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쉴 새 없이 번쩍대는 조명도 이젠 익숙합니다.
연예인 하며 한번 맡을까 말까 한, 유명 브랜드의 화보를 촬영하던 중이었죠.
데뷔 시절은 험난했지만, 섹시 컨셉으로 전환 이후 엄청난 흥행 성적과 동시에 음원차트 부동의 1위...
수백, 수천만의 팬이 함께하며 세상이 당신을 주목합니다
꽃길만 걸으라던 팬들의 말처럼 이대로 앞길이 평탄하기만 했다면 좋았겠습니다만…
July 20, 2021 8:40PM리디안 K. 엔데:요즘 셀럽의 촬영은 뭔가 더 다른가 했더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니군요. (촬영감독의 곁에 앉아 패션 잡지를 팔락거립니다)
거기선 이런 시선처리가 더 나을 텐데요. (잡지 페이지를 펼쳐 보여줍니다)
July 20, 2021 8:42PM러셀 데클란 켄트:... (어제 하루종일 무대 리허설도 제쳐둔 채 맹연습한 시선 처리에 태클이 걸리자, 겨우 잡았던
완벽한 표정에 균열이 생기듯 눈썹이 꿈틀거립니다. ...저 새끼는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라며 촬영 플래시가 멈추자 마자 헛소리 해대는 저 남자만 없었다면요.
July 20, 2021 8:44PM리디안 K. 엔데:아, 방금 그 표정은 좋군요. 여전히 실력이 탑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의자에 기대며 다시 잡지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July 20, 2021 8:46PM러셀 데클란 켄트:(또 한 번 움찔, 하고 미간이 좁혀집니다. ...빌어먹을 자식.)
대선배님에 비해선 아직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간신히 미소 아닌 미소를 지으며 리디안을 흘겨봅니다)
당신이 대꾸하니, 현장 스태프들이 당신을 보고 속닥거리는 것을 희미하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July 20, 2021 8:48PM리디안 K. 엔데:그래 보입니다. (시선은 잡지에 고정합니다)
July 20, 2021 8:50PM러셀 데클란 켄트:...언제 기회가 된다면 꼭
대선배님께 배우고 싶네요,
탑의 노하우를 말이죠. (스태프들의 시선을 느끼곤, 미세하게 떨려오는 주먹을 느슨하게 풀고 악수를 청하듯 리디안에게 손을 내밉니다. ...그렇다고 진짜 알려달란 건 아니지만. 내가 왜 이딴 퇴물한테 배워야 해?)
July 20, 2021 8:51PM매니저:...러셀씨, 잠깐 와볼래요?
대.선.배.님께 악수겸 인사를 청하려는 찰나, 마침 매니저가 당신을 부르네요.
July 20, 2021 8:52PM러셀 데클란 켄트:(어제도 헬스장에 처박혀있느라 내 연락 씹더니, 이 새끼가 뭐가 잘났다고 말을 걸어? ...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보는 눈이 많으니 실수인 척 근육질 매니저의 발만 꽉 밟아주곤 속삭입니다)
...뭔데?
July 20, 2021 8:53PM리디안 K. 엔데:(악수는.. 안해주는 겁니까? 어쩐지 처연한 눈빛으로 러셀을 응시합니다)
July 20, 2021 8:54PM러셀 데클란 켄트:죄송합니다. 매니저가 잠깐... (리디안을 보며 웃음짓고는 바로 무표정으로 매니저를 노려봅니다)
...뭐냐고. 빨리 말 안해?
July 20, 2021 8:54PM매니저:(먹고살기 힘드네.. 가벼운 발등을 내려다보다가 모니터링용 모니터를 가리킵니다) 컨셉 사진 한번 보시라고요.
July 20, 2021 8:54PM스태프: 완전 잘 나왔어요. 버릴 컷이 없겠는데요?
촬영 스태프가 방금 찍은 콘셉트 사진을 여러장 띄워놓고 감탄합니다.
오늘 찍은 콘셉트는 총 세 종류!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메이크업도 바뀌어 이만저만 힘든게 아니었죠.
이제 이 셋 중 메인이 될 컨셉을 정해야 해요. 이번 호의 표지로 장식되겠죠.
July 20, 2021 8:57PM러셀 데클란 켄트:(뭐, 고생에 비해선 나쁘지 않네. 화면에 떠오른 사진들을 눈여겨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는) 야. ...근데 넌 진짜 분위기 못 읽냐?
나 저 빌어먹을 퇴물한테 예의상 인사하던 거 안 보여? (매니저에게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불쌍한 매니저를 한 번 더 갈굽니다)
1
July 20, 2021 8:57PM매니저:(너도 곧 퇴물이 될텐데.. 미간을 찌푸리다가) 아, 예... 예. 죄송합니다.
카라 사이로 느슨하게 묶은 리본, 조금 접어 걷어올린 소매, 폭 걸친 넓은 품의 코트…
아무래도 큐트 컨셉은 데뷔 이래로 처음인 것 같습니다.
러셀의 덩치가 작은 편이 아닌데도, 오히려 앙증맞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July 20, 2021 8:59PM스태프: 아~ 러셀씨는 이게 마음에 드시는구나! 저희도 너무 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럼 이걸로 갈까요?
순간 눈이 가서 그만… 너무 빤히 쳐다보고 있었던 걸까요?
손가락은 당신이 보고있던 컨셉의 사진을 향하네요.
July 20, 2021 9:01PM러셀 데클란 켄트:... (다시 봐도
끔찍한 의상에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저딴 걸 좋아하는 팬들은 눈깔이 어떻게 된 거야?) 다들 멋지게 촬영해주셔서 뭐 하나 버릴 게 없네요. (다른 컨셉 사진들도 빠르게 눈으로 훑습니다)
다른 사진은.. 반쯤 걸친 셔츠와 함께 화면을 아찔하게 쳐다보는 섹시 컨셉과.
정돈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헤어, 귀에는 장식이 길게 달린 귀걸이를 한 채 청자켓을 걸친 쿨계 컨셉입니다.
July 20, 2021 9:04PM러셀 데클란 켄트:(...역시 큐트는 좀...
역겹네. 식은 눈빛으로 사진을 훑다, 섹시 컨셉 사진이 띄워진 화면을 바라봅니다.
...가슴이 시끄러워서 안 들린다느니 어쩐다느니, 뭔 X소린가 했었는데... 하여간 그런 족속들은 이해를 못 하겠다니까. 그래, 저 센스 구린 큐트보단 차라리 저게 낫겠다. 섹시 컨셉으로 뜨기도 했고.)
이번 잡지 컨셉을 생각하면... 이쪽도 마음에 드네요. (눈웃음을 치며 스태프에게 섹시 컨셉 사진이 띄워진 화면을 가리킵니다)
July 20, 2021 9:05PM스태프: 아, 역시 러셀씨는 섹시 컨셉인가? (화면을 빤히 보다가 감탄합니다) 그럼 이걸로 결정할게~!
July 20, 2021 9:06PM매니저:그대로 집중하는 척좀요.
매니저는 작은 카메라를 들고 화면을 확대하다간 방향을 돌려 러셀의 얼굴을 줌인합니다.
July 20, 2021 9:07PM러셀 데클란 켄트:(저 새끼 말뽄새 봐라? 지금은 영상 편집점이 애매하긴 하지. 옆머리카락을 자연스레 귀 뒤로 넘기며 화면에 집중하는 척을 합니다)
July 20, 2021 9:09PM매니저:(아니, 보통 이런 데서 카메라는 자기가 들지 않나? 피곤한 얼굴로 구시렁거립니다) 어쩌겠어, 매니저의 본분을 다해야지...
그, 러셀씨 소감이라던가~ 이 영상 보는 팬분들에게 할 말 있어요?
July 20, 2021 9:11PM러셀 데클란 켄트:(야, 궁시렁거리는거 다 들린다...) 오늘 화보 촬영도 함께해주신 스태프와
매니저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네요.
언제나 고마워요, 세레나. (카메라 렌즈에 그윽한...눈빛을 보냅니다)
July 20, 2021 9:13PM리디안 K. 엔데:...덕분에 할 일도 없으니, 도와드리도록 할까요. (그윽한 러셀의 눈빛을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매니저에게 다가갑니다)
어디선가 리디안이 나타나 매니저가 들고있던 카메라를 채갑니다.
손의 반지와 카메라가 맞닿아 탁, 하곤 소리를 냅니다.
July 20, 2021 9:13PM러셀 데클란 켄트:...하? (리디안의 돌발행동에 맥 빠진 소리를 냅니다)
July 20, 2021 9:14PM리디안 K. 엔데:기왕이면...
이쪽이 나을까요. (카메라를 들어 제 얼굴을 향합니다)
라며, 리디안은 당신이 콩알만하게 나오도록 셀프모드로 카메라를 돌려 영상을 찍습니다.
July 20, 2021 9:15PM매니저:(덕분에 좀 쉬겠네.. 구석으로 숨어 커피를 마십니다)
저게 누구 담당인지 싶은 당신 매니저는 덤이네요.
July 20, 2021 9:15PM러셀 데클란 켄트:...영광이죠. 바쁘실 텐데 귀한 시간 내 주셔서 오신 것도 모자라, 영상 촬영까지...
저희 팬분들도 좋아할 거예요. 감사합니다. (전혀 진심이 아닌 투로 겉치레를 합니다. ...노망났나?)
July 20, 2021 9:16PM리디안 K. 엔데:그러게 말입니다. 저희
북스들도 좋아하시겠네요. 데클란같은 톱 아이돌과 함께니까요. (카메라의 줌인을 해제하며 카메라를 향해 싱긋 웃어보입니다)
...조금 더 붙을까요? (러셀의 어깨를 당겨 품에 안고 카메라로 찍습니다)
July 20, 2021 9:19PM러셀 데클란 켄트:(다시 들어도 정신나간 팬덤명이라니까... 리디안의 웃음을 보자 급격히 차오르는 불쾌감으로 곧 뚜껑이 열릴 것 같았지만, 간신히 사회생활 스킬로 억누릅니다. ...아니 근데, 이건 너무 붙지 않았어?)
그렇게 말해주시니 기쁘네요. (... ...씨X.)
July 20, 2021 9:20PM리디안 K. 엔데:오늘 화장이 예쁘군요. (손가락으로 러셀의 목덜미를 덮은, 머리카락을 쓸고는 러셀에게도 마주 미소 지어줍니다)
아, 저쪽 현장도 보여드릴까요. (곧 러셀을 놓아주고 카메라를 들고 제멋대로 구석으로 가버립니다)
그런 리디안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면, 스태프가 귓속말을 해옵니다.
July 20, 2021 9:21PM스태프: 저기, 러셀씨.. 그냥 궁그해서 묻는데요. 혹시...
리디안씨랑.. 무슨 관계신가요? (입을 가리고 눈이 동그래집니다)
July 20, 2021 9:22PM러셀 데클란 켄트:... ... .................................
단순한... 선후배 관계입니다. (생긋 웃어보입니다)
저자식이랑 무슨 관계냐며 의심하는 건가요?? 그야 당연히 아니……
July 20, 2021 9:23PM스태프: 아무한테도 말 안할테니 저한테만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네?
July 20, 2021 9:24PM러셀 데클란 켄트:정말,
한 점의 거짓도 없이, 대선배님이십니다. 선배님께 실례가 되는 소문은 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관련 화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듯 고개를 저어 보입니다)
July 20, 2021 9:26PM스태프: 아.. 그냥 선후배요. 다행이네요. 전 또 요즘 러셀씨 따라다니길래 러셀씨가 뭐 잘못한 줄 알았네요. (농담조로 말끝을 맺고는 주제를 돌립니다. 이후는 일 이야기...)
July 20, 2021 9:27PM러셀 데클란 켄트:(내가 뭘 잘못해!?!?!? 애초에, 난 저 새끼가 왜 저러는지 모른다고!!!! 오늘도 퇴근하자마자 숙소 벽을 주먹으로 퍽퍽 칠 생각을 하며 겨우 울분을 참아냅니다)
그저 저 막돼먹은 놈을 주먹으로 치고 싶은 것도 죄라면 죄일까요?
그렇게 잠깐의 침묵 끝에 어쩐지 시선이 느껴집니다.
July 20, 2021 9:28PM리디안 K. 엔데:.... (카메라로 러셀을 비춥니다) 촬영을 마칩니다. 어쩐지 화나있는 데클란을 보여드리죠. 그럼 안녕히.
…라며 저 멀리서 그가 카메라로 당신을 찍고 있습니다.
July 20, 2021 9:29PM러셀 데클란 켄트:(정말...하나부터 열까지 도움 안 되는 새끼가......!!!!!!!!!!!!!!!!!)
