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거만한 것들의 왕이 여기에 있다
원본 시나리오 https://kimpersonlee.tistory.com/2
KPC 진차이 옌
PC 리우셴 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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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거만한 것들의 왕이 여기에 있다.
W. 김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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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 닭장 같은 집들.
어떤 역사에도 자세히 쓰여지지 않을 인생.
그래도 우리는 여기에 살아 있어,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무슨 의미일지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
[오후 2시 12분]
낡아빠진 문 너머로 쿵, 쿵 하는 정갈한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진차이 옌 접니다. 셴. 안에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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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주인은, 진차이 옌 입니다.
3년전 화륜강에서 기억을 잃고 길거리를 떠돌던 당신을 거둬준 장본인.
리우셴 샨
(낡은 집 한구석에 비파를 베개 삼아 적당히 드러누워 있다, 익숙한 목소리에 서서히 감았던 붉은 빛의 눈을 뜹니다) 뭐야... 진차이. 그냥 알아서 들어오지 뭘 부르고 있어?
(도저히 얹혀 사는 신세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뻔뻔한 태도로 대꾸하고는, 다시 턱을 괴고 옆으로 누워버립니다)
✦ 반쯤 고장나 이제는 여는 데에 힘이 아주 많이 들어가는 문을 몇 번 걷어차 열어젖히면, 그는 당신의 방 안으로 자연스럽게 발을 딛고서는 의자에 앉습니다.
진차이 옌
또 누워있는 겁니까. 셴, 일어나 앉으십쇼.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한량 같은 자태의 리우셴을 바라보다 이마를 짚습니다. 작게 한숨을 내쉬며 꾸지람합니다)
... (언제까지 백수 생활을 할 참일까. 이제 그만 보탬이 될 법도 한데. 진심으로 그의 앞날을 걱정합니다)
리우셴 샨
...귀찮게 잔소리는. (다 들리라는 듯이 투덜대며 여기저기 흠집이 생긴 비파를 움켜쥐곤, 누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바닥에 두 다리를 겹쳐 앉습니다)
그래서, 집주인 양반. 뭐 시킬 일이라도 있어? 그러니까 부른 거겠지. 아니면 한 곡 연주해 주리? 곡 이름은... 그래. "늙어 빠진 아재" 정도가 좋겠네. (여전히 심드렁한 얼굴로 대꾸합니다)
진차이 옌
.... (구미가 당기는 얼굴을 지었다가, 할 말을 잃은 눈으로 그를 바라봅니다)
예. 일입니다. 배달 한 건만 합시다. (느릿하게 시선을 돌려 지저분한 방을 바라보다 입술을 뗍니다)
마약 몇 꾸러미만 나르면 됩니다. ...꽤 큰 건수라 당분간은 생계에 도움이 될 겁니다.
리우셴 샨
배달이라. 이번에야말로 보수는 제대로 쳐 주는 거겠지? 저번 일은 영 별로였어... 고작 양주 한 병 수준으로 전부 날릴 정도였잖아. (그 가게에서 제일 비싼 술을 주문했다는 사실까지는 딱히 생각이 미치지 않습니다)
(비파의 현을 가볍게 튕기며 나른하게 고개를 기울입니다) 이제 술 마실 돈이 떨어지기도 했고... 좋아. 이 X같이 더러운 먼지투성이 방에 하릴없이 누워 있는 것도 슬슬 질리던 참이었거든.
진차이 옌
...지금 당신 형편에 양주도 사치 아닙니까.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의뢰로 들어온 돈을 리우셴이 흥청망청 써버리는 통에 지난달에는 차는 고사하고, 멀쩡한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이마를 짚다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듭니다) 그리고 술도 이만 끊으십쇼. 몸에 안 좋습니다.
리우셴 샨
알 게 뭐야. 언제 뒈질지도 모르는 거. 그때그때 끌리는 거나 하고, 비파나 튕기면서 살아야지. (뚱한 얼굴로 진차이의 살짝 좁혀든 미간을 구경하다, 곧 주머니를 뒤적거려 궐련 한 개비를 꺼냅니다)
(바닥에 대충 떨어져 있던, 기름이 거의 다 떨어져가는 라이터를 찾아 불을 붙이고는 크게 한 모금 빨아들입니다) ...후우. 그래서 넌 건강한 덕 좀 보나 봐? 금방이라도 무릎뼈가 삭아서 부서질 것 같아 보이는데. (거만한 눈빛으로 진차이의 전신을 훑습니다) 난 술도 없이 풀떼기나 주워먹는 삶은 사양이야.
진차이 옌
....당신이 번듯한 직장을 가진다면야, 멀쩡한 식사는 날마다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당연한 것을 모르냐는 눈으로 리우셴을 응시합니다)
....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합니다)
일이 성공할 때까지 금연, 금주입니다. 당신 몫의 식사도 빼두겠습니다. (리우셴의 입에 물린 궐련을 채, 손바닥으로 우그러뜨립니다. 회계를 담당하는 그에게 있어서는 최후 통첩인 셈입니다)
리우셴 샨
나같은 길거리 한량을 써 줄 놈이 어디 있어? 가끔씩 지나다니는 부자 놈들 주머니나 털면 그만이잖아. (다시 연기를 내뿜으려다, 곧 눈 앞에서 진차이의 손으로 처참하게 우그러진 궐련에 눈을 크게 뜹니다)
...야! 그게 마지막 한 개비였다고...! 이 자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억센 손길로 진차이의 멱살을 붙듭니다) 뭘 어째? 금연...금주?!
진차이 옌
...제가 당신을 너무 오냐오냐 대했나 보군요. (리우셴의 손을 탁 쳐내고 목을 매만집니다. 옷깃 아래로 붉게 매인 자국이 드러납니다)
억울하면 밥값을 하십쇼. 이제 당신도 그럴 나이 아닙니까? (궐련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품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리우셴 샨 야, 진차이...! (그를 붙잡고 있던 손이 떨어지자 다시금 추궁하려 팔을 들었다, 곧 그가 품에서 꺼낸 무언가에 가로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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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차이는 품에서 종이 하나를 꺼냅니다.
당신이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공부용 책상 위에다, 진차이는 구깃거리는 종이를 펼쳐 놓습니다.
종이에는 6명의 사진과,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진차이 옌 상대의 정보입니다. 내일 오후 7시에 이 6명 중 하나가 아편을 가지고 화륜강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리우셴 샨 흠... ...전부 머저리처럼 생겼네. (책상 위에 놓인 종이를 흘겨보며 고개를 주억거립니다) 그래서, 그 녀석을 두들겨 패서 아편을 훔쳐 오라는 거냐?
진차이 옌 ....전에는 해본 적 있다는 투군요. (눈을 가늘게 뜨고 리우셴의 얼굴을 빤히 봅니다) 예. 아편을 가로채는 의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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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소리입니다. 이 화륜강 안에 마약이 돌아다니는 일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만은...
리우셴 역시 아편의 배달을 맡은 적은 종종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당당하게 아편을 가로채라는 의뢰는 처음입니다.
진차이 옌 이 여섯 명을 전부 조사해야 하는데.. 저 혼자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더군요. 그러니 당신과 제가 셋씩 나눠 맡는 겁니다. (오른손으로 종이 위를 가리킵니다)
리우셴 샨 진짜로? (비꼬듯이 던져본 말이었는데, 본인도 어이가 없다는 듯 진차이 쪽으로 고개를 틀곤) ...참 나. (종이 속, 꽤 험상궂어 보이는 목표들의 얼굴을 노려봅니다. ...뭐, 등 뒤에서 기습해서 쇠파이프로 머리 한 번 후려주면 끝나려나.)
진차이 옌
허튼 생각은 마십쇼. 책임질 수 없는 일은 손대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리우셴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강 감이 온다는 듯 눈을 흘기고는, 책상에 손바닥을 댑니다)
정보가 새어나가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이 일은 당신과 저. 둘이서만 진행합시다. 최대한 빠르게.
내일 오후 7시, 화륜강 근처에서 아편 들고 다니는 인간을 찾으면 아편을 뺏고, 바로 국수공장 뒤로 가십쇼. (지도를 그리듯 책상 위로 손짓합니다)
거기에 전달받을 패가 나와 있을 겁니다. (손끝으로 모서리를 톡톡 두들깁니다)
리우셴 샨
애초에 나한테 이런 일을 맡긴다는 게... 그런 허튼 짓을 바라는 거 아니었냐? ...하여간 시시하게 굴기는. (손가락 끝으로 진차이의 가슴 언저리를 쿡, 찌릅니다) 알았어. 몰래 훔치면 되는 거 아냐.
그래. 머릿수가 적으면 배당금도 많아질 테니까 오히려 좋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오랜만에 술판 한 번 벌일 수 있겠네. 물론 너도 끼는 거야.
국수공장 뒤... 알겠다고. (팔짱을 낀 채로 진차이를 흘겨봅니다) 일은 그걸로 끝이야?
진차이 옌 네. 보수는 정확히 반으로 지급하죠. (생활비를 빼고. 리우셴에게 밀친 것은 아랑곳 않고 팔짱을 꼈습니다)
리우셴 샨 그럼... 내일 바쁘게 움직여야 하니까 오늘은 쉬어야겠네. (뻔뻔하게 대꾸하며 팔짱을 낍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정말 없어?
진차이 옌
아직 두시인데. 무슨 저녁입니까. 방에서 담배나 피우고 있으니 시간 감각도 사라진 모양입니다 셴.
...따라오십쇼. 점심이나 같이 듭시다.
리우셴 샨 내 방에 빛 한 점 안 드는 게 내 탓이냐? (사실 방금 잠에서 깬 탓에 시간 감각이 완전히 희석된 탓이었지만, 괜히 신경질을 내며 진차이를 따라갑니다)
진차이 옌 입가에 침이나 닦고 말하십쇼. (손수건을 건네며 먼저 방을 나섭니다. 도대체 언제 철이 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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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2시 50분]
진차이의 움직임을 따라 식당가로 이동하기 시작하면, 이웃들이 당신을 보고 슬금슬금 몸을 피합니다.
이따금씩 진차이를 보며 인사를 건네는 사람도 있지만, 글쎄요. 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바로 도망입니다. 그야.. 당신의 패악을 몸소 겪고 있는 사람들이니 말이에요.
발 아래로 치우지 않은 쓰레기들이 걷어차입니다.
…쓰레기 봉지들 중 하나가 음식물의 잔해들을 오래 품고 있었던 모양인지, 발에 닿자마자 터져 팍, 하는 소리와 함께 악취를 풍기는군요.
코가 썩어들어가는 것 같은 냄새입니다.
하지만 이런 게 이곳의 일상이죠. 쓰레기 냄새로 충만한 일상을 거쳐 식당가에 도착하면….
...
