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29, 2021 8:07PM러셀:
위협
기준치: |
75/37/15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이자,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합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December 29, 2021 8:14PM러셀:컥, ... (울컥, 또다시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피비린내에 미간이 구겨지고. 떨리는 손을 들어 제 눈 앞에 가져가면, 피로 흥건하게 젖어 있습니다. ...X발, ... ...)
SAN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2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December 29, 2021 8:20PM러셀:...X같네. (왜 이딴 버러지 같은 곳에 누워 있는지 이해할 체력 따윈 남아 있지 않습니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잖아. 하지만... 순순히 뒈질 생각 따위 없으니까...!)
(출혈이 멈추지 않는 어깨를 꾹 누른 채로, 간신히 몸을 일으켜 주위를 살핍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December 29, 2021 8:23PM러셀:(라이플을 주워 간신히 멀쩡한 어깨에 걸쳐 멘 채로 저 너머로 반짝이는 야경을 응시합니다. 흐릿해진 시야에 붉은빛이 감돌자, 이마를 타고 눈을 침범해 흐르던 핏줄기를 억세게 닦아냅니다)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10m쯤 떨어진 곳에서, 불 앞에 앉은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당신을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December 29, 2021 8:28PM러셀:... ... (씨X... 배고파. 살벌한 눈빛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닥불을 노려봅니다. 저런 데서 뭘 처먹는 새끼가 제대로 된 무언가를 먹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지금은 음식의 맛을 따지기에는 갑작스레 찾아온 허기에 굶주려 있습니다. 성큼성큼 걸어, 조용히 낯선 이의 등 뒤까지 다가갑니다.)
...야. 움직이면 뒤진다. (그의 등을 자비없이 군화로 밟아 찍어 누른 뒤, 철컥. 뒤통수에 장전한 총구를 꾹 누릅니다)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등을 발로 밟고, 총구를 들이밀기까지 했지만,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December 29, 2021 8:32PM러셀:내 말 안 들려? 귓구멍 안 뚫렸냐, 새꺄!? 움직이지 말라고!! (여전히 묵묵부답인 낯선 이에, 신경이 긁힙니다) 대가리에 시원하게 총구멍 뚫어줘?!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December 29, 2021 8:33PM러셀:뒤져. ...그래, 정말 죽어버려.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세우고,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당신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눈발을 따라 흩날리는 짙은 머리칼은, 도시와 같이 무채색을 띠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오직 당신을 바라보는 엿같은 보랏빛의 눈이.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당신은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December 29, 2021 8:40PM러셀:(제 몸을 이루는 장기가 흔적도 없이 떨어져 나간 광경은 현실감이 없기에, 도리어 증오가 뒤섞인 반발심이 피어오릅니다.
내가? 내가... ...여기서 이딴 식으로 뒈진다고? ... ...절대 그럴 수 없어.
뒈진다고 한다면, 내가 아니라 너라고...!!!)
SAN Roll
기준치: |
68/34/13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물론, 이름도 모르는 녀석에게 쓰러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요? 당신은 이제 곧 죽을 텐데..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러셀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December 29, 2021 8:43PM리디안 K. 엔데:네, 처리했습니다. 일시적 기억 상실입니다. 또한, 비정상적인 살육에 대한 집착을... (눈발에 말이 끊겨 들리지 않습니다)
... ...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니 다음 소생 시간은..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러셀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이자,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합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December 29, 2021 8:56PM러셀:(울컥, 울컥. ...또다시 전신에서 요동치는 고통에, 떨리는 손을 들어 환부를 틀어쥡니다. 또다시, 관자놀이에 핏대가 곤두섭니다. ...짜증나게도, 기억해내고 싶지 않았던 기억까지 전부 되찾아 버려서. 그래, 저 말 X도 안 들어처먹는 또라이 새끼와... 이 싸늘한 설원에서 개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지.)
SAN Roll
기준치: |
68/34/13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December 29, 2021 8:57PM리디안 K. 엔데:늦는군요. (차가운 눈으로 러셀을 내려보다, 펼쳐두었던 음식과 짐을 정리합니다)
December 29, 2021 8:58PM리디안 K. 엔데:지금은 제정신입니까?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한 발 더 갈길 기세입니다.
December 29, 2021 9:00PM러셀:... ...그래, 이 싸가지 없는 새끼야... (입에 고인 피를 하얀 눈밭 위에 뱉어내며 중얼거립니다)
December 29, 2021 9:01PM리디안 K. 엔데:전자기기는 고치면 말이라도 잘 듣던데, 크리처는 이런 식이라 불편하군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고개를 까딱이고는) ...매번 당신을 죽이는 일도 번거롭습니다.
그래요. 그는 당신을 처참하게 살해한 뒤에도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당신의 소중한 전우입니다.
December 29, 2021 9:02PM러셀:(소중하긴 뭐가 소중해?!?!?!)
December 29, 2021 9:03PM리디안 K. 엔데:가끔은 떠돌이 개가 당신을 물어가기도 했죠. (상황을 되새기듯 시선이 허공을 향합니다. 개는 귀엽기라도 했지 않는가) ...당신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지만 않았다면, (불길하게 말 끝을 흐립니다)
리디안이 들개에게서 소중한 당신을 되찾아온 무용담 따위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December 29, 2021 9:05PM러셀:네 잘난 척도 지겨워... 최전방으로 쫓겨난 인성 쓰레기 말단 주제에. (어느 정도 수복된 몸이, 조금씩 삐꺽이며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면서 온 몸에 묻은 핏빛의 눈을 털어냅니다)
December 29, 2021 9:05PM리디안 K. 엔데:(작게 한숨을 내쉬며 러셀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December 29, 2021 9:07PM러셀:(저 손을 물어, 신경을 전부 끊어내버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런 짓을 해도 딱히 제게 이득이 없는 걸 압니다. 언젠가 이 새끼를 꼭 내 발 밑에 무릎 꿇리고야 말겠어... ...)
야, 배고파 뒤지겠는데 너만 처먹으면 다냐?! 내 몫은?! (투덜거리며 리디안이 내민 손을 잡고 제 몸을 지탱합니다)
December 29, 2021 9:09PM리디안 K. 엔데:그러기에 미리 만들어 두지 않았습니까. (러셀의 몸을 일으켜 세워주고는, 짐 가방 근처에 떨어진 레토르트 수프를 건넵니다. 차갑기 그지없는, 싸구려 식품입니다) 당신이 이런 상태만 아니었더라면, 따뜻했을 겁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리디안이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December 29, 2021 9:12PM러셀:내 탓이냐고...
네가 날 방패로 써서 뒈진 거잖아...! (혀를 차며, 언제나처럼 제 죽음을 그의 탓으로 돌립니다. 소생하는 감각은 언제나 낯설고 불쾌하지만, 고통 자체는 슬슬 무뎌지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제정신이 돌아온 뒤 들끓어 오르는 분노는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이리 내놔. (그의 손에서 레토르트 수프를 뺏어 들고는, 제 입가에 흘려 넣습니다.) ...더럽게 맛없네.
임무가 끝나면 휴식기가 주어지니 느슨하게 풀어질 법도 한데,
어째서인지 그는 빈틈없는 모습으로 조금 떨어진 도시에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수프는 싸늘하고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December 29, 2021 9:15PM리디안 K. 엔데:...글쎄요, 이제 당신의 역할은 그것뿐인데. 덕분에 이전 임무를 성공시킨 점은 칭찬해 드리죠. (다시금 총을 바르게 쥐어 듭니다)
그런데, 당신이 두 번이나 죽는 것은 예정에 없던 일입니다. 원래도 소생 시간은 제각각이었지만, 이번은 유독 느리더군요. (차분한 어투로 날카롭게 상황을 정리하고는, 마스크를 벗어 긴 입김을 내뱉습니다)
December 29, 2021 9:17PM러셀:말 참 더럽게 예쁘게 하네. (텅 빈 수프 용기를 던져버리곤, 총을 쥐는 리디안을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봅니다) 너도 수십 번 뒈져 봐야 내 X같은 기분을 알지...!
December 29, 2021 9:18PM리디안 K. 엔데:식사를 마치고 당신의 것을 준비하는데도,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않길래 이번에야말로 죽어버린 줄 알았습니다만. (타성에 젖은 눈이 러셀을 응시하고는) 멀쩡하니 다행입니다.
December 29, 2021 9:19PM러셀: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예정이니, 계산이니. 그딴 건 관심 없어. (퉁명스레 내뱉는 말들이, 하얀 입김에 섞여들어 잔잔히 흩어집니다) 덕분에 존X 싸늘한 수프 잘 처먹었다, 새꺄.
(그와 시선이 맞닿자, 뾰족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일갈합니다) 난 아직 죽어 줄 생각 없거든. 기대하지 마.
...야, 그건 없어? (제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대, 담뱃불을 붙이는 시늉을 합니다)
December 29, 2021 9:21PM리디안 K. 엔데:... (별 말 없이 러셀의 뾰족한 송곳니를 바라보다) 그게 당신의 역할입니다. 잊지 않았다니 다행이군요.
(평소였다면 건넸을 담배에는 손도 대지 않습니다. 다만 싸늘한 얼굴로) 당신의 목숨은 인류를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December 29, 2021 9:23PM러셀:... (그 말에, 그를 응시하던 차가운 눈빛이 돌변해. 언뜻 살의를 담은 형형한 핏빛으로 물듭니다)
닥쳐, 엔데.
내 목숨값은 인류 따위가 아니라, 내가 정해. (언뜻 그 시선이, 리디안의 등 뒤로 펼쳐진 어둠이 어린 도시를 훑고는) ...지금은 저 태평한 새끼들 때문에 이딴 곳에서 명줄이나 갉아먹고 있는 신세지만, ... ...
(언젠가, 꼭... ...눈 앞의 이 새끼도, 빌어먹을 연구실 놈들도 전부 죽여버리고, ...그리고. ...그 뒤엔 무엇이 있지? 깊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 삶을 제 손으로 거머쥐는 자유, 오직 그것만을 갈구하며. 젠장, 핵의 위치, 그것만 제대로 안다면... ...)
December 29, 2021 9:28PM리디안 K. 엔데:(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미세한 미소를 띱니다) 그렇습니까. 목줄을 찬 개 신세로 보입니다만. 그렇게 여겨야 합니까. (흑색의 총구가 옷 아래로 감추인 러셀의 목줄을 가리키고는 거두어집니다)
December 29, 2021 9:30PM러셀:그래... 미친 개새끼처럼 물어뜯어 주랴? (금방이라도 그에게 덤벼들 듯한 살벌한 목소리로 대꾸합니다)
December 29, 2021 9:30PM리디안 K. 엔데:새 임무입니다. 당신이 사망한 사이에 전달받았습니다. (러셀의 분노는 아랑곳 않고, 내용을 전달하며 시선을 돌려 잿빛의 도시를 응시합니다)
December 29, 2021 9:32PM러셀:하, ...이 놈의 좆같은 임무는 끝이 없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세를 전환하는 리디안에겐 익숙해져 있지만 짜증은 여전합니다. A시... ...