July 20, 2021 9:29PM리디안 K. 엔데:(마주 방긋 웃어줍니다)
슬슬 세트장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누구 영상인지 몇 번 더 찍어보더니 카메라를 순순히 매니저에게 돌려주는 리디안도 보이네요.
July 20, 2021 9:30PM스태프: 수고 많으셨습니다!
July 20, 2021 9:31PM러셀 데클란 켄트: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스태프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고는)
야. ...네 선에서 영상 처리해. 저 자식이 왜 영상 안 올라왔냐고 하면 파일 오류때문에 못 올렸다고 하고. 알았어? (매니저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찌릅니다)
July 20, 2021 9:31PM매니저:하.. 알겠어요. (조그만게.. 흘끗 내려다보다 순순히 카메라를 정리합니다)
스태프의 인사와 함께 오늘의 마지막 스케줄이 끝이 납니다.
일과를 마치고 나온 바깥의 밤공기는 차갑습니다.
이 밤에 당신을 보러 옹기종기 몰려있는 팬들도 있습니다.
July 20, 2021 9:33PM팬: 꺄아아 ㅡ! 러셀아, 여기 좀 봐줘! ♡
July 20, 2021 9:33PM러셀 데클란 켄트:(이 몸의...인기란.)
July 20, 2021 9:33PM팬2: 러셀아 여기, 여기도 봐주라 ㅠㅜㅠ
July 20, 2021 9:34PM러셀 데클란 켄트:(퇴근길도 결국 일의 연장선이니까, ...귀찮아 죽겠네.) 다들 피곤하지 않아요? 이 시간까지 보러 와줘서 고마워요. (웃으며 손을 흔듭니다)
그리곤 곧 촬영 셔터를 눌러댑니다. 빨리 빠져나가는게 좋을것 같은데...
July 20, 2021 9:34PM러셀 데클란 켄트:(화장 좀 무너졌을텐데. ...알아서 편집해주겠지. SNS에 올라온 사진들 보면, 우리 스태프들보다 보정 잘하더만...)
운
기준치: |
70/35/14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July 20, 2021 9:35PM리디안 K. 엔데:다들 데클란의 팬입니까? 수고가 많습니다. (여유로운 걸음으로 러셀의 곁에 서 마스크를 벗어 얼굴을 드러냅니다)
July 20, 2021 9:36PM팬: 헐, 리디안? 리디안이 왜 러셀이랑 같이나와?
July 20, 2021 9:36PM러셀 데클란 켄트:아? 이새끼가 왜 여기 있어? (우연이네요. 퇴근길이 이쪽이시던가요...선배님?)
July 20, 2021 9:36PM팬2: 오, 오늘 같이 촬영한다는 말 없었는데?!
주변에서 수군댐과 함께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됩니다.
물론 당신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는 팬도 있습니다.
July 20, 2021 9:37PM러셀 데클란 켄트:(본인에게만 들릴 정도로 언뜻 속마음을 내뱉었다, 자기도 놀라 눈을 둥그렇게 뜹니다) ...여긴, 왜...?
July 20, 2021 9:37PM팬3: 헐, 방금 누가 욕하지 않았어? (두리번거립니다)
July 20, 2021 9:37PM팬4: 우리 러셀이 목소리 같았는데?? 완전 섹시~~ㅠㅠㅠ
이때에요, 시선이 집중된 사이에 서둘러 밴에 타는게 좋겠어요.
July 20, 2021 9:38PM러셀 데클란 켄트:... ... (필사적으로... 아닌 척하며 흐릿한 미소를 띄우고는) 다들 집에 조심히 들어가요~ (잽싸게 밴에 탑승합니다)
당신은 매니저를 따라 정신없이 밴에 올라탑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그는 어색하게 윙크해 보입니다.
July 20, 2021 9:40PM러셀 데클란 켄트:하... ...따돌렸네. 야, 쟤 왜 자꾸 나 따라와? (매니저에게 투덜거리다, 창문 너머로 리디안의 윙크를 봐버립니다. ...구역질이 올라오는 기분과 함께 고개를 꾸벅하고는 바로 선팅된 창문을 올려버립니다)
July 20, 2021 9:41PM매니저:저도 모르죠. 러셀씨가 뭐 잘못했나. ...아니면 좋은가 보네요. (조금만 있으면 퇴근... 퇴근...)
July 20, 2021 9:42PM러셀 데클란 켄트:...이대로 퇴근해서 다시는 출근 안하고 싶냐? 뇌를 거치고 말하지 그래?
리디안이 손을 가볍게 흔들며 당신에게 인사한 것을 보았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금방 시동은 걸리고, 유유히 팬들로 둘러싸인 촬영장을 빠져나갑니다.
숙소에 도착해 시계를 보자면 자정 30분 전의 시간입니다.
너무 늦게까지 깨있진 말고 빨리 자라며, 들어가보라는 매니저의 말과 함께 문은 닫힙니다.
물론이죠, 당신은 저 멤버들과는 달리 동 하나를 통째로 쓰고 있거든요.
July 20, 2021 9:44PM러셀 데클란 켄트:... ...존X 피곤해. (입고 있던 자켓을 대충 바닥에 벗어던지고는 셔츠의 단추를 느슨하게 풉니다. 대충 씻고 자... ...기엔, 화장이 너무 짙긴 했지. 귀찮게... ...)
정적도 잠시, 씻으려는 당신의 휴대전화 알림이 시끄럽게도 울립니다.
July 20, 2021 9:47PM러셀 데클란 켄트:누구야... (비척비척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다, 곧 화면에 보이는
퇴물의 메시지에 휴대폰을 소파에 집어던집니다. ...기분 잡치네.)
당신이 휴대전화를 소파에 던진 것도 모르고, 그는 사진 몇장을 보내옵니다.
뭐죠, 이거? …은근슬쩍 자기 사진 보내지 말라고!
July 20, 2021 9:49PM러셀 데클란 켄트:(한숨을 내쉬며 점멸하는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곧 다시 분노가 부글부글 끓습니다)
..미친 새끼 아냐, 이거!!!!!!!!!!! 네가 뭔데 내 팬이랑 사진을 찍어!?!?!?*
...하. 또라이 새끼 답장도 해준다, 내가... ...
감사는 무슨 감사야... ...
이쯤 됐으면 관심없는 거 티나지 않냐? 그냥 답장하지 말라고.
그러고보니 오늘 아침부터 차있던 스케줄에 SNS 한번 확인할 시간조차 없었네요.
자기 전에 잠깐 확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July 20, 2021 9:57PM러셀 데클란 켄트:(클렌징을 마친 뒤, 흰 티셔츠 차림으로 드넓은 침대에 풀썩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거립니다. 오늘 퇴근길 사진은 얼마나 잘 나왔는지 볼까...)
SNS를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당연하게도 당신의 이름입니다.
타임라인에 여럿 보이는 당신 얼굴을 프로필 사진으로 둔 계정들...
아, 이 계정은 당신이 ~보다 가까운 팬과의 소통 차원~ 의 명목으로 만든 비밀계정 이니까요.
공인 인증 마크도, 수억의 팔로워도, 시끄럽게 뜨는 알림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완전 아이돌 오타쿠 같은 프로필을 가진 당신의 비밀 계정에는 [알림]이 하나 와있고, [타임라인]에도 새 글이 있습니다.
로그인해둔 [공식 계정]에도 새 소식이 있나보네요.
July 20, 2021 9:59PM러셀 데클란 켄트:(가끔씩 좀 현타오긴 해도...소비자 니즈를 파악하는 데에 이만한 것도 없지. 비밀 계정의 타임라인을 먼저 훑습니다)
평소엔 이시간에 사생활이 담긴 글들이 많았는데, 오늘따라 유독 당신의 이름이 많이 보입니다.
인정하긴 싫으나 당신과 리디안을 엮은 커플링은 팬층에선 꽤나 메이저 조합으로 통합니다.
타임라인의 글을 읽어보자면 아마도.. 청춘물의 무언가.. 그러니까 RPS입니다.
불행한 가정사를 가진 양아치인 당신과, 전교 1등인 리디안이 나오는...
그리고 당신은 비를 맞아 무리한 탓인지, 감기에 걸려있다는 설정이에요.
재미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냥 보기엔 어쩐지 낯부끄러운 말들이 가득…
그러니까 당신이 등장하는 이유보다 상대가 그자식이라 그럴지도 모릅니다.
July 20, 2021 10:04PM러셀 데클란 켄트:... ...
눈 버렸네... (소재는 구려도 문체는 나름 나쁘지 않아 흐린 눈으로 자기전에 몇 번 읽고는 했지만... ...이건... 정말 머리가 띵할 정도로 골치가 아픕니다)
운
기준치: |
70/35/14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스크롤을 무심코 내리다보니, 끝부분에 다다릅니다.
감기로 저조한 컨디션에 고생하는 당신에게 다가와서는 걱정인지 농담을 건넵니다.
…더 못 읽겠어요! 수치심에 화면을 꺼버릴까 생각하던 차,
와악! 순간 울리는 메신저음에 화들짝 신경이 곤두섭니다.
July 20, 2021 10:07PM러셀 데클란 켄트:씨X... ... (X같은 성희롱 글에 정신이 아득해지려던 순간, 리디안의 메시지에 선명한 분노가 되살아납니다. ...저딴 새끼랑 뭐가 좋다고?! 다 고소해야겠어... ...)
...이러면 이제 씹어도 괜찮겠지. (메신저 창을 내리곤 이번에는 알림 탭을 확인합니다)
알림을 확인하자 계정 친구가 게시물에 당신을 태그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게시물을 살펴보자면 [210720 화보 촬영 퇴근길] 이라는 내용과 함께
당신의 두시간쯤 전의 모습이 담긴 고화질의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언제 찍은거야?!
찬찬히 살펴보자면, 흔들림 없이 뚜렷하게 나온 이목구비의 당신.
그리고 누군지는 알아볼 수 있도록 흐려진 초점의 리디안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진에 껴있는 리디안 때문에 타임라인이 시끄러운건가요?
July 20, 2021 10:13PM러셀 데클란 켄트:(상단에 자꾸만 뜨는 메신저 알림에 질색하며 방해 금지 기능에 체크한 뒤, 태그된 게시물을 확인합니다. ...존X 열받네... ...!!)
July 20, 2021 10:14PM러셀 데클란 켄트:아니, 진짜 쟤가 왜 저기 있냐고...!! 이딴 거 태그하지 마!!! (허공에 대고 주먹질하며...)
July 20, 2021 10:16PM러셀 데클란 켄트:눅눅한 시리얼따위 알 게 뭐야?!?!?!?!?! (알림바를 내리며 분개하다, 실수로 메시지를 읽어버립니다. ...아오... ...)
네가 뭘 처먹던 알 바 아니라고~~~~!!!! (분개하며 공식 계정을 확인해봅니다. 아무리 짜증나도 SNS 체크는 한다...)
공식계정에는 SNS 담당자가 언제 올려놨는지 화보의 스틸컷이 올라와 있습니다.
엄청난 공유 수와 함께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려있어요.
알림창을 들어가 보자면 2초에 하나씩 새로운 댓글이 달립니다.
July 20, 2021 10:18PM러셀 데클란 켄트: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7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뭐, 평소처럼 잘생겼단 소리겠지.)
July 20, 2021 10:20PM러셀 데클란 켄트:... (오타쿠들 하는 게 다 똑같지. 댓글을 적당히 훑습니다)
July 20, 2021 10:21PM러셀 데클란 켄트:시끄럽다는 말 좀 그만하라고...!!! (혼자서 매트리스를 걷어차며 괜히 짜증냅니다)
그러나 새 알림이 갱신되면서 댓글들이 아래로 쭉쭉 내려가 찾을 수 없게 되고 맙니다.
July 20, 2021 10:22PM러셀 데클란 켄트:(뭐, 스팸이었겠지. 별 생각 없이 댓글을 보다 창을 내립니다)
... 하... 적적한 늙은이 대화상대해주기도 지겹네. 이제 그만 자자...
그렇게 화면을 보고있자면 삐롱삐롱, 소리와 함께 배터리가 없다며 깜빡대는 알림창을 볼 수 있습니다.
아침 6시부터 스케줄이 있댔으니 5시쯤엔 일어나야 할텐데, 큰일이에요!
July 20, 2021 10:24PM러셀 데클란 켄트:(꾸물꾸물 침대에서 나와 협탁 옆 충전기에 휴대폰을 충전해놓고는, 그대로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잠을 청합니다.
...알람... ...매니저가 알아서 깨우겠지... ...)
그래도 내일만 버티면 공식 컴백 활동 기간도 끝나니까요.
당분간 하루를 꽉채우는 바쁜 스케줄은 없겠죠?
오늘도 아침부터 라디오 진행에, 광고 촬영에 화보 촬영까지…… 힘들었어요!
푹신한 침대에 몸을 기대니 피곤해져 잠이 옵니다.
