 떠올립니다.일어났을 때 자신이 없다는 것을 알면 분명 찾을 테죠.
슬슬 돌아갈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루크는 마엘과 작별하고는, 지하실의 문을 건너 돌아갑니다.
대체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곱씹을 틈도 없이 급격한 피로가 몰려듭니다.
침대에 풀썩 쓰러지면, 눈 앞에는 여전히 곤히 잠든 마엘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곧 무겁게 감기는 눈꺼풀 사이로 흐려집니다.
...
겨우 눈을 뜨면 점심이 훌쩍 지난 시간입니다.
창문 너머로 벌써 해가 기울고 있네요.
루크의 기척에 마엘도 눈을 뜨지만, 어쩐지 조금 피곤해 보입니다.








그렇게 눈을 감으면, 품에서 조그맣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
그리고 다시 밤이 찾아옵니다.
얼마나 오래 잔 걸까요?
저녁 생각이 나 옆자리에 누워 있는 마엘을 깨워 보려 해도, 그는 일어날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문득,
마엘
을 떠올립니다. 지하실의 문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을까요.그러고보니 그를 다시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한 기억이 납니다.

지하실로 내려가면, 문은 여전히 그 곳에 있습니다.
문에서 느껴지는 기분 나쁜 섬뜩함도 여전하네요.

...
문을 건너면, 눈 앞에 보이는 지하실에서...
마엘이 쪼그려 앉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닥에 세워둔 초 주변에 촛농이 가득합니다.






마엘을 따라 거실로 올라가면, 마엘이 부엌에서 통조림을 두 개 가져옵니다.

...냉장고가 고장 나서, 신선식품은 이제 없어. 먹을 만한 게 이런 것뿐이라... (루크에게 콩 통조림과 스푼 하나를 건네줍니다)

아, 그렇구나. 어제 잠깐 둘러봐서 알곤 있었는데... (꽤 심각한 상황이 맞긴 하구나. 하긴, 세계가 멸망해서 아무도 없다고 했으니...)


푹 삶은 콩은 토마토소스에 버무려져 그럭저럭 먹을 만합니다.
곁눈질로 마엘을 보면,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듯한 표정으로 통조림 캔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
루크는 마엘과 함께 탑으로 향합니다.
익숙한 런던의 거리는 버려진 자동차나 깨진 유리창, 부러진 가로등이 뒤엉켜 난잡합니다.
붉은 하늘 덕에 손전등 없이도 어느 정도 거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긴 망토를 눌러 쓴 마엘의 모습도, 그 형체 정도만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보입니다.
듣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
마엘이 무언가 중얼거린 것 같았지만, 기분 탓이겠죠.
멍하니 길을 걷다 보면 무너진 폐허 안에서 썩은 내가 코끝을 찌릅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탑에 도착합니다.
거대한 바위를 겹쳐 높게 쌓아 올린 석탑에 강한 위압감을 느낍니다.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인지,
탑을 빙 둘러 3m 정도 되는 펜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펜스를 살피면,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입니다.
자물쇠가 꽤 많이 채워져 있던 것 같지만... 지금은 전부 풀려 있고,
문도 반쯤 열려 있습니다.


문을 향해 다가가면, 얼굴이 하얗게 질린 마엘이 루크의 팔을 잡습니다.
마엘의 시선을 따라가면...
석탑 한 구석에 가득 쌓여 있는 시체 더미가 보입니다.
끔찍한 악취가 뒤늦게 밀려옵니다.
SanC 1/1d3

기준치: | 55/27/11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1



상당히 부패한 시체들은 기괴하게 훼손되어 있습니다.
그 끔찍한 광경에서 시선을 돌리면,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 옆에 [낡은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게 보입니다.

▶ 핸드아웃 [공사 안내문]
...
안내문에는 약도가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도보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네요.
교육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우스 게이트는 동화를 발간하는 출판사였습니다.
그런 곳에서 왜 석탑을 세운 걸까요.




