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ic-latte 프사 / 헤더 @말차님

데카르트의 악마

 

원본 시나리오 https://docs.google.com/document/d/1_IkhUcxxqaxbGeqiQiVJEjmfs-FXCHRlEzLKcY5kWD0/edit#

 

KPC 러셀 데클란 켄트

PC 리디안 K. 엔데

 

데카르트의 악마
w. 短樂
.
.
두 사람이 지내던 켄트 가의 작은 별장.
한 달 전, 갑작스러운 화재로 이 저택의 절반이 불타버린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두 사람이 자리를 비웠을 때 있었던 일이라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뭐, 사용인 몇 외엔 '별다른' 피해는 없었으니까요.
...
저택 보수를 마칠 때까지, 두 사람은 원래 쓰던 왼편 복도의 방이 아닌 오른편 복도의 방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별 일 없었다는 듯 넘긴 리디안과는 달리,
러셀은 화재 사고 직후부터 점점 잠을 설치더니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최근 들어 불면증이 다시 악화된 걸까요.
그런 그가 걱정되어도,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밤새 뒤척이는 뒷모습을 지켜보는 것뿐이었습니다.
...
최근 며칠의 그는 한 숨도 자지 못한 모습으로,
가까스로 든 선잠마저 한두 시간 뒤면 화들짝 놀라 깨어버리곤 했습니다.
안쓰러울 정도로 야위어가는 그를 지켜보는 당신의 걱정도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찾아온 조용하고 평화로운 밤입니다.
간신히 러셀이 깊은 잠에 빠져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죠.
오랜만에 보는 그의 잠든 얼굴은 퍽 어색할 정도입니다.
그런 그의 곁에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To GM): 2
리디안 K. 엔데:(러셀이 잠에 드는 데에 도움이 될까, 늘 읽어주던 소설책을 조용히 덮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화재는 저에게 있어서도 꽤나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러셀에게 있어 몇 되지 않는 안락한 공간이라고 여겼던 별장이 불에 탄 것은 그에게 유독 크게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러셀의 매끈한 이마를 내려봅니다. 입이라도 맞추어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지만. 지금은 그저 그가 오래토록 잠에 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
오랜만에 찾아온 평온은,
곧 요란하게 울리는 휴대폰 진동소리에 의해 산산조각납니다.
시끄러운 진동음이 방 안을 가득 채우면, 러셀이 잠결에 미간을 찌푸리며 뒤척입니다.
이러다간 그가 깨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휴대폰을, 그래요. 어디에 뒀었더라...
리디안 K. 엔데:(눈을 굴려 휴대전화를 찾다, 스마트 워치를 들어 전화를 끊습니다. 살며시 손을 들어 러셀의 이불을 고이 덮어줍니다. 누군진 몰라도, 예의가 없군. 끊어진 발신인의 이름을 좇았습니다)
금세 끊어진 전화에,
워치 화면에 찍혀 있는 발신인의 이름을 보면.
...
발신인의 이름을 확인하려던 찰나,
문자가 한 통 도착합니다.
리디안 K. 엔데:... ... (꽤 친근하게 구는군. 평소 같으면 무시할 법한 기이한 문자이나, 어쩐지 익숙하게만 느껴지는 어투에 러셀이 깨지 않도록 조심히 몸을 일으켜 복도로 향합니다)
복도로 걸음을 옮기면.
때맞춰 다시 손목의 워치에서 진동이 느껴집니다.
다시금 걸려온 전화의, 발신인의 이름은... 러셀.
리디안 K. 엔데:(액정에 뜨는 익숙한 철자를 바라봅니다. 정말로, 이상한 일이군. 그러나 호기심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전화를 받아봅니다)
...
전화를 받으면 곧 귓가에서 상대방의 목소리가 울립니다.
???:...리디안! 뭐 하느라 이제 받았어?! 내가 몇 번을 연락했는데... ...!!
아무튼. 오늘 내내 밖에 있었더니 피곤하네... 곧 들어갈 테니까. ...거기. 무슨 문제 없지?