불을 다 끈 방 안에서 문자 알림인지, 저편에서 반짝 빛나는 휴대폰이 보입니다.
설마 또 할일없이 연락하는 리디안이겠나요? 확인하러 일어나기도 귀찮습니다.
제발, 내일은 그 얼굴좀 안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잠에 듭니다.
자는 중간에 깼던가? 어제보다 몸이 무거운 듯 느껴집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어찌저찌 스케줄을 하다보니 어느덧 오후입니다.
July 20, 2021 10:27PM러셀 데클란 켄트:온 몸이 뻐근해... ...그냥 다 때려치고 눕고 싶다... (비척이며 걸음을 옮깁니다)
July 20, 2021 10:27PM??: 저기… 혹시 저...
손에는 펜이 들려있고 책상에는 귀여운 인형이, 머리에는 강아지귀 머리띠가 씌워져 있습니다!
아주 귀여운 모습이에요.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앞에선 학생 팬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어요.
July 20, 2021 10:28PM러셀 데클란 켄트:...? (들려오는 목소리에 무거운 고개를 들었다, 곧 의아한 표정의 팬과 시선을 마주합니다. ...방금 건, 꿈이었나? 졸았나?
분명 걸어서 퇴근하고 있었는데... ...)
July 20, 2021 10:29PM소녀팬: 아.. 혹시 반말해도 돼요?
July 20, 2021 10:29PM러셀 데클란 켄트:(되겠냐? 이 싹수 노란 새끼가, 어딜 어른한테 반말이야?) 네, 물론이죠. ...그럼 나 먼저 할까? 편하게 불러. (부드럽게 웃어보입니다)
July 20, 2021 10:30PM소녀팬: 꺄아아아! 러셀아.. 혹시 나 기억나요? (눈을 반짝이며 묻습니다)
이름을 물어보는 것인가요? 아니면 우리 어디서 봤던가요 시전?!
그러고보니 완전 낯설지만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기억나지 않는다 하면 아무래도 실망스러울테니까요. 기억을 잘 더듬어 봅시다.
July 20, 2021 10:30PM러셀 데클란 켄트:(내가 개미떼처럼 달려드는 팬들을 어떻게 다 기억하겠냐고...)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지만 난 유능하니까. 떠올랐다)
아! 2주쯤 전에 했던 광고 팬사인회에 들렀던 학생입니다.
July 20, 2021 10:33PM러셀 데클란 켄트:(분명...
냐기였었지. 뭐 저딴 이름이 있나 싶었는데 여기도 왔잖아? ...확실히 외우긴 쉽지만.) 당연히 기억하지,
냐기 양. 저번 팬싸에도 와 줬잖아?
July 20, 2021 10:34PM소녀팬 냐기: 응응 맞아요! 기억해줬구나ㅠㅠ 감동이야.. 나 러셀이 주려고 선물도 가져왔잖아. (쇼핑백을 내밉니다)
July 20, 2021 10:35PM러셀 데클란 켄트:고마워. 나한테는 냐기가 제일 큰 선물인데 말야. (학생이면 돈도 없을 텐데. 또 쓰잘데기없는 동물 잠옷 따위나 사온 건 아니겠지? 가서 공부나 해라.)
July 20, 2021 10:36PM소녀팬 냐기: 나 진짜 ㅠㅠ 여기 오고 싶어 가지고 학교도 째고 왔어 >< !! (러셀의 손을 꼬옥 잡습니다) 내
소원팔찌가 진짜 효과가 있었나봐ㅠㅠ 이번에 팬싸컷도 완전 높았는데에..
July 20, 2021 10:37PM러셀 데클란 켄트:(소원팔찌 따위를 믿는 걸 보니, 애새끼는 애새끼네... ...속으로 코웃음을 칩니다) 와줘서 고맙지만... 냐기, 그래도 공부는 해야지? 나중에 멋진 어른이 되어서도 보러 와 줄 거잖아?
July 20, 2021 10:38PM소녀팬 냐기: 이거 요즘 유행이래. 장신구에 원하는 주문을 새겨서 각인하는 거야~! 러셀이 것도 하나 넣었으니까 꼭 봐줘!! ㅠㅠ
내 건 행운의 팔찌야. 우리 러셀이는 건강으로 넣었어~ ㅠㅠㅠ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나 사랑해요 한번만 해주라!
July 20, 2021 10:42PM러셀 데클란 켄트:(누나? 딱 봐도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 같은데?) 건강 신경 써 주는 거야? 너무 고마운데~ (건강의 팔찌니 뭐니, 사이비도 아니고. 속으로 욕을 한 바가지 내뱉곤, 한 손으로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살포시 윙크합니다)
누나, 사랑해요♥ ...좀 부끄럽네. 다음에도 꼭 와줘~
(피곤해 죽겠으니까, 슬슬 꺼져라...)
이번 팬은 직장인정도 되어보이는 성인 팬입니다.
팬사인회에 온 것치고 유난히 조용한 분위기에, 앞머리로 그 눈을 가리고 있어 약간 음침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긴장해서 그런걸까요? 먼저 말문을 트는 것이 낫겠어요.
July 20, 2021 10:45PM러셀 데클란 켄트:팬싸는 처음 왔나요?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요~ (사회성이 딸리면 집에 틀어박혀서 돈이나 쓸 것이지, 이런 데는 왜 기어나왔어?)
July 20, 2021 10:45PM사교동: 아.. 아.. 아...안녕....안녕하세요...
(CD를 슥 내밉니다. 음침한 얼굴로 팔을 긁적이며 러셀을 3초에 한번씩 힐끗거립니다)
July 20, 2021 10:47PM러셀 데클란 켄트: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같이 적어줄게요. (이럴 때를 대비해 짧고 간결하게 연습한 싸인을 CD 케이스 위에 휘갈깁니다)
July 20, 2021 10:48PM사교동: 사..사..사...사교동..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요... 너, 너, 너무 팬이에요 러셀씨... 이히히.
여, 역시 러셀씨는 흑발이.. 가장 예뻐요.. 흑발만.. 흑발만 해주세요... (음침하게 씨.익 웃습니다)
피부도 조금 더 ... 태워서 ... 더 그, 그분처럼.. 아.. 아니에요. 하, 하트 그려주세요. 으흐흐흐...
July 20, 2021 10:52PM러셀 데클란 켄트:(...방금 웃음소리 뭐야? 소름끼쳐...............) 사교동에게...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러셀... 자, 여기 있어요~ (사교동에게 싸인 CD를 내밉니다) 태닝 컨셉도 언제 한 번 도전해볼까 하는데. 어울릴까요? (빈말을 건네며 웃습니다. ...태닝만큼은 죽어도 안 해. 피부 관리가 얼마나 힘든데...!!!)
고마워요, 사교동 씨~ (두 손으로 얼굴 옆에 하트를 그립니다. 아, 지금 조명 좀 괜찮은데? 딴짓하지 말고 빨리 찍어, 카메라 든 녀석들아!)
July 20, 2021 10:54PM사교동: 하..하...하트를. (심장을 부여잡고 헉.헉 거리더니,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소중하게 당신에게 건넵니다)
받는다면 작은 편지봉투입니다. 겉보기엔 팬레터를 넣어둔 것 같아요.
July 20, 2021 10:55PM사교동: 안보이는 곳에다 두고… 꼭 시간 날때 혼자 보세요. 꼭…… (심각한 얼굴로 음침하게 중얼거립니다) 아, 그, 그게… 오늘 안으로요.
July 20, 2021 10:55PM러셀 데클란 켄트:(으... 저런 녀석한테 뭔가 받는 것도 꺼림칙한데...) 편지 써 준 건가요? 물론이죠~ 아무한테도 안 보여주고 꼭 혼자 볼게요.
(보겠냐?)
July 20, 2021 10:55PM사교동: 그, 그.. 그리고 태닝하면 꼭... 흑발에 이집트 컨셉으로... 헉.. 헉.. 코피. (이집트 복장을 한 러셀을 상상한 것만으로도 코피를 쏟아냅니다. 허겁지겁 손으로 코피를 연신 닦아냅니다)
수상한 팬은 아무도 듣지 못하게 주변의 눈치를 보곤 소곤거립니다.
..편지에 수상한 것이라도 넣어둔걸까요? 그렇다기엔 만져보자면 종이 외의 것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July 20, 2021 10:56PM매니저:시간 다 되셨습니다~ (건성으로 사교동에게 주의를 줍니다)
July 20, 2021 10:56PM러셀 데클란 켄트:(...나한테 코피 튄 거 아니지? 의상을 잽싸게 확인해봅니다)
July 20, 2021 10:57PM사교동: 꼬..꼭 오늘 열어봐야해요 꼬오오오오옥... (불길한 소리를 내며 자리를 옮깁니다)
July 20, 2021 10:57PM러셀 데클란 켄트:...
(꼭 쓰레기통에 처박아야지. 꼬오오오옥...)
뒤의 대기줄을 보자니 조금의 팬이 더 남았네요.
몇명과 대화를 하고, 셀카를 찍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기 인원도 무지 줄어들어, 마침내 마지막 팬이에요.
검은 모자에 선글라스, 흰 마스크, 그리고 손에는 작은 쇼핑백을 들고 있습니다.
저려오는 팔에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이 슬슬 들기도 합니다.
자, 이제 마지막 남은 팬에게 이름부터 물어볼까요?
July 20, 2021 10:58PM러셀 데클란 켄트:(어느덧 텅 비어가는 물병을 책상 위에 내려놓습니다. 내 상태 보면 적당히 좀 하겠지? 이제 그만 집에 좀 가라, 망할 녀석들아... ...)
와 줘서 고마워요. 이름이 뭔가요? (필살 미소를 지으며 CD를 건네받으려는 듯 손을 내밉니다)
July 20, 2021 10:59PM리디안 K. 엔데:.... (정갈하게 CD를 건넵니다) 디안리입니다.
July 20, 2021 11:01PM러셀 데클란 켄트:... (CD를 받은 손이 순간 멈칫합니다.
...뭔가 이상한데?) 디안리 씨~ 남팬은 몇 분 안 계신데, 반갑네요. 혹시 원하는 문구라던가 있나요? 적어줄게요. (이젠 아이디어도 떨어졌으니까 받아쓰기나 해야지. ...근데 왜이리 쎄하지? 디안...리? 뭔가 익숙한 느낌이... 흘끗 눈 앞의 흑발 남자를 살핍니다)
July 20, 2021 11:02PM리디안 K. 엔데:(러셀의 시선이 닿자 선글라스를 내려 눈을 마주하고 슬며시 양 눈을 감아 안심하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합니다) ...
'리디안씨 사랑해요 뿌잉뿌잉' 이라고 적어주시겠습니까.
옆에는 강아지도 그려주셨으면 합니다. (뻔뻔하게 선글라스를 다시 씁니다)
July 20, 2021 11:04PM러셀 데클란 켄트:... ...
적겠냐고. (어이가 빠져 더이상 인사치레할 기력도 나지 않습니다...)
...대선배님이셨습니까. 여기까지 와 주시다니... 제 CD 정도야 직접 택배로 보내드릴 수 있는데 말이죠.
July 20, 2021 11:06PM리디안 K. 엔데:괜찮습니다. 근처에서 스케줄이 있었거든요. (무표정 작렬) 데클란이 팬사인회를 한다길래, 얼굴이나 보러 온 것뿐입니다.
얼굴좀 안봤으면 좋겠다던 어젯밤의 바람은 어디로 가고… 한숨만이 나와요.
리디안은 쇼핑백에서 무언가를 꺼내들더니 짠,하고 당신에게 보입니다.
이거… 폼폼푸린 모자인데요? 귀가 팔랑팔랑 움직이는?!
July 20, 2021 11:07PM러셀 데클란 켄트: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배님... ...러셀. (리디안의 리퀘스트를 전면적으로 무시한 채 CD에 싸인합니다. 그 옆에는 이를 드러낸 채로 개빡친 치와와 그렸음) 우연이네요, 어제도 근처에서 스케줄이 있다고 하셨었는데.
... ...이건... 뭡니까? (폼폼푸린 모자를 든 채로 죽은 눈으로 중얼거립니다. ...설마 아니겠지?)
July 20, 2021 11:09PM리디안 K. 엔데:귀엽군요. (러셀의 강아지 그림을 보다가, 러셀의 머리띠를 벗기고 모자를 씌웁니다) ...음. 어울릴 줄 알았습니다.
기왕이면 손으로 쭈까쭈까도 해주시겠습니까? (의중을 알 수 없는 얼굴로 진지하게 요청합니다)
July 20, 2021 11:09PM러셀 데클란 켄트:...