덜덜 떠는 마엘과 함께, 루크는 약도를 따라 하우스 게이트의 사무실로 향합니다.
길을 걷는 동안 한시도 루크의 팔을 놓지 않던 마엘은,
조금 시간이 흐른 뒤, 안정된 듯 손을 놓고는 걸음을 옮깁니다.
도착한 곳은 한 5층 건물입니다.
안내문을 살펴보면, 하우스 게이트는 4층과 5층을 쓰고 있는 모양입니다.
건물의 정문은 잠겨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건물 안쪽은 어둡고 무언가 썩은 냄새가 납니다.
툭,
무언가 발치에 걸리는 듯한 기분입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손에 든 손전등을 내려 아래를 바라보면...
목이 꺾인 시체가 루크의 발끝에 채입니다.
SanC 0/1

기준치: | 54/27/10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인상착의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건물의 경비원이었겠죠.
루크와 마엘은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4층까지 올라갑니다.
계단은 4층에서 끊겨 있습니다.
...
열려 있는 사무실 출입문을 밀어 안으로 들어서면,
긴 복도를 따라 네 개의 문이 달려 있습니다.
[응접실], [1사무실], [2사무실], 그리고 복도 끝에 또 다른 [유리문]이 보입니다.

응접실 내부를 살피면,
벽면에 세워진 책장과 마주 본 소파 두 개, 그 사이에 놓여있는 철제 테이블이 보입니다.
책장과 마주본 벽에는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책장에는 동화책이 잔뜩 꽂혀 있습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전시해놓은 동화책을 한 권 꺼내 넘겨보면,
마지막 페이지에 짧은 편지가 적혀 있습니다.
──────────────✥──────────────
리미에게.
어느새 겨울이 지나갔구나. 네가 따뜻한 겨울을 보냈기를 바란단다.
네 13번째 생일을 축하해주지 못해 미안해.
여태껏 그래왔듯이 네게 줄 선물을 네 방에 보관했어.
밀린 크리스마스와 생일 선물을 어서 네게 전해주고 싶단다.
보고 싶어. 사랑해.
──────────────✥──────────────
...
편지의 옆 페이지에는,
8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아이의 사진과 인적사항이 적혀있습니다.
리미 마이어. 8세.
공원에서 실종도니 후 현재까지 행방불명 상태.
하단에는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공사 안내문에서 봤던 번호입니다.
지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다른 동화책들을 꺼내 살펴 봐도, 각기 다른 편지가 짤막하게 적혀 있습니다.
모두 같은 아이에게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
루크는 한때 유명했던 일화를 떠올립니다.
출판사 하우스 게이트의 대표인 헤일리 마이어가 8년 전 잃어버린 어린 딸을 찾기 위해 회사를 세우고,
출판하는 책마다 편지를 싣고 있었다는 걸.
몇 년 전에 듣고는 잊어버린 이야기였죠.


액자로 다가가 살펴보면, 직원들의 사진일까요?
사이 좋아 보이는 7명의 사진 가운데 젊은 여성이 찍혀 있습니다.
그 얼굴은, 동화책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아이와 조금 닮아 보입니다.

...다 죽었을 테니까, 였다고 말하는 편이 좋으려나.

이제 다른거 볼까? (철제 테이블로 걸어갑니다.)
소파와 철제 테이블에는 먼지가 꽤 쌓여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명함이 한 장 올라와 있습니다.
살펴보면, 헤일리 마이어의 명함입니다.
뒷면에는 아이의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1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썩은 내가 진동합니다.
냄새의 근원을 찾기 위해 주위를 살피면,
커다란 책상 위에 쓰러져 있는 검은 인영이 눈에 띕니다.


역한 냄새를 풍기는 쓰러진 남자는 검은 코트를 입고 있습니다.
주머니를 살펴보면, 작은 열쇠 하나를 찾아냅니다.
문을 여는 데 쓰기에는 너무 작은 열쇠인데... 어디에 쓰는 걸까요.


두 사람은 발길을 돌려 2사무실로 향합니다.
커다란 칠판과 여러 개의 작은 책상이 붙어있는 사무실입니다.
커다란 창밖으로 붉은빛이 을씨년스럽게 내려앉아 있습니다.

칠판 한쪽은 업무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다른 쪽에는 월간 달력이 그려져 있고,
지금으로부터
3주 전
날짜에 빨간 동그라미가 쳐져 있습니다.아래에 작게 쉬는 날이라고 적혀 있네요.
그 날짜 이후로는 업무 내용이 거의 비어있습니다.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종이 뭉치가 올려져 있고, 책과 필기구가 굴러다닙니다.
부서진 컴퓨터는 작동하지 않고, 딱히 쓸만해 보이는 건 보이지 않습니다.
책상 아래를 살피면 3칸짜리 서랍이 달려 있습니다.