여느 때처럼 여러 가게들이 얼기설기 엮여 있고, 사람들은 좁은 틈새로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진차이는 자연스럽게 식당을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메뉴판을 봅니다. 메뉴판엔 탄탄면, 딤섬, 카오야, 라즈지, 꿔바로우 등이 있습니다.
리우셴 샨 (괜히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의 잔해를 신경질적으로 밟곤 진차이와 함께 식당 안으로 비집고 들어갑니다) ...언제나처럼 꽥꽥 시끄러운 놈들이 모여가지곤. 닭장 같네.
진차이 옌
그 닭장이 있어서 그나마 당신이 오늘 한 끼를 곪지 않고 때울 수 있는 겁니다. (덤덤하게 대꾸해 주고는 메뉴를 건넵니다)
먹고 싶은 건 전부 시켜도 좋습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으니 당신도 든든히 먹어둬야겠죠.
리우셴 샨
(가볍게 메뉴를 훑고는) ...왜 이래? 이상한데. (진차이의 태도가 묘한 듯 눈썹을 구깁니다) 너, 혹시...날 인신매매니 뭐니 팔아넘길 생각은 아니겠지?
... (하지만 시켜준다니, 거절할 생각은 없는 듯 메뉴판을 다시 꼼꼼히 살피고는) 그럼... 다오샤오미엔 하나랑, 쭈로우춘펀티아오. 그리고 꿔바로우 정도면 되겠네. ...샤오롱바오 한 접시도.
진차이 옌 ....평소에 무슨 짓을 하면 그런 생각이 먼저 드는 겁니까.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중얼거리고는, 손짓으로 종업원을 불러 음식을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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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주문하고 나면, 그제서야 옆 식탁의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머니 한 명이 세 명의 아이를 데리고 피곤한 낯으로 앉아 있습니다.
그쪽 식탁은 흩어진 음식물들로 엉망입니다. 지칠 만도 하지요.
리우셴 샨 시끄럽네... ...애새끼들이 가만히 못 있으면 그냥 꺼지라고. (신경질적인 모양새로 옆 식탁을 노려봅니다)
진차이 옌 ....셴. 아이들을 싫어합니까? (가족들을 멍하니 응시하다,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는 리우셴의 주위를 돌립니다)
리우셴 샨 말귀 못 알아먹는 새끼들은 나이 불문하고 전부 질색이야. (습관적으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이윽고 꺼낸 텅 빈 담뱃갑을 쥐고는 바닥에 던져버립니다)
진차이 옌 .... (담뱃갑을 주워 휴지통에 버립니다) 셴. 기억은 어떱니까.
리우셴 샨 몰라. 아무리 생각해도 안 떠오르니까. (테이블에 턱을 괴고 앉으며 대꾸합니다) ...3년 전의 더러운 길거리. 여전히 그게 끝이야.
진차이 옌
그렇습니까.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듯 침묵합니다)
.....혹시, 가족들이 그립진 않습니까. (덤덤한 눈빛으로 턱을 괸 리우셴을 봅니다)
리우셴 샨 가족?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들어 진차이의 두 눈을 응시합니다) 기억도 안 나는 게 뭐가 그리워? ...넌 있냐? 가족. 뭐, 없으니까 아재 혼자서 살았던 거겠지.
진차이 옌 ...저는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지만. 같이 살 때는 외롭지 않고 매일이 즐거웠습니다.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리우셴 샨 아~... 그래. (딱히 공감이 가지 않는 듯, 시선을 틀어 흥미 없는 눈길로 아이들을 훑습니다. ...시끄럽고 짜증만 나.)
진차이 옌
저 나이대의 아이들은 다루기 어렵죠. 예전에는 버려진 아이들을 주워다 키우곤 했습니다. (슬쩍 웃습니다. 지난 과거를 추억하는 사람처럼 시선이 먼 곳을 향합니다)
전부 그리운 추억이군요. (시선이 리우셴을 향합니다) ...당신도 기억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합니다.
리우셴 샨
네가 뭔 고아원 원장이라도 되냐? 그래서... 나도 네가 낚아온 고아 새끼 중의 한 명이었다는 거지. 그 놈의 오지랖. 고마워 죽겠네. (들을수록 영 성가신 이야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듯, 아이들로부터 시선을 거둡니다)
지금까지 날 찾지도 않는 가족 따위 만나서 뭐 해? ...그렇지. 그냥 빨리 보내버리고 싶냐? 하긴, 허구한 날 밥이나 축내는 쓸모 없는 녀석따위 처분하는 편이 낫겠지. 그래, 거머리처럼 들러붙어 있어서 참 미안하게 됐다.
(전혀 미안한 기색이 섞여 있지 않은 말투로 꿍얼거리며, 턱을 괸 팔을 늘어뜨리곤 진차이를 곁눈질로 흘겨봅니다) ...돈만 모으면. 바로 네 낡아 빠진 소중한 집에서 꺼져 줄게. 됐지?
진차이 옌
....그런 뜻은 아니었습니다만. (리우셴의 말에 얼굴에서 웃음기를 거둡니다. 평소의 무뚝뚝한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비록 당신이 밥만 축내고 방에 틀어박혀 폐인처럼 지내고 있기는 하지만, 저는 당신이 빛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젓가락을 들어 주의를 주듯 리우셴의 입술을 집습니다)
모든 사람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 (또 상념에 잠깁니다)
리우셴 샨
야, 진차이...지금 말 다 했냐?! ...웁, ...!! (쾅, 하고 테이블을 내려치자 목 언저리의 핏줄이 도드라집니다.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입술을 집은 젓가락에서 벗어나곤) 푸하, ...빛나긴 뭐가 빛나. 지금 비꼬는 거냐?! 어?!
...잠깐. 진심으로 열받기 시작했어... ...일어나. 한 대 패주고 싶으니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손으로 테이블을 짚곤 소리지릅니다)
진차이 옌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 ...그저 마음을 먹지 않는 것뿐이죠. (무표정하게 응시하고는) 앉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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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셴이 막 화를 내려는 즈음에, 마침 식사가 나옵니다.
종업원은 양손 가득 음식이 놓인 쟁반을 들고, 곤란하다는 얼굴로 곁에서 알짱거립니다.
리우셴 샨 ... (타이밍 좋게도 튀어나온 음식 쟁반에, 머리를 잔뜩 헝클이며 분노를 겨우 추스르곤 자리에 털썩 앉습니다) ...두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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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밥은 특별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충 입에 넣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배에 음식이 들어가자 몸이 따뜻해지고, 난데없는 아편 배달 이야기에 조금 긴장했던 것이 풀리는 듯 합니다.
진차이 옌 (접시가 거의 다 빈 것을 확인하고, 주인을 불러 계산합니다) ...정말로 다 먹었군요. 어디로 들어가는 겁니까? (의아한 눈으로 러셀의 배를 바라봅니다)
리우셴 샨 (마지막 남은 샤오롱바오를 입 안에 밀어넣습니다. 뱃속을 아득하게 채우는 포만감이, 오늘따라 더 짜증을 돋구기만 합니다) ...이 정도는 먹어야지. 비쩍 마른 아재하고는 다르니까.
진차이 옌 저도 꽤 먹었습니다만.. (테이블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 진차이와 당신은 식당 바깥으로 나옵니다. 밖은 당연하게도 아까 전과 변한 것이 없습니다.
진차이 옌 소화시킬 겸 걷지 않겠습니까. 내일의 일을 대비해 체력 보충입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어깨에 걸친 코트를 여밉니다)
리우셴 샨 고아 돌보미로도 모자라 이젠 개새끼 산책이냐? ...하. 그러던가. 잠깐이라면 어울려 줄게.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큰 보폭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진차이 옌 본인을 개.. 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당신은 사람입니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는 리우셴의 뒤를 따릅니다)
✦
당신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근처를 잠깐 걷기로 합니다.
여러 가게들이 밀집해 있어 눈이 심심하지는 않습니다. 매일 보는 것들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또 매일 바뀌니까요.
리우셴 샨 그걸 내가 모를 줄 알아?! (또다시 열이 뻗친 듯, 거리에 나뒹구는 애꿎은 드럼통을 걷어찹니다)
진차이 옌 (쓰러진 드럼통을 도로 세우고 덤덤하게 거리를 구경합니다) 셴이라면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더럽군요. 거리를 청소하는 이가 아무도 없으니 당연한 말입니다만.
리우셴 샨 자기 집도 아닌데 누가 저걸 다 쓸고 닦겠냐? 더럽고 쓸모없는 구정물들만 고여 있는 동네인데. ...아무도 이런 막장 인생들이 부대껴 사는 곳에는 관심 안 가지니까. (작게 투덜거립니다)
진차이 옌 ....그렇습니까. (리우셴의 말을 듣다 조용히 고개를 주억거립니다) 그래도, 저는 여기가 좋습니다. 조용하고, 만두도 맛있고요. (나지막이 리우셴의 얼굴을 응시합니다)
리우셴 샨 뭐, ...샤오롱바오 정도는 먹어줄 만 하지. 딱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지만. (입을 삐죽이며 다시금 걸음을 옮깁니다)
진차이 옌 그리고.. (무어라 달싹거리나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습니다)
✦
대화의 틈으로, 사람들이 떠들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렇죠…결코 좋은 환경이라고 말할 수 없는 곳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오래 산 그가 애착을 가지게 되는 건 당연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오늘의 진차이는 좀 이상해 보입니다, 원체 나이가 많은 아저씨지만, 오늘따라 피곤함이 그의 얼굴에 서려 있습니다.
리우셴 샨 야, 방금 배 채웠는데 얼굴 꼬라지가 왜 그래? (문득 걸음을 멈추곤 뒤를 돌아 진차이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이제 그만 돌아가지? 체력 보충이랍시고 산책 나부랭이에 다 쓰면 곤란하거든.
남자 ...어이. 옌! (투박하고 거친 말투로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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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어떤 사람이 진차이의 어깨를 급히 잡습니다.
그 사람은 진차이에게 빠르고 작은 소리로 소곤거립니다. 당신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소리입니다.
리우셴 샨 ...? (진차이를 부르는 목소리에 의아한 눈빛으로 남자를 꼬나봅니다)
진차이 옌 ...아. 그러죠. (남자의 말을 듣고, 무덤덤하게 수긍합니다. 팔짱을 끼고 리우셴을 봅니다) 잠깐 볼일이 생겼습니다 셴. 금방 돌아오죠.
리우셴 샨 뭐야. 그럼 나 먼저 간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남자 쪽을 흘겨보며 묻습니다)
진차이 옌 잠시면 될 겁니다. (코트를 여미며 자리를 뜹니다)
✦
진차이는 남자와 함께 골목 너머로 모습을 감춥니다.