리디안 K. 엔데:...데클란입니까. (귓가 너머로 흘러들어오는 목소리는, 틀림없이 러셀의 것과 닮아 있었습니다.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선)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어제 내가 말했잖아? ...사정이 있었어. (퉁명스럽게 중얼거립니다) 정말 무슨 일 없는 거지?
리디안 K. 엔데: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무슨 사정입니까? (불쑥,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어느 쪽이 진짜지?)
전날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해 봐도, 머릿속은 흐릿하기만 합니다.
리디안 K. 엔데:... (목덜미에 손을 얹었습니다) 당신이라면 침실에서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만. 그 외에는 특별한 일은 없습니다.
???:... ... (잠시 침묵하다가, 놀란 듯 약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옵니다)
...리디안 엔데.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그 침대에 누워 있는 건... 내가 아니야.
지금은 설명할 수 없지만, ...그걸 절대로 라고 생각하지 마.
내가 하라는 대로 해. 얌전히 침대로 돌아가서 다시 자는 척을 하고 있어.
그럼 그게 곧 널 깨우거나 눈을 뜨게 하려고 할 텐데. 무슨 일이 있어도 눈을 뜨지 마. (뜸을 들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리디안 K. 엔데:... 그렇게 말하는 당신은 데클란이 확실한 겁니까? (흘긋 침실을 바라봅니다)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게 없군요.
???:...날 믿어. 지금 가고 있으니까, 조금만 버텨...! 내가 갈, 때까지만... ...
마지막 말과 함께,
이어폰에 잡음이 섞여들다 곧 전화가 뚝 끊깁니다.
다시 본 워치 화면에는, 당신을 비웃듯 통화권 이탈 메시지가 떠 있습니다.
SanC 1/1d2
리디안 K. 엔데: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쪽 데클란과 함께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수화기 너머의 데클란도 그라는 확신을 지울 수 없습니다. 실은, 어느 쪽이든 그가 그이기만 하다면 상관없다는 투입니다)
(오히려 둘이어도 꽤 재밌을 것 같군. 작게 중얼거리며 들어줘서 손해 볼게 전혀 없는, 수화기 너머의 데클란의 말을 흥미롭게 받아들였습니다)
... (절대로 눈을 뜨지 말라고 했던가. 눈을 뜬다면 어떻게 될지, 눈앞의 데클란이 데클란이 아니라면 무엇인지. 무엇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채로 마지막 그의 말을 곱씹으며 침실로 되돌아가 몸을 누입니다)
관찰 판정
리디안 K. 엔데: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분명, 침실을 떠나기 전까지 편안한 자세로 자고 있던 그의 실루엣이.
부자연스럽게, 경직된 자세로 바뀌어 있습니다.
이질감이 들 정도로 반듯하게 누워서 팔다리를 적당히 벌린,
꼭 뻣뻣한 짚인형 같은 자세입니다.
당신이 그의 옆에 몸을 누이면... ...
...
번쩍.
옆에 누워 있던, 러셀이 그 눈꺼풀을 올립니다.
???:... ...리디안?
...자냐? (리디안의 어깨를 톡톡 치며 중얼거립니다)
리디안 K. 엔데:(부자연스럽도록, 수화기 너머 데클란의 말 그대로군. 그 말이 거짓인지 옆의 그가 거짓인지, 아무렴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습니다)
???:안 자는 거 다 알아. (한숨 쉬는 소리가 작게 울리더니)
...목이 마른데 물 한 잔만 가져다 줄래. 오늘도 푹 자기는 무리인 것 같으니까... ...
리디안 K. 엔데:(원한다면 직접 마시면 되지 않습니까. 하고 속으로 작게 토를 달며 몸을 뒤척였습니다)
???:리디안... (툴툴거리다, 눈 앞의 리디안의 몸을 끌어안고 귓가에 속삭입니다) ...나 지금 뭐 입었을 것 같아. 안 궁금해?
리디안 K. 엔데:(잠들기 전, 그의 잠옷을 직접 입혀준 터입니다. 실제 데클란이었다면 모를까, 잠이 들지 않는다고 짜증 가득이던 그가 태도를 바꾸어 유혹이라니, 믿을 수 없습니다)
(아니, 가능할 지도. 옅게 미간을 찌푸립니다)
???:...안 넘어오네. 그래, 네가 입혀준 잠옷이다. 정말 내가 가지러 가야하는 거냐? (티날 정도로 투덜거리는 목소리의 끝이 돌연 갈라지곤)