쭈까... 쭈까? (아저씨의 입에서 나오는 괴랄한 단어에 맥이 탁 풀립니다)
July 20, 2021 11:11PM리디안 K. 엔데:.... 안됩니까? (선글라스를 내리고 기대감에 찬 눈으로 러셀을 응시합니다)
귀여운 모자를 쓴 당신을 보자, 팬들이 고함을 지르며 셔터를 누르기 시작합니다.
July 20, 2021 11:13PM러셀 데클란 켄트:... ... (빛을 잃은 눈동자와 함께...모자의 끝을 주먹쥔 채 붙들고 꾸욱꾸욱 누릅니다... ...귀가 팔랑, 팔랑... ...)
July 20, 2021 11:13PM팬: 꺄아아아악 러셀아아아악!!!!!!!!!!!!
July 20, 2021 11:14PM팬1: 완전 폼폼푸린이잖아 끄..끄아악!!! 어억...!! (기절합니다)
July 20, 2021 11:14PM사교동: 헉. 헉. 헉.. 헉.. 헉.. 코, 코피가.. (코피를 쏟아냅니다)
July 20, 2021 11:14PM리디안 K. 엔데:음. 귀엽군요. (옅게 미소짓고는 러셀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었습니다)
July 20, 2021 11:15PM러셀 데클란 켄트:(미친, 뭘 쓰다듬어...!!!!)
... ...잘 어울린다고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July 20, 2021 11:18PM리디안 K. 엔데:...이렇게 힘들게 돈을 버는 겁니까. (금세 촉촉한 눈이 됩니다) ....관두고 내게 온다면 잘 대해줄 텐데요. (작게 읊조립니다)
July 20, 2021 11:19PM러셀 데클란 켄트:...뭐? (흘려 들을 수 없는 발언에 눈을 크게 뜹니다. ...저딴 말, 분명 어디서 들은 것 같은... ...맞다.
그 빌어먹을 성희롱 게이 소설에서...)
... ...힘들리가요. 팬분들이 이렇게 좋아해주시는데... (꿈틀거리는 입가 근육을 꾹꾹 누르며 웃음짓습니다)
July 20, 2021 11:21PM리디안 K. 엔데:그렇게 좋습니까? (작게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는 러셀의 펜을 빼앗아, CD에 이따가 뵙죠. 라고 적습니다)
(그리고는 윙크하듯 양눈을 감고, CD를 소중하게 품에 넣고 일어나려다 바닥에 쏟아버립니다)
...이런. CD가... (CD를 줍다 팬들과 눈이 마주치자, 조용하게 손을 들어 인사해주고 출구로 향합니다)
July 20, 2021 11:22PM러셀 데클란 켄트:(
이따가 보자고? 내가 왜? 왜? 나 퇴근할거라고,
나 이제 퇴근할거라고 X발놈아!!!!!!!!!!!!!!)
July 20, 2021 11:23PM팬: 뭐야, 방금 봤어?
July 20, 2021 11:23PM팬2: 리디안 엔데?? 진짜야?
July 20, 2021 11:23PM러셀 데클란 켄트:(... ...또 X위터 탐라 난리나겠네. 벌써 두통이 치밉니다... ...이 새끼, 일부러 아냐?????)
July 20, 2021 11:23PM팬3: (트위터에 헐 님들아 맅샐떳음...ㅁㅁㅍㅍㅁㅍㅍ뮤뮤뮤뮤 라고 적습니다)
하여튼 어그로는 한번 잘끌어요. 도움이 안됩니다.
이게 내 팬사인회지 네 팬사인회냐…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에 화가 납니다.
어쨌든 저놈을 끝으로 팬사인회도 무사히 끝났습니다!
July 20, 2021 11:25PM러셀 데클란 켄트:(강아지 귀 머리띠를 대기실 바닥에 집어던지자 겨우 숨통이 트입니다) ...허, 진짜 저 미친 새끼... ...
대기실에서는 몇몇 스텝, 그리고 평화롭게 휴대폰이나 들여다보는 리디안이 있습니다.
July 20, 2021 11:26PM리디안 K. 엔데:...미친 새끼? 누굽니까 그게. (폰을 들여보다 고개를 들고 선글라스를 내립니다)
July 20, 2021 11:28PM러셀 데클란 켄트:... ...선배님...
어째서 여기에? (대기실에 남은 몇몇 스탭들에게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고는, 아닌 척 바닥에 떨어져 구겨진 머리띠를 주섬주섬 집어듭니다.
... ... 씨X.)
July 20, 2021 11:29PM리디안 K. 엔데:물론, 데클란을 기다렸습니다. (욕을 하는 목소리가 꽤나 마음에 들어, 입꼬리를 끌어올립니다) ...이미지완 다르게 꽤나 걸걸하군요. (주어가 저임을 알고 있음에도)
후배님 얼굴을 더 보고 싶어서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러셀을 비꼽니다)
July 20, 2021 11:33PM러셀 데클란 켄트:...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더 이상 네 비위 맞춰줄 기력도 안 남았다고...) 마음 같아서는 술 한잔 기울이면서 선배님께 좋은 말씀 듣고 싶지만, 아쉽게도 이만 퇴근해봐야 할 것 같아서...
(사회생활, 사회생활. ...이딴 데서 발 걸려서 기레기들한테 먹잇감을 던져줄 수는 없지.)
July 20, 2021 11:34PM리디안 K. 엔데:...이것 좀 보십쇼. (러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차분한 얼굴로 본인의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줍니다)
July 20, 2021 11:34PM러셀 데클란 켄트:...
(내 말 씹냐? 속으로 이를 으득으득 갈며 화면을 노려봅니다)
July 20, 2021 11:37PM러셀 데클란 켄트:...재밌네요. (그대로 시선을 돌려 리디안을 응시합니다)
July 20, 2021 11:38PM리디안 K. 엔데:잘 나오지 않았습니까? (옅게 웃습니다) ... 커플샷 같기도 하군요. (고개를 갸웃하고는) ...그런데 여기, 댓글에
맅샐이 무슨 뜻입니까? 신조어 같습니다만.
July 20, 2021 11:39PM러셀 데클란 켄트:커플샷... ... (
죽여버리고 싶다... ...) 글쎄요, 저도 아직 팬분들 사이의 신조어에는 미숙해서요.
잘 모르겠네요. (그딴 거 묻지 말라고!!!!!!!!!!!!!!!!!)
July 20, 2021 11:40PM리디안 K. 엔데:데클란도 모르는 말이라니.. 신기하네요. 매니저님께 부탁해서 SNS에 물어보겠습니다. (문자를 토도독 칩니다)
11:41PM러셀 데클란 켄트:아니,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리디안을 저지하려다, 밀치는 힘이 너무 센 나머지 리디안의 핸드폰을 저 멀리 날려버립니다)
핸드폰은 타닥..탇 소리를 내며 바닥을 구릅니다.
11:42PM러셀 데클란 켄트:...아. ... ...죄송합니다. (리디안에게 건성으로 고개를 꾸벅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주워옵니다. ...진짜 이게 뭔 꼴이냐... ...)
11:44PM리디안 K. 엔데:..... (들릴 듯 말 듯 한 숨을 뱉고는) 알겠습니다. 다음에 데클란의 팬을 만나면 여쭤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둘과 관련된 단어 같으니까요.
운
기준치: |
60/30/12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1:44PM러셀 데클란 켄트:... ...
(이 새끼, 다 알면서 이러는 것 같은데... ...)
11:44PM리디안 K. 엔데:다행히도 휴대전화도 멀쩡하니...
11:45PM러셀 데클란 켄트:(그건 다행이네. 다시 사주기라도 하면 피같은 내 돈이 아까워 뒤지겠으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선배님. (다시 한 번 리디안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두고 보자, 새꺄... ...내가 언젠가 너 연예계에서 매장시키고야 만다...)
그렇게 복수를 다짐하고 있을 때, 매니저가 문을 열곤 들어옵니다.
11:46PM매니저:러셀씨, 다 쉬었어요? (북슬한 머리를 쥐어 뜯다가) 잠깐 문제가 생겼는데... 하하.
11:47PM러셀 데클란 켄트:...먼저 가보겠습니다. (평소에는 꼴도 보기 싫던 근육덩어리였지만, 지금은 꽤 괜찮은 타이밍인데. 리디안에게 인사한 뒤 빠른 걸음으로 매니저에게 향합니다) 무슨 문제?
11:48PM매니저:아, 그게... (뜸을 들이다가) 차량에 문제가 생겼어요. 지금 시동이 안 걸리는데.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곤) 다음 스케줄 음악방송인 건 아시죠? ..당장 방법도 없고, 이걸 펑크낼 수도 없고…
하아.... (텅 빈 녹색 눈으로 허공을 응시합니다)
… 그렇죠, 리허설이 있으니 지금쯤 출발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11:49PM러셀 데클란 켄트:(맞네. 음악 방송이 있었지...) ...야.
그걸 해결하는 게 네 일이잖아? 그걸 나한테 말해서 뭐 어쩌라고?
게다가 오늘은 컴백 활동의 마지막 날, 마지막 무대 방송이니까요!
인기 아이돌 답게, 무대 순서도 맨 마지막입니다.
11:50PM러셀 데클란 켄트:택시라도 불러. 안 되면 니가 날 업고 달리던가. ...왜 이리 무능해 빠졌어?
11:50PM매니저:제가 자차만 들고 왔어도.. 누가 무식하게 타이어 펑크만 내지 않았다면.. (미간을 짚고 비꼽니다)
11:50PM러셀 데클란 켄트:(그거 펑크낸 게 나냐?????)
11:50PM매니저:성격나쁘고 가슴 큰 남자를 등에 업으면 죽는 병이 있어서요. 하하, 무립니다.
11:51PM러셀 데클란 켄트:나도 너 같은 돼지 새끼한테 업히고 싶지 않거든?!?!??!
11:51PM리디안 K. 엔데:....저. 차 있습니다.
...곤란해 보이는데, 괜찮다면 제가 데클란과 같이 이동하죠. (자리에서 일어나 러셀의 허리에 손을 둘렀습니다)
11:52PM러셀 데클란 켄트:... ... (어디에...손을 올려? 자연스레 걸음을 떼어 리디안에게서 한 걸음 물러납니다) 선배님께 부탁드릴 수는 없죠. 저희 매니저가 알아서 할 겁니다. (째릿, 하고 매니저를 노려봅니다)
11:53PM매니저:와. 정말인가요? 한시름 놨네요. 리디안씨가 도움이 되는 날이 오다니.. 그럼 부탁드리죠. (리디안과 악수를 나누고는 몸을 돌려) 그럼 저는 스태프와 이동할 차를 구해볼게요. 감사합니다.
11:53PM러셀 데클란 켄트:(어딜 가? 야, 매니저, 야!!!!!!!!!!!!!!!!!!!!!!!!!!!!!!!!!!!)
11:53PM리디안 K. 엔데:(매니저의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다시 한걸음 가 러셀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에스코트하듯이 고개를 까닥입니다) ...알아서, 당신을 제게 맡겼군요.
정말 괜찮겠냐는 매니저의 말에 온몸으로 흔쾌히 OK사인을 보내는 리디안입니다.
그러고보니 그도 곧 스케줄이 있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었죠.
아무리 스케줄이 겹친다 해도… 이게 최선이냐고요?
11:54PM러셀 데클란 켄트:...딱...녹화 현장까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입술을 깨물며 대꾸합니다) 제 쪽에서 여러모로 민폐를 끼쳐드려 죄송할 따름입니다만...
(아니, 이렇게 된 건 전부 저 새끼 탓 아냐?!?!?!?! 두고 봐, 이번 일을 평생 후회하게 만들어 주지...매니저 자식...!!!!!!!!!!)
11:56PM매니저:..... (오싹! 하지 않네. 그 성격 나쁜 X끼한테서 벗어나서 다행이군.. 하며 커피를 홀짝입니다)
11:56PM리디안 K. 엔데:정말 미안하다면, 다음에 맛있는 밥이나 한 끼 부탁드립니다. (작게 웃고 주차시킨 차량이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11:57PM러셀 데클란 켄트:... 괜찮은 곳의 식사권을 선물해드리도록 하죠.
(너랑 처먹으면 밥이 넘어가겠냐...)
바깥에는 당신이 탄 밴(이었을 것)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아요.
눈치채지 못한 걸까요?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7:11PM러셀 데클란 켄트:(그래도 귀찮게 인사해주지 않아도 되는 건 편하네...심드렁하게 조수석의 창문에 기대 바깥을 바라봅니다)
7:11PM리디안 K. 엔데:팬이 저렇게 많은데 아무도 우리를 못 알아보는군요. ...안전벨트는 매셨습니까? (정면을 응시하며 묻습니다)
7:13PM러셀 데클란 켄트:뒈지고 싶지 않으니까 당연히 맸... ...