잠시라니, 기다리라는 말인가요? 갑자기 홀로 남겨진 당신은...
그가 돌아올 때까지 근처를 돌아다니며 조금 시간을 때우면 좋겠네요.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는 도박판과, 아편굴, 국수공장이 있습니다. 구경이라도 다녀오면 어떨까요?
리우셴 샨
(혼자 덩그러니 거리에 남겨지곤) ...야. 야...!! (애처롭게 진차이가 사라진 골목을 향해 소리지르다, 곧 고개를 휙 돌립니다) ...X같은 자식.
(도박판이나 가 볼까. 걸 만한 돈은 없지만... 여기 멀뚱히 서 있는 것보단 낫겠지. 투덜대며 걸음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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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우셴은 도박판으로 향합니다.
마작 패가 굴러가는 소리, 화투가 섞이는 소리.
이 쪽에서는 돈을 잃고 절규하는 사람의 얼굴이, 저 쪽에서는 돈을 따고 웃음이 만연한 사람의 얼굴이 보입니다.
리우셴 샨
으, 침튀기는 머저리들이 한가득... ... (역시, 시간 때울 곳을 잘못 골랐나... 후회하려던 찰나, 푸짐하게 앉아 있는 한 머리 까진 사내의 주머니 사이로 비죽이 튀어나온 지갑을 발견합니다. ...손이나 풀어 볼까? 슬쩍 지갑에 손을 가져갑니다)
cc<=50 손놀림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3 > 23 > 어려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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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푹 빠진 사내는 리우셴이 지갑에 손을 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두둑해 보이는 지갑을 여니.. [300위안]을 취득합니다. 술값으로 쓰면 제격이겠어요.
리우셴 샨
쳇. 고작 이 정도밖에 없어? (후미진 곳에서 지갑을 열어보곤, 돈만 싹 털고 지갑은 대충 쓰레기통에 던져 넣습니다)
(이번 도박엔 거지 새끼들만 모였나 보네. 자연스레 도박판에 섞여들어, 쓸 만한 정보가 없는지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1 > 31 > 어려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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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처의 몇몇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A 요새 영 분위기가 좀 그렇지, 뭔가 변할 것 같고. 지금이 딱인데.
B 어제 메이메이가 청련 애들한테 털렸다고 하더라고.
A 다시 돌아오는 건 아니겠지? 쓰레기 새끼들. 내가 그 새끼들한테 얼마를 뺏겼는지 몰라.
B 쉿, 조용히 해. 들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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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의 대화는, 저편에서 한탕 땄다며 소리를 질러대는 관객의 환호성에 묻혀 들리지 않습니다.
리우셴 샨
하... (그야, 실력이 없으니까 그만큼 털렸겠지. 정작 본인도 술에 취한 채 도박판에서 상당한 금액을 뜯긴 전적이 있지만, 자신의 치부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거기, 자리 비었으면 나도 한 판 하지. (방금 훔친 돈도 있으니까. 적당히 사람이 빈 도박판 사이를 비집고 끼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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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을 하던 사내들은 불쾌한 기색을 띠지만, 곧 자리를 양보해 줍니다.
한창 마작을 하던 중 같습니다.
리우셴 샨
(방금 앉으려 했던 사내를 억지로 밀쳐내곤 자기가 그 자리에 앉습니다. 촤르륵,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패들을 차례로 손아귀에 넣습니다)
cc<=50 행운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4 > 34 > 보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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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300 (1D300) > 21
리우셴은 210위안을 추가로 획득합니다. 당신에게 진 상대는 분노하고 있습니다.
한 번 더 승부를 제안하는 군요. 어떻게 하나요?
리우셴 샨
그래, 반장전으로 끝내긴 아쉽지... 원래 전장이 원칙이기도 하니까. 야, 미리 지갑 내놓을 준비나 해. (비열함이 뒤섞인 눈웃음을 지으며 승낙합니다)
cc<=50 행운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1 > 51 > 실패
1d51 (1D51) > 21
✦ 리우셴은 210위안을 빼앗깁니다..
리우셴 샨
...야. (대기중이었던 패가 마구잡이로 흐트러지고, 턱, 사내의 손목을 붙들어 비틉니다)
...어디서 내빼려고 해? 다시 앉아. 내 돈 뱉어내고 가야지, 새꺄...!
✦
잃은 돈을 찾아 기뻐하던 남자는, 리우셴의 협박에 다시 착석합니다.
남자는 "도박사는 도박으로 대화한다"며 마지막 승부를 제안합니다!
리우셴 샨
도박사는 빌어먹을 도박사야. 그냥 시궁창 인생인 쥐새끼들이지. (다시금 손에 들어온 패를 훑습니다)
cc<=50 행운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9 > 89 > 실패
1d30 (1D30) > 28
✦ 리우셴은 280위안을 잃습니다. ....어째 전부 손해를 본 기분이네요.
리우셴 샨 X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작탁을 뒤엎어버립니다. 작패가 마구잡이로 흩어져 바닥에 떨어집니다)
✦
남은 건 20위안입니다. 가는 길에 사탕이나 사먹으라며 조롱하던 남자가 멀어집니다.
...
소란을 피운 죄로 도박판에서 쫓겨납니다.
리우셴 샨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도박판에서 걸어나옵니다. ...X같은 자식들, 내가 다음에는 옷까지 전부 벗겨내서 길거리에 내쫓을 거니까...! 허탈함과 짜증을 가득 안은 채로 아편굴로 걸음을 옮깁니다. ...종이에서 봤던 녀석들이 거기 있을 수도 있으니까, 미리 체크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
...
리우셴은 아편굴로 걸음을 옮깁니다.
아편은 인민의 종교죠. 반대였나요?
어쨌든 이곳은 마치 예배당처럼도 보입니다. 사람들이 전부 풀린 눈으로 그들만의 신을 만나는 중이니까요.
신과 환상은 어떻게 다르나요?…이런 얘기는 넘어갑시다.
리우셴 샨
(하염없이 기묘한 말을 내뱉으며 허공을 보고 걷는 사내와 어깨를 부딪히자, 바로 불쾌한 듯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버립니다. 아편에 손을 안 대본 건 아니지만, 즐거운 환상이 끝난 뒤의 무참한 허탈감을 견디기 힘들어 그리 자주 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애초에 할 만한 돈이 없기도 하고, 또 진차이 자식의 숱한 잔소리가... ...)
(몽실몽실 떠오르는 그의 얼굴을 잽싸게 머릿속에서 지워내며, 주변에서 들려오는 약에 취한 멍청이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5 > 45 > 보통 성공
✦ 약에 취해 중얼거리는 소음 사이로, 근처의 몇몇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A 정말이야, 홍타오 그 인간을 이 근처에서 봤다니까.
B 뭐? 진짜? 예전에 쫓겨난 놈이 뭣하러 서성거려?
A 내 말이 그거야.
B 약에 취해 헛 걸 본 건 아니고?
A 아까부터 그 말 다섯 번째야.
B 그 말은 너도 똑같은 말을 다섯 번째 하고 있다는 거군...
✦
...
이후의 대화는 여섯번째의 반복입니다.
리우셴 샨
(홍타오? 그게 누군데. 약쟁이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들을 필요는 없겠지... ...)
(딱히 필요한 정보는 들려오지 않을 것 같네. 젠장, 사탕이나 사 먹으라니... 빌어먹을 X같은 자식이. 혹시라도 훔칠 만한 귀중품이 없는지, 소매치기 시절에 버리지 못했던 습관대로 주위를 훑어봅니다)
cc<=50 손놀림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5 > 15 > 어려운 성공
✦
약에 취한 여자의 주머니에 손을 댑니다. 리우셴은 [아편 한 봉투]를 취득합니다.
여자는 아편을 잃은 것도 모르고 비틀거리며 너머로 사라집니다.
리우셴 샨 (그래, 이거 팔면 돈 좀 되겠지. ...정 안 되면, 내가 좀 해도 되고. 주머니에 대충 아편 봉투를 쑤셔넣고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뜹니다)
✦
...
리우셴은 아편굴을 나섭니다.
리우셴 샨 내일 접선 장소가... 분명. (국수공장 뒤였지. 탐문 겸 거기도 가 볼까. ...진차이, 이 자식... 대체 언제 돌아올 셈이야? 그가 사라졌던 자리를 흘겨보고는, 국수공장 쪽으로 향합니다)
✦
....
국수공장으로 향합니다.
지친 얼굴의 노동자들이 오늘도 국수를 뽑아냅니다. 위생적인 상태는 아닌 것 같아요.
뭐 여기저기서 이렇기 마련이잖아요. 소보원 같은 데가 있을 리도 만무하고...
…제가 소보원이라고 했나요? 잊어요. 어쨌든 굳이 항의하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기계소리가 윙윙거리는군요.
리우셴 샨
(그러니까, 번듯한 직장을 가지라는 말은... ...'저딴 일'을 하라는 거지? ...장난해? 보기만 해도 지루한 광경에 하품이 절로 나옵니다. 느릿한 걸음을 옮기며 공장을 구경합니다)
cc<=80 관찰력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길게 이어진 하품 끝에, 눈가에 맺힌 눈물을 적당히 닦아냅니다)
cc<=80 관찰력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0 > 30 > 어려운 성공
✦ 하품을 하던 리우셴의 눈에 그나마 재밌어 보이는 물건이 띱니다. [쇠파이프]를 취득합니다. 무기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리우셴 샨
(떨어져 나온 공장 부품인가, 바닥에 떨어진 쇠파이프를 주워들어 몇 번 적당히 휘둘러봅니다. 새삼스레 몇 년 전 길거리를 구르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몇 놈이고 파이프로 뒤통수를 갈겨버리곤 했었지...)
(쇠파이프를 쥐곤 공장에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봅니다.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기계 소리 때문에 잘 안 들리는데.)
cc<=70 듣기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6 > 36 > 보통 성공
✦ 기계 소음에 섞인 노동자들의 한탄에 귀를 기울입니다.
A 가난하게 사는 것도 지긋지긋해...
B 누가 안 지긋지긋하겠어? 왜 굳이 다들 아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모르겠네.
A 신이라도 나타나서 다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B 또 헛소리하는 책 읽었지? 너는 그 습관을 좀 고쳐야 할 필요가 있어.
✦
...
왁자하게 웃는 노동자들의 웃음소리에 묻혀 이후의 대화는 들리지 않습니다.
....
…여러 군데를 돌며 시간을 죽이던 그 때, 당신의 등을 톡톡, 두드리는 손길이 하나 있습니다.
리우셴 샨 (진차이 옌... ...이 새끼, 어디로 튀어버린 거야? 슬슬 기다리기도 귀찮은데 이만 돌아갈까... 결국 수중에 남은 20위안으로 산 싸구려 포도맛 사탕을 궐련 대신 입 안에서 굴리며 투덜거리다, 어깨에 느껴지는 손길에 고개를 휙 돌립니다) ...뭐야?