인간들이 살아가는 도시를, 내가 왜 지켜야 하냐고. 제 손으로 가져보지 못한 일상은 동경의 대상도 되지 못합니다)
알겠으니까, ...한 대 줘. (다시금 그에게 손을 내밉니다)
December 29, 2021 9:33PM리디안 K. 엔데:임무 중이라고 했습니다. 당신에게 생각이 필요합니까?
명령에 복종하십쇼. (총기를 가볍게 살피고는 한 걸음을 옮깁니다)
December 29, 2021 9:34PM러셀:야...
리디안 엔데!! (가볍게 무시하는 그의 뒤통수에 대고 험한 말을 내뱉다, 곧 분을 이기지 못하고 발치에 가득 쌓인 눈을 위협적으로 걷어찹니다. 툴툴대며 제 총을 챙긴 채로 그의 뒤를 따라 발자국을 내며 걷습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앞선 리디안이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면...
December 29, 2021 9:37PM리디안 K. 엔데:(익숙한 얼굴로, 제 파트너를 돌아봅니다. 여전히 짜증이 가득한 앳된 얼굴. 얼굴의 흉터가 매서운 바람에 욱신거리는 듯한 착각을 느끼고는) ...갈까요.
December 29, 2021 9:39PM러셀:...뭘 물어봐? 빨리 뛰어내려. (거센 바람에 흑색의 머리카락이 나부끼고. 니코틴이 부족한 탓에 신경질적으로 대꾸합니다)
허공을 한 바퀴 돈 러셀이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아직 떨어지는 중인 파트너를 받아볼까요.
December 29, 2021 9:43PM러셀:(군화에 묻은 시멘트 조각을 털어내곤, 고개를 들어 낙하 지점을 응시합니다)
민첩
기준치: |
99/49/19 |
굴림: |
7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래, 대충... ...저 쯤이겠지. 두어 번, 큰 보폭으로 발을 끌어 적당히 하늘을 응시하면, 분명 이쯤에서 눈 앞에 떨어지고 있어야 할 개새끼가 보이지 않습니다. 젠장, 너무 대충 가늠했나?)
(다급히 고개를 돌리자 몇 미터의 오차 범위가 보입니다. 재빨리 바닥을 걷어차 이동하며 두 팔을 뻗으면, 아슬아슬하게 리디안을 제 품에 받아냅니다.) 씨X, ...제대로 좀 안 떨어지냐?!
턱, 소리와 함께 아슬아슬하게 리디안을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December 29, 2021 9:51PM리디안 K. 엔데:당신이 해야 할 일을 제게 미루지 마십쇼. (대수롭지 않다는 듯 몸을 곧장 옥상을 둘러보고는, 익숙한 러셀의 품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리디안은 주변을 둘러본 뒤 품에서 지도를 꺼내 펼칩니다.
December 29, 2021 9:52PM러셀:뚫린 입이라고... (더럽다는 듯이 리디안을 시멘트 바닥에 밀쳐버리곤, 까마득한 옥상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December 29, 2021 9:53PM리디안 K. 엔데:(러셀의 밀침에도 흔들림 없이 착지했습니다. 굴하지 않고 지도를 보며 손가락으로 특정 장소를 가리킵니다)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긴급 대피 구역에 있을 겁니다.
손가락 끝이 지도 표면의 점을 하나씩 짚습니다.
눈으로 그것을 좇자, A시의 긴급 대피 구역인 학교, 백화점, 병원, 지하철역입니다.
December 29, 2021 9:54PM러셀:후딱 돌고, 거기 있는 새끼들 다 쫓아내자고. (가느다란 시선으로 지도를 응시하다, 귀찮다는 듯 시선을 돌립니다)
3
저기나 먼저 가지 뭐. (대충 학교처럼 생긴 곳을 가리킵니다) 잘은 몰라도... 대충 깃발도 펄럭이니까.
December 29, 2021 9:57PM리디안 K. 엔데:...학교 말입니까. 그러죠. ...늦지 않았으면 하는군요. (러셀에게만 들릴 정도로 중얼거리다 지도를 접어 품에 넣었습니다)
C고등학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강당입니다.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두 사람이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리디안은 잠시 멈춰서, 세차게 펄럭이는 깃발을 응시합니다.
December 29, 2021 10:00PM리디안 K. 엔데:...이곳이 무얼 하는 곳인지는 압니까. (곧장 걸음을 옮겨 러셀의 뒤를 따릅니다. 본디라면 들려야 할 웃음소리는 끊긴지 오래입니다. 문득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환청처럼 귀에 맴돌다 사라집니다)
December 29, 2021 10:02PM러셀:몰라. 연구소 비슷한 거 아냐? (당연하게도, 그런 사소한 지식 따윈 모릅니다. 전투병기로서 필요한 정보 외에는 아무것도 주입되지 않았기에. 스산한 운동장을 흘겨보곤 별다른 감상 없이 건물 강당을 살핍니다)
December 29, 2021 10:04PM리디안 K. 엔데:... 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 기회가 제겐 주어지지 않았지만. 일정한 나이가 찬 아이라면 이곳에서 규율을, 지식을, ...사회를 접한다더군요. (스산한 바람을 맞습니다)
당신이 본래 인간이었다면 당신도 이런 곳에서 가르침을 받았어야 했겠죠. (눈이 가늘어집니다)
December 29, 2021 10:07PM러셀:애새끼라... ... (대가리 큰 놈들보다 우선으로 구해야 하는 목록 중 하나,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 리디안에게 닿는 시선이 불쾌함으로 가득 차오릅니다)
원래부터 난 인간도 아니었고, 나약한 인간 따위가 될 생각도 없어. ...엿같은 상상은 그쯤 해 둬라.
December 29, 2021 10:11PM리디안 K. 엔데:...그렇습니까. 날 때부터 괴물인 당신의 머리를, 한낱 인간인 제가 이해하기엔 무리였군요. 나약한 것에게 붙잡혀 숨마저 이용당하는 당신에겐. 상상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까. (나직하게 대꾸합니다. 비록, 자신도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접하지 못했지만. 인간이었다면 저보다 어린 나이였을 그에게 옅은 동정을 비칩니다)
문득 당신은 학교의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December 29, 2021 10:19PM러셀:그런 얄팍한 상상 따위를 해서 좋을 게 뭐가 있어? ...제멋대로 상상해놓고, 그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삶이 더 좆같을 뿐이었으니까.
그러니까 관둔 거야.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목구멍 아래서부터 낯선 감정이 치밀어오릅니다.
돌아갈 곳도 없는 당신에게는 과분한 감정이네요.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December 29, 2021 10:22PM러셀:뭐야, ...아무도 없잖아? 쥐새끼처럼 어디 숨었냐? (낯설고 짜증나는 감정은 저 멀리 치워 버리고, 텅 빈 어둠을 노려봅니다)
운
기준치: |
70/35/14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December 29, 2021 10:23PM러셀:야, 여기까지 기어 나와. 제대로 보이게. (철컥, 총을 장전한 채로 생존자?를 노립니다)
예감은 틀리지 않습니다. 이것은 당신이 크리처이기 때문일까요.
온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리디안이 등을 맞댑니다.
끈적한 점액질의 액체가 바닥이나 벽에 닿을 때마다 뿌연 연기와 함께 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그 생물체는, 꾸물거리며 느리지만 확실하게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December 29, 2021 10:33PM러셀:(역시나. 오른손으로는 라이플의 방아쇠를, 다른 손으로는 총신을 지탱합니다. 제 안에 불쾌하게 쌓인
인간적인 감정을 흩뜨려버리면, 이제 제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은 오로지 파괴본능 뿐입니다. 전투병기로서 완벽한 체질을 갖춘 실험체로서,
최강의 크리처로서.)
여기서 네가 나설 일은 없을 거야. 엔데. (사냥감을 응시하며, 비웃듯이 읊조립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3 |
그들과 같은 류임에도, 당신의 살육엔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시야를 향해 달려든 크리처 때문에 탄환이 흔들려, 그대로 강당의 천장에 박힙니다.
December 29, 2021 10:37PM러셀:쳇, ...야, 처리해. (순간적으로 흔들린 조준에 짜증을 섞어 혀를 찹니다)
December 29, 2021 10:37PM리디안 K. 엔데:...나설 일은 없을 거라고 했지 않습니까. (크리처를 피해 몸을 숙이며 총구를 겨누었습니다)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
70/35/14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피해: |
17 |
December 29, 2021 10:39PM러셀:지금 시비 거냐?! (욱하는 마음에, 그가 총구를 겨누는 순간 맞댄 등을 있는 힘껏 밀쳐버립니다)
지극한 긴장상태여서 그런지, 평소 같았으면 피했을 그의 몸이 기울어지며 크리처를 노린 탄환이 빗나갑니다.
궤도를 벗어나 박힌 총탄에 건물 외벽이 무너져, 잔해가 리디안의 위로 쏟아집니다.
December 29, 2021 10:42PM러셀:(기우뚱, 하고 쓰러지는 몸에 놀라 그의 멱살을 붙들어 잔해 사이에서 끄집어냅니다) 뒈지고 싶어서, 작정을 한 거면... 적어도 저 새끼들 다 처리하고 해...!!
December 29, 2021 10:43PM리디안 K. 엔데:(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눈에 노기가 어리며 동공이 수축합니다. 곧장 달려드는 크리처를 발견하고는 러셀을 걷어차 몸을 떨어트립니다)
무슨 짓입니까. 방해하지 마십쇼. (이를 아득 물고는, 크리처 사이로 돌격합니다)
December 29, 2021 10:45PM러셀:방금 구해준 거거든?!?! 고마운 줄도 모르고,
새끼가...!! (어이없다는 듯 허공에 가운뎃손가락을 날립니다)
그에게 욕지기를 날리던 그때, 꾸물거리며 날아든 크리처가 무방비한 등 뒤를 공격합니다.
December 29, 2021 10:46PM크리처:1
December 29, 2021 10:48PM러셀:악! 아오, 이 자식이...! (등 뒤에서 날아온 크리처를 회피할 시간은 없어, 가까스로 공격을 막아낸 오른팔에 기다란 자상이 주욱 그어집니다)
넌 뒈졌어...!
(왼손으로 바닥을 짚고 도약하면, 한 차례 회전하며 크리처와 거리를 벌려 착지합니다. 재빠른 반사신경으로 손을 놀려, 다시 철컥. 장전된 총구가 저를 공격한 크리처 무리를 노립니다. 이번에야말로, 핵을 전부 꿰뚫어주지...!)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6 |
(너무 조급하면 일을 그르친다, 그 정도는 배웠던 것 같습니다. 후, 짧게 숨을 내뱉으면, 일그러진 형태의 살덩어리들이 꾸물거리며 그 살의가 이 쪽을 향합니다. 방금 성급하게 쐈으면... 아마 빗맞췄겠지. 그러니까, 호흡을 정돈시키며, 다시 총구를 조준합니다. ...지금이다.)