습니다. (차에 탄 바람에 평소 매니저에게 말하던 습관대로 짜증 섞인 목소리를 내다, 급하게 존대를 붙입니다)
7:14PM리디안 K. 엔데:...아까부터 생각한 건데. 입이 조금 험하네요. 데클란은 욕 같은 건 안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한 손으로 턱을 괴니, 입꼬리가 흐리게 호선을 그립니다)
7:17PM러셀 데클란 켄트:...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선배님. (창문 너머로 흘러가는 도로를 그저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꿍얼거립니다. 귀찮아 죽겠는데 욕이 안 나오면 그게 사람이냐?)
7:18PM리디안 K. 엔데:...다른 사람, 특히 업계 종사자 앞에서는 주의하십쇼.
...제 앞에서라면 괜찮습니다. (별것 아닌 대사를 읊듯 뱉고는 운전에 집중합니다)
7:20PM러셀 데클란 켄트:(
설마...이 새끼, 욕 먹는 걸 좋아하나? 돌았나? 변태 자식 아냐?? 의아함과 당혹스러움이 섞인 눈빛으로 운전하는 리디안을 흘끗 보다, 곧 시선을 돌립니다.
...나도 네가 귀찮게 굴기 전까지는 완벽했거든!!!)
아유, 어떻게든 저 입만 좀 다물면 좋을텐데요.
리디안에게 질려 창쪽으로 몸을 기대니, 품에서 무언가가 바스락거립니다.
꺼내서 확인하니.. 이거 아까 그 음침한 팬이 건네준 편지 아닌가요?
분명 팬의 선물은 매니저에게 맡겨놓고 왔을 텐데.. 어느새...
7:21PM러셀 데클란 켄트:... (이게 왜 여기 들어가 있지? 정신이 없어서 품에 쑤셔박았나...)
반드시 혼자 있을 때 보라던 팬의 당부가 떠오릅니다.
뭐… 혼자는 아니지만 저 인간은 운전하느라 귀찮게 굴지도 못하는데 상관 없지 않을까요?
7:23PM러셀 데클란 켄트:어디 한번 구경이나 해 볼까. ...역겨우면 여기 버리고 가지 뭐. (작게 중얼거리며 별 생각 없이 편지를 뜯어봅니다)
날짜를 보자면 대략 30여년 전의 것이 적혀있습니다.
그렇다기엔 묘하게 나는 옛날 문서의 티와, 날인까지 찍혀있는 것이 이리저리 봐도 IG 엔터테인먼트의 공문서입니다.
비밀 문서라 하는 편이 나을까요? 믿고싶진 않지만요, 그렇다면 이건 무슨 수로 얻은……
7:26PM러셀 데클란 켄트:...? 이게 뭐야? (무슨 개소리인지 이해하려 편지를 이리저리 살피다, 미친듯이 울리는 경적 소리에 고개를 듭니다)
7:26PM리디안 K. 엔데:...차가 왜... (고개를 빼 밖을 바라봅니다)
… 어쩐지 아까부터 가는 속도가 느리더니, 한참 차가 막히고 있습니다.
창 밖을 내다보면 방송사 건물이 보입니다. 다 오긴 한 모양이에요.
7:27PM리디안 K. 엔데:내릴 준비를 하는 편이 좋겠군요. (꽉 막힌 도로에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그리곤 러셀을 바라보며) ...아까부터 그건 뭡니까. 꽤 열심히 보던데요.
7:29PM러셀 데클란 켄트:와... 코앞에서 막히냐... ... (꽉 막혀 버린 도로에 혀를 차고는, 곧 편지를 대충 접어 주머니에 쑤셔넣습니다) 그냥 팬레터를 읽고 있었습니다.
7:30PM리디안 K. 엔데:...그렇습니까. (눈을 가늘게 뜨고는 핸들을 꺾어 방송국으로 들어갑니다)
전혀 나아질 것 같지 않던 차량의 향연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더니 어느새 방송사 정문에 도착했습니다.
당신의 팬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통제를 받으며 주변에 서있습니다.
7:31PM러셀 데클란 켄트:네. 이럴 때 짬내서 읽지 않으면 다 못 읽으니까요. (적당히 대꾸합니다. ...이 인간한테 말해봤자 도움 될 건 하나도 없을 테니까.)
7:32PM리디안 K. 엔데:열심이네요. 그래서 인기가 많은 거겠죠 데클란은. ....저는 주차를 할 테니. 여기서 내려서 걸어가십쇼. (차를 세우고 특유의 무표정으로 러셀을 바라봅니다. 자리가 있다면 좋으련만.)
7:33PM러셀 데클란 켄트:감사합니다.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같이 내리기라도 했다간 또 팬들이 쓸데없는 쪽으로 열광할 테니 오히려 안심합니다. ...근데, 얘는 매니저도 없나?) (고개를 꾸벅하곤 조수석에서 내려 방송사 건물로 향합니다)
차 문을 열고 땅에 발을 딛자, 수많은 셔터 소리와 팬들의 함성이 들려옵니다.
팬서비스나 해줄까요. 다시 대중 앞의 아이돌이 될 시간인걸요.
그러니 핸드사인은 하트로, 카메라를 향해 러브사인을 보내주세요!
7:36PM러셀 데클란 켄트:(눈 아파... ...기자들은 적당히 잘라내면 안 되는 건가? 손으로 시야를 가리며 살짝 눈을 찌푸리다가도, 곧 팬들의 응원에 웃으며 화답합니다. ...피곤해 죽겠다.
그래도 오늘만 끝나면, 컴백 활동도 끝... ...)
세레나. 언제나 고마워요♥ (한 손으로 볼하트를 그립니다. 다들 작작하고 집에나 가라... ...)
Stage 5. 사랑을 담은 L.O.V.E로!
다시금 웅성대는 소리,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 곳은 출연자 대기실입니다.
눈 앞에는 거울과 수많은 화장품, 양 옆에서는 메이크업과 헤어를 정돈하고 있고
무릎엔 식사랍시고 초밥 세 개가 종이그릇에 담겨있습니다.
7:41PM러셀 데클란 켄트:(
이런 거 가지고 배가 차겠냐? 풀코스 정식 정도는 먹어줘야 하는데... ...몸 만드느라 뭔 쓰레기이나 처먹고 있고. 활동만 끝나면 최고급 레스토랑 풀코스를 예약해야겠어.)
어딜 노닥거리면서 안 오는 거야? (괜히 신경질을 내며 초밥을 하나 집어듭니다)
7:45PM러셀 데클란 켄트:(어느새 종이 그릇은 깔끔하게 비었지만, 뱃속은 여전히 공허합니다. ...그것보다 그냥 드러눕고 싶다.)
하... ...도움 안 되는 새끼. 다음에 사장 보면 매니저 교체해달라고 해야지 원. (흐릿한 눈으로 메시지를 보곤, 그대로 무시해버립니다)
무대는 마지막 순서니까 시간은 많이 남았을 거에요.
메이크업을 수정받는 동안 식사도 하고, SNS라도 조금 볼까요?
타임라인을 켜자 [글 1], [글 2], [글 3]이 보입니다.
7:48PM러셀 데클란 켄트:(마지막 초밥을 목구멍 너머로 삼키곤, 핸드폰을 꺼내 화면에 나타난 첫번째 글을 봅니다)
글과 함께 사인 용지, 굿즈가 함께 찍힌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함께 써준 코민트를 보니 팬의 얼굴이 어렴풋이 기억나는가 싶기도 해요.
그건 그렇고 어느새 당신은 수천만명의 애인이 생겨있곤 합니다.
7:52PM러셀 데클란 켄트:(정작 난 빌어먹을 연습생 생활로 허송세월 보내는 바람에 연애 한 번 못 해 봤는데. ...뭐, 딱히 할 생각도 없지만. 무표정하게 두번째 글을 살핍니다)
사인회에서 리디안으로부터 (강제로) 받은 모자를 쓴 당신의 모습이 있습니다.
손을 쭈까쭈까거리고 있는 당신 사진의 밑으로 엄청난 공유수가 보이는데요?
7:54PM러셀 데클란 켄트:(이 사진 볼 때마다 없던 빡침도 절로 생기네... ...짜증 가득한 손짓으로 바로 세번째 글로 넘겨버립니다)
손에 낀 반지마저 발견해내는 팬들도 무섭습니다.
7:57PM러셀 데클란 켄트:(헛웃음이 나옵니다. 그런 새끼한테 애인이 있겠냐? 소름돋아서 바로 나가떨어지겠네.
그리고 있었으면 날 따라다닐 시간도 없었겠다, X발...!!!)
그렇게 둘러보던 도중, SNS에 쪽지가 왔다며 상단바에 표시가 나타납니다.
7:57PM러셀 데클란 켄트:(상단바를 내려 알림을 확인해봅니다. 누가 보낸 거야?)
쪽지를 여니 종이 두 장이 나열된 사진만 달랑 한 장 보내져 있고, 사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장난, 그리고 조작된 것이라기엔 너무나도 문서는 정교해 보입니다.
셀러브리티는 자의 아니게 지목당함으로 타인의 이목을 끄는 패시브 스킬을 얻는다…
제안서에 옆에 놓인 또다른 종이를 확대해봅니다.
증명사진, 이름과 나이, 거주지 등이 적힌 표…
8:00PM러셀 데클란 켄트:뭐, 뭐야... ... (어떤 새끼야, 아니, 그 전에... 이게 대체 뭐야?!)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그러니까… 이 보고서에서 회사에서 비밀리에 무슨 프로젝트 따위를 진행하고 있고,
잠깐, 그보다 이 쪽지… 당신의 계정인걸 알고 보낸건가요?
8:02PM러셀 데클란 켄트:...씨X. 그, 팬레터 준 기분 나쁜 녀석인가...? 스토커?
으, 기분 더러워... ... (미간을 한껏 구깁니다)
화장을 수정하던 손이 떨어진지는 오래인 것 같아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옆에서 자꾸만 말을 걸어옵니다.
8:03PM메이크업 아티스트: 러셀씨, 뭘 그렇게 화면을 보고 있어? 연락하는 여자라도 생긴거 아니야? (가볍게 농담을 던지며 웃습니다)
8:04PM러셀 데클란 켄트:... ...있을 리가 없잖아요. (
저딴 것도 농담이라고. 희미하게 웃으며 손을 내저어 보입니다. ...이게 다 최면이라고? 말도 안 되지.)
8:05PM메이크업 아티스트: 하하, 그러게. 지금이 한창 중요할 때인데 그럴 리가 없지~ (안심하며 퍼프로 뺨을 톡톡 두들깁니다)
그러고 보니 이게 이번 활동 마지막 무대였지? 끝까지 파이팅이야. 예쁘게 메이크업해 줄 테니까.
8:07PM러셀 데클란 켄트:(귀찮게. 눈을 감고 최대한 편안한 자세를 취합니다. ...최면 따위일 리가 없어. 전부 내 능력이지.) 네,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어째 일루미나티같은 알아선 안될 것을 알아버리고 만 느낌입니다.
방음벽 사이로도 들리는 리디안의 진행, 그리고 음향이 당신을 편하게 쉬도록 냅두진 않을 모양입니다.
대기실의 TV에서 당신과 리디안의 인터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8:08PM러셀 데클란 켄트:(눈동자만 굴려 TV쪽에 시선을 둡니다. 저런 것도 했었지.)
카메라 앞이랍시고 평소보다 유한 미소를 띤 리디안과 억지로 완벽한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이 보입니다.
8:09PM리디안 K. 엔데:러셀씨, 이번 활동의 마지막 무대인데 어떠신가요? 소감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8:13PM러셀 데클란 켄트:꽤 파격적인 컨셉이었던 것 같은데 활동 기간 동안 많은 분들께 사랑받아서 기뻤습니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모두 저희 세레나드를
(사실, 나머지 멤버 따위엔 관심 없지만.) 아껴주신 세레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요. 마지막 무대까지 꼭 응원 부탁드려요. (눈웃음을 지으며 대꾸합니다)
8:15PM리디안 K. 엔데:네, 눈웃음이 섹시한 아이돌 1위에 뽑힌 러셀씨 답게. 멋진 인사 감사합니다. (러셀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웃었습니다. 카메라 앞이기에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행동입니다)
그렇게 화면을 보고 있자면, 어째 주변은 더 분주해집니다.
벽 너머로 다른 아이돌 그룹이 무대를 마치고 대기실로 돌아오는 듯 소리가 들려옵니다.
8:16PM러셀 데클란 켄트:(그래, 난 언제나...저렇게
완벽하다고. 인터뷰 화면을 지켜보다, 분주해진 대기실로 시선을 돌립니다)
8:16PM러셀 데클란 켄트:(결국 매니저 새끼는 끝까지 안 나타나네... 스태프의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늦어서 죄송하다고 대가리 박고 있는 사진이라도 보낸 건가? 휴대폰을 확인해봅니다)
스쳐지나가는 화면엔 다음과 같은 쪽지의 내용이 보입니다.