✦
뒤를 돌아보면 어딜 봐도 호남형이지만, 미묘하게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당신을 쳐다봅니다.
훌쩍 큰 키가 인상적이네요.
리우셴 샨 시비 거냐? 길 묻는 거면 다른 새끼한테 가. 꺼져. (툴툴대며 걸음을 옮깁니다)
훼이디 환 안녕. (힐끔 리우셴의 손에 들린 종이를 내려보고 비웃듯 미소짓습니다) 그러니까, 리우셴 샨. 맞지?
✦ 남자의 뒤에서 불쑥 머리 하나가 더 튀어나옵니다.
쉐메이냥 안녕하세요~ 귀엽게 생겼네요. 듣던 거랑은 다르네. (키가 큰 남자의 귀에 속삭입니다)
훼이디 환 ...너무 쳐다보진 말아요. (남자를 제 뒤로 물리고 다시 입을 엽니다)
리우셴 샨 이 치렁치렁한 녀석들은 대체 뭐야...? (자기보다 한 뼘은 더 커 보이는 사내들이 다가오자 주춤거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섭니다) ...내 이름은 왜 아는 거지? 뭐 하는 새끼들이야?
훼이디 환 샨, 우리는 네가 옌.. 그 늙은 여우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고 있어. 마약을 훔치려는 거지?
리우셴 샨 (늙은 여우? ...확실히, 그 표현이 맞긴 하지.) 뭔 개소리야? 처음 봤으면서 뭐라도 아는 척 굴지 마. ...너, 그 새끼랑 아는 사이냐?
훼이디 환 그 아저씨도 참, 늙어서 순진한 어린애들 놀려먹는 걸 좋아한다니까~ (지독하다는 듯 과장되게 고개를 젓습니다)
쉐메이냥 말장난 그만해요 훼이디~! (남자의 옆구리를 쿡 찌르고 꺄르르 웃습니다)
리우셴 샨 미, 미친 새끼들... ... (낯간지러운 광경에 미간을 좁히고는)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야? 지금 협박하는 거냐?
쉐메이냥 앗, 안심해요. 우리는 샨을 구해주려고 왔어요! (해맑게 웃으며 훼이디의 품에 안깁니다)
훼이디 환
누가 어린애 아니랄까 봐. 쫄아서는.. (들릴 듯 말 듯 중얼거립니다) 조직에 일러바칠 생각은 없어. 걱정 말라고.
너에게 제안을 하러 왔어. 리우셴 샨.
리우셴 샨 조직? ...너희, 어디 소속이야? (손에 쥔 쇠파이프에 힘을 줘 붙듭니다) ...제안?
훼이디 환 적어도 마약 배달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지. (두루뭉술하게 대답을 뭉개고는, 상황이 즐겁다는 듯 옅은 미소를 띱니다)
쉐메이냥
맞아요~ 적어도 우리는 믿어도 괜찮아요. (불쑥 고개를 내밀고는 반짝거리며 웃습니다) 아,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란 건가요?
어쩜~ 너무 귀엽다! 그쵸 훼이디~ (말끝을 늘리며 훼이디의 팔을 안습니다)
훼이디 환 (꼬마를 귀여워하는 쉐메이냥, 귀여워)
리우셴 샨 처음 보는 자식들이 그 녀석을 들먹이면서 협박하려고 드는데... 내가 순순히 믿어줄 거라고 생각해? ...야! 내 말 듣고 있는 거 맞냐?!
훼이디 환 ....다 듣고 있으니까 소리 지르지 말라고. 우리 달링이 놀라잖아.
리우셴 샨 그래서, 제안이 뭐냐고... 이 빌어먹을 멀대들아...!! (듬직한 쪽과 상대적으로 얇은 쪽을 번갈아 흘겨봅니다)
훼이디 환 (빌어먹을 멀대..?)
쉐메이냥 아, 너무 화내지 말아요 둘 다. 화낼 거예요!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다, 리우셴 쪽으로 몸을 돌리고 손을 붙잡아 흔듭니다) 저는 쉐메이냥, 이 귀여운 쪽은 훼이디 환이에요.
훼이디 환
(볼을 부풀리는 쉐메이냥, 귀여워!)
(쉐메이냥을 응시하다 도로 표정을 굳힙니다) 너, 진차이 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그 녀석이 너에게 직업이 뭐라고 하던?
...마약 운반에 대해서는? 중요한 정보는 쏙 빼고 말해줬겠지.
리우셴 샨
쉐메이냥? ...사람 이름이? (과일을 넣은 동그란 디저트를 떠올리곤, 언뜻 입가에 비웃음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 ... (이어 들려온 말에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못한 채) 몰라. 내가 안 물어봤거든. ...알 게 뭐야? 그 녀석이 뭘 하던지. 밥이나 꼬박꼬박 주면 됐지.
훼이디 환 ....방금 뭐라고 했나? 개가 짖은 것 같은데.
쉐메이냥 잠깐, 진정해요 훼이디~ (익숙하게 훼이디를 눌러 말립니다. 이름을 비웃음 당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다는 듯 웃습니다)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리우셴 샨 하? ...개 짖는 소리는, 그 쪽 얘기 아냐? 금발 앞에서 꼬리 흔드는 꼴이 딱 개새끼랑 닮았는데.
쉐메이냥 (리우셴의 말을 긍정적으로 흘려 넘깁니다) 그건 그 사람의 수법이에요.
훼이디 환
(딱 한대만 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마약말이야. 청련에서 들여오기로 했어.
그리고, 니가 아는 진차이 옌은 청련의 소속이지. 이 바닥에서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
리우셴 샨 수법? ...뭐? (처음 듣는 이야기에 눈을 크게 뜹니다) ...지네 조직에서 들여올 마약을 왜 훔쳐?
훼이디 환
청련의 물건을 청련이 빼돌려서 뭘 하겠어?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지능이 딱 개새끼 수준인가?
쉐메이냥 훼이디~~! (부드럽게 쏘아 붙입니다)
리우셴 샨 ...야. 죽고 싶냐? (살의를 담은 눈빛으로 훼이디를 올려다봅니다)
훼이디 환 하하, 귀엽기도 해라. 아무튼, 시체 안에 마약을 넣어서 운반하는 게 청련에서 얼마나 보편적인 수법인지도 모르는 모양이네.
리우셴 샨 시체 안에, 마약을... ... (미간을 구긴 채로 중얼거립니다) ...그래서? 지금 그 시체가 내가 될 거라고 말하는 거냐?
훼이디 환 그 여우는 때마다 신선한 시체를 넘기는 일을 하고 있지. 우습지 않아? 어쩜 그렇게 실적이 좋은지.
쉐메이냥 샨은 지금 속고 있는 거라구요..!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리우셴 샨
...하. 그래, 전부 처음 듣는 이야기야. X같게도... ... (엉망진창인 머리를 잔뜩 헤집고는) ...그런데, 지금 처음 본 너희를 제대로 신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증거는?
... ...그 자식, 진차이랑 직접 얘기해 봐야겠어. 비켜.
훼이디 환
멈춰. 우리는 청련의 라이벌 조직 소속이야. 청련이 일을 망쳐야 우리에게는 이득이라고.
매해마다, 시체 속에 마약을 넣어 밀수하는 일로 청련이 얼마만큼의 수익을 낸다고 생각해? (리우셴의 앞으로 한걸음 다가가 막아섭니다)
지금 그 녀석에게 가 봤자. 거짓으로 너를 속이고 하루를 앞당겨 청련에 팔아버리겠지. (유하게 웃습니다) 우리라면 너를 도울 수 있어.
리우셴 샨 ...도와? 알 게 뭐야. 그쪽도 시체 밀수꾼일 줄 어떻게 알고. 난 그 자식을 만나 봐야겠다고...! (훼이디의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발을 밟곤 꾹 짓누릅니다)
훼이디 환 (간지럽지도 않다는 듯, 리우셴의 허리를 잡아 넘깁니다) ...억울하지도 않아? 3년간 오직, 너를 팔아버리려는 생각으로 네게 잘 대해준 남자인데.
쉐메이냥 (입을 가리고 미미하게 웃습니다) 우리는 이익을 얻고, 샨은 복수를 하는 거죠. 물론, 수익은 공평하게 나누어 줄게요.
리우셴 샨 나도 그동안 그 새끼를 내 좋을대로 이용해왔을 뿐이야. ...상관 없어. (훼이디의 시선을 피하며 짜증 섞인 어투로 일갈합니다) ...나도 호락호락하게 뒈져 주진 않을 거니까.
훼이디 환 녀석의 뒷통수를 치고, 우리와 마약을 빼돌리는 거야. 함께 하지 않겠어? 그냥 죽이는 것보다 즐거울 텐데.
리우셴 샨 ...뒤통수를 친다면 어떤 식으로? 그 자식이 잠든 새에 목이라도 졸라? 참 나. 비키라고 했잖아...!
훼이디 환 (마치 춤을 추듯 리우셴을 돌려 세웁니다) 말했잖아. 그 녀석과 빼돌리기로 한 마약을 우리가 나누어 갖는 거야.
쉐메이냥 어마어마한 돈을 갖는 거예요 샨~! (리우셴의 반대 손을 잡고 빙그르르 돕니다)
리우셴 샨 이거, 놔...!! (사내들에게 잡혀 빙글빙글 돌려지자 거칠게 손을 빼냅니다)
쉐메이냥 (빙그르르 돌아 훼이디의 품에 안착합니다)
리우셴 샨 ...그래. 그럼... 만약 진차이가 정말 날 죽일 생각이라면, 네 녀석들 말대로 그 자식을 처리해버리겠어. 됐지? 이제 정말 꺼져. 머리 아파 뒈지겠으니까... ... (끝없이 지끈거리며 울리는 두통에, 물고 있던 사탕 막대를 콰득 짓씹어 바닥에 뱉어버립니다)
✦
수상한 남자들은 당신에게 수상한 제안을 건넵니다. 무엇보다 가장 수상한 것은.. 3년을 알고 지냈음에도 속을 알 수 없는 그 남자. 진차이겠죠.
청련이라는 조직의 끄나풀이라니.. 그가 당신을 배신했다니...
지끈거리는 두통을 느끼며 사탕의 막대를 뱉어버린 순간, 뒤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
[오후 4시 30분]
뒤를 돌아보면, 카람빗, 쇠파이프, 못이 박힌 각목...
어떻게 봐도 맞으면 성히 있지는 못할 것 같은 무기를 쥔 남자들 한 패거리가 정확히 당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훼이디 환 이런, 더 설명할 시간이 없겠는데?
리우셴 샨 저, 저 자식들은 뭐야?!