첫번째 칸에는 사무용품과 직원들의 명함이 들어 있습니다.
그 아래 칸에는 초콜렛과 사탕, 젤리 등의 간식이 들어 있네요.
가장 아래 칸을 열어보려 하자, 잠겨서 열리지 않습니다.
조그만 열쇠 구멍이 눈에 띕니다.

작은 열쇠를 꺼내 서랍을 열면,
안에 신입 사원을 위한 안내문이 들어 있습니다.
A4용지 네 장으로 이뤄진 종이를 넘기다 보면, 주의사항이 눈에 띕니다.
──────────────✥──────────────
신입사원 주의 사항
.
1. 탕비실에서 냄새나는 음식 조리, 섭취 불가.
2. 지각 시 지각비 있음. 칠판 앞 코끼리 저금통에 넣을 것.
3. 5층 비밀번호는
0120
. 대부분 문이 열려있지만 닫혀있을 땐 출입금지.4. … … (중략) … …
──────────────✥──────────────


...
깨지지 않은 유리문 너머,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문은 도어락으로 잠겨 있습니다.
도어락은 건전지를 사용하는지, 아직 작동하고 있습니다.
숫자 키패드로 입력할 수 있어 보입니다.

암호를 입력하면, 유리문이 자연스럽게 열립니다.
두 사람이 계단을 따라 5층으로 올라가면, 넓은 공간이 드러납니다.
고급스럽게 꾸며진 방은 책상과 책장, 소파와 테이블이 보기 좋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장실일까요? 하지만... 고급스런 공간에 비해 어쩐지 조금 어수선해 보입니다.

책상 위엔 [헤일리 마이어] 라는 명패가 올라와 있습니다.
서류가 흩어져 어수선한 책상 위에,
봉투가 뜯어진 편지가 놓여 있습니다.

▶ handout [편지]
...
편지를 읽고 있으면, 옆에서 편지의 내용을 본 듯한 마엘이 중얼거립니다.


책장에는 온갖 종류의 책이 꽂혀있습니다.
동화부터 신문 스크랩 파일. 소설, 경영학 도서... ...
책장을 살피던 루크는 오른쪽 아래에 자리잡은 금고를 발견합니다.

책장에 꽂힌 동화책들을 살펴봐도, 비슷한 제목의 동화는 없어 보입니다.

테이블에 다가가던 루크는, 딱딱한 무언가를 밟습니다.
주워 확인해보면... 작은 열쇠입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건, 2사무실의 책상 서랍을 열었던 열쇠와 똑같은 열쇠입니다.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마엘과 함께 책장에 꽂힌 수많은 책들을 살피면,
수상한 클리어 파일 하나를 발견합니다.
...하지만, 그 안은 텅 비어있습니다.

[코끼리의 모험],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동화입니다.
대체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걸까요.
지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쪽 세계에서 찾지 못한다면, 자신의 세계에서는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거긴 인터넷은 되니까요.
깨달을 즈음, 루크는 시야가 밝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시계를 확인하면, 오전 6시 12분입니다. 돌아갈 시간입니다.



마엘과 약속하곤,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마엘의 발걸음이 느린 것 같은 건 착각일까요.
문득 밝아지는 시야에, 루크는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해가 뜰 때가 되었는지 꿈틀거리는 구름의 모습이 좀 더 밝게 보입니다.
그런데... 저걸 구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괴하게 꿈틀거리고, 분열 후 다시 합쳐지고,
두근두근 울리고 있는 저것을요.
저건 ... ...
...

멍하니 있는 루크의 눈을 마엘이 가립니다.
그리곤 자신이 두르던 망토를 루크에게 덮어 시야를 가린 뒤, 손을 잡아옵니다.

그의 손길에 맞춰 발걸음을 옮기면, 맞잡은 손이 따뜻합니다.
...
무엇을 본 걸까요. 차츰 안정되어 갈 즈음 두 사람은 집에 도착합니다.
지하실로 내려가면, 어두운 지하실에 여전히 굳게 닫힌 검은 문이 자리합니다.


어쩐지 씁쓸해보이는 얼굴의 마엘을 뒤로 하고,
루크는 문 너머로 돌아갑니다.
계단을 올라, 익숙한 침실로 들어가면...
여전히 자고 있는 마엘의 얼굴이 보입니다.
피로가 몰려옵니다.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지금은 휴식을 취해야 할 때입니다.