8:18PM러셀 데클란 켄트:...더 보여줄 게 있다고? (뭔데, 이 소름돋는 스토커 새끼가...!!)
8:18PM스태프: 러셀씨, 지금 가야해요! (대본을 손으로 돌리며 독촉합니다)
8:18PM러셀 데클란 켄트:네, 갑니다. (핸드폰을 자리에 내려놓고 스태프를 따라 빠른 걸음을 옮깁니다)
그 문장을 뒤로 하고 무대를 향해 걸어나갑니다.
8:19PM리디안 K. 엔데:마지막 무대입니다. 여러분이 그토록 기다리시던, 5명의 짐승돌. 세레나드가 부릅니다.
[know, you can't]
마침내 문이 열리자, 들려오는 함성은 커져갑니다.
뜨거운 환호가 들리고, 반짝이는 붉은색 펜라이트가 눈에 담깁니다.
매주 일어나는 무대위의 데자뷰를 마주하고 있자면,
문득 받은 쪽지의 내용과 함께 어느 생각이 듭니다.
팬들이 온전히 그들의 의지로 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신이 받는 사랑이 온전히 당신의 것이 아니었다면, 하는 생각이요.
8:21PM러셀 데클란 켄트:(4명의 어쭙잖은
백댄서와, 그 가운데서 빛나는 나. 내 실력과 피땀 흘린 노력을 생각하면 지당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미친 스토커의 메시지에 기분이 굉장히 꿉꿉해집니다.
...젠장, 빌어먹을...!!!!)
당신을 바라보는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마지막 스테이지!
수고하셨습니다, 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복도입니다.
8:24PM러셀 데클란 켄트:끝났다... ... (비오듯 흘리던 땀을 닦으며 무대에서 내려와 복도를 거닙니다. 안 그래도 해방감보다는 기분이 더러운 이 와중에 매니저 문자라니, 개빡치네... ...)
로 끝나는 매니저의 문자를 받았기 때문일까요.
이 빌어먹을 자식이랑 어째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8:25PM리디안 K. 엔데:...수고하셨습니다.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넵니다)
그는 이런 당신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좋게 인사나 하고 있고요.
8:25PM러셀 데클란 켄트:... ...라고 보냈는데, 문자를 씹어? (통증이 이는 머리를 쥐어싸매며 중얼거립니다...)
무대가 끝나자 마자 머리가 아프고, 어쩐지 열이 조금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출구의 바깥에는 경호원의 통제를 받으며 방청객들이 연예인의 퇴근길을 보기 위해 줄을 늘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한번만 봐주세요, 라며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 역시 들립니다.
8:27PM러셀 데클란 켄트:
정신
기준치: |
70/35/14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팬서비스할 기력도 없어, 그냥 얌전히 집에 쳐 들어가면 안 되는 거냐고... ...나도 퇴근 좀 하자...!)
건물 밖의 수많은 사람 중, 검은 모자를 눌러쓴 사람의 품에서 무언가가 빛나는 걸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순간 그 사람은 경호원도 쫓아오지 못할 무서운 속도로 당신에게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8:28PM리디안 K. 엔데:데클란, 왜 가만히 있습니까. ...뛰어야겠습니다.
반대쪽을 흘끔이곤 손을 뻗어 당신의 팔목을 낚아채는 리디안입니다.
그런데 잠깐, 붙잡힌 팔목에서 순간적으로 이상하리만치 차가운, 얇은 금속의 감각이 느껴집니다.
8:28PM러셀 데클란 켄트:아니, 잠깐. ...저 새끼,
칼 들고 있는데????! 겨, 경호원...!
그러니까… 당장에라도 얼어붙는 듯한 차가움이요.
8:29PM리디안 K. 엔데:... (내친 손을 멍하니 내려보다) 왜 그럽니까.
내친 손을 보니 반지가 껴있는, 그 손입니다.
8:30PM러셀 데클란 켄트:...씨X. 칼인 줄 알고, 존X 놀랐네... ... (쇠붙이가 살결에 닿았던 감각에, 문득 소름이 끼쳐 내던진 리디안의 손을 멀뚱히 바라보며 중얼거립니다)
8:30PM리디안 K. 엔데:그 쇠붙이.. 지금 피해야 합니다. (러셀의 손을 다시 덥석 붙잡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아무튼 지금은 그런걸 생각할 때가 아닌듯 싶습니다.
8:32PM러셀 데클란 켄트:
건강
기준치: |
35/17/7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8:32PM리디안 K. 엔데:
건강
기준치: |
50/25/10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8:32PM팬??:
건강
기준치: |
50/25/10 |
굴림: |
2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8:33PM리디안 K. 엔데:
건강
기준치: |
50/25/10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8:34PM러셀 데클란 켄트:저, 저 새끼 뭔데...!! 계속 쫓아오는데?!?! (너무 놀라 리디안의 손을 놓을 생각도 못한 채 질질 끌려갑니다. ...이 자식, 달리기 좀 느리지 않아??)
지나치게 많은 스태프와 팬들에 가로막혀 속도가 더뎌집니다.
8:34PM팬??:
건강
기준치: |
50/25/10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8:34PM러셀 데클란 켄트:
건강
기준치: |
35/17/7 |
굴림: |
2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괴생명? 팬? 역시 가로막혀 달려들지 못합니다.
8:35PM러셀 데클란 켄트:헉, 헉... ... (미친듯이 달려 한 칸 이동합니다)
8:35PM러셀 데클란 켄트:
운
기준치: |
70/35/14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몇 층이야, 엘리베이터...!!!!!)
운이 좋습니다. 바로 지금 층에 도착해 있었네요.
8:37PM러셀 데클란 켄트:저 자식 타기 전에, 빨리 타!!!!! (선배 호칭도 잊은 채 리디안의 멱살을 잡고 엘리베이터 안에 쑤셔넣은 뒤, 미친듯이 닫기 버튼을 연타합니다)
8:37PM리디안 K. 엔데:(러셀의 손을 붙잡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탑니다) 대체 누굽니까, 저건.
괴? 팬? 은 엘리베이터 문 틈으로 서서히 사라져 갑니다.
8:38PM러셀 데클란 켄트:내, 내가 어떻게 알아... ... (간신히 숨을 고릅니다. 따, 따돌렸...나?)
8:38PM리디안 K. 엔데:
건강
기준치: |
50/25/10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위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는 안내음성이 들립니다.
8:39PM리디안 K. 엔데:..아직 쫓아오는 모양입니다. 뛰십쇼!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바로 뛰쳐나갑니다)
(한 칸 이동합니다)
8:40PM러셀 데클란 켄트:씨X, 말도 안 돼... ...(창백한 안색으로 가쁜 숨을 내뱉습니다)
문이 열리자 나무 자재, 시멘트 포대 등으로 반쯤 가로막혀 있습니다.
이런 곳에 쌓아둬야 했는지 정말 알 수 없습니다!
<힘이 세서 자재를 치우거나> <긴 다리로 자재를 뛰어 넘기>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8:41PM리디안 K. 엔데:지친 겁니까? ... 이 상황에 제가 당신을 업어야 합니까? (숨하나 고르지 않고 멀쩡한 얼굴로 창백한 러셀을 돌아봅니다)
8:42PM러셀 데클란 켄트:아니, 왜 이런 데에 잡동사니를 늘어놓은 거야?
돌았어?!?!! (가로막힌 복도에 분개하다, 곧 리디안을 휙 노려봅니다. ...난 칼에 찔리는 건 사양이라고!!!! 이 정도야, 가뿐하게 뛰어넘지...!!)
크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8:43PM리디안 K. 엔데:
근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7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8:43PM러셀 데클란 켄트:오늘, 헉, 하루종일, 스케줄을 했는데, 헉... ...
지치지 않는 게 비정상 아냐...?!?!
뒤따르던 리디안은.. 저 무거운 포대를 들어 치워버리는군요.
8:43PM러셀 데클란 켄트:(야 이럴거면 니가 진작에 치워달라고)
8:44PM리디안 K. 엔데:그렇습니까?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군요. (먼지가 묻은 손을 탁탁 텁니다)
8:44PM러셀 데클란 켄트:(말라서 뼈밖에 없는 새끼가 무슨 훈계야?!?!?!)
8:44PM팬??:
건강
기준치: |
50/25/10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러, 셀.. 러세.. ㄹ (날붙이를 들고 뒤를 바짝 쫓습니다)
8:45PM러셀 데클란 켄트:와, 왔어, ...야, 뛰어!!!! (숨을 고를 여유도 없이, 리디안의 손목을 잡아채고 또 달리기 시작합니다)
건강
기준치: |
35/17/7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헉... 헉... (점점... ...느려지는 속도... ...)
8:46PM리디안 K. 엔데:
건강
기준치: |
50/25/10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조심하십쇼! (러셀에게 붙들려 달리다, 안되겠는지 러셀을 안아 품에 붙들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쪽이 확실히 빠르군)
8:47PM러셀 데클란 켄트:...아? (벙찐 얼굴로... 웬 멀대같은 남자 품에 안겨 멍청한 소리를 냅니다)
당신을 품에 안은 리디안은 곧장 주차장으로 뛰어 내려갑니다.
잠깐, 그런데 리디안의 차량이 어디있는 거죠?
8:48PM러셀 데클란 켄트: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어, 어딨어...?! 살고자 하는 의지로 주차장을 샅샅이 살핍니다)
8:49PM리디안 K. 엔데:(차량을 찾아 달립니다. 검은색 밴..)
러셀의 눈에, 구석에 주차된 커다란 차량이 들어옵니다.
8:50PM러셀 데클란 켄트:거, 검은색 밴...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리디안의 목을 거의 조를 듯이 매달리다, 곧 시야에 리디안의 차가 들어오고는)
저기, 저기!!!! (차를 향해 삿대질하며 소리지릅니다)
8:52PM리디안 K. 엔데:(자꾸 목을 조르는 러셀의 가슴에 불가항력으로 고개가 묻힙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미간이 좁혀집니다. 귀 끝이 옅게 물들었습니다) 알겠습니다 데클란. 흔들지 마십쇼!
8:53PM러셀 데클란 켄트:내가 언제!??!!? (고래고래 소리지르다, 조수석에 구겨지듯 밀어넣어집니다) ...빨리,
밟아...!!!!!!!
8:54PM리디안 K. 엔데:(운전석에 올라타, 꼼꼼하게 러셀의 안전벨트를 매주고는 시동을 켰습니다)
8:54PM팬??:
건강
기준치: |
50/25/10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8:55PM러셀 데클란 켄트:(젠장, 저 새끼도 차가 있잖아!!!!!!!!)
8:55PM리디안 K. 엔데:
자동차 운전
기준치: |
65/32/13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8:56PM러셀 데클란 켄트:(불안한 듯 연신 백미러로 쫓아오는 차량을 확인합니다) ...경호원들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8:56PM리디안 K. 엔데:(한 칸 이동합니다)
일단은 제게서 떨어지지 마십쇼. (백미러를 곁눈질로 확인합니다)
어찌저찌 빠르게 차를 몰고는 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나도 많아요! 앞으로 돌파할 수가 없습니다.
8:57PM러셀 데클란 켄트:아니, 뭔...
여기 차도라고, 또라이 새끼들아!!!!!!! 비켜!!!!!!!!!!!!!!!!!!
8:57PM리디안 K. 엔데:이 길은 무리입니다. 다른 길을 찾아보죠. (빠르게 핸들을 돌립니다)
자동차 운전
기준치: |
65/32/13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8:58PM러셀 데클란 켄트:(천장에 화려하게 정수리를 박아버립니다)
운전 똑바로 안 해?!?!!??!!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방금의 일격으로...눈 앞이 빙글빙글 돕니다)
8:59PM리디안 K. 엔데:데클란, 부탁이니 길을 찾아 주십쇼. (눈앞의 사람을 칠 수 없어 필사적으로 핸들을 돌립니다)
9:00PM러셀 데클란 켄트:나도 알아...!!! (다급하게 주위를 살핍니다)
자료조사
기준치: |
70/35/14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저곳이라면 차량도 수월하게 빠져나갈 수 있겠어요.
9:01PM러셀 데클란 켄트:야, 저기 비집고 들어가...!! (리댠의 어깨를 붙들고 이리저리 흔들며 틈새를 가리킵니다)
9:02PM리디안 K. 엔데:알겠습니다. (화려하게 핸들을 돌려 차체를 틈새로 몰았습니다)
인적이 드문 길로 간신히 빠져나오는 데에 성공합니다.