✦ 진차이가 청련이라는 폭력조직의 소속이라는 낯선 남자의 말이 머릿속을 스치면서…아니, 길게 생각할 시간은 없습니다, 도망가야죠!
쉐메이냥 저희도 몰라요! 도망가요! (두 사람의 팔을 끌어 당깁니다)
✦ 뜁시다, 빨리, 빨리, 더 빨리!
리우셴 샨 이거 안 놔?! 야, 놓으라고...!! (버둥거리며 쉐메이냥의 손에 이끌려 끌려갑니다)
✦ 패거리는 당신을 발견하고, 욕설을 뱉으며 추격합니다!
리우셴 샨
(무지막지한 흉기를 든 채 이 쪽을 향해 뛰어오는 놈들을 흘겨보며, 앞 뒤 생각할 겨를 없이 그저 앞만 보고 내달립니다) 미친 새끼들 아냐...?!
1d5 (1D5) > 2
✦ 곁에 보이는 가게의 정육점 주인이 고기를 썰고 있습니다. 비린내가 코 끝까지 풍겨 옵니다.
훼이디 환 이런, 일이 수틀렸나 본데. 하루나 일찍 널 죽이러 온 보면. (여유롭게 달리며 태클을 겁니다. 품에는 쉐메이냥을 안고 있습니다. 깃털처럼 가벼운 나의 설탕과자)
리우셴 샨
헉, 헉... ... (그 옆에서 미친듯이 숨을 몰아쉬며 달리면서 훼이디를 노려봅니다) ...이게 대체 뭔 개짓거리야?!
1d3 (1D3) > 3
훼이디 환 죽기 싫으면 더 빨리 달리는 게 좋을 걸. 애송이.
쉐메이냥 달려요 훼이디~! (팔을 흔들며 훼이디의 품에 안겨 앞서 나갑니다)
✦
1D3 (1D3) > 1
패거리는 앞을 가로막는 기물들을 넘어뜨리고, 부수며 전진합니다.
리우셴 샨
닥, 쳐...!! (최근 방에서 빈둥거리느라 체력이 더욱 떨어진 탓인지, 숨이 턱까지 닿을 지경에 이르러 눈 앞이 빙글빙글 돕니다)
1d5 (1D5) > 4
✦
헉헉거리며 달리는 당신의 앞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갑니다. 잘 피하지 않는다면 휩쓸리고 말 것입니다.
"행운" 판정
리우셴 샨
cc<=50 행운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4 > 44 > 보통 성공
방해하지 말고 저리 꺼져!! (시야를 가로막는 이를 밀치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에 잽싸게 그 앞으로 향합니다)
✦ 운 좋게도, 당신은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빠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리우셴 샨 1d3 (1D3) > 3
쉐메이냥 벌써 지친 건 아니죠? (훼이디를 바라봅니다) 한명 더 안을 수 있겠어요?
훼이디 환 ....질질 끌고 간다면 몰라도..
리우셴 샨 그건 내가...싫거든...!! 씨X!! (상상만 해도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듯, 훼이디 쪽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올립니다)
✦
1D3 (1D3) > 2
패거리들은, 몰려드는 인파를 밀치며 다가섭니다. "거기 안 서?" "죽여버린다!" 등의 흉흉한 소리가 들립니다.
훼이디 환 뭐, 이 꼬마가 안기고 싶은 건 늙은 여우의 품이겠죠. (쉐메이냥을 향해) 아차차.. 이제 돌아갈 곳이 없던가?
리우셴 샨
어차피 멈춰도 죽여버릴 거잖냐, 이 또라이 새끼들이...! (더러운 거리에 놓인 잡동사니들을 발로 차며 끝없이 전진합니다) ...입 다물어, 근육 돼지 새꺄!!
1d5 (1D5) > 1
쉐메이냥 정말.. 안됐어요.. (눈썹을 축 늘어뜨리며 동정합니다)
✦
사람들이 바닥에 물건들을 늘어놓고 시끄럽게 떠들며 판매 중입니다. 눈 앞에 잘 갈린 칼들을 걸어놓은 가게 또한 보이네요.
"투척" 판정. - 성공 시 무기류의 투척이 가능합니다.
리우셴 샨
cc<=20 투척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8 > 48 > 실패
(가게에 걸린 칼들을 훔쳐 던지려다, 발이 삐끗해 그만 놓쳐버립니다) ...젠장...!
1d3 (1D3) > 2
✦
리우셴은 칼을 바닥으로 엎어버립니다.
1D3 (1D3) > 2
그 사이, 패거리들이 바짝 추격합니다.
리우셴 샨
큭, 저 새끼들... 어디까지 쫓아올 셈이야...?! (다리가 슬슬 저리기 시작함에도, 여전히 바짝 붙어 추격해오는 똘마니들에 인상이 험악해집니다)
1d5 (1D5) > 1
훼이디 환 그 여우가 체력 단련은 전혀 시키지 않았나 봐. 하긴, 순순히 죽어줘야 할 테니.. 당연한 처사인가? (이죽거립니다)
✦
사람들이 바닥에 물건들을 늘어놓고 시끄럽게 떠들며 판매 중입니다. 이번에는 나무 창들을 판매하는 가게가 보이네요.
"투척" 판정. - 성공 시 무기류의 투척이 가능합니다.
리우셴 샨
...내가 뒤지기 전에 네 입은 꼭 찢어놓겠어, 이 멀대 새끼...!! (금방이라도 그의 뒤통수를 갈기고 싶지만, 동시에 방심했다간 금방 저 패거리들에게 잡힐 것 같다는 생각에 간신히 충동을 참아냅니다)
cc<=20 투척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8 > 18 > 보통 성공
이번에야말로...! (가게에 놓인 나무 창을 뺏어들곤 뒤를 돌아 팔에 힘을 실어 패거리를 향해 힘껏 던져버립니다. ...뒷일은 모르겠고, 지금 내 목숨 지키는 게 먼저지...!!)
✦
리우셴의 손을 떠난 나무 창은 패거리를 명중합니다. 난데 없이 공격당한 패거리는 상처를 입고 주춤거립니다.
-> 애너미의 턴 횟수가 제한되었습니다. 리우셴의 턴.
리우셴 샨
씨X, 머리 아파... ...!!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지끈거리는 머리통을 부여잡고, 이 참에 거리를 벌릴 생각으로 달립니다)
1d3 (1D3) > 3
(뒤에 쫓아오는 인영이 없는지 재차 확인하며 숨을 몰아쉽니다)
1d5 (1D5) > 1
쉐메이냥 저기, 저기도요!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킵니다)
✦
눈 앞에 잔뜩 쌓인 과일 박스들이 등장합니다.
"투척" 판정. - 성공 시 무기류의 투척이 가능합니다.
리우셴 샨
이걸 엎어버리면, 새끼들이 쉽게는 못 쫓아오겠지... ...!! (과일 박스를 향해 달려듭니다)
cc<=20 투척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1 > 51 > 실패
(그리고... 삐끗한 나머지 박스 대신 잘 익은 포도 한 송이만 집어듭니다)
훼이디 환 뭐해? 가다가 먹으려고?
리우셴 샨
... ...
...시끄러워!!!! (포도 송이를 훼이디의 등에 휙 집어던집니다)
✦
리우셴이 포도송이를 집어 드는 사이, 패거리는 상처를 수습하고 달려듭니다. 당신에게 맞아 더욱 분기탱천해 보입니다.
1D3 (1D3) > 3
리우셴 샨
1d3 (1D3) > 1
젠장, 노닥거릴 시간이 없는데... ...!! (어느새 더욱 씩씩거리며 거리를 가득 메우는 패거리들에, 속도를 높여 달립니다)
1d5 (1D5) > 4
✦
또 다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시장으로 향합니다. 피하지 않는다면 휩쓸릴 것입니다.
"행운" 판정
리우셴 샨
cc<=50 행운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2 > 12 > 어려운 성공
(아예 사람들이 이 길목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주변의 드럼통을 걷어차 그 쪽으로 굴려버립니다)
1d3 (1D3) > 1
✦
리우셴이 걷어찬 드럼통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길목에서 비껴납니다.
1D3 (1D3) > 3
"이리 와!" "죽여버리겠어...!"
파이프의 마찰음이 바로 뒤에서 들립니다!
리우셴 샨
저, 저 새끼들은... ... 지치지도, 않, 냐고... ...!! 내가 왜 가?! 또라이 아냐?!
1d5 (1D5) > 5
✦ 습기와 악취가 가득 찬 공기가 코 끝을 맴돕니다. 근처의 식당이 버린 쓰레기들에서 피어오르는 공기입니다.
훼이디 환 네가 체력이 약한 거라고. 시체가 되는 일도 머지 않았군. 조심해. (샨을 잡아 당깁니다)
리우셴 샨
냄새 존X 구려... ... (한껏 인상을 구기며 뛰어가다, 갑작스레 붙들린 팔을 버둥거립니다) ...네가 무식하게 근육 덩어리인 거라고...!!
1d3 (1D3) > 1
✦
1D3 (1D3) > 3
둘이 투닥거리는 사이, 뒤에서 누군가가 당신의 머리칼을 붙들었습니다.
"잡았다. 애X끼가 힘빼게 만들고.."
리우셴 샨
이거 안 놔...?! 죽여버린다, 새꺄...!! (머리칼을 붙든 이의 목을 비틀어 잡곤 일갈합니다)
cc<=55 위협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8 > 88 > 실패
✦ 패거리들은 당신을 에워싸고 위협하기 시작합니다. 이대로 가만있다가는.. 정말 마약 운반 케이스가 되어버릴지도 모릅니다.
리우셴 샨
...비켜, 난 너희같은 똘마니들한테 뒈질 일 없어...!! 진차이, 이 쓰레기 새끼...! (어떤 이유에서던 무심해 보이던 그의 얼굴이 떠오르곤, 곧 쇠파이프를 높이 치켜들곤 으르렁거리며 위협합니다)
cc<=55 위협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3 > 23 > 어려운 성공
✦
cc<=30 심리학 (1D100<=3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9 > 89 > 실패
쇠파이프를 들고 겁박하자, 패거리들은 잠시 주춤하며 거리를 벌립니다.
훼이디 환 이틈에. (모래를 패거리 쪽으로 뿌리고, 리우셴의 어깨를 붙듭니다) 도망쳐!
리우셴 샨
(갑작스레 어깨를 붙드는 손길에 그대로 질질 끌려나갑니다. ...씨X, 두고 보자...!)
1d5 (1D5) > 1
✦
이 근처는 식당가입니다. 마침 근처에 주인이 쓰다 만 식칼류들이 늘어져 있네요.
"투척" 판정. - 성공 시 무기류의 투척이 가능합니다.