작게 삐꺽이는 침대의 온기는 따스합니다.
문득, 어둡고 차가운 지하실에 쭈그려 앉아 있던 마엘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러나 무언가 더 깊게 생각할 틈도 없이,
루크의 피로한 눈꺼풀 사이에 어둠이 짙게 내려앉습니다.
...
.
오후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듭니다.
그리고, 루크는 코를 간지럽히는 맛있는 냄새에 눈을 뜹니다.
침대 옆에 누워 있었을 터인 마엘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침실을 나와 부엌으로 가면, 마엘이 조리대 앞에서 요리를 하고 있습니다.





꽤나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마엘은 소시지를 우물거립니다.
루크의 접시에도 똑같이 영국식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네요.
스크램블 에그, 소시지 두 개, 블랙 푸딩, 베이컨, 베이크드 빈즈...
접시에 담긴 삶은 콩을 보면, 어제 먹었던 통조림이 떠오릅니다.











...
마엘과 같이 설거지와 뒷정리까지 마친 뒤, 루크는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꺼냅니다.
여기서 [코끼리의 모험]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간다고 약속했었죠.
옆자리를 보면, 안경을 쓴 마엘이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심심풀이로 해킹이라도 하는 걸까요. 꽤나 집중한 듯 보입니다.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7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루크는 어느 블로거의 글을 발견합니다.
고서점 [앤티크]에 찾아보던 책이 전시되어있다는 글이네요.
오래전 출판된 동화로, 이미 절판되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어 보입니다.
게시일을 보면 약 1년 전의 글입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찾아가 보는 편이 좋겠죠.








두 사람은 지도를 검색해 고서점 앤티크로 향합니다.
턱이 없는 입구를 통해 고서점에 들어가면, 오래된 책 냄새가 훅 끼칩니다.
안쪽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갈색 책장으로 사방의 벽이 꽉 채워져 있고,
오래된 그림이나 사진 등이 빈 곳마다 걸려 있습니다.
은은한 스탠드 조명이 곳곳에 놓여있어 옛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루크는 유리로 된 장 안에 전시된 [코끼리의 모험]을 발견합니다.
당연하지만... 유리장은 잠겨 있습니다.
유리를 깨고 가져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저쪽 세계와는 달리 주인이 살아있을 테니까요.
잠시 고민하고 있자, 드르륵, 하는 바퀴 소리가 들립니다.
안쪽 방에서 누군가가 휠체어를 끌고 나옵니다. 이 서점의 주인이겠네요.
주인: 필요한 책이 있으신가요?

주인: (찬장 안을 살피다, 책의 이름을 듣고 웃습니다) 아, 죄송해요. 이 책은 팔지 않습니다.
...인기 없는 동화인데,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나요?

비매품이라면.. 혹시, 잠시 읽어보는건 안될까요? 책이 훼손될까봐 걱정이시라면 보고 계시는 곳에서 읽어도 좋습니다만...
기준치: | 65/32/13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주인: 흐음... (조금 걱정스런 얼굴로 루크를 바라보다,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입니다) 좋아요, 제가 보고 있는 곳에서 읽으신다면 괜찮습니다.
주인은 잠긴 유리장을 열고는, 루크에게 책을 꺼내주며 말합니다.
주인: 친구와 친구의 딸이 참 좋아하던 책이었죠. 오래 된 동화인데다 인기도 없었지만요.

지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루크는 고서점의 주인이 말하는 친구와 그 친구의 딸이,
헤일리 마이어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시선을 돌리면, 벽에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액자 안에는 고서점의 주인과, 한 여성이 함께 찍혀 있는 사진이 들어 있습니다.
분명... 고서점의 주인 옆에 있는 사람은, 출판사에서 본 단체 사진의 여성입니다.

주인: ...? 헤일리 마이어를 아시나요?

주인: 그러시군요. (잔잔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럼, 헤일리의 이야기도 아시겠네요. 한 때 유명했으니까요.
좋은 친구에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아이를 찾고 있어요. 아마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헤일리는 항상 극단적이기 때문에, 제가 늘 그녀의 뒤처리를 도와주곤 하죠.
주인: 한때 오컬트적인 것까지 찾아다닌 적이 있다니까요? 그 덕에, 지금도 이것저것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주인: 고마워요. (푸근하게 웃습니다) ...헤일리가 출판하는 동화책들을 좋아하신다니, 그 책은 빌려드리도록 할게요. 손님이라면 소중하게 다뤄주실 것 같네요.