사격(라/산)
기준치: |
75/37/15 |
굴림: |
45, 9, 64 |
+2: |
극단적 성공 |
+1: |
극단적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2: |
보통 성공 |
(만만찮은 무게의 살상탄을, 저 역한 살코기들의 무리를 남김없이 아작낼 수 있는 최선의 위치에 박아 넣습니다) 뒈져, 염병할 놈들아...!
December 29, 2021 10:56PM러셀:15
복잡한 수식 계산에 걸리는 시간은 단 0.01초,
러셀은 세차게 바닥을 걷어차며 공격을 피해 뛰어오릅니다.
거꾸로 시야가 뒤집힌 상태로, 계산된 궤도에 탄환을 박아넣은 뒤 또다시 찰칵.
탄환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으므로 찾아오는 것은 적의 죽음뿐입니다.
남은 것은 단지, 그곳에 존재했음을 가리키는 까맣게 탄 흔적입니다.
무리가 흩어지자, 남은 크리처는 몸을 숨기기 급급합니다.
처음 나타났을 때와 같이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겨 사라집니다.
December 29, 2021 10:59PM러셀:보내줄 것 같아?! 야, 가자! (또다시 원래의 형태로 엉겨붙기 시작하는 오른팔의 상처를 매만지곤, 앞서 돌격한 리디안에게 달려갑니다)
December 29, 2021 10:59PM러셀:
민첩
기준치: |
99/49/19 |
굴림: |
3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December 29, 2021 10:59PM크리처:
민첩
기준치: |
30/15/6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느린 생체형 크리처 따위가, 가히 최강의 크리처인 당신의 걸음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단숨에 도망치는 크리처의 뒤를 추격하니, 곧 퇴격로가 막힌 무지성의 괴물이 촉수를 휘둘러 공격합니다.
December 29, 2021 11:01PM리디안 K. 엔데:... 위험합니다! (머리가 깨진다면, 곧장 살아날 것임을 앎에도 이이상 임무가 지체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 러셀의 달음을 따라 달리며 총을 겨누어 크리처를 공격합니다)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
70/35/14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6 |
무시무시한 소리를 낸 그것은 러셀의 바로 옆을 스치고 지나,
December 29, 2021 11:04PM러셀:언제 네가 내 위험 따위를 신경 쓴 적이 있었냐? 같잖네. (어깨를 으쓱하곤, 흐물거리는 크리처의 잔해를 군화로 찍어 누릅니다)
아, 그래. 이 목숨은 인류를 위해 존재하는 거니까? 노고에 고마워 죽겠다, 아재.
December 29, 2021 11:06PM리디안 K. 엔데:... (계산에 성공한 총알이 적을 섬멸하자, 남은 잔해를 응시하고는 작게 숨을 내쉽니다. 러셀의 비아냥을 이명삼아 흘려듣고는, 시선을 내리깝니다)
...나는, 언제나 당신의 위험을 신경 씁니다. 시간 낭비였군요. 다음은 어디로 갑니까. (마치 다른 대답은 없다는 것처럼 딱 잘라 대꾸하고는, 몸을 돌려 강당을 빠져나갑니다)
December 29, 2021 11:09PM러셀:(
날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를 위해서겠지. X같은 자식. 괜히 부글부글 차오르는 불쾌감을, 제 발에 걸리는 모든 걸 걷어차 부수는 일로 해소합니다.) 다음은...
1
...이상한 전광판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곳으로 가자고. 딱 봐도 인간 많아 보이게 생겼었으니까. (옥상 위에서 내려다 본 광경을 떠올리며 중얼거립니다)
December 29, 2021 11:11PM리디안 K. 엔데:.... (대꾸 대신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잔해만 남은 강당을 훑어보고 걸음을 옮깁니다)
K백화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주차장입니다.
고층 백화점의 불빛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쳐들에게 노출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입구의 회전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섯 바퀴째 돌던 당신을 보던 리디안이 입을 뗍니다.
December 29, 2021 11:13PM리디안 K. 엔데:... (어처구니 없다는 눈으로 러셀을 바라보다, 빙빙 도는 문을 잡아줍니다)
December 29, 2021 11:14PM러셀:이딴 함정은... 어떤 미친 놈이 만든 거야?!?! 야, 꺼내 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덥석 멈춰버린 문에 코를 찧어버립니다)
December 29, 2021 11:15PM리디안 K. 엔데:(러셀을 외면하고 바라본 홀의 중앙에는 거대한 트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 이곳에도 명절은 있었나. 지금은 죽어버린 거대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생명이 있기에, 마음이 조급해짐을 느낍니다) ...여기는 뭘 하는 곳인지 압니까.
December 29, 2021 11:16PM러셀:몰라, 모른다고...
귀찮게 뭘 자꾸 물어?! (얼얼해진 코를 만지작거리며 있는 힘껏 투덜댑니다) ...왜 건물 안에 나무를 갖다 처 박는 거냐?
December 29, 2021 11:17PM리디안 K. 엔데:...명절입니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인간은 때로는 제 사람들 속에서 안정을 찾습니다. 명절은 그걸 위한 구실이죠. (조용한 목소리로 답합니다)
기뻐할 것을 떠올리며 타인이 타인을 위해 선물을 사고, 기뻐하고,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즐거워합니다. (조용한 걸음으로 앞서 걷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그런 비효율적인 행동을 합니다.
December 29, 2021 11:21PM러셀:... ...어이가 없네. 남을 위하는 게 기쁠 수가 있냐? 다 각자의 욕심을 탐욕스럽게 주워 먹으면서 사는 거겠지. (홀의 한가운데에 놓인 나무를 빤히 노려보며,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대꾸합니다)
December 29, 2021 11:23PM리디안 K. 엔데:어쩌면 당신도 그런 시간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구조는 다르다 하더라도, 생김새는 인간과 같지 않습니까? (상대가 존재한다면. 타인은 타인과 연결될 수 있다. ...전부 잃어버린 자신은 다시는 누구와도 연결될 수 없겠지만. 낡은 트리를 바라보던 낯이 어두워집니다)
...그렇게 된다면 신기하겠군요. (다시금 눈을 돌려 러셀을 바라봅니다. 저 괴물도, 누구를 기쁘게 하기 위해 존재할 수 있을까)
December 29, 2021 11:26PM러셀:빌어먹을 개자식들 때문에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뭔 헛소리야? (제 목을 감싼 옷깃을 내려, 그 속에 채워진 목줄을 일부러 드러내며 으르렁댑니다) 그래, 이걸 풀어주는 녀석이라면 한 번 정도는 살려줄 수 있지. ...그 뒤로는 내 알 바 아니지만.
December 29, 2021 11:28PM리디안 K. 엔데:...당분간은 그럴 수 없습니다. (작게 무어라 생각한 것을 중얼거리고는, 주차장 표시를 턱짓으로 가리킵니다) 이쪽이군요.
December 29, 2021 11:29PM러셀:그래... 기대도 안 했어. 앞으로도 걸레짝 될 때까지 부려먹어라, 아주. (영양가 없는 대화를 마치곤, 리디안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립니다)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리디안이 말한 명절은 당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였습니다.
목줄도, 강제된 명령도 없이 홀로 자유로운 날이 말이에요.
어쩐지 낯서면서도 낯익은 기대감이 피어오릅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주차된 차의 내부를 살펴보았으나
December 29, 2021 11:34PM러셀:또 허탕이야? ...그냥 이 도시에 있는 놈들 싹 다 죽은 거 아냐? (텅 빈 주차장에 눈썹을 찡그립니다)
운
기준치: |
70/35/14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December 29, 2021 11:35PM리디안 K. 엔데:...한 사람이라도 살아 있다면. .. (말 끝을 흐리다, 느껴지는 인기척에 총을 들어 장전합니다)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당신이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두 사람을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얼핏 보면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분명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금속형 크리처
23마리가 두 사람을 공격합니다.
December 29, 2021 11:39PM러셀:하...또 잔챙이들이 기어나왔네. 이번엔 금속형이냐? (주위를 둘러싼 크리처들을 헤아리며, 입가에 비릿한 웃음을 띄웁니다) 그래봤자 이거 한 방에 다 뒈질 테지만...!
December 29, 2021 11:40PM리디안 K. 엔데:... 이번에는 제대로 했으면 하는군요. (작게 중얼거립니다)
December 29, 2021 11:42PM러셀:(어깨에 메고 있던 총을 들어 겨냥합니다.
완벽한 각도, 완벽한 조준으로.)
...어디서 잡음이 들리는데. 쓸데 없는 말 흘리지, 마...! (한 발 쏘고 나면, 그의 발을 구둣발로 짓이겨 줄 생각으로. 다음에 장전할 탄환을 입에 문 채 방아쇠를 당깁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피해: |
13 |
덜컥, 방아쇠를 당기자 예민한 감각을 타고 불길한 기운을 느낍니다.
그러고 보니, 당신이 쓰러져 바닥에 총을 내팽개 친 이후로 총기 손질을 하지 않았죠.
콰앙 하는 소름끼치는 소음과 함께 탄이 불발됩니다.
탄에서 떨어진 탄피 조각이 당신의 뺨을 긁고 날아가 낡은 차량에 콱 박혔습니다.
December 29, 2021 11:48PM러셀:미친, 여기서... (총기 내부를 제대로 손질하지 않은 탓이었나, 철컥, 하는 소리가 들림에도 제대로 탄환이 나가지 않습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약실에서 불발탄을 꺼내 내던지려던 찰나, 그제야 당긴 방아쇠에서 발사된 탄환이 제멋대로 총구에서 터져 나가고. 뺨을 긁고 스치는 탄피에 이성의 끈이 아슬아슬하게 끊어질 것만 같습니다)
December 29, 2021 11:51PM리디안 K. 엔데:(날아드는 탄피 조각을 피해 몸을 숙입니다. 곧장 다른 발을 짚으로 하는데, 금속형 크리처의 원뿔이 발을 디딜 곳을 부숴 듭니다. 쯧, 작게 혀를 차며 러셀의 등을 보았습니다. 최강이라는 괴물이, 사람처럼 실수를 합니다. 미간을 좁히며 높이 도약합니다. 한쪽 눈을 감아 조준경을 응시하고는 그 너머의 크리처를 노렸습니다)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
70/35/14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4 |
그러나 급하게 쏘아올린 총알은, 협소한 주차장의 천장에 가로막히고 맙니다.
리디안은 공중에서 크리처의 공격을 피해 회전하고는, 착지합니다.
December 29, 2021 11:52PM러셀:천장 쏘지 말고 그냥 바닥을 쏘지 그러냐?!
사이좋게 무덤 파서 묻히게!!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날카로운 금속음을 내는 원뿔이 바닥을 뚫고 추진합니다!