9:03PM팬??:
건강
기준치: |
50/25/10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9:03PM러셀 데클란 켄트:뭐, 뭔 놈의 차가 저렇게 빨라!?!?! (맹렬하게 이쪽을 향해 돌진해오는 자동차에 핏기가 싹 사라집니다)
9:04PM리디안 K. 엔데:교통법규 위반이군요. (핸들을 꽉 쥐었습니다)
9:04PM러셀 데클란 켄트:우리도 그냥 위반하자고~~~~!!!!!!!! (분통 터지는 소리와 함께 차체가 울립니다)
건강
기준치: |
35/17/7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지극히..건강하긴 했다)
9:05PM리디안 K. 엔데:
자동차 운전
기준치: |
65/32/13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래도 위반은 안됩니다. (적당히 속력을 냅니다)
(한 칸 이동합니다)
9:05PM러셀 데클란 켄트:(뭔데 이렇게 차분해...?! 주먹 부들부들)
무사히 인파를 빠져나오곤, 뒤따른 팬의 차량을 경계합니다.
이러다 잡히는 거 아니냐고요?? 당신이 리디안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데
9:06PM러셀 데클란 켄트:
운
기준치: |
70/35/14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 멈춰!!!!!!!!!!! (쳐도 나 없을때 치라고!!!!!!!!!!!!!!!!!!!)
9:07PM리디안 K. 엔데:(러셀의 큰 목소리에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끼이이익 ㅡ 하고 바퀴가 도로에 마찰하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행히 무단횡단을 한 사람은 털끝하나 다치지 않고 도로를 건넙니다.
9:08PM러셀 데클란 켄트:저 빌어먹을 새끼가...!!!! (창문을 열고 욕을 한 바가지 해주고 싶은 충동에 휩싸입니다...)
9:09PM리디안 K. 엔데:....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이번만큼은 부들거리는 러셀을 말리지 않습니다. 먼저 무단횡단을 한 것은 그쪽이니...)
9:10PM러셀 데클란 켄트:(차 안에서나마 온갖 욕지기를 내뱉다, 문득 백미러를 확인합니다. ...설마, 아직도 쫓아오나?)
신호가 바뀌고, 두 사람의 자동차는 도로를 안전하게 건넙니다.
비친 백미러에는 오도가도 못하고 신호에 잡힌 팬의 차량이 보입니다.
추격이 끝나자 탁 트인 도로를 마주합니다. 주변의 화려한 야경은 덤으로요.
…밀려오는 두통과 함께, 잠시 사는게 피곤하다고 느껴집니다.
지금쯤 인터넷엔 당신의 퇴근길을 보지 못했다는 의문글이 한가득일지도 모르겠네요.
덤으로 내일쯤 올라올 기사도 대충 그려집니다.
9:12PM러셀 데클란 켄트:(저런 미친 범죄자한테 엮이는 삶... ...존X 피곤하네. 또다시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폭신폭신한 조수석 의자에 기대니 편하긴 합니다.
9:13PM리디안 K. 엔데:이제 안심이군요. ...숙소까지 데려다 드리면 되겠습니까? (부드럽게 운전하며, 정면을 바라보다 머리를 짚는 러셀을 바라봅니다. 정신적인 충격이 큰 모양이군)
9:16PM러셀 데클란 켄트:... ... (리디안의 목소리에 놓아버릴 것만 같던 정신줄을 간신히 붙듭니다. 그리고...패닉에 빠진 나머지 리디안에게 했던 온갖 폭언들도 스멀스멀 떠오릅니다. ...이렇게 된 이상... ...이미지 챙기기는 글렀네. X발...)
감... ...사합니다. (피로에 찌든 목소리로, 차창에 은은하게 번지는 가로등의 불빛을 응시합니다)
9:16PM리디안 K. 엔데:...다시 존대입니까? 재밌네요. (손가락으로 건조하게 제 입술을 쓸고는, 픽 웃으며 도로 정면을 응시합니다)
9:18PM러셀 데클란 켄트:대선배님께 감히 반말을 했던 점은... 사과드리죠. 뭐, 원하신다면 그대로 쭉 해드려도 상관없지만요. (리디안의 말에 또 꼭지가 돌아, 비꼬듯이 대꾸합니다)
9:19PM리디안 K. 엔데:반말도 나쁘진 않습니다. ...당신과 조금 더 친밀해 보이기도 하고요. (놀리듯 말하고는 작게 큭큭거립니다) 그렇다고 이 X끼.. 같은 욕은 삼가해 줬으면 하는군요.
9:22PM러셀 데클란 켄트:굳이
친밀해질 필요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리다, 이왕 X된 거, 할 말은 다 하고자 입을 엽니다) 솔직히 제가 선배님을 제치고 탑 아이돌이 되니, 저 멕이려고 하는 거 다 알고 있으니 적당히 하셨으면 좋겠네요.
9:24PM리디안 K. 엔데:먹이다뇨, ...솔직히 그런 감도 없지는 않지만. 의심은 말아줬으면 합니다. (곤란한 듯 눈썹을 찡그리고는)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진심입니다. ...데클란은, 어린데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무엇보다.
안됩니까? ...제가 당신에게 관심 있다고 한다면.
9:24PM러셀 데클란 켄트:... ..........................................
(...이 새끼, 미친 거 아니야?)
...그러니까... (조수석 창문에 조금 더 몸을 밀착시키고는) ...게이... ...라는 겁니까? ...커밍아웃?
9:27PM리디안 K. 엔데:...그게 그렇게 됩니까? (게이라는 말을 난생처음 들어봐, 드물게 표정이 굳습니다) ...곤란하네요. 친한 선후배 사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멋쩍게 대꾸합니다)
게이... 게이라. (중얼거립니다..)
난데없는 리디안의 발언으로 차량의 공기가 싸늘해집니다.
무엇보다 저렇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얼굴에 대꾸해주고 싶지 않아요!
9:29PM러셀 데클란 켄트:...실언을 했네요. 그렇죠, 애인분도 있으실 텐데... (문득 리디안의 손에서 반짝이는 반지에 시선을 두고는) 괜한... ...
오해를... ... (한...거겠지?
왜...왜 잔뜩 폼잡고 계속 중얼거리는 거야???)
문득 익명의 사용자로부터 온 쪽지가 생각납니다.
9:31PM러셀 데클란 켄트:(식은땀과 함께... 적막해진 공기를 애써 무시하고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를 확인해봅니다)
휴대폰을 켜보자 새로운 [쪽지]가 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9:32PM러셀 데클란 켄트:(진짜 보냈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쪽지를 확인합니다)
별다른 말 없이 사진 한 장 만이 보내져 있습니다.
이후로는 무슨 사람 하나 묻은 후의 처리법같은 내용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거 범죄거든?! 그러니까, 대충 활동 종료일이 지나면 실험체가 죽는다… 는
잠깐, 생각해보니까 여기 적힌 실험체… 당신이잖아요!
회사랑 계약할 때 쓴게 소속계약서인지 인신매매 계약서인지…
그러니까 당신의 이번 활동의 마지막은 방금 끝났는데요?
얼마 남지 않은 오늘 안에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건가요?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내일 당장 살해당할수도 있단 생각에 머릿속이 텅 비어버립니다. 칼을 들고 쫓아오던 미친 새끼도, 설마... ...?)
그 최면을 거는 주문이란거, 원래부터 있던 것도 아니고
멀쩡히 살던 중에 자기네들이 주사 찔러넣듯 주입시켜놓고는 어이가 없습니다.
주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회사가 말하는 당신의 가치라면, 없앨 수는 없을까요?
동화에서도 주인공에게 걸린 마법은 잘만 풀리던데…
그러고보니 아까 대기실에서 본 사진, 무대 전이라고 대충 훑어본 감이 없잖아 있지 않나요?
9:36PM러셀 데클란 켄트:(핸드폰을 창 너머로 집어 던지려다, 무언가 놓친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사진을 훑어봅니다)
여기까지 읽자, 눈이 흐릿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마침 주문의 해제 방법이 나와 있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당신이 말과 노래로 먹고사는 직업이라? 아닌데… 얼굴로 먹고사는 직업인데…….
러니까, 이 망할 주문을 풀기 위해 당신이 할 일은…
9:38PM러셀 데클란 켄트:... ...
진짜 개소리 아냐? (난데없는 X스타입 팬픽 같은 내용에 헛웃음이 나옵니다)
SAN Roll
기준치: |
69/34/13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일단 또다른 술자를 찾든말든 해야 싫고좋고를 따져야 할 듯 싶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그런걸 논할 기운도 없는 것 같습니다.
피곤한 걸 넘어서, 조금 으슬으슬한 듯 싶기도 해요.
도로의 야경 불빛이 어지럽게 흔들림과 동시에 툭, 무언가 끊어지는 듯한...
9:40PM리디안 K. 엔데:데클란, 데클란..!
어디죠? 차창 너머로 주위를 둘러보니 화려하던 야경은 없고,
어두캄캄한데다 은은한 가로등 조명만이 놓인, 그리고 익숙한...
9:41PM러셀 데클란 켄트:... ...여긴, 어디... ...(빈말로라도 멀쩡하다고 할 수 없는 몸을 억지로 이끌어 주위를 살핍니다)
주위를 둘러보는데, 문득 리디안의 손이 당신의 이마를 짚습니다.
9:42PM리디안 K. 엔데:갑자기 쓰러져서.. 괜찮습니까? (걱정하는 투로 제 이마와의 온도를 재더니, 러셀의 뺨을 감싸줍니다)
9:43PM러셀 데클란 켄트:피곤해서... ...그런 것 같네요. 괜찮습니다...
(사실...X도 안 괜찮아. 특정 주문의 술자니 뭐니, 그게 대체 뭔데? 이딴 내용을 믿어도 되는 거야? 아니, 그 전에... ...내일 죽는다고? X발, 절대로 싫어...!!!!)
9:44PM러셀 데클란 켄트: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문득 생각나는 것은 저 반지가 꼭 해결책이 될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떠올려봅시다. 사인회에서 스쳐가듯 들은 팬의 말에 따르면,
그리고 이 말도 안되는 일이 전부 현실이라면…
그리고 이상하게도 컨디션이 점점 안좋아 지는 것은,
단지 당신 몸과 해제 주문이 반응하여 당신에게 이상반응이 나타났던 것 뿐이고.
그런말인 즉슨 저 반지에 당신이 찾던 주문이 있어요.
정확하게는 소지자인 리디안이 사용할 수 있는 셈이고요.
아무래도 그와 지독히도 얽힐 것 같다는 예감은 어째 빗나가질 않습니다.
리디안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당신을 살피고 있습니다.
9:46PM러셀 데클란 켄트:... ...
지X, 마... ... (이마에 열이 들끓는 기분으로 멍청하게 이 쪽을 바라보는 리디안과 시선을 마주합니다)
9:47PM리디안 K. 엔데:...열이 심한데요? 숙소가 아니라 병원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손등으로 식은땀을 훔쳐주다, 난데없는 욕지기에) ..예?
9:47PM리디안 K. 엔데:방금 뭐라고 했습니까? (고개를 가까이하고, 러셀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몸이 좋지 않은가 본데, 응급실이라도 가야 하나..)
9:48PM러셀 데클란 켄트:그 반지... ...어디서 났어?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반지를 낀 리디안의 손목을 확 잡아챕니다)
9:54PM리디안 K. 엔데:(무방비하게 손목이 채입니다) ...아까부터 무슨 오해를 하는 겁니까. 이건 팬이 준 반지입니다. 애인도 없습니다. (손목을 바라보다 부드럽게 빼냅니다)
9:55PM러셀 데클란 켄트:(아니, 그런 오해가 아닌데?!?! 뭔가 이상하게 질투하는 것처럼 되어버렸잖아?!?!)
정말 열감기라도 들었는지… 어쩌면 꽤나 로맨틱한 순간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거든요.
그렇지 않나요? 오로지 당신의 선택에 따라서요.
9:57PM리디안 K. 엔데:그렇군요. ...유독 제게 쌀쌀했던 이유가 이 반지 때문이었다니. (손목을 매만지다 반지를 내려다봅니다. 선물로 받은 반지일 뿐인데)
그보단, 얼굴이 붉습니다. (다시 고개를 들이 댑니다)
9:59PM러셀 데클란 켄트:마음대로 생각하던지... (하루종일 스케줄로 굴려진 데다가, 막판에는 미친듯이 쫓기기까지 했으니... 더 이상 서 있을 힘도 남아 있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리디안의 어깨에 손을 올려 지탱합니다. ... ...
이 자세, 좀...수상하지 않아?)
10:01PM리디안 K. 엔데:....힘들면 기대도 괜찮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못 미덥겠지만.. (어깨에 손이 닿자 눈을 굴려 시선을 피합니다. 경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와의 염문은 처음이기에.. 그저 아끼는 후배라고 생각했을 뿐인지라 시선이 방황합니다)
10:04PM러셀 데클란 켄트:(
기대? 대체 뭔 기대?? 태클을 걸고 싶어도 쉽사리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고개를 들면, 어느새 가까워진 두 보랏빛 눈동자 아래의 반쯤 벌어진 입술에 하염없이 시선이 갑니다. ...말도 안 돼,
뭘 봐, 그만 봐!!!! 진짜, ...정말로? 내가 미쳤다고 이 퇴물이랑?!)