컥, 콜록, 콜록, 커흑, ... ... (갑작스레 터진 기침이 끊이지 않자 목을 부여잡고 신음합니다)
리디안 K. 엔데:(병마라면 지긋지긋할 정도로 달고 사는 남편이었기에, 반사적으로 손끝을 움찔거립니다)
???:리, 드... ... (눈가에 작게 눈물이 맺힌 채 떨리는 몸을 일으키려다, 곧 리디안의 어깨를 부여잡은 채 그 자리에 고꾸라집니다. 여전히 성대를 긁어대는 기침 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웁니다)
리디안 K. 엔데:... (꽤 머리를 쓰는군. 이불 아래의 침대 보를 틀어쥡니다.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지만, 러셀의 형상을 한 그는 여전히 자신에게 있어서 데클란이기에. 그러나 여전히 눈을 뜰 수는 없습니다.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살, 려줘... ...죽, 고, 싶지, 않... ... 리드, ...
부, 불이... ...
더워, 더워, ... ...으윽, ... ...흑, ... ...
방 안이 점점 더워지고,
당신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코끝에는 미약한 탄내와 썩은 내가 뒤섞입니다.
???:제발, 리드... ...일어나, 제발...!!!!
리디안 K. 엔데:(젠장, 이불 속으로 몸을 웅크립니다. 당장에라도 뛰쳐나가고 싶을 만큼, 몸이 떨리지만 애써 억눌러 참습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간 화마가 또다시 저와 데클란을 노리려 합니다. 머리에서 경고등이 울리지만, 전화를 끊기 전 데클란의 마지막 말이 맴돕니다)
(하지만, 이것도 환상이라면. 아니, 이게 실제 상황이라면? 데클란과 함께 죽을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해야 하나. 온몸에서 밴 땀이 흘러 베개를 적십니다)
???:콜록, ... 콜록, ... ... ... (리디안의 몸 위로 쓰러진 채 밭은 호흡을 내쉽니다. 눈 앞이 까맣게 흐려지고, 일렁이는 연기들이 제 시야를 감싸는 것이 느껴집니다) 부탁이니까, ... ...눈을 떠, 리디안 엔데...!!!!
리디안 K. 엔데:(점점 더해가는 열기에, 몸 위로 떨어지는 데클란의 무게가 느껴지자 그의 몸을 끌어안아 감쌉니다. 새하얀 머리는 강박적으로 그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데클란. 안됩니다. (숨을 헐떡거립니다. 눈은 감은 채이지만, 이대로라면, 이대로라면 천장이 무너져 내려도 그만큼은 지킬 수 있다고. 이번에는 절대로 놓지 않겠다 생각합니다. 설령 그와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역, 시... 깨어, 있, 었, 어... ... 바보, 녀석... ...
리드, 너라도 살아서, ... ...도망, 쳐... ...제발... (리디안의 몸을 가볍게 감싸안던 손이, 힘을 잃고 툭 떨어집니다)
...
아득한 머리와, 품 안에 짓눌린 무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정신력 판정
리디안 K. 엔데:
정신
기준치: 45/22/9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무심코 뿌연 시야 너머로 무언가를 목격합니다.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형체의.
거대한 짚인형과 흡사한 것이 당신을 짓뭉갠 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러셀의 것과 똑같은, 산발의 머리카락을 한 채로.
아니, 그것이 당신을 ■고 있는 게 맞나요.
눈이 있어야 할 곳에, 못으로 헤집어 놓은 듯한 커다란 구멍 두 개가 박혀 있을 뿐입니다.
직후, 당신은 온몸이 불타는 듯한 강렬한 통증에 휩싸입니다.
SanC 1d3/1d6
리디안 K. 엔데: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2
전신의 피부가 녹아들고,
삭아드는 온갖 신경이 비명을 지릅니다.
리디안 K. 엔데:하, 하하. 멍청하게도. (몸이 불타는 듯한 고통은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종류의 것입니다. 기어이 비틀린 실소를 터트립니다) 내가 졌군.
그러나,
이내 무언가 부서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방의 문이 열어젖혀집니다.
러셀 데클란 켄트:...리디안!!!!