주인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은 뒤 다시 휠체어를 끌고 안쪽 방으로 들어갑니다.


루크는 고서점의 주인, 제러마이어에게서 빌린 동화책을 넘겨봅니다.
어린이용으로 쉽게 쓰인 동화입니다.
▶ handout [코끼리의 모험]







...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 뒤,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즈음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옵니다.
침대에 누우면, 종일 피곤해 보이던 마엘의 눈꺼풀이 스르륵 감깁니다.




그새 깊게 잠든 듯 돌아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
적막한 시간이 흐르고,
루크는 알람이라도 맞춘 듯 이른 새벽에 눈을 뜹니다.
역시, 약속 때문일까요.
빌려 온 동화책은 침대 옆 협탁 위에 놓여 있습니다.

루크는 곤히 잠든 마엘을 두고, 지하실로 내려가 문을 건넙니다.
...
문 너머의 어두운 지하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거실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마엘의 모습이 보입니다.





...
두 사람은 다시 하우스게이트로 향합니다.
어쩐지 공기가 어제보다 가라앉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유리문을 건너 5층 사장실로 향하면, 잠긴 금고가 두 사람 앞에 자리합니다.


영문으로 된 키패드입니다. 숫자는 입력할 수 없어 보이네요.

키패드를 눌러 보면... 묵묵부답입니다.


꾹꾹... 키패드를 다시 누르면,
삑, 하는 소리와 함께 금고의 문이 열립니다.
안에는 오래되어 바랜 가죽 표지로 만들어진 두꺼운 책이 있습니다.
──────────────✥──────────────
에이본의 서
──────────────✥──────────────
...
낡고 오래된 책입니다.
검은 표지엔 그로테스크한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페이지는 바스러질 것 같고,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가득이지만, 다행히 영어로 쓰여 있습니다.
3시간을 소요해 책을 대강 훑어볼 수 있습니다.


...
에이본의 서를 살피면,
현혹, 관문 생성, 요그소토스 접촉에 대한 내용 일부와...
요그소토스라는 신에 대한 짤막한 정보를 입수합니다.
▶ handout [에이본의 서]
...
주문을 사용할 수 있을 수준으로 습득하기 위해선, 한 주문당 4+5시간이 걸립니다.
.
모독적인 신화서를 읽은 루크는 문득 불길함을 느낍니다.
생물을 포식한다는 신.
하늘을 뒤덮고 있는 꿈틀거리는 구름.
멸망한 세계.
헤일리 마이어가 실행했다는 주문. 요그소토스의 접촉.
책의 내용과 이곳의 현실은 다소 엇갈려 있습니다.
분명 접촉 주문은 직접 신을 소환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지만...
지능 혹은 오컬트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설마,
이 책에 실려 있는 건...
접촉 주문이 아닌, 소환 주문일지도 모릅니다.
SanC 1d2/1d8

기준치: | 54/27/10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3
이성 -3
크툴루 신화 기능 + 1
...
루크는 깨닫습니다.
세계가 멸망한 건, 생물을 포식하는 신이 직접적으로 소환되었기 때문이란 걸.
마이어는 자신이 신을 소환할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는 걸 몰랐겠죠.
끔찍한 일입니다.











...
고서점은 하우스 게이트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루크는 점심에 찾아갔던 기억을 더듬어 고서점으로 향합니다.
다행히 길을 헤매지 않고 도착하면, 고서점은 본래 세계에서 본 것과 같이 평온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겹게 맡아온 썩은 냄새가 아닌 오래된 책 냄새가 루크를 안심시킵니다.
하지만... 루크를 반겨주던 제러마이어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빈 휠체어만이, 그가 있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자료조사 혹은 오컬트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0/40/16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카운터를 뒤적이던 마엘은,
에이본의 서와 똑같은 문양의 표지를 가진 노트를 발견합니다.


나란히 얇은 노트를 펼치면, 자필로 작성한 듯한 글씨가 가득 들어옵니다.
노트에는 어떤 '주문'에 대해 쓰여 있습니다.
그 페이지 사이로, 편지 봉투가 하나 떨어집니다.
봉투에 적힌 수신인의 이름은 없습니다.