10:06PM리디안 K. 엔데:....데클란? (촉촉한 러셀의 시선을 응시하다, 부담스러운 듯 뺨을 붉힙니다. 애정이 담긴 시선에는 익숙하지만, 러셀의 붉은 두 눈에 담긴 감정을 읽어내는 데에는 서툴어. 드물게 당황하며 마른침을 삼켰습니다. 정말 아픈 모양인데..)
10:13PM러셀 데클란 켄트:리디안... (
...이...씹새끼... ...라고 말을 이으려던 찰나, 목이 턱 막혀버립니다. 분위기나 잡은 꼴이 됐잖아!?!?! ...최악이다.
내 첫키스가... ... 딱히 연애에 있어 감성적인 편은 아니었지만 하염없이 억울함이 치밀어 오릅니다. ... ...이딴 녀석이랑 첫키스라니, 싫어...
근데, 내일 뒈지는 건 더 싫다고...!!)
(그래, 그냥 살과 살이 잠깐 접촉하기만 하면 끝날 테니까, 누굴 줘패는 거랑 똑같은 거야...이건...! 자신을 애써 세뇌하며 리디안의 뒤통수를 끌어안고는 조심스레 입술을 맞붙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뭘 어째야 하지? 순간 작동을 멈추듯 그 자세 그대로 굳어버립니다)
10:18PM리디안 K. 엔데:(맞붙인 입술의 감촉에 놀라 눈이 커집니다. 이런, 거였나. 결국.. 그가 저에게 품었던
감정은.. 문득 러셀의 입술을 느끼다 저의 감정이, 소속사 사장이 시켜서 그와 가까워지려 했던 불순한 동기가, 이제는 흐려졌음을 깨닫습니다)
(그러고는, 곧 그와 맞닿은 것이 불쾌하지 않음을 느낍니다. 러셀의 턱을 잡고 고개를 틀어 입술을 벌립니다. 벌어진 입새로 혀를 내밀어 진득하게 키스합니다. 어쩌면 그가 말한 성향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10:25PM러셀 데클란 켄트:...!@#!$ (갑자기 턱이 붙들린 데에 놀랄 새도 없이, 닿아오는 축축한 혀의 감촉에 눈을 크게 뜹니다. 분명
키스 제일 잘 할 것 같은 연예인 1위, 였던가...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지만, 붙잡힌 채로 끝없이 이어지는 키스에 넋이 빠질 것만 같습니다. 수, 숨 막혀... ...
이 새끼, 게이 맞잖아...!! 리디안의 목을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며, 간신히 그에게 매달립니다)
정적만이 감도는 듯 합니다. 묘한 숨소리와 함께요.
한가지 깨달은 건, 조수석은 키스하기 그다지 좋은 위치는 아니네요.
10:29PM리디안 K. 엔데:(키스는 연기로만 해봤던가. 이토록 기분 좋았던 적은 없는데. 달게만 느껴지는 러셀의 혀의 감촉에 몸을 기울여 짓누릅니다. 차츰 흥분이 몸을 감싸며, 연예인이라는 신분과, 제 눈앞의 이의 정보를 지워. 오로지 시선에 닿는 러셀과 이대로 끝까지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합니다. 질척한 소리를 내며 혀를 섞다 걸친 재킷 단추를 풀고 뒤로 젖혔습니다)
10:33PM러셀 데클란 켄트:음... ... (딱 3초만 붙어 있다 주먹으로 패서라도 떨어뜨리려고 했는데, 어쩐지 나쁘지만은 않은 기분에 눈을 감고 키스에 집중하다 가느다랗게 뜬 시야 사이로 보이는 모습에 눈을 의심합니다. ...응?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왜 벗는데...???)
얼마나 지났을까요. 짤막하게 새어나오는 신음에, 마실 공기가 부족해요.
순간 찌릿, 하고 무언가가 당신을 관통하는 느낌이 듭니다.
10:36PM러셀 데클란 켄트:헉, (뭐, 뭐야...마치 전류가 몸을 꿰뚫고 지나가는 듯한 찰나의 자극에 어깨를 움찔 떱니다. ...풀린 건가? 주문이...?)
10:37PM리디안 K. 엔데:(러셀의 반응에 입술을 떼고, 놀란 눈으로 응시합니다. ..지금 무슨 짓을 하려고 했던 거지? 그와 동시에 아쉽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뇌리를 스쳐, 지금 감정을 들키지 말아야 한다는 직감에 표정을 갈무리합니다)
...왜 그럽니까? (잠시 침묵하고는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러셀의 입술에 시선이 멎습니다)
10:39PM러셀 데클란 켄트:...아, 아무것도... ... (잠깐. ...아니지. 이렇게 말하면 내가 정말
키스하고 싶어서 키스한 사람이 되어버리잖아?!?!?!)
(겨우 입술이 떨어지자, 느리게 심호흡하며 시선을 바닥으로 떨굽니다. ...딱히 부끄러운 게 아니라... ...상탈한 놈이랑 눈 마주치기 꺼림칙해서 그래, ...그래...!! 그런 거라고.)
10:41PM리디안 K. 엔데:... (주섬주섬 재킷을 도로 입었습니다.
이대로 보내기 아쉬운걸. 대신 러셀의 턱을 들어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고 떨어집니다)
(괜찮겠지. 이 정도는.. 시간은 많으니. 그렇게 생각하며 러셀의 뺨에 손등을 댑니다) ...열이 떨어졌군요. 더 늦으면 피곤할 테니 숙소에 가서 쉬는 게 좋겠습니다....오늘은 그런 일도 겪었으니까요.
10:45PM러셀 데클란 켄트:(방금 겪었던 일이, 오늘 제일 그랬던 일이다, 새꺄... ...) (그와의 키스가 뭐, 역겨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자기 자신을 줘패고 싶을 정도의 현타에 휩싸이고는)
... (말을 더 얹었다가는 또 괜한 오해를 살까 가만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젠장, 분위기가 이상해... 이 녀석이랑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내가 인신매매 계약서를 썼냐, 미친 놈의 싸이코 회사 자식아!!!!!!)
10:47PM리디안 K. 엔데:(뺨을 붉히며, 주먹을 입가에 가져다 댑니다. 붉은 내부 조명 탓에 티가 나지는 않지만) ..조심히 들어가십쇼, 데클란.
10:49PM러셀 데클란 켄트:... ... (이렇게 보니, 제법 잘생긴 것도 같은... ...아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내일 ...무조건 병가내야지.)
지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아침입니다.
바쁜 스케줄이 줄은 탓인가, 컨디션이 눈에 띄게 괜찮아진 듯 합니다.
… 이기 전에 잠깐, 부재중 전화 47통이요?!
어쩐지 받지 말라며 본성이 소리치는 느낌이 들지만, 어쩔 수 있나요.
10:51PM러셀 데클란 켄트:(47...통? ...결국 병가도 못 냈는데, 뭐냐고...!)
10:52PM소속사 사장: 너 지금 어디야?!?!?
오늘 스케줄 다 취소했으니까 당장 회사로 나와!!!
10:53PM러셀 데클란 켄트:하?
제가 왜요? (싸늘한 목소리로 대꾸합니다)
회사의 비밀을 알아버린 걸 들켰나?! 아니면 인성논란…?
100통 넘게 쌓인 문자를 볼 염두도 안나 쌓아두곤 이것저것 가설을 세우던 차,
10:55PM러셀 데클란 켄트:... ...안 갈 수도 없고, 갔다가 또 칼 든 미친 새끼가 있으면 어떡해? 빌어먹을... (미간을 짚다,
개자식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봅니다. ...받아야... ...하나?)
(그리고, 주마등처럼 눈 앞에 잔잔하게 어젯밤 일이 떠오릅니다. ... ...X됐다.)
................................ (옆으로 넘겨서 통화 거절.............을 하려던 손가락이 미끄러져, 전화가 연결됩니다)
아침이라 가라 앉은 목소리의 리디안이 전화를 받습니다.
10:58PM리디안 K. 엔데:...좋은 아침입니다. 데클란. 그런데, 인터넷이 난리군요. ...무리도 아니긴 합니다만. (곤란한 투가 목소리에 묻어납니다)
10:59PM러셀 데클란 켄트:...인터넷? (어제의 칼 든 괴한이 잡혔나? 그렇게 미친듯이 도망다녔으니 누구 한 명쯤은 목격할 만도 하지...)
11:00PM리디안 K. 엔데:지금 확인, ...아닙니다. (수화기 너머로 짙은 한숨 소리가 들립니다)
11:01PM러셀 데클란 켄트:괴한 사건이라면, 적당히 이슈가 되다 곧 수그러들겠죠. (야, 그렇게 말하면 더 궁금해지잖아...! 꺼내 놓았을 터인 노트북을 찾아 두리번거립니다)
인터넷이요? 전화를 연결해 둔 채 인터넷에 접속해 봅니다.
그 다음으로는… 웬일로 리디안의 이름이 떠있습니다.
11:02PM러셀 데클란 켄트:(별 생각 없이 포털 사이트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봅니다)
이름을 검색하자 수백개의 기사가 뜨고, 그 중 당신의 눈을 의심케 한 것이 있을테니…
의 제목과 함께 파파라치샷으로 박제된 당신과 리디안이 있습니다.
부인하기엔 사진이 완전 고화질로, 누가봐도 당신과 리디안이네요.
11:04PM러셀 데클란 켄트:......................... ..................................................
(눈을...한 차례 거칠게 비비고 다시 화면을 봅니다)
이건..........................................................악몽인가?
11:04PM리디안 K. 엔데:파파라치가.. 저도 곤란합니다만, 사장님께 제대로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잠시 침묵하더니) ....아직 서로 알아가는 단계라고요.
11:05PM러셀 데클란 켄트:아니, 잠깐만, 그런 사이도 아니잖아 우리?!?!!?!?!!!
11:05PM리디안 K. 엔데:(가뿐하게 무시합니다) 키스 사진이 떠버렸으니.. 통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제부로 데클란의 마음을 알아버렸으니까요. 제가 노력하겠습니다.
언론은 이때다 싶었는지 기왕 문 대형 떡밥, 아주 사귀는 사이로 몰아가기로 한 것 같습니다.
11:06PM러셀 데클란 켄트:(하루의 일과였던 SNS 확인... ...지금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아... ... ........................)
댓글창과 SNS는 아무래도 안보는게 이로울 듯 하죠. 안봐도 뻔합니다.
간만에 쉴 수 있나 했더니, 어째 더 피곤해지게 생겼습니다!
밖으로 향하는 출근길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아침인데 카메라 플래시 사례나 받으러 가볼까요.
엔딩보상 : 2D3주동안 인터넷이 두 사람의 연애 스캔들로 뜨거워집니다. 당신의 피로는 덤으로요!
뭐… 당장에는 연애 스캔들로 팬층이 빠져나갈 수는 있겠지만요.
당신은 주문에 영향받지 않는 천상 아이돌♥이니까요!
이게 멉니까.. 릳셀이 ..
(아직도 어리둥절함)
11:15PM러셀 데클란 켄트:.......................
닥쳐...... (존대포기함)
11:15PM리디안 K. 엔데:팬에게 말이 심합니다.. 데클란...
11:15PM러셀 데클란 켄트:너한테 닥치라고 한 거야, 리디안 엔데~~~~!!!!!!!!!!!!! (리댠 입틀막함)
11:16PM리디안 K. 엔데:아.. 이런 곳에서.. (손바닥에 KISS..)
11:16PM러셀 데클란 켄트:.......................(소름이 오소소...) (그와중에 찰칵소리들림................)
11:17PM팬: 러셀아 !!!! 결혼 축하해!!
11:18PM러셀 데클란 켄트:아냐....
(아냐, 나 씨X 게이 아니라고!!!!!!!!!!!!!!!!!!!!!!!!!!!!!!!!!!!!!!!!!)
11:18PM매니저:에휴.. 언젠간 사고칠 줄 알았지 내가..
11:19PM러셀 데클란 켄트:(놔봐 놔보라고 매니저 너 이리와봐 새꺄)
11:19PM리디안 K. 엔데:참으십쇼.. (러셀을..꼬옥 안아주며)
11:20PM러셀 데클란 켄트:........................ (죽이고 싶다................................)
11:20PM매니저:게이새끼들.. 붙어다니더니 그럴 줄 알았다. (푸하하 비웃으며 사직서를 냅니다)
11:21PM러셀 데클란 켄트:저 저 씹새끼가 너도 된통 미친 게이새끼한테 걸려봐라 이 새끼야 (허공에 주먹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