December 29, 2021 11:53PM크리처:2
December 29, 2021 11:55PM러셀:큭, 씨X, ...
...아프잖아...!! (원뿔의 돌기에 찍힌 허벅지가 관통당하자, 잇새로 신음 소리를 흘립니다) 이딴 조무래기들 처리도 못 해, 엔데?!
December 29, 2021 11:56PM리디안 K. 엔데:... 실수입니다. 머리가 아니라 다행이군요. 방심하지 마십쇼. (날아드는 원뿔을 피하며 소리칩니다. 금속 조각에 긁힌 상처에서 얕게 피가 뱁니다)
December 29, 2021 11:57PM러셀:(잠시 제 몸뚱이를 지탱할 힘을 잃은 한쪽 다리가 무너져 내려도, 여전히 그 눈빛은 눈 앞의 적을 향해 있습니다. 차라리 여기 사이좋게 묻히자고 내뱉긴 했어도, 이 곳을 결코 제 무덤으로 만들 생각은 없기에. 찰나의 순간, 멀쩡한 총알을 장전하고. 다시금 살벌한 금속 가시를 두르며 이 쪽으로 돌격해오는 크리처를 향해 사격합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7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3 |
무너진 중심은 당신에게 패널티가 되지 못합니다.
찰나의 순간, 궤적을 계산해 총알을 쏟아냅니다.
금속을 두른 크리처일지라도, 살상탄의 화력을 버티지 못합니다.
금속이 녹아내리며 바닥을 끈적하게 적셨습니다.
December 30, 2021 12:01AM러셀:어딜 가, 이 새끼들이...!! (허벅지의 관통상이 막 수복되면, 리디안의 대답도 듣지 않고 도망치는 크리처를 뒤쫓습니다)
December 30, 2021 12:01AM러셀:
민첩
기준치: |
99/49/19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December 30, 2021 12:01AM크리처:
민첩
기준치: |
30/15/6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관통된 다리가 순식간에 회복되어, 크리처를 쫓는 걸음에 속도가 붙습니다.
막 그것을 쫓으려는 찰나, 리디안의 손이 러셀의 어깨를 잡아 챕니다.
December 30, 2021 12:03AM리디안 K. 엔데:...임무가 우선입니다. (손아귀에 힘을 주었습니다. 난동을 피운다면 제압할 생각입니다) 아직 남은 장소가 있지 않습니까.
December 30, 2021 12:04AM러셀:임무? 장난해? 이것도 임무잖아. 시민을 구출하고,
A시의 크리처를 말살하는 것. (싸늘한 눈동자에는 그 어떤 빛도 감돌지 않습니다) ...내 말이 틀렸냐?
December 30, 2021 12:06AM리디안 K. 엔데:우선 사항이 틀렸습니다. ...시민을 구출할 것.
아직 시민을 구출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전투이기에 즐기는 것인지, 제게 반발하기 위해 이러는 것인지. 의중을 알 수 없는 러셀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바라봅니다)
December 30, 2021 12:07AM러셀:...하, 알았어. 알았다고. (제 어깨를 쥔 리디안의 손을 거칠게 내칩니다) 도망친 저것들이 살아 있는 인간들을 죽을 쒀서 잡수던 말던, 내가 상관할 게 아니지. 그래, 이동이나 해.
December 30, 2021 12:10AM리디안 K. 엔데:... (입을 다뭅니다. 숨이 붙은 인간이라면 대피 장소에 모여있을 겁니다. 그렇게 믿어야만 합니다. 저
러셀이 인간의 목숨을 신경 썼다는 것이 표정을 굳게 합니다)
... 병원이라면, 생존자가 있을 지도 모르겠군요. 의약품이 가득할 테니.
December 30, 2021 12:11AM러셀:표정이 왜 그래? 너 엿 먹으라고 한 말인데. (차가운 웃음과 함께 흘려넘기곤)
지고하신 엔데 님이 그렇게 여기신다면, 당장 가야겠지. (비꼬듯이 중얼거리곤 주차장을 벗어납니다)
December 30, 2021 12:13AM리디안 K. 엔데:.... (주차장을 벗어나는 러셀의 등을 향해 말합니다) 아뇨. 그들은 무사합니다.
당신이 있지 않습니까.
당신의 살점과 피를 딛고, 인류는 무사하지 않겠습니까. 당신은 죽여도 죽질 않으니. (어두운 내부로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총을 꽉 쥐는 소리가 났습니다)
고작 목줄 같은 것으로, 당신 같은 방패를 얻다니. 인간은 얼마나 영악합니까. (짧은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대신 감사를 표하죠.
December 30, 2021 12:16AM러셀:... ...인류가 아니라, 내 살점과 피를 빨아먹는 더러운 기생충 새끼들이겠지. (작게 읊조리며, 뒤를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걸음을 옮깁니다) 너도 똑같아, 리디안 엔데. 착각하지 마.
...너도, 그런 기생충 새끼들이 빌붙는 한낱 소모품에 불과할 뿐이야.
December 30, 2021 12:17AM리디안 K. 엔데:진심으로 임할 수는 없는 겁니까. 당신의 희생으로 몇 십, 몇 백, 몇 천의 숭고한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서서히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표정은 지워진지 오래입니다)
12:18AM러셀:안 그랬으면 나랑 괴물 새끼들밖에 없는 최전방에 내던져졌겠냐? 하, 주제를 알지 그래. (무표정으로 일관할 그의 모습은, 굳이 뒤돌아 얼굴을 확인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숭고한 목숨, 지X하지 마.
그딴 버러지 같은 희생은 너나 해.
12:19AM리디안 K. 엔데:...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옅은 질투 같은 것이 스치고 지나간 것도 같습니다. 곧 감정을 걸음에 남겨두고 주차장을 빠져나갑니다)
12:20AM러셀:(허무맹랑한 말이나 늘어 놓는 인간에게 맞장구를 쳐 줄 인내심은 이미 바닥난 지 오래입니다.귓가에 닿은 그의 마지막 말을 무시한 채, 병원으로 향합니다)
J대학 병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대기실입니다.
한 걸음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대피하지 못한 중환자가 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던 도중, 침묵을 유지하던 리디안이 먼저 말을 꺼냅니다.
12:22AM리디안 K. 엔데:당신은 고통을 느끼지만 찰나일 뿐이죠. 오래토록 고통을 느낀 적 있습니까? (걸음을 걷다 중환자실의 앞에 서서 먼지가 쌓인 병실 침대를 응시합니다)
12:24AM러셀:(병원의 문이란 문은 닥치는 대로 난폭하게 걷어차며, 리디안의 말을 흘려 듣습니다) ...뭐라고 했냐? 아, 고통? (신체적인 고통은, 원하지 않아도 순식간에 무뎌지곤 했기에.) ...글쎄. 왜?
12:25AM리디안 K. 엔데:(반사적으로 눈가를 더듬었다가, 제 손목을 긁습니다) ... 글쎄요. 당신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말마따나 인간은 나약합니다.
모든 인간이 당신처럼 강인하지 않죠. (러셀의 옷자락을 응시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전부 당신 같았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12:28AM러셀:... 그런 망상 따위가 네 취미였던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며 묻습니다) 그럼, 그냥 인류 대신 크리처가 장악하는 세계였겠지. ...그랬으면, 나도 이런 꼴은 안 당했을 거고. 평범한 삶을... (이야기를 이어가다, 문득 말을 멈춥니다.
평범하다는 건... 뭐지. 나는 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는 거지?)
(이런 생각이 깊어질수록, 마주하는 현실에 실망만 늘어가고. 그런 실망은 이윽고 가시로 변해 제 정신에 구멍을 낼 뿐이었기에. 쓸데없는 의문은 다시 머릿속 저 깊숙이 가라앉힙니다)
고통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통각 수단이라고 했던가요,
아! 물론 당신은 인간이 아니니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경우 긴 치료가 필요한 부상은 죽었다 살아나는 쪽이 '효율이 높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을지도요.
12:33AM리디안 K. 엔데:(러셀의 뒷말을 기다리다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고는, 걸음을 옮깁니다)
아무리 최강의 인류라곤 해도, 리디안 역시 인간입니다.
임무를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지만, 뼈가 부러지거나 내장이 손상된 경험이 있는 만큼 러셀의 고통을 일부분이나마 이해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지금, 크리쳐가 되고 싶은 것처럼 말하네요.
12:34AM러셀:... (그 뒤에 이어질 말을 내뱉을 생각은 없습니다. 내뱉어버리면. 더 이상
괴물로서의 자신을 유지할 수 없어질지도 모르니까.
인간을 닮고 싶다고, 나아가 제가 인간이 되고 싶다고. 그렇게 인정하는 듯이 보이는 꼴만큼은 죽어도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팠던 기억을 더듬던 중,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어라? 잠깐, 당신이 감기에 걸린 적 있었나요?
12:36AM러셀:...감기.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기억에 의구심이 듭니다) ...내가, 감기에 걸린 적이 있던가?
12:37AM리디안 K. 엔데:...당신이 말입니까. (감기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는 것에 의외를 느낍니다. 미간이 작게 좁아듭니다)
12:38AM러셀:애초에... ...
감기란 건 뭐야? ...모르겠어. 젠장... ... 왜 내게 이런 기억이 있는 거지? (제 머리를 한 손으로 감싸쥐곤 중얼거립니다)
12:40AM리디안 K. 엔데:... 리셋의 부작용으로 기억에 혼선이 있는 건 당연합니다만. (지금과 같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고개를 기울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입으로 말하지 않았습니까. 감기를.
질병의 이름입니다. ...또 달리 떠오른 것이 있습니까. (상부에 보고를 해야 할지, 짧게 고민합니다)
12:43AM러셀:몰라. 그냥... ...미친 듯이 머리가 아프고, 식은 땀에 열이 오르고, 그래서... ... (횡설수설하다, 곧 머리카락을 잔뜩 헝클어뜨립니다) ...됐어. 그냥 그 X같은 리셋 때문이겠지. 빨리 수색이나 해.
12:44AM리디안 K. 엔데:...그렇습니까. (속에서부터 저미는 이유모를 불쾌감을 느끼며, 대기실로 향합니다)
조심스럽게 대기실로 들어서면,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12:45AM러셀:...없어.
없다고. 다들 알아서 꽁지 빠지게 도망친 거 아냐?! (괜한 벽을 주먹으로 내리칩니다)
운
기준치: |
70/35/14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운
기준치: |
70/35/14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또... 시간 낭비했잖아. (덕분에 쓸모없는 기억도 떠올려버렸고. 입술을 깨뭅니다) 마지막 위치는 어디지?