...
▶ handout [수신인의 이름이 없는 편지]
편지를 읽은 뒤, 루크는 자연스레 노트에 눈길을 돌립니다.
▶ handout [요그소토스의 송환]
...
이 세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한 사람이 마지막 희망을 남겼습니다. 이름 모를 누군가가 이 편지를 받길 바라면서.
루크는 문득 옆에 서 있는 마엘을 봅니다.
마엘은 흔들리는 시선으로 루크를 올려다보며, 입을 엽니다.

그냥... 옆에 있어 줘.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한다면, 내일도 와 줘. 네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
루크는 내일을 약속하고 돌아갑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옆에서 같이 걷는 마엘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세계를 구한다고 사람들이 살아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이 곳에서 살아있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마엘은, 여기서 영원히 혼자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
집에 도착한 마엘은 에이본의 서를 품에 안고, 지하실의 문 앞에서 루크를 배웅합니다.


여전히 이 쪽을 바라보는 마엘의 시선을 뒤로 하고,
루크는 문을 건너 방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곤, 복잡한 마음을 안은 채 마엘의 곁에서 잠이 듭니다.
...
.
오후 늦게 눈을 뜨면, 옆에는 마엘이 누워 있습니다.










...
그렇게 하루가 흘러가고, 어두운 가운데 달빛만이 창문 사이로 흘러들어옵니다.
하루 종일 마엘은 깨어 있다가도 꾸벅꾸벅 졸고, 다시 이불에 눕기를 반복했었죠.
많이 피곤한 듯, 지금도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그를 두고 지하실로 내려가면... 어김없이 문은 그 자리에 존재합니다.
그러고 보면, 이 문은 결국 왜 생긴 걸까요.
오늘이 지나 만약 세계를 구한다면, 이 문은 영영 사라지게 될까요.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루크는 문을 건넙니다.
조용한 지하실을 통해 거실로 올라가면,
소파에 누워 잠들어 있는 마엘이 보입니다.

숨소리도 내지 않고 잠든 그의 옆에는,
에이본의 서가 펼쳐져 있습니다.
주문을 습득하느라 피곤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깨워야겠지만, 조금 더 자게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침실에서 덮어줄 이불이라도 들고 올까요.

이불을 가지러 침실로 들어간 루크는,
문득 침대 옆 탁상 위에 얹어진 노트를 발견합니다.
펼쳐진 페이지에는, '겪은 일을 기록하기 위해 작성한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
첫 번째 페이지
──────────────✥──────────────
한 달 전의 신문을 발견했다.
우리는 그 탑으로 찾아갔지만, 문은 잠겨있었다.
어쩔 수 없이 붙어있던 안내문을 따라 하우스 게이트로 갔다.
작은 단서들을 찾았고, 문도 열었다.
내일 주문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루크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불길한 느낌이 든다.
이대로 계속해도 괜찮은 걸까.
──────────────✥──────────────
.
두 번째 페이지
──────────────✥──────────────
우리는 주문을 손에 넣었고, 고서점으로 향했다.
살아있는 사람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다.
제레마이어라고 하던 그 사람은 우리에게 송환 주문을 넘겼다.
루크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불길함이 가시지 않는다.
애초에 이런 정의감 넘치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어. 난...
이제 와서 루크를 말려봤자 듣지 않겠지만.
──────────────✥──────────────
.
세 번째 페이지
──────────────✥──────────────
주문을 습득했다. 이제부터 그것을 돌려보내러 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루크를 설득했지만, 역시 결심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 알았어. 젠장. 내가 어쩌겠어.
...
모든 게 무사히 끝났으면 좋겠다.
다시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죽을 걱정 없이,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건 나를 위해.
그리고 내가 여기까지 와서도 놓지 못한, 사랑하는 너를 위해.
...
사랑해, 루크.
──────────────✥──────────────
...
다음 페이지는 모조리 뜯기고, 구겨져 있습니다.
맨 마지막 페이지의 한 문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
돌아갈 방법을 찾았다.
...
마지막 페이지에는 사진 한 장이 끼어 있습니다.
꽤나 예전에 함께 찍었던, 서재의 액자 속에 넣어둔 그 사진입니다.
...
바닥에는 뜯겨 떨어진 종이가 가득합니다.
주워 펼쳐보면, 휘갈겨 쓴 글씨가 물에 번져 있습니다.
모국어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드문드문 글씨를 읽어냅니다.
.
이럴 순 없어. 안 돼.
죽어버렸어.
나는 왜 도망쳤을까. 혼자 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사랑해, 사랑한단 말야.
계속 내 옆에 있어줘.
...
그 때,
쿵,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는 문밖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다급히 거실로 나서면, 소파에 누워있던 마엘이 사라져 있습니다.
지하실에서 쿵, 쿵.
소리가 들려옵니다.
다급히 계단을 내려가 문을 밀어 보면, 열리지 않습니다.
안쪽에서 무언가로 막아둔 것 같습니다.
근력 판정