리우셴 샨
(쇠파이프를 들지 않은 손으로, 식칼을 마구잡이로 집어듭니다. 그 뒤뚱거리는 다리들을 전부 찔러주겠어... ...!)
cc<=20 투척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1 > 81 > 실패
쉐메이냥 위험해요..! (식칼을 샥 피하며 조용히 주의를 줍니다)
리우셴 샨
그건 나도 알아...!! 지금 이 상황이 안 위험해 보이냐?!
1d3 (1D3) > 2
✦
아슬아슬하게 코너를 돌아 식당가를 벗어납니다.
1D3 (1D3) > 2
...돌아선 곳은 막다른 벽입니다.
리우셴 샨
...! 야, 야...!! (막다른 벽에 내몰리자 다급히 갈색 머리와 금발을 찾습니다. ...이 새끼들, 날 두고 튀었어?!)
(이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오는 패거리들의 틈을 찾습니다. 씨X,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해...!)
cc<=60 민첩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6 > 16 > 어려운 성공
(똘마니들 사이로 생긴 틈을 쇠파이프로 밀쳐 비집고 다급히 빠져나갑니다)
1d5 (1D5)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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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겨우 패거리를 밀치고 도망갑니다. 잡히지 않으려면 더 빠르게 뛰어야겠어요.
골목을 벗어나니 다시 상가입니다. 곁으로 잡상인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리우셴 샨
(이딴 데서 뒈질 수는 없지... ...살고자 하는 욕구 덕에 한계를 넘어선 의지가, 간신히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끕니다)
1d3 (1D3) > 3
✦
[추격종료]
만신창이가 된 리우셴의 시야에 벽 사이의 좁은 틈이 들어옵니다.
저 안으로 들어간다면 몸을 숨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리우셴 샨 큭, ...!! (간신히 벽 사이에 생긴 틈에 몸을 끼워 넣고 숨을 죽입니다. 내가 뭔 쥐새끼 꼴을...!)
✦
...
[오후 5시]
좁은 틈 안으로 몸을 밀어넣고 숨을 몰아쉬고 있으면, 남자들이 그 새끼 어디 갔냐며 버럭버럭 지를 큰 소리가 한참 근처를 맴돌다...
점점 멀어져가기 시작합니다. 다른 곳을 수색하기로 한 모양이죠.
주변이 한적해지자, 멀리서 당신이 있는 벽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훼이디 환 ...이런 곳에 숨었어? (빼꼼, 고개를 들이밀고 벽 틈에 숨은 리우셴을 봅니다)
쉐메이냥 무사해서 기뻐요 샨! 다친 곳은 없죠? (빼꼼, 고개를 들이밀고 벽 틈에 숨은 리우셴을 봅니다)
리우셴 샨
헉, 흐억, ... ... (드디어 따돌렸다. 안심이 된 순간, 온 몸의 긴장이 풀려 눈 앞이 일렁입니다. 누군가가 다가오는 발소리에 망연히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리곤) ...진차이?
...넌, ...이 자식들, 날 버리고 튄 주제에...!! (겨우 들어간 벽 사이의 틈에서 또 낑낑대며 몸을 빼내곤 바짝 열을 냅니다)
쉐메이냥 짜잔~ 메이냥과 훼이디입니다~ (발랄하게 다리를 들고 섭니다)
리우셴 샨 ... ... (싸늘...한 시선으로 쉐메이냥을 노려보곤 작게 욕지기를 내뱉으며 시선을 피합니다)
✦ 숨 고를 시간이 지난 후, 남자들은 이내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바로 섭니다.
훼이디 환 갑자기 쫓겨나서 말 못 한 게 하나 있는데. ...아직 그 늙은이를 믿나 봐? 우리 말에 대한 증거가 있어. 보여주지. (쉐메이냥의 어깨를 끌어안고는,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짓습니다. 진차이를 찾는 리우셴의 중얼거림을 들었습니다)
쉐메이냥 이거 보시고 나면 약 빼돌리고 나서도 저희랑 평생 친구 먹고 싶어질 걸요?
리우셴 샨 ... ...일단 보여줘 봐. 판단은 내가 할 거니까. (팔짱을 낀 채로 여전히 불신을 가득 안은 채 훼이디를 응시합니다)
훼이디 환 좋아. 따라와. (턱을 까딱, 고갯짓하고는 앞장섭니다)
리우셴 샨 (이럴 때 궐련 한 개비 피워야 하는데. 입 안의 허전함을 느끼며 짜증 어린 걸음을 옮깁니다)
✦
...
[오후 5시 30분]
남자와 30분간 터덜터덜 걷다, 너덜거리는 나무 문 앞에 멈춰섭니다.
당신에게 꽤 익숙한 장소입니다. 그럼요, 3년간 진차이와 당신이 동고동락했던 바로 그 집이니까요.
문은 영 튼튼하지 않아서 남자가 몇 번 발로 차자 부서집니다.
리우셴 샨 ... ... (흘끗 훼이디 쪽을 노려보고는 그 안으로 들어갑니다)
훼이디 환
몸을 가까이하며 지낸다고는 해도, 감추는 비밀이 많지. 안 그래? (슬쩍 웃고는 문안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 남자의 본거지는 바로 여기야.
✦
남자의 말과 함께 문 안으로 보이는 것은, 어떻게 봐도 사람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게 분명히 드러나는 쪽방입니다.
집 안쪽에 이런 비밀 공간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네요.
리우셴 샨 ...이건... ... (이 코딱지만한 집에 용케도 이런 방이 있었네. 찌푸린 미간의 주름이 한결 깊어집니다)
쉐메이냥 처음부터 샨을 속이고 있었으니까요. (쪽방으로 걸어가 의기양양하게 말한 뒤 서랍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 3년간을 같이 살며, 누구보다 당신에게 익숙한 집이지만. 이런 방의 존재는 알지 못했습니다.
리우셴 샨 (쪽방 안으로 들어가, 눈에 띄는 것들을 훑어봅니다. ...빌어먹을 새끼.)
✦
낡은 방은, 햇빛이 들지 않지만 관리를 잘 해온 덕에 먼지 한 톨 쌓여있지 않습니다.
여기가 정말 진차이와 관련이 있는 장소가 맞긴 할까요? 낯설지만, 둘러보면 확신을 내릴 수 있겠죠.
단출한 방에는 책상과 옷장, 책꽂이가 있습니다.
리우셴 샨 (...그 자식이 정말 날 속인 건가? 미약한 불신을 안은 채로 책상으로 다가갑니다)
✦ 한 눈에 봐도 손때가 매우 묻은 수첩에 펜이 끼워져 있습니다.
리우셴 샨 (끼워진 펜을 꺼내 이리저리 돌리다, 수첩을 펼쳐 내용을 살핍니다)
✦
펜이 끼워진 부분에, 정갈하게 접힌 [종이 두 묶음]이 끼워져 있습니다.
수첩에는 몇 개의 단어들이 반복해서 적혀 있네요. ‘능력의 단어’, ‘hoax' ’신앙의 공명‘ 같은 것들입니다.
리우셴 샨 ... (뭔 개소리인지 알 수 없는 수첩을 덮어버리곤, 종이 묶음을 차례대로 끌러봅니다)
✦
첫 번째 묶음은, 어떤 책의 특정 페이지를 찢어온 듯 보입니다.
사람들은 ‘능력의 단어’가 영이나 천사, 악마 같은 존재를 향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능력의 단어는 마법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의식을 자극하거나 지배함으로써 선택한 영적 힘과 만날 수 있게 해 준다.…상상력도 없고 회의적인 학자의 영에 접근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의 귀에는 ‘소환을 위한 이방의 이름’이 라틴어 비슷한 요술 주문 즉 “호쿠스 포쿠스”처럼 들릴 것이다. 그러나 신실한 가톨릭 신자에게 ‘호쿠스 포쿠스’는 “Hoc est Corpus"(이는 내 몸이니라)를 의미한다. 개신교에서는 이것이 사기나 미신이라고 생각했으며 여기서부터 ‘hoax'(사람을 속이기)라는 단어가 파생됐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관점에 달려 있다.…
…우리는 이를 사람의 기억에 이용하기로 한다. 명확하게 정해진, 세피로트에 배속된 영적 체험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신앙의 공명과 연결되어 신의 이름을 진동시키나 우리는 좀 더 오래된 옛 것들의 이름을 진동시키는 것에 이를 이용한다. 우리는 생명의 나무 대신 죽음의 나무 위를, 황금새벽회가 비추는 여명 대신 가장 어두운 곳의 심야를 찾을 것이다. 이 노래는, 울림은, 공명은 당신이 사람의 기억을 묶는 것을 도울 것이다. 묶은 뒤 기억의 심해로 가라앉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완전히 삭제할 수는 없다. 이것은 단지 hoax로서 기능한다. 언젠가 상대가 눈가림에서 풀려나게 된다면….
...
리우셴 샨 ...? (헛소리를 장황하게 써 둔 쓰레기 나부랭이에 불과하겠지. 대수롭지 않게 두 번째 묶음을 봅니다)
✦
두 번째 묶음은 책을 뜯어온 게 아니네요. 진차이의 글씨체로,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된 정보입니다.
이것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 파충류의 냄새를 닮은 역겨운 사향(맡아본적 없음.) 같은 냄새
- 액체도 고체도 아닌 젤리 덩어리
- 지하 동굴 → 비유일까 단순 기술일까.
- 제물과 정신력 대가 → 주문
- 검은 촉수
- ‘더럽혀진’ 것은 받지 않음
- 더럽히는 방법 → 중요. (알아볼 것)
이후 종이 맨 아래쪽에, 깔끔했던 위쪽의 글씨들과는 달리 급하게 휘갈긴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주목나무 손잡이 칼
↓
상처
↓
삶의 방향이나 태도의 완전한 변화
...
리우셴 샨
... ... 무슨 오컬트에라도 심취한 거냐? 검은 촉수? '더럽혀진 것'? ... ...뭔 X같은 소리야?
(종이 뭉치를 주머니에 쑤셔넣곤 옷장의 문을 벌컥 열어젖힙니다)
✦ 옷장에는 진차이가 작년에 입었던 옷, 다섯 달 전에 자주 입고 다니던 옷 같은 것들이 낯선 옷들의 뭉치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리우셴 샨 (뭔가 이상한 건 없나? 옷들의 주머니를 뒤적거려봅니다)
✦
옷들은 전부 정갈하게 놓여 있습니다. 특징이라면, 전부 무채색이라는 점일까요.
주머니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리우셴 샨 (신경질적으로 옷장의 문을 발로 쾅 닫아버린 뒤, 책꽂이로 향합니다)
✦
책꽂이에는 소설책과 논문집, 문집과 공책 같은 것들이 어지럽게 꽂혀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고 급하게 쑤셔넣은 듯 마구 꽂혀 있군요. 그 사이에서 가장 최근에 뽑아 본 듯, 튀어나와 있는 책이 한 권 보입니다.