12:48AM리디안 K. 엔데:...지하철역입니다. (러셀이 벽을 내려치는 것을 가만히 내려봅니다. 전투조차 일어나지 않는 임무는, 그에게 있어 지루한 과업일 뿐임을 알고 있음에도 묵인합니다)
12:50AM러셀:이 따분한 임무도 곧 끝이겠네. (한적한 병원의 복도를 가로질러 지하철로 향합니다. 이 도시에서 그가 꺼내는 쓸데없는 이야기에, 괜히 머릿속만 복잡해진 것 같아 썩 좋지 않은 기분으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당신은 아직 전원이 켜진 자판기를 발견합니다.
12:52AM러셀:... (차갑게 식어 끔찍한 맛이었던 수프는 이미 다 소화시킨 지 오래입니다. 자판기를 고장 내 내부의 물건을 꺼낼 생각으로, 다리를 들어 자연스레 자판기의 본체를 가격합니다)
타격으로 내부가 엉망이 되었는지 스낵 몇개와 음료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떨어집니다.
비상 식량 (HP 1D3 회복), 음료수 (이성치 1D3 회복)
12:56AM러셀:그 수프 맛보단 훨씬 낫겠지. (쭈그리고 앉아 떨어져 나온 스낵과 음료를 주섬주섬 주워 담고는. 과자 봉지의 비닐 포장을 하나 까서, 그대로 입에 털어넣습니다)
(HP +3)
12:57AM리디안 K. 엔데:... 시간이 없습니다. (속도를 유지한 채로, 뒤에서 바스락거리고 있는 러셀을 향해 말합니다)
12:58AM러셀:알았다고. ...재촉하기는. (순식간에 텅 빈 과자 봉지를 길바닥에 버리고 뒤따라갑니다)
두 사람은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1:00AM리디안 K. 엔데:아래에서 큰 소리가 날 지도 모릅니다. 열차가 작동한다면 말입니다. (당연히 러셀은 알지 못할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 말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컴컴한 역 내부로 떨어집니다.
1:01AM러셀:열차? (대충 전차같은 건가, 하고 넘깁니다. 하긴. 폭격이 일어난다면 시끄럽겠네.)
1:01AM리디안 K. 엔데:사람을 태우는 교통 수단입니다. 지하 터널로 다니기에 지하철이라고 불립니다.
안전 구역 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면허가 없더라도. 누구나 말입니다. ...이전에는 더 먼 곳까지 갈 수도 있었습니다만.
1:03AM러셀:지하 땅굴을 파고 다니는 거냐? ...정말 기생충다운 이동 방식이네. (별 뜻 없이 대꾸합니다. 그야, 그들의 생활 방식은 저와 아무련 관련이 없었기에.)
1:04AM리디안 K. 엔데:... 자유의 몸이 된다면, 가보고 싶은 곳은 있습니까. (스스로도 쓸모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강력한 이상, 인류는, AOC는 절대로 그를 놓지 않을 것이기에)
1:06AM러셀:가보고 싶은 곳... (까마득한 암흑에 감싸인, 역 내부를 훑다가) ...이 추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상관 없어. 딱히 아는 곳도 없으니까.
(문득 의아함을 느낍니다. ...왜 이런 걸 내게 물어보는 거지?) ...그러는 너는 있냐? 가고 싶은 곳.
1:08AM리디안 K. 엔데:...이전에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글쎄요. 지금은, 어딜 가더라도 내게는 전부 같은 지옥입니다. (캄캄한 역 계단에 짙게 드리운 어둠을 내려봅니다)
1:11AM러셀:같은 지옥이라. (가만히 중얼거리곤, 그의 옆모습을 흘겨봅니다.
...그래, 네게도 자유는 없겠지.)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임에도, 어째서 그 장소가 생각났을까요?
1:14AM러셀:... ...설원의 검은 숲, ... (머릿속에 새겨진 장소는, 싸늘한 추위 속. 안전지대를 멀리 한 최전방의 설원과는 다른 광경이었기에. 점차,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됩니다.
나는 뭐지? ...날 이루고 있는 이 기억은, 뭐지?)
1:15AM러셀:그래, 이게... 끝내주는 상부 녀석들이 우리에게 할당해 준 임무란 말이지. (허탈함과 함께, 역한 욕지기가 목구멍 끝까지 차오릅니다)
(딱히 인류를 구하는 데에 뜻은 없지만,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허탕을 치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성취감이 없잖아.)
1:16AM리디안 K. 엔데:... ... (무언가에 골몰한 듯, 텅 빈 역 내부를 들여다보다 품 안의 지도를 꺼내 펼칩니다)
이상하군요. 크리쳐는 지능이 없어 무리를 지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 정도의 규모라니.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지났던 거점의 점을 손가락으로 짚어봅니다)
1:18AM러셀:...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 (팔짱을 낀 채로, 여전히 찝찝한 얼굴을 합니다)
1:19AM리디안 K. 엔데: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면.. 크리쳐들의 변이와, 무리를 이끌만한 지능을 가진 리더의 등장. (혹은, ... 떠오르는 것이 있지만 일부러 입에 담지 않았습니다)
1:19AM러셀:
듣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리디안은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지도에 집중한 표정입니다.
어쩌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도 있겠네요.
1:21AM러셀:야, 뭔 소리 안 들리냐? 어디서 자꾸 웅웅대는데. (팔꿈치로 리디안을 툭 건듭니다)
1:21AM리디안 K. 엔데:...소리 말입니까. (지도를 접어 품 안에 넣자, 이어 러셀과 같은 소리를 들은 것인지 반응을 보입니다) ...저쪽에서 나는군요.
1:22AM러셀:가자, 크리처라면 죽여버리고, 빌어먹을 인간이라면 멱살 잡고 끌고 나와야 하니까.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향합니다)
두 사람은 경계하며,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합니다.
도착한 곳은 빈 공터로,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거짓말처럼 끊겨버린 신호에 리디안이 의문을 품고 총을 고쳐잡습니다.
1:24AM리디안 K. 엔데:...신호를 보내던 사람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나 봅니다. 아니면, ...함정입니까? (총을 들어 주변을 살핍니다)
1:24AM???:...한참을 찾았습니다. 대체 어디 있다가 온 겁니까?
또 다른 리디안이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그는 당신의 옆에 있는 리디안을 보고 사색이 되어 이렇게 말합니다.
1:26AM???:....도망치십쇼. 그건
가짜입니다. (주먹을 들어 전투 태세를 취합니다)
그 말을 들은, 당신 곁의 리디안의 표정이 미미하게 일그러집니다.
1:26AM러셀:함정이던 뭐던,
전부 박살내주지...! (한 손으로 총을 쥐어 저 너머의 목표를 향해 겨누다, 제 또라이 파트너와 똑 닮은 이에 경악합니다)
...뭐, 뭐야? 너...?
1:26AM리디안 K. 엔데:...함정이군요. 크리처입니다. 속아 넘어가면 안됩니다.
1:27AM???:...변종 크리처의 등장입니까. 위험합니다. 이쪽으로 오십쇼.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그 논쟁은 혼란을 가중합니다.
아니, 이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1:28AM러셀:이게 뭔 개소리야...?! 아니, ... (제 곁의 이한테서 한 발짝 물러나 총구를 겨누다가. 다시금 고개를 돌려 새로이 나타난 이에게 총구를 겨누길 반복합니다)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98%의 하급 크리처들을 처리하는 게 그들의 일이지만,
간혹 특수한 능력을 갖춘 상급 크리쳐와 조우하기도 했죠.
본능적으로 둘 중 하나는 상급 크리처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1:29AM???:...이정도의 구분은 간단하지 않습니까. 저 쪽을 향해 쏘십쇼. 믿고 있습니다.
1:30AM리디안 K. 엔데:... 저쪽입니다. 상급이라면 둘이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습니다.
1:31AM러셀:씨X, 뭐냐고, ... ... (여기서 둘 다 끝장내버리면 고민할 필요 따위 없지만, ...두 녀석의 거리가 먼 탓에. 한 번 표적을 잘못 골랐다간, 살아남은 상급 크리처와 고전을 치르게 될 지도 모릅니다)
1:32AM리디안 K. 엔데:이런 곳에 시간을 낭비하는 겁니까? (무기를 바닥에 내려두고, 싸늘한 얼굴로 러셀을 응시합니다) 쏘십쇼. 둘 다 처리하면 그만이지 않습니까.
1:34AM???:하, ....주제에 진짜 행세를 하는군요. (허탈한 숨을 내뱉습니다) 둘 다를 처리하면 누구에게 이득일 것 같습니까? 생각하십쇼. 어느쪽이 가짜인지 뻔하지 않습니까?
1:37AM러셀:난 생각 따위 안 해... (여전히 라이플을 조준한 채로 윽박지르다,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야. 마지막으로
리셋했을 때, 너.
내 어디를 쐈냐?
1:39AM리디안 K. 엔데:심장. 당연한 것을 묻는군요. 당신을 확실하게 죽일 수 있는 곳입니다. (눈을 가늘게 뜨고선 제게로 이리저리 향하는 총구로 시선을 집중합니다)
1:39AM???:...
머리. 확실한 곳이라면 머리입니다. (마찬가지로 눈을 가늘게 뜨고선, 러셀의 행태를 지켜봅니다)
1:43AM러셀:그래. ...둘 다 X나 짜증나는 대답이네. (눈살을 찌푸리며 좌우로 겨누던 총구를, 새로 나타난 리디안의
머리에 조준합니다)
...하지만 말이지, 네 이야기를 들으니까 뭔가 이상한 거지. 믿고 있다고? 저 새끼는 날 믿지 않아.
방금 네놈 입으로 확실한 곳이 머리라고 했으니. 확실하게 날려주지...! (???의 머리를 겨눠,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깁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를 헷갈릴 리가 없잖아요.
방아쇠를 당기자, 가짜 리디안이 이마에 총알이 박힌 채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리디안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리디안이 반쯤 날아갑니다.
그를 본 당신이 공격하기 위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당신을 향한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1:48AM러셀:야, 엔데! (허공으로 날아가는 그의 모습을 시선으로 쫓다, 곧 제 어깨를 움켜쥐는 감촉에 역겨움을 느낍니다) 이... ...
괴물 새끼가...!
(총구를 다시금 크리처의 몸에 조준해, 탄환을 박아 넣습니다)
1:50AM크리처:....어, 떻게든... 도움을....
......도움, 을...... 청하고 싶어서.........신호.....
.........역시, 맞지?........네가....인간처럼.....산다는 크, 리처...
여, 여태...........널 찾았........어..........
최강의 인류 중........하나는.........크리처라는........도, 도시괴담.....
1:52AM러셀:무슨, 씨X... ... (점점 구겨지는 미간에, 떨리는 총신을 움켜쥡니다)
1:52AM크리처:............그 말이 ....맞았어......부탁, 부탁...
......제발, 살려줘.......나..도......사람처럼, 너처럼......살 수 있어......
너도, 크..............리처.........나도..........너처럼......