기준치: | 40/20/8 |
굴림: | 4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40/20/8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40/20/8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손이 아릴 정도로 문을 있는 힘껏 밀면,
간신히 열린 틈 사이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늘 지나왔던 문이, 조금 흐릿합니다.
루크가 문을 건너 뛰어들면...
계단으로 이어지는 익숙한 발자국이 보입니다.
그 발자국은, 침실로 이어집니다.

침실로 뛰어 들어가면,
방은 엉망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망토를 뒤집어 쓴 마엘이,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마엘의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루크는 두 사람을 황급히 떨어뜨립니다.



달려드는 마엘을 막으면, 그는 배신감에 물든 얼굴로 루크를 바라봅니다.

저 자식은 가짜고, 절 저쪽 세계로 쫓아냈어요. ...저 자식만 없으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요!



만약 의심이라도 사게 되면, 그러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을 테고, 전 거기 영원히 갇혔겠죠.







밝은 장소에서 처음 본 마엘의 두 손은, 엉망진창입니다.
손톱이 처참하게 부러지고 손끝이 뭉개져 피투성이로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그 뒤로, 전 새벽마다 나타난 그 문을 두드렸어요. 제발, 제발 열어달라고. 제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음, 그러니까. 우리가 화분에 심으려던 모종이 뭐였지? (여전히 불안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그, 그럴 리가... ... ...루크?
... 안 돼, 혼자 두지 마... ... 나만 두고, 가지 마... ... ... (흐릿한 초점으로 중얼거립니다)
...하하, 그, 그러니까... 애초에... 그런 짓 하지 말자고 했잖아. 그런 걸 어떻게 이겨? ...어차피 죽을 게 뻔했잖아.
그래서 적어도 남은 시간만이라도 둘이서 보내고 싶었어. 그러니까, 루크, (허공에 손을 뻗고는, 맥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 왜...?



... (문득 발치에 떨어져 있는 과도에 시선을 줍니다)






...
루크는 이 세계로 돌아온 마엘을 선택합니다.
진실을 말하는 건 마엘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세계의 마엘을 죽일 수도 없습니다.
...적어도, 루크 자신의 손으로는요.
...
고민 끝에, 루크는 마엘을 되돌려보내기로 합니다.
마엘은 습득한 주문으로 차원의 관문을 만들어, 다른 세계의 마엘을 쫓아냅니다.

흐느끼며 매달리는 그에게, 마엘이 말합니다.

루크는 그렇게 말하며, 문을 닫는 마엘의 손을 봅니다.
밝은 불빛 아래서, 한층 선명하게 보이는 끔찍한 피투성이 손을.
되돌아오고 싶어서, 문을 건너고 싶어서,
마엘은 손톱이 부러질 때까지 문을 두드렸겠죠.
루크는, 어쩐지 그 손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
두 사람은 며칠 뒤 런던 근교로 이사합니다.
새로 살게 된 집은 아늑하고, 지하실 같은 건 없습니다.
더 이상 노크 소리는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사한 집에서 마엘과 함께 잠든 첫날 밤.
루크는 꿈을 꿉니다.
...
하늘 사이로 기괴하게 쏟아지는 붉은 빛.
그 곳을 독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존재가 작은 손을 뻗습니다.
루크는 소름 끼치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것이 웃음소리라고 느껴지는 건, 착각이 아니겠죠.
그의 눈 앞에는, 으스러져 움직이지 못하는 마엘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존재가 뻗은 손이 으스러진 형체를 움켜쥐면...
눈 앞이 검게 암전됩니다.
.
.
ENDING. 마지막 디저트
루크 제너시스, 마엘 르루 생환
마엘 르루 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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