리우셴 샨 (책에는 그닥 흥미가 없는 눈길로 훑다, 튀어나온 책을 꺼내 표지를 살핍니다)
✦ 책? 이건…책이 아니에요. 사진첩입니다.
리우셴 샨 (사진첩... ...그 녀석, 가족이 있었다느니, 그 때는 즐거웠다느니 지껄였었지. 괜히 신경쓰여 페이지를 넘깁니다)
✦
사진첩 안에는, 익숙한 얼굴이 있습니다.
매일 거울 안에서 보는 얼굴이에요.
20대의 당신, 10대의 당신, 11살이었다면 분명 이렇게 생겼었을 당신, 4살이었다면 분명 이렇게 생겼었을….
당신의 모습들.
사진첩은 온통 당신의 얼굴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진차이의 얼굴이 있는 사진이 하나 보입니다.
아주 어린 당신과 함께 찍은 것입니다. 낯선 장소입니다.
낡고 습해 보인다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만, 그 안에서의 당신들은, 적어도, 불안해 보이지 않습니다.
어린 당신은 진차이의 품에 안겨 있고, 그는 편안한 얼굴로 당신을 안고 있습니다.
…….
당신도 모르는 당신의 과거가 이 작은 사진첩 안에 들어차 있습니다.
다닥다닥 붙은 사진들의 모습은 어찌 보면 기괴하기까지 합니다.
"SAN(1/1d3)"
리우셴 샨
... ...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넘기다, 진차이와 자신이 함께 찍힌 사진과 마주치자 그만 손에서 사진첩이 미끄러져 떨어집니다. ...이게 뭐야. ... ...)
cc<=70 이성체크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3 > 63 > 보통 성공
system [ 리우셴 샨 ] SAN : 70 → 69
✦ 어느 새 근처로 다가온 남자는 당신의 손에 들린 사진첩을 곁눈질로 보더니 눈썹을 찌푸립니다.
훼이디 환
하, 참, 이런 게 다 있네. 뭐야? 내가 알기로 너랑 그 늙은이가 알고 지낸 건 딱 삼 년인데.
전에 키우던 애가 있었다고는 들었지만... 아니, 그래도 이렇게 얼굴이 닮을 수 있나? 좀 징그럽네.
리우셴 샨 몰라. ...나도. ... ...모른다고. (사진첩을 다시금 주워 들고는 멍하니 그 사진을 응시합니다. ...이게 정말 내가 맞다고?)
✦
당신이 진차이를 만난 건 3년 전, 그는 분명 오갈 곳 없는 당신과는 초면이라고 했습니다.
당신같이 혼자 남겨진 사람들은 화륜강 근처에서는 드물지 않다는 말이나, 큰 충격을 받으면 그렇게 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었죠.
...
그 때, 이미 부서져 떨어진 문의 잔해를 밟아 부스러뜨리는 소리가 나더니…….
...
[오후 6시]
진차이 옌 .... .... (놀란 얼굴로 숨을 고르며 내부를 살피다, 리우셴을 발견합니다)
훼이디 환 아.. 들켰네. (당황한 기색을 띠지만, 이내 미소를 띱니다)
✦
남자는 뭐라고 변명을 하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섭니다만,
진차이는 남자 따위는 신경쓸 기색이 없다는 듯 곧장 당신에게로 걷습니다.
리우셴 샨 ... 진차이. 너... ...이게 뭐야? (얼굴을 보면 먼저 그 같잖은 면상부터 갈겨주겠다고 생각했는데, 차마 그에게서 시선도 발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진차이 옌 왜... 이곳에 있는 겁니까. 어떻게 들어온 겁니까? (리우셴의 어깨를 잡고 묻습니다)
리우셴 샨 저 자식들이... (잠시 훼이디를 흘겨보다) 아니. 너... ...날 팔아넘기려고 했잖아? 뻔뻔하게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이거 놔. (어깨를 붙든 손목을 붙잡고 떼어냅니다)
진차이 옌 팔아...? (멍하니 그의 말을 듣다가, 자신에게서 빠져나가는 리우셴의 손목을 도로 움켜쥐고 문으로 향합니다) 그런 건 상관없는 일입니다. 곧 우리를 죽일 사람들이 올 겁니다. 어서 도망가죠.
리우셴 샨
방금 전까지도 네가 부른 똘마니들한테 붙잡혀서 뒈질 뻔했는데, ...찾아오는 건 우리가 아니고 '날' 죽일 사람들이겠지. ...놓으라고! (있는 힘껏 붙잡힌 손목을 비틀며 일갈합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야... ...넌 대체... 뭐 하는 자식이야? 저 사진은 대체 뭔데? 대답해...!
진차이 옌
제발. 셴. ....나중에 설명해 줄 테니 따라오면 안 되겠습니까?
...예전에는 내 말을 잘 들었잖습니까...
....궁금한 것은 전부 설명하겠습니다. 전부요. (애절하게 웃고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밉니다)
✦
너 예전에는 말 잘 들었잖아. 그 얘기를 듣자마자 당신의 머릿속으로 방금 전 본 사진첩이 스쳐 지나갑니다.
진차이가 말하는 예전은 삼 년 전의 얘기일까요, 아니면 그것보다 훨씬 더 오래 된 얘기일까요.
리우셴 샨
... ... (입술을 한 번 깨물고는, 고개를 틀어 갈색과 금발의 사내들을 흘겨보곤, ...다시 눈을 꾹 감았다가 뜹니다. ...이건, 역시 내가 기꺼이 시체가 되어주겠거니 하고 제 발로 뒈지러 걸어들어가는 황천길일 텐데. 그렇지만... ...)
(역시, 당장의 충동이 앞섭니다. 그에게서 제대로 된 변명이라도 듣지 않는 이상 답답함에 속이 터질 것만 같다는 생각에 결국 내밀어진 그의 손을 붙듭니다. 조금은 낮은 체온에, 서늘함이 피부를 타고 전해져옵니다) ... 알았어. 대신 나중에 제대로 설명해. 진차이.
✦
당신은 완전히 신뢰할 수 없는 남자의 손을 잡았습니다. 어느 쪽이 진실이든, 자세히 묻고 답을 들을 겨를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
다급하게 뛰어오던 진차이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질서정연한 걸음소리가 이곳을 향해 다가옵니다.
점점 가까워져오는 소리가 멈추자, 한 눈에 보기에도 사나워 보이는 여자가 느릿하게,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의 뒤로는 수하들이 따릅니다. 아까 전 당신을 쫓아오던 패거리들과는 덩치에서부터 차이가 납니다.
홍 타오 여기에 숨었구나. 이 쥐새끼들.
✦ 방 안으로 걸음을 내딛은 여자는, 품 속에서 총을 꺼내더니 그대로 훼이디의 다리를 쏩니다.
훼이디 환 ....! (고통에 다리를 움켜쥐며 웅크립니다)
쉐메이냥 .....훼이디! (훼이디의 곁으로 튀어가 감싸안습니다)
✦ 웅켜 앉은 남자들을, 흉흉한 덩치의 남성들이 다가가 구속합니다.
홍 타오 어딜 그리 바쁘게 도망가나 했더니. 결국 여기구나. 멍청한 녀석.
✦
방문객은 방금 자신이 만들어낸 상처에는 어떤 관심도 가치도 없다는 듯이, 남자들의 쪽으로는 조금의 시선도 주지 않고, 당신과 진차이가 있는 쪽을 쳐다봅니다.
여자와 잠깐 시선을 마주하던 진차이는, 뭔가를 결심한 듯한 표정을 했다가….
진차이 옌
....! (리우셴을 뒤로 숨기고, 빠르게 품안에서 주머니칼을 꺼내 자신의 팔 위에 댑니다)
지금 당장 꺼지지 않는다면 나는 여기서 팔을 그을 겁니다. 나는 나를 더럽히는 법이 뭔지 알고 있습니다. 홍타오. (칼을 피부 가까이에 댑니다)
이 칼에 무슨 나무가 쓰였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최후의 수단, 칼을 든 팔이 미세하게 떨립니다)
리우셴 샨 ... ...진차이... (갑작스레 등장한 난봉꾼들에게 욕지기를 내뱉기도 전에, 진차이의 등에 가로막혀 할 말을 잃습니다)
✦ 방문객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그리고는, 리우셴을 향해 웃어 보입니다.
홍 타오
미안한데. 거기 그것 좀. (곧게 뻗은 손가락으로 진차이를 가리킵니다)
제압해다 주지 않겠어? 대가는 보장하지. 지금 우리 애들 다 보는 앞에서 내가 거짓말 해 봤자 위신도 안 살 거고.
우리한테는 그게 꽤 중요하거든. 원하는 게 있다면 무엇이든 들어주지. 그것만 넘겨준다면.
✦ 방문객이 당신을 봅니다.
진차이 옌 ....
✦
진차이의 시선도 당신을 향합니다.
선택하는 건 당신이겠군요.
리우셴 샨
...뭐? (갑작스런 타오의 제안에 눈을 치켜뜹니다. ...확실히, 지금까지 진차이에게도 숱하게 말하곤 했었지. 돈만 있으면 이딴 집구석 따위 당장 나가버리겠다고. 먼지 쌓이고, 끔찍한 벌레 투성이에, 구역질나는 인간들까지. 그럼에도 3년을 지내 나름 정이 붙었던 낡은 집은 낯선 이들의 구둣발에 난장판이 되어버렸고, 언제나 태연하게 잔소리를 늘어놓던 진차이는 칼을 쥔 채로 망연히 시선이 이쪽을 향합니다. ...사실, 이런 꼴이 되는 걸 바라지 않았던 건 나일지도 몰라. 이 녀석을 잠시나마 '가족'이라고 여겼었던 내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이젠 모르겠어.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고, 답답해서 돌아버릴 지경이니까. ...그러니까 난, 이대로는 이 자식을 버릴 수 없어... ...!)
... ...난 아직 진차이한테서 들을 이야기가 있어. ...그러니까, 꺼져...! 이 집에서 나가라고!
✦
당신이 홍타오의 제안을 거절한 그 때,
탕, 하고.
귓가를 꿰뚫는 총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진차이의 심장 부근에서는 피가 흘러내립니다. 옷이 적셔지고 있어요.
진차이 옌 ....컥, (피로 물들어가는 자신의 옷을 내려보다, 손에 쥔 칼을 바닥으로 떨굽니다)
홍 타오
펜이 칼보다 강하다고 하던데, 내 생각은 달라. 총이 칼보다 강하지. (총구를 훅 불었습니다)
...이런, 농담이야. 아가. 재미 없었나? (싸늘하게 쓰러진 진차이를 응시합니다)
리우셴 샨 ...진, 차이... ...? 야, ...진차이...!!! (눈 앞에서 일어난 일을 믿지 못하는 듯, 비틀거리는 그의 몸을 붙들어 품에 안습니다)
홍 타오 진차이, 네 자식은 별로 똑똑하질 못한 것 같아. 많은 걸 얻을 기회였는데. 멍청하게 걷어 차기나 하고.