1:54AM러셀:나는, 허접한 잔챙이의 부탁 따위 들어줄 처지가 아니야... (살기 어린 눈빛으로 크리처를 노려봅니다)
...그리고, 틀렸어. 난... 고작 인간 행세를 하는 게 아니라고...!!! 씨X, 씨X...!! (절규하듯이 소리치며, 라이플을 붙들고 몇 번이고 제 앞을 가로막는 존재에 총알을 난사합니다. 제발, 제발 닥쳐. 제발...!)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1:56AM러셀:
SAN Roll
기준치: |
68/34/13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듣고 싶지 않아, 듣고 싶지 않아...
허공에 난사된 총알에 크리처의 몸이 찢기고, 난도질 당합니다.
1:57AM러셀:꺼져, 죽어, 죽으라고...!! 괴물답게 군말없이 터져 죽으란 말이야...!!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찢어진 리디안이 흉흉한 표정으로 총구를 내립니다.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1:59AM러셀:헉, 헉... ... (이렇게까지, 숨이 가빠왔던 일은.
리셋했을 때 말고는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시야가 아득하게 흔들립니다. 내가 죽였어, ...아니.
처리한 거지. 괴물을, 그러니까...
나와는 다른 하등한 녀석을... ...)
2:00AM리디안 K. 엔데:...어째서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있습니까. (그 말에서 온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굳은 얼굴로 러셀을 바라봅니다)
마땅히 제거되어야 할 대상을 제거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2:00AM러셀:입 닥쳐, 엔데... ... 더 이상 말하면, (채 열기가 식지 않은 총구를 들이댑니다) ...너도 여기서 끝장낼 거야.
2:02AM리디안 K. 엔데:...지나치게 동조했군요. 원한다면 리셋을 돕겠습니다. (느리게 감았다 뜬, 잿빛 섞인 보랏빛의 눈동자엔 러셀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2:02AM러셀:도와? 날 보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 게... ... (더운 숨을 내뱉으며 뇌까립니다)
감히 날 돕는다고 지껄여?
2:04AM리디안 K. 엔데:...당신은, 인간은 하등하다 말하면서, 꼭
인간처럼 말하는군요. (흉흉한 안광이 감돕니다)
인간이 아닌 당신을 믿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당신이 그 크리처와 뭐가 다릅니까. 목에 달린 제어 장치, 그 하나?
2:06AM러셀:아냐, ...난... 난, 인간이 아냐. 고작
인간 따위가 되기 위해서, 살아온 게 아니라고... ... 날 배신하고 조종하는 집단 따위에게 섞여들 수 있을 것 같아? (한 걸음, 리디안에게 다가갑니다. 이것은 자의가 아닙니다. 그저, 숨겨온 열망. 제가 이 곳에서
혼자가 아님을 인정받고 싶은 무의식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 나도... 널 믿지 않아. 몇 번이고 효율적으로 날 죽이고, 또 죽이고... ... 그렇게 간단하게 내 목숨을 가지고 노는 녀석과 상종할 수 있겠어?! (또다시 한 걸음, 내뱉는 혹독한 말과는 달리. 붉게 빛나는 두 눈동자가 흐릿하게, 마치 파도가 일렁이듯이 떨립니다)
나는... 추잡한 인간도, 골 빈 괴물 따위도... ...아냐. 나는...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온전한 내 삶을 살 거라고. 제어 장치... 그깟 걸로 날 붙잡고 있다고 생각해?
... ...일방적으로 날 괴물 취급했던 건. 인간들, 그리고... 너잖아. 빌어먹을, 쓰레기 새끼... ...
(우뚝, 걸음이 멈춥니다. 후들거리며 떨리는 손이 미끄러져 내리면, 쥐고 있던 라이플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그래. 멋대로 생각해. 네 의견 따위 필요 없어. 너도 내 말 따위 듣고 싶지 않을 테고. 이걸로 끝이야
날 쏴. 리셋하라고. 차라리, 이딴 기억 따위 전부 지우고 싶으니까.
2:20AM리디안 K. 엔데:...
씨발, 약한 소리 지껄이지 마십쇼. (러셀을 바라보던 눈이 흉흉하게 변모합니다.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자면, 분노. 양손이 러셀의 어깨를 우악스럽게 쥡니다) 당신의 입에서, 누가 그런 말을 듣고 싶다고 했습니까. 짐이 무겁습니까? 그것은 마땅히 짊어져야 할
대가입니다. 그런 얼굴을 한 너는.
(찢어진 이마에서 피가 흘러 얼굴을 적십니다. 턱 끝에서 망울진 핏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흉터가 욱신거림을 느낍니다. 불쾌해, 정말 불쾌하다. 그저 흉내를 낼 뿐인 괴물의 목을 움켜쥐고 졸라 부러트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입니다. 바들거리는 팔을 들어 주먹을 쥐고는, 러셀의 얼굴을 묵직하게 내려칩니다)
.... (입을 벙긋거렸으나 가시가 걸린 듯 무엇 하나 새 나오지 않습니다. 쓰러진 러셀에게로 얼굴을 가까이합니다) ...시간이 부족합니다. 라고, 아까도 말했지.
얌전히 따라. 임무 중이다. (러셀의 멱살을 잡아 끌어 당깁니다)
리디안이 흐르는 피를 대충 닦아내며 조금 전까지 넘어져 있던 바닥으로 당신을 끌고 갑니다.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그가 가리키는 곳의 타일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2:31AM러셀:(제 어깨를 거칠게 쥔 손을 밀쳐내지 않은 채, 그저 고통으로 흐려진 시야로 눈 앞의 사내를 응시합니다. 어째서, 나는 그저... ...
도망치고 싶었을 뿐인데. 이딴 엿같은 삶 속에서, 저주받은 괴물의 삶에서... ... 제 손으로
동족을 죽이고 나니, 제 자신이 그 무엇에도 섞이지 못하고 그저 홀로 떠돌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
...외로워.)
(둔탁하게 고개가 꺾인 채, 얻어맞은 뺨의 감촉도, 아픔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않습니다. 외로워. ... ...아, ...결국 나도 그렇게나 증오했던 나약한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고. 그럼에도, 아무리 갈구한다 해도 결코 인간이 될 수는 없기에. 아아, 이렇게, 사무치는 듯한 고통은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차라리 죽음으로써 다시 제 몸도 마음도 원래대로 돌려놓고만 싶습니다)
개, 새끼... ... (흐리멍덩한 눈으로 비틀거리며 제 몸의 균형을 잡습니다. 습관처럼 욕지기를 내뱉으며, 그가 가리키는 타일로 이유 없는 걸음을 옮깁니다. 뺨에 물든 시퍼런 멍도. 결국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돋아난 새 살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공허하기만 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하지만, 물질적인 장기만큼은 여전히 그곳에 자리합니다)
2:37AM리디안 K. 엔데:.... (싸늘하게 분노를 가라앉힙니다. 어린애 앞에서 너무 큰 실책을 보인 것 같지만, 그뿐. 미안한 감정은 없습니다. 그저 인류를 지키기 위해, 더 큰 힘이 있다면 다수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음에도 나약하게 구는 꼴이란. 한때는 동정했으나, 지금은, 감정이 소용돌이 침을 느낍니다)
(러셀의 뺨을 쓰다듬다 떼어냅니다) 다 나았군요. 역시, 모든 이가 당신 같았다면 저도, 이들도 평범했을지 모릅니다. ....그렇겠죠.
...어쩌면, 당신도. 두 번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린애 투정이라면 추후에 받아드리죠. (타일의 위로 러셀을 패대기칩니다)
여십쇼.
2:44AM러셀:... ...마지막까지, 날...
믿지 않는다는 것만큼은 똑똑히 알겠네. (어쩌면, 갈 곳 없는 이 허무함을 채우기 위해 제 곁에 있던 그에게 어느 정도는, 의지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가차없이 제 심장을 꿰뚫어 죽이던 또라이 싸이코 새끼한테서 애정을 바란다니. 확실히 내가, 미친 게 틀림없어. ... ...) 이 안에 뭐가 있는지 정도는,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이 자식은, 대답하지 않겠지. 언제나 그래왔으니까. ...)
... (별다른 이어지는 말 없이, 제 밑에 덮인 색이 다른 타일을 들어 올립니다.)
영원처럼 긴 찰나의 침묵 속에서, 타일을 들어올리면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리디안입니다.
당신과 리디안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들은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을 신기한 듯 보기도 합니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심지어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이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2:53AM러셀:(저들을 구해내고, 내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어. 분명 같은 공간에 있는데도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그들이 드러내는 어떠한 감정에도 공감할 수 없기에. 마치 사고 능력을 잃은 구조 로봇이 된 기분입니다. 이게 상부가 저들이 만들어낸
괴물에게 원하는 방식이라면... 잘 됐네. 뜻대로 됐으니까.)
2:54AM리디안 K. 엔데:(그토록 원하던, 임무를 다한 것임에도 기뻐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무미건조함 속에서, 오직 단 하나의 감정을 담은 눈이 러셀을 향합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당신은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간신히 고개를 돌린 당신은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2:57AM리디안 K. 엔데:... ...! 안돼,
뒤늦게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2:59AM러셀:아, ... (그래, 그거야... ...난 널 죽이려고 했었잖아. 당연히, 똑같이 되갚아 줘야지.)
크헉, ... ... (제 살갗을 가르고 숨을 앗는 그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느낄 정도입니다. ... ...이대로, 아무 생각 없이 잠들고 싶어.)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당신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몸을 리디안이 받아냅니다.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다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7:07PM러셀:쿨럭, ... (결국, 다시 잠에서 깨어나고야 맙니다. 분명
리셋했을 텐데, 제 몸을 지배하는 통증은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어째서? 아, 그 자식이 말했던가.
소생 시간이 유독 느렸다고... ... ...이렇게 계속되다 보면, 나도 인간들처럼 언젠가 영영 뒈지고 마는 건가. 바닥에 아무렇게나 쓰러진 채로 깜박, 깜박. 눈꺼풀을 힘겹게 떠올립니다)
SAN Roll
기준치: |
67/33/13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머리맡에 있는 귀여운 곰 인형이 리디안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죽은 당신을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7:11PM러셀:(원하던 대로 한 번 죽고 다시 살아났는데도, 그 어떤 것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기억 상실이라도 걸렸으면 좋았을 텐데.) ...
씨X. (머리맡의 곰 인형을 사납게 바닥으로 내던지자, 격한 행동 탓에 갈비뼈가 제 살을 짓이기는 듯한 고통이 밀려듭니다) 윽, ...
... ...야. 엔데. 거기 있냐? (누워 있던 곳에서 간신히 몸을 일으켜, 벽을 짚고 일어서보려 합니다)
상처가 느리지만 확실히 회복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방 안에는 리디안의 머리 끝도 보이지 않습니다.
7:16PM러셀:새끼가 대답도 없어... (어쩌면. 그가 자신을 여기 버리고 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럴 리가 없나. 목을 더듬어, 여전히 그 곳에 있을 목줄을 매만집니다. 명령은 절대적, ...이라.)