그와 동시에, 당신의 위에 올라탄 그것은 순식간에 눈 녹듯 액체 범벅으로 변합니다.
기분 나쁘게 끈적한 밀랍이 썩은 짚과 뒤엉켜,
역한 고무 냄새와 탄내를 풍기며 당신의 위로 쏟아집니다.
그러나, 당신이 눈을 깜박이면.
방금 느꼈던 불쾌한 감촉이 거짓임을 알아차립니다.
침대 위는, 아무런 흔적 없이 깨끗합니다.
러셀 데클란 켄트:정신 차려, 여기서 당장 나가야 해... 질식사로 사이좋게 뒈지고 싶지 않으면!! (불길 속을 헤집고 허겁지겁 이쪽을 향해 뛰어와, 침대에 누운 리디안의 손을 붙듭니다. 다소 서두른 듯 마구잡이로 헤쳐진 셔츠 차림입니다)
리디안 K. 엔데:... 데클란. (여전히 몸이 타오르던 고통이 생경하게 느껴지는지, 이미 사라지고 없는 손가락이 덜덜 떨리는 기분입니다. 식은땀을 뒤집어쓴 채 얼이 빠진 채로 러셀에게 손이 붙들려 몸을 일으킵니다)
러셀 데클란 켄트:일어나, ...윽, 너, 왜 이렇게 무거워...!! (리디안의 몸을 끌어당기다시피하며 침대에서 끄집어내곤, 황급히 복도 쪽으로 향하다)
...빌어먹을 새끼, 넌 여기서 뒈지는 거야...!
(품 속에서 짚인형 두 개를 꺼내, 세차게 타오르는 불길을 향해 던져버립니다)
짚인형에 불이 옮겨 붙자마자,
소름 끼치는 굉음이 온 집안을 가득 채웁니다.
마치, 저택 자체가 비명을 지르는 듯한 끔찍한 소리.
SanC 0/1
리디안 K. 엔데:
SAN Roll
기준치: 42/21/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러셀 데클란 켄트: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리디안 K. 엔데:(뭐냐고 물을 새도 없이, 멍한 얼굴로 러셀에게 이끌려 달음질하다 잇따른 굉음에 정신을 차리고는 러셀을 들쳐 안고 내달립니다)
러셀 데클란 켄트:...야, 잠깐...!! 저쪽이 덜 탄 것 같으니까, 저기로 내려가자...! (엉겁결에 리디안의 목을 끌어안은 채로 불길을 피합니다)
리디안 K. 엔데:(가운을 벗어 러셀의 머리 위로 얹어준 후, 그가 가리킨 곳으로 빠르게 뛰어 내려갑니다. 이번에는, 이번에는..)
...
.
.
불타 무너지는 저택 사이에서,
두 사람은 가까스로 그 숨을 내뱉으며 탈출합니다.
가벼운 타박상 정도로 끝난 것이 천만다행일 정도로.
별장의 오른편은 불길에 집어 삼켜져 빠르게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러셀 데클란 켄트:...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별장을 새로 지을 걸 그랬어. (농담 아닌 농담을 내뱉으며, 이글거리는 저택의 불길을 바라봅니다)
리디안 K. 엔데:... (길고 긴, 많은 의미를 담은 한숨을 내쉬고는 날름거리며 별장을 탐욕스럽게 삼키고 마는, 그 저주와도 같은 화마를 응시합니다. 텅 빈 손가락의 자리가, 반지가 있던 그 자리가 유난히도 욱신거림을 느낍니다. 짧고도 긴 침묵을 유지하다 러셀에게로 시선을 돌리곤) 그러게, 말입니다.
... 다친 곳은 없습니까. (평정을 유지한 예의 그 얼굴로 되묻습니다. 손을 뻗어 러셀의 손가락에 제 손을 얽었습니다)
러셀 데클란 켄트:딱히... 없어. 불길에 뛰어들기 전만 해도 정말 없었는데 말야... ... (살갗이 벗겨져 욱신거리는 발목에 시선을 주었다가 곧 고개를 내젓습니다)
...괜찮냐? (힐끔, 리디안 쪽을 보곤) 뭐, 그래도... 네가 멀쩡하니까 됐어.
리디안 K. 엔데:저야 늘 그렇듯 엉망입니다. (조심스럽게 러셀을 당겨 품에 안고는) 당분간은 요양이로군요. 그래서, 어디를 다녀온 겁니까.
러셀 데클란 켄트:그건 이야기가 좀 길어질 테니까... 일단 호텔이나 잡자고. 이런 풀밭에서 자는 건 사양이야. (여느 때처럼 투덜거리며 텅 빈 주머니를 뒤적이면, 담배 한 개비가 간절해집니다)
리디안 K. 엔데:... 그러죠. (욱신거리는 맨발 따위야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러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빈 차를 찾아 걷습니다)
두 사람은 만신창이가 된 채, 정원에 주차된 차량을 향해 걸어갑니다.
피부에 닿아오는 잿가루와 서늘한 바람이.
여전히 삶이 이어져가고 있음을, 살아있음을 상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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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C
그것은 이제 우리를 방해하지 못해.
리디안 생환, 러셀 생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