진차이 옌
..... (떨리는 손으로 리우셴의 어깨를 잡았습니다. 어서, 이곳에 있으면 안됩니다. 그렇게 말하고자 하는 목구멍은 고통으로 막혀 뻐끔거릴 뿐입니다)
....ㅅ, 셴. 도, 도망...
리우셴 샨 ...안 돼, ...멋대로 뒈지지 마, ...제발... ... (몇 번이고 길거리에서 싸워 상대를 피투성이로 만든 적은 있었지만, 누군가가 죽어가는 걸 본 적은 없습니다. 눈동자가 하염없이 흔들리고, 손을 들어 그의 상처 부위를 틀어막자 하얗게 질린 손등이 그의 피로 흠뻑 젖어갑니다. 이미 방에서 울리는 목소리는 그 어느 것도 귓가에 닿지 않습니다)
✦
그러나 당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울컥 솟아오르는 새빨간 선혈을 멈추지 않고 흘러 마루를 적십니다.
꺽, 꺽, 하는 소리와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몇번의 소리가 흐르고.. 진차이의 손이 힘없이 추락합니다.
홍 타오
표정이 안 좋네. 애석하게도, 준비가 다 끝났었지 뭐야. 도망갈 기회를 주는 것보다는 지금 시작하는 게 낫겠지.
아버지께 작별 인사나 해두지 그래. (비틀린 입술 로 깔깔 비웃습니다)
리우셴 샨 ... ... (품 안에서 힘을 잃은 얇은 손을 붙듭니다. 멍청하게 그 자리에 무릎을 꿇은 채로, 채 눈을 감지도 못한 그의 얼굴을 그저 멍하니 들여다봅니다. ...아버지? 그딴 건 아무래도 상관 없잖아. ...어째서, 전부 설명해준다고 해 놓고는 ... ... ......)
✦
...
[오후 6시 30분]
시간은 저녁. 노을이 방 안으로 기어들어와 창과 바닥을 붉게 만듭니다. 이 빛은 꼭 핏자국 같아요.
진차이의 숨이 끊어짐과 동시에, 좁은 방의 벽에 모독적인 문자들이 들어차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문자들 사이에서, 무언가가 기어나옵니다.
파충류의 냄새를 닮은, 역겨운 사향 같은 냄새.
액체도 고체도 아닌 젤리 덩어리.
덩어리에서 뻗어져 나오는 촉수들.
옷장에 가려, 그리고 아직 벽에서 다 나오지 않아, 당신에게는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습니다만, 저것이 진차이의 메모에 써진 그것이라는 사실은 금방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홍 타오 아아.. 아, 너무 오랜 시간을 허비했어. ...드디어!
✦
방금 전 진차이의 숨을 꺼뜨린 여자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그것’에게로 한 걸음씩 다가갑니다.
그는 이내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합니다.
아마 계속 염원하던 것이 이루어진 거겠죠.
그는 정말로 기뻐 보입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웃는 소리가 그치지 않습니다. 마치 웃는 것 자체가 목표인 것처럼요.
그리고 그 소리는 한 사람의 소리에서 둘의 소리, 셋의 소리.
...
당신 앞에 있는 모두가 발작하듯 웃기 시작합니다.
어딜 봐도 미친 사람들입니다. 광기예요.
기어나온 저것이 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단 것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
‘어떻게‘를 어떻게 알까요. 우리는 한낱 미물인데요.
모독적인 문자의 나열로부터 기어나온 것은 웃는 사람들 앞에 잠시 멈추어 있다가,
이내 촉수를 뻗어 그것들의 머리를 전부 뜯어내 자신의 몸 안으로 쑤셔넣습니다.
노을 때문에 붉은 빛이 가득한 방 안으로 피비린내가 물처럼 차오릅니다.
"SAN (2/1d6)"
리우셴 샨 cc<=69 이성체크 (1D100<=6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3 > 13 > 대단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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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알 수 있습니다.
저것이 선택한 제물은 진차이가 아닌 여자와 그 수하들입니다.
제물을 골라 가는 건 신이에요. 주는 대로 받으란 법 어디 있나요.
저건 질이 좋고 양이 적은 것보단, 질이 떨어지고 양이 많은 쪽을 선호하나 봅니다.
뭐…그래도 진차이의 숨이 끊어져 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지만요.
어쨌든, 그것은 탐욕스럽게 머리들을 삼킨 뒤 당신의 방향으로 몸을 틉니다. 그리고 남은 부분을 마저 빼냅니다.
진차이의 메모에 쓰여 있던 내용이 떠오릅니다.
제물과 정신력 대가 → 주문.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주문.
저건 당신에게 물으러 오고 있는 겁니다. 원래 답을 하려 했던 사람은 방금 전 먹혔으니, 남은 건 당신뿐입니다.
이때까지 비참했던 인생 아닙니까.
한 조각의 행운조차 없이, 사람들이 매일 서로를 헐뜯고 싸워 대는, 좁고 더러운 슬럼가 안에서 천천히 죽어가던 인생이잖아요.
그 인생에 내려온 단 하나의 행운.
무엇을 원하나요.
무엇을 얻고 싶나요?
완전히 빠져나온 신이 당신의 앞에 전신을 드러냅니다.
"SAN (1d6/1d20)"
리우셴 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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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6 (1D6)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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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셴 샨
... (머리가 뜯겨 나뒹구는 시체들 사이로, 붉은 액체가 번져나와 무릎을 적십니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 오직 그 비좁은 상자 안에 자리한 모독적인 것을 바라봅니다.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주문'. 짧은 인간의 생애가 다할 때까지 먹고 마시고 노름할 수 있는 돈, 이런 시궁창 인생의 늪에서 구원받아 수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을 명예, ...평소에 입버릇처럼 중얼거렸던 그 모든 소망은 잿더미처럼 바스라져 흩어져갑니다.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면. 그 어떤 것이라도 상관 없다면. 언제나 충동을 원동력으로 살아가던 삶이었기에, 이런 기회가 눈 앞에 놓여 있을 때도 어김없이 본능적으로 솟구친 감정이 목구멍 사이로 비집고 튀어나옵니다) ...살려줘.
...네가 정말, 빌어먹을 '신'이라면. 살려줘. 진차이. 진차이 옌을...! (고작 한 인간의 목숨을 구하길 바란다는 어리석다면 어리석은 소원. 축 늘어진 사내를 안은 채로 내뱉은 비명 섞인 울부짖음이, 목이 긁혀 갈라진 소리를 냅니다)
✦
...
당신이 욕망하는 건 하나입니다. 영달과 재물을 넘어, 보다 중요한 것. 정말로 바라는 것.
신은 도덕과 윤리와 애정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어떤 찬사도 보내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저 검은 촉수를 뻗어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아주,
상냥한 움직임으로, 천천히.
당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주문이 새겨집니다.
이걸 입 밖으로 내면 분명,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정신이 간섭당한 탓일까요? 누군가 머릿속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하지만 낯설지 않아요. 당신은 이 노래를 알고 있어요. 아주 오래되고 익숙한 노래.
노래가 울려퍼지는 곳은 낯선 장소입니다.
아니, 이제 이곳도…낯설지 않은 장소입니다.
그 안에서의 당신은, 적어도, 불안해 보이지 않습니다.
어린 당신은 진차이의 품에 안겨 있고, 그는 편안한 얼굴로 당신을 안고 있습니다.
그는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Little darling, it's been a long cold lonely winter
Little darling, it feels like years since it's been here
Here comes the sun, do, dun, do, do….'
진차이는 잠깐 노래를 멈추더니, 어린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당신을 내려두고, 일어나서 상자 하나를 가져와요.
상자 안에는 작은 신발이 있습니다. 지금의 당신에게는 손바닥 크기만한, 아주 작은 신발이에요.
“생일 축하합니다. 셴.”
진차이가 그 말 뒤로 무슨 말을 이었던가….
그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머리가 어지러워요.
주문이라는 게 깊숙하게 넣어져 있던 기억의 일부를 터트린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건 단지 거기까지예요. 바늘로 찔린 구멍에서 기억은 똑, 똑, 하고. 물방울이 흐르듯이 떨어지다 곧 멈춰버립니다.
...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시선을 바로 하면, 어느 새 촉수를 달고 기어다니던 그것은 사라져 있고,
진차이의 시체가 보입니다.
리우셴 샨 ...진, 차이. ... ... (더듬더듬 손을 들어 그의 창백한 뺨을 훑습니다)
✦ 당신을 바라보며 웃어주던 얼굴, 노래를 흥얼거리던 뺨은 싸늘합니다.
리우셴 샨 (옅은 색의 눈동자와 시선을 맞추며, 그가 다시 이 눈을 제 의지로 깜박이길 바라며. 머릿속에 새겨진 주문을 입 밖으로 내뱉습니다.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의 나열. 무작위로 배치된 연결구들. 입술에 실어지는 감정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
...
당신은 주문을 외웁니다.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의 나열은, 그것을 뱉고 있는 당신 스스로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시체였던 것은 더 이상 시체가 아닙니다.
차가운 몸에 피가 돌고, 공기는 다시금 성대를 울립니다.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작게 당신의 귓가를 건드려요.
진차이 옌 .....아, (흐릿한 시야에 서서히 눈을 굴려 주변을 살피다, 이윽고. 사랑하는 아이와 눈을 마주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품, 자신이 의지하는 곳으로 돌아왔구나) ...셴.
리우셴 샨
... ... (초점이 돌아온 그의 두 눈과, 다시 혈색을 되찾은 피부.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저 지금은 죽음의 문턱에서 붙잡은 그의 몸뚱이를 안은 채로 가만히 숨을 죽입니다)
...이, 개새끼... ... (결국 속된 말을 내뱉음에도, 갈라진 대로 갈라진 목소리는 그 어떤 위협적인 뉘앙스도 갖추지 못하고) 날 두고, 뒈질 수 있을 줄 알았냐...?
✦
물어볼 게 많습니다. 들을 것도 많고요.
당신이 받았던 생일 선물,
당신이 빚졌던 목숨.
이제는 완전히 돌아갔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동등하게 서로를 마주보는군요.
사방은 이제 어둡습니다. 하지만 이 밤이 지나면 해가 뜰 거예요,
기분이 좋아질 거고요.
좋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도 있을 겁니다.
자, 일어나서 밖의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갑시다. 물론 이건,
빛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예요.
"ED2: Here Comes The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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