...야! (문을 열고, 비틀거리며 거실로 향합니다)
거실로 나가자, 머리에 붕대를 감은 그가 소파에 앉아 무전기를 보고 있습니다.
기척에 고개를 든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7:18PM리디안 K. 엔데:... 몸은 어떻습니까. (무전기를 내려두고 당신에게 다가갑니다. 조금 더 퀭하고, 창백한 낯입니다)
7:23PM러셀:... (그의 머리에 감긴 붕대의, 말라붙은 핏자국을 흘겨봅니다. 인간의 회복력은 이다지도 쓸모 없고, ...느려 빠졌구나. ... ...자신도 결국 그와 같아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면, 불쾌함과 동시에 막연한 무언가의 감정이 피어오릅니다) ... 이제 별 일 없어. 인간들은 다 튄 거냐?
...윽, (아직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통증이 제 살갗을 찔러 와, 순간적으로 상체를 숙여 가슴을 움켜쥡니다)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 (느린 숨을 뱉으며,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조금만, 더 쉬면 되겠지.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평소의 그보다 조금 더 굼뜨고 불편해 보이네요.
단순히 머리를 다쳐서 그렇다기엔 더 아픈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7:26PM리디안 K. 엔데:... (평소보다 한 박자 느리게 러셀을 부축합니다. 아직, 완벽하게 낫지 않은 모양이군. 그렇게 생각하며 가볍게 러셀의 팔을 잡았다가 놓아줍니다) ...당신, 3일 동안이나 깨지 않았습니다.
7:28PM러셀:3일? (얼빠진 모양새로 대꾸합니다) ...빌어먹을.
뭐가, 최강의 크리처냐고... ... (욕지거리를 내뱉곤, 싸늘한 눈빛으로 리디안을 훑습니다) 그나저나. 너, 왜 이렇게 굼떠? 어딜 쳐맞은 거냐?
7:29PM리디안 K. 엔데:...아. (건조한 시선이 느리게 감겼다 뜨입니다) 별일 아닙니다. 3일이나, 당신 없이 홀로 크리처를 상대했으니. 조금 지친 것뿐입니다.
상처 부위를 보여주십쇼. (제 것은 아무렇지도 않는다는 냥, 러셀에게 시선을 고정합니다)
7:35PM러셀:하, ...인간 주제에.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새끼네. (
평소처럼 한껏 비웃어주곤, 입고 있던 한 겹의 목티를 들어올려 가슴 부근의 상처 부위를 드러냅니다) ...봐서 뭐하게? 잘 아는 연구원도 아닌 주제에. 그래. 또 보고하려고 하는 거겠지. (작게 투덜거립니다)
7:40PM리디안 K. 엔데:연구원은 아니지만, 간단한 응급처치라면 가능합니다. (생각보다 순하게 구는 러셀을 의아하게 바라보고는, 느리게 아물고 있는 환부를 확인합니다. 그리곤, 작은 구급상자를 꺼내 약을 바르고, 껴안듯 허리를 안아 붕대를 감아줍니다)
7:42PM러셀:... (지금껏 응급 처치 따위를 할 일은 없었는데. 그야, 그 전에 모든 상처는 나아버렸으니까. 환부에 닿은 차가운 감촉에 어깨를 움츠리며 미간을 찌푸립니다) ...제대로 하는 거 맞냐? 돌팔이 아냐?
7:44PM리디안 K. 엔데:붕대를 감는 것에는 무리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테이프로 끝을 고정시킨 후, 옷을 내려줍니다)
7:47PM러셀:(붕대가 감긴 부위가 여전히 욱신거립니다. ...아니, 상처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의미의 욱신거림이 가라앉질 않습니다) ...고마워 죽겠네. (툴툴거리다, 걸음을 옮겨 리디안이 앉아 있던 소파에 풀썩 주저앉습니다) 그 잘난 상부에선 뭐라고 했냐? 어쨌든, 임무는 끝났잖아.
7:48PM리디안 K. 엔데:상부... (말 끝을 뭉갭니다) ...생존자들은 무사합니다. 당신이 쓰러지고 난 후, 헬기에 태워 안전지대로 보내졌습니다.
3일이나 지났기에, 크리처는 더 이상 당신이나 제가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증식했죠. (러셀의 곁으로 가 앉았습니다)
따라서 제2순위인 임무는 폐기. 상부에서는 A시를 포기한다고 결정했습니다.
7:51PM러셀:A시의 포기라... 그럼, 우리도 여기 버려진 거냐? 이젠 여기가 최전방인 셈이겠네. (별 뜻 없이 대꾸합니다)
7:52PM리디안 K. 엔데:(작게 고개를 끄덕이곤) 이곳의 크리처가 안전지대로 넘어 오는 것을 대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곳을 도시째로 터트릴 폭탄이 헬기에 실려 오고 있습니다. 도시를 빠져나가면 임무는 끝입니다. (말 끝이 또다시 흐려지더니, 마른 세수를 합니다)
그런데, ... 방금 막 구조 요청 신호를 확인했습니다.
그는 특수한 신호가 뜨는 무전기의 화면을 당신에게 보여줍니다.
7:55PM러셀:...구조 요청 신호? 여기 있을 녀석들은 다 그
벙커에서 도망친 거 아니었냐?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그 때의 감정이 되살아나자, 금세 신경질적인 얼굴로 돌변합니다)
신경 꺼. 그 빌어먹을 신호도... 괴물 새끼가 보낸 거였으니까. 이것도 그런 종류겠지. 지금까지 못 빠져나온 건 그 새끼 책임이야. 버려.
7:56PM리디안 K. 엔데:... 상급 크리처일지라도 무전을 보낼 정도의 지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건조한 눈이 마른 열망을 띱니다)
눈이 많이 내려 헬기에 폭격 지연 요청도, 더 이상의 무전도 보내기 어렵습니다. 확인을 하려면, 직접 가는 수밖에.
당신이 깨어나지 않는다면 포기할 생각이었지만, 다행입니다. (생각을 정리한 듯 결연한 얼굴입니다)
저 혼자 가겠습니다. 당신의 부상 정도는 심각합니다. 돌아가서 치료를 받으십쇼.
8:02PM러셀:... ...개새끼. (끝까지,
이기적으로 굴고. 그가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에, 돌연 소파에서 일어나 리디안의 멱살을 움켜잡습니다)
그 꼴로 혼자 가? 그냥 송장 되고 싶은 거냐? 그래, 뒈질 수만 있다면 뒈지고 싶다고 한 녀석이니까... 애초에 기대는 안 했어. 지금 유언이라도 들어 주랴? (멱살을 쥔 손에, 다시금 힘을 주어 붙듭니다)
8:04PM리디안 K. 엔데:...내가 해내지 못할 것 같아서 그럽니까. (발끈한 듯, 멱살을 쥔 러셀의 손위로 제 손을 포개고는 붙잡아 떨어트리려합니다)
이런 인간의 몸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무결한 존재라고 하더라도, 나는... (아랫입술을 잘근, 뭅니다. 또다시 눈가의 흉터가 불타는 듯한 고통에 휩싸였습니다)
8:08PM러셀:(제 자신도, 어째서 이렇게까지 그에게 분노하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아니,
알지 못했다, 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만약 그가 진짜로 죽어버리기라도 한다면, 밀려들 고독함은 저 홀로 감당해야 했기에. 입술을 깨물며 붕대를 감은 그의 눈을 노려보다, 서서히 손을 떼어냅니다) ... ...
네 말 따위, 안 믿어. 그래, 해 봐. 가서 시체로 나뒹굴던지. 마음대로 해.
8:10PM리디안 K. 엔데:... 헬기가 도착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쪽으로 빠져나가시죠. (그렇게 말하곤, 러셀에게 등을 돌려 짐을 챙기고 그대로 걸어갑니다)
8:13PM러셀:(...그러고보니, 니코틴을 끊은 지 며칠이나 됐더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한 갈증이 하염없이 차오릅니다. 대답 없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분을 못이겨 손에 잡히는 기물을 내던지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립니다)
...그냥, 죽어버려.
당신이 던진 기물은 벽에 부딪혀 부서지고 깨지길 반복합니다.
8:20PM러셀:...
죽어버리라고...!! (제 분을 이기지 못하고, 방에 놓인 모든 물건들을 때려 부수면 거친 숨이 제 몸을 들쑤십니다.
...죽어, 죽어... ... ...핏대가 선 관자놀이에 열이 오릅니다. ...그래. 그렇지. 그 새끼 좋을 대로 따라줄 필요는 없지.)
(철문을 박차고 뛰쳐나와, 몰아치는 폐의 통증에도 불구하고 미친듯이 뛰어 먼 발치의 익숙한 뒷모습을 쫓습니다) ...야, 리디안 엔데...!! 네 일은 내 감시잖아, 멍청한 새꺄... 내가 이대로 튀어버리면 다 네 책임이거든?!
눈이 쌓여 흰 거리에, 이질적이게 걷음을 옮기던 그가 당신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봅니다.
8:23PM리디안 K. 엔데:... (숨이 막힐 정도의 정적을 가로질러, 있을 지도 없을 지도 모르는 생존자를 찾아 향합니다. 그것이 진심에서 우러난 행동이냐고 묻는다면 글쎄, ...확답할 수 없습니다. 저를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눈이 커지곤)
... 도망가면 터지게 되어있지 않습니까. 당신은 제 목숨만은 끔찍하게 여기니,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신뢰라면, 신뢰입니다)
8:28PM러셀:... ...빌어먹을,
... X같은 새끼. ... ... (돌아오는 대답에 또다시 험악한 말을 내뱉곤, 한 걸음 내딛어 그의 옆에 섭니다) 네가 어디서 멋대로 굴러 자빠진다고 하면,
네 목숨을 끊는 건 나야. ...그렇게 정했으니까, 알아 둬라.
8:30PM리디안 K. 엔데:.... ... (멈춰서 러셀을 바라보던 얼굴이, 작게 비틀리더니 비웃음을 흘립니다. 평생 그를 이길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은 들지 않습니다. 이것은 분명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명령을 배반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 임무 외의 일입니다. 당신이 따라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 (뱃속을 저미는 불쾌감을 눌러 숨깁니다) 그럼에도 돕겠다고 한다면, 제 등을 맡길 상대는 당신 뿐입니다. 부탁드리죠. (러셀을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입니다)
....하지만 순순히 죽어드린다는 말은 드릴 수 없습니다. 누가 그럽니까? 내가 진다고. (웃음기를 거두었습니다. 도로 러셀과 임무를 하던 때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8:35PM러셀:널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거야. (끝까지 자존심을 세우며 팔짱을 낍니다) ...하지만, 뭐. 그렇게까지 부탁하니 하는 수 없지.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이를 드러내며 웃습니다) ...그렇게 최강의 개새끼같이 굴어. 악착같이 살아남으라고, 인류의 위대하신 똘마니.
8:37PM리디안 K. 엔데:... (대답 대신, 러셀의 목걸이를 손 끝으로 툭 건들곤 그의 곁에 서서 걷습니다)
두 사람은 민가를 빠져나와 X 제약 회사로 향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많은 전투를 치뤘습니다.
거듭되는 전투에 두 사람의 체력은 떨어지고, 정신력은 흔들립니다.
8:41PM리디안 K. 엔데:... 괜찮습니까. (가볍게 묻는 물음에는 긴장이 여려있습니다)
8:42PM러셀:누가 누굴 걱정해. ...더럽게도 머네. (현저히 떨어진 회복력이 체감될 정도로, 들어올린 두 손엔 아직 지워지지 못한 숱한 자상이 남아 있습니다)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겠네요.
8:44PM러셀:쳇, 귀찮게... ...문짝 째로 터뜨려버리면 될 걸. 좀 무너지긴 하겠지만. 하여간 이래서 인간이란... ... (신경질적으로 읊조리곤, 경비실 쪽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어둑한 경비실은, 아직 전력이 닳지 않은 듯 일부 전력이 공급된 기기가 보입니다.
8:46PM리디안 K. 엔데:개폐 장치라면, 깊게 숨겨져 있진 않을 겁니다. 제가 좌측에서부터 찾죠. (벽에 손을 짚은 채로 좌측으로 향합니다)
8:47PM러셀:(고개를 까딱이곤, 우측으로 향해 개폐 장치를 찾습니다)
당신은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8:48PM러셀:... (기계 조종에는 딱히 관심이 없지만, 개폐를 위해선 여기서 명령어를 입력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 ...귀찮은 거 나오면 저 자식한테 시키지 뭐. 컴퓨터를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입니다.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8:49PM러셀:뭐야. ...카메라야? 이딴 데에 잘도 찍히겠다... (눈을 가느다랗게 뜨곤 살핍니다)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8:50PM러셀:(작게 하품을 내뱉곤, 다시 시선을 화면에 둡니다. 하나 하나 X만하네.)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1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찾았냐? (개폐 버튼을 찾고 있을 리디안에게 말을 걸며, 여전히 두 눈동자는 화면에 고정합니다)
문득, 당신은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당신이 죽어버린 곳입니다.
익숙한 장소를 비추는 영상의 확대가 가능합니다.
8:52PM러셀:... ... (하, 재수 없게. 혀를 차면서도, 무언가 신경이 쓰이는 듯 영상을 확대해봅니다)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8:55PM러셀:(이 자식은 자신이
필요 없다고 판단한 일 따위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니까. 문득 밀려드는 불쾌감에도 불구하고, 3일 전의 날짜를 입력해 영상을 재생합니다)
3일전의 날짜를 입력하자, 다음 내용의 저화질의 영상이 재생됩니다.
리디안이 쓰러지는 당신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8:57PM리디안 K. 엔데:... (실수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당혹스러운 표정입니다)
잠시 상황을 살피던 그는, 당신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8:57PM리디안 K. 엔데:쉬십쇼. 중요한 임무는 성공했으니.
바닥에 누인 당신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리디안이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당신을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리디안의 표정이 짙은 당혹으로 물듭니다.
8:59PM리디안 K. 엔데:...당신, 벌써 회복을. 이럴 리가 없는데.
"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그때,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리디안은 당신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탐사자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그는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당신은 그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리디안에 의해 저지됩니다.
9:02PM러셀:...이런, 기억은... 없는데. (미약한 혼란에 물든 눈동자가, 화면 위를 어지러이 훑습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SAN Roll
기준치: |
67/33/13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야, 엔데. ...이게 뭐야? (화면에서 시선을 떼어내곤, 고개를 돌려 벽을 짚고 있을 그를 바라봅니다)
9:04PM러셀:...뭐냐고 했잖아. (끼어들어 영상을 끊어버린 그의 어깨를 매섭게 움켜잡습니다)
9:05PM리디안 K. 엔데:... ...뭡니까. 눈으로 보지 않았습니까. (매서운 악력에 눈가를 옅게 찌푸리고는)
9:06PM러셀:이딴 일이 있었다고는 말 안 했잖아. ...지금 내가 우습냐? (여전히 답답하기만 한 그의 어깨를 밀쳐 몰아붙입니다)
9:09PM리디안 K. 엔데:원인 모를 일을 얘기해서 무엇이 달라집니까. 당신이 죽인 사람이 돌아옵니까. 아니면, (벽에 등이 닿는 것을 느낍니다. 어깨에서 느껴지는 뭉근한 고통에 윽, 소리를 내고는)
...아니면, 당신이 저들을 구한 것이라는 사실이 사라집니까. (러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합니다. 마치 후회하냐고 묻는 듯한 눈동자로)
...괜한 일로 혼란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흥분하지 않았습니까.
9:12PM러셀:괜한 일? ...내가 내 몸 하나 제대로 못 가누는 게 괜한 일이냐?
씨X...! (붙잡고 있던 리디안의 어깨를 힘껏 벽으로 집어던집니다) ...미치겠네, ...난, 난... ... (저 화면만 봐서는,
하등한 괴물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잖아...!)
9:13PM리디안 K. 엔데:....개폐 버튼을 찾았습니다. 투정이라면 후에 실컷 들어드리죠 (러셀의 몸을 가볍게 잡고 떨어트린 뒤, 묻습니다) ....난, 그리고 뭡니까. 말씀하십쇼.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아직도 저들을 도륙하고 싶습니까?
9:16PM러셀:...적어도, 난 죽여도 싼 자식들과 죽여봤자 쓸모 없는 자식 정도는 구분할 줄 알아. (시야에 방금 본 영상의 잔영이 희미하게 맺혀, 목소리가 조금씩 흔들립니다) ...가자고.
그제야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합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9:17PM러셀:지하 4층. ...깊숙하게도 숨었네. (비상 계단을 찾아 지하 4층으로 향합니다)
문을 열면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9:19PM러셀:야, (그래도, 허탕은 아니네. 엎어진 남자에게 다가가 총의 끄트머리로 쿡쿡 찌릅니다) 네가 무전 보낸 놈이냐?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
남자는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9:21PM러셀:(...취소. 완벽하게 허탕이었어. 들이댔던 총구를 치우며 으득, 하고 이를 갑니다)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은 남자의 가운 주머니 속, 불쑥 튀어나온 열쇠를 발견합니다.
9:22PM러셀:이건 뭐야?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들어 살피다, 시선을 들어 테이블을 훑습니다)
주문,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를 입수합니다.
적힌 일지를 전부 읽었을 무렵,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지금처럼 새하얀, 인적이 드문 숲의 설원을 거닐던 일을.
9:32PM러셀 데클란 켄트:(머릿속에 흘러드는 기억들은, ...결코 생경한 것이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지금까지
어째서 잊고 살아왔는지 알 수 없는 종류의. 제 자신의
인간적인 부분을 이루는 조각들이 촘촘히 엉겨붙어 미약하게나마 복구됩니다. 날 괴물 취급했던, 빌어먹을 새끼들과. ...내가, ...동류라니.
내가... ...인간이었다니, ...)
(배신감, 절망, 끝없는 분노가 혼탁하게 제 정신을 갉아먹습니다. ...씨X, ...그래. 사고할 수 있는 크리처라는 걸 처음부터 만들어냈다는 거 자체가, 이상하잖아. 빌어먹을, 빌어먹을... 개새끼들... ...!!)
(주먹 쥔 손이 테이블을 쾅 내리칩니다. 얼얼한 고통과, 흩어진 종이에 베인 듯한 미약한 통증이 고스란히 전해져옵니다. ...상처는, 낫지 않습니다.)
... ...너는... 알고 있었냐? (손등에 스미는 붉은 혈색에도 아랑곳않고, 형형한 눈빛으로 리디안을 찾습니다)
9:39PM러셀 데클란 켄트:...이 또라이 새끼, 어디로, 튀었어...
리디안 엔데!!!!!!!!!!!!!!!!! (갈 곳 잃은 분노를, 그저 제게 떠오르는 이름에 담습니다. 젠장, ...! 참을 수 없어, 벽면의 서랍을 주먹으로 가격합니다)
당신이 내리친 반동으로, 벽면의 서랍이 전부 열립니다.
9:42PM러셀 데클란 켄트:(제멋대로 열린 서랍들 사이에서, 굳게 잠긴 서랍 한 칸을 응시합니다. ...그래, ...여기서 끄집어 낼 수 있는 거라면, 그게 무엇이던 밝혀내고 가야겠지.
이젠 돌이킬 수 없으니까.) (시체에서 꺼낸 열쇠를 들어, 서랍에 끼워 넣고 돌립니다)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
였습니다.
9:46PM러셀 데클란 켄트:C.V의 유출, ...하... ... (두 편지를 한데 구겨 바닥에 던져 짓밟아버립니다. 몇 번이고 종잇조각을 짓뭉개도,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제 감정의 회로는 제 기능을 못 할 뿐입니다. ...도시가 이 꼬라지가 되고, 내가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뒤진 건... ...전부, 이 빌어먹을 연구 때문에... ..!)
(더 이상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이 황량한 무덤 따위는 내버려 두고, ...사라져 버린 후레자식을 찾아 고개를 듭니다. ...어디 갔어. 넌 내 손으로 죽인다고 했잖아.)
...엔데... ... (찾고자 하는 이의 이름을 입에 담으며, 연구실에서 벗어납니다)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9:50PM러셀 데클란 켄트:(또다시, 끔찍한 기억이 수면 위로 기어오르자 사납게 고개를 흔듭니다)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인공적으로 크리쳐를 만드는 C.V라는 바이러스가 A시에 퍼져 시민들이 생체형 크리쳐로 변해버렸으며,
벙커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만이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이 여태 죽인 생체형 크리쳐는 총 몇 마리, 아니, 몇 명인가요?
9:54PM러셀 데클란 켄트:... ...나하고는 관련 없어. (험악하게 인상을 구깁니다) 결국 내가 죽인 건
괴물이었으니까. (자신을 변호하려는 듯 혼잣말을 내뱉으면서도, 제 말에 모순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인간이었다가
크리처가 되어버렸던 자신은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 ...)
SAN Roll
기준치: |
66/33/13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1
리디안의 이름을 부르며 지하 4층을 거닙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당신은 복도의 끝에 선 익숙한 인영을 발견합니다.
9:57PM러셀 데클란 켄트:... ...엔데. (복도의 끝에서 발견한 그의 모습을 싸늘한 시선으로 훑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9:58PM리디안 K. 엔데:....당신. (말짱한 몸과는 별개로, 머리가 흐려짐을 느낍니다. 눈앞에 서 있는 당신은 누구지. 러셀인가, 아니면..)
데클란.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그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리디안일 게 뻔합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그는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10:01PM러셀 데클란 켄트:... ... (바뀐 호칭에도 아랑곳않고, 차분한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갑니다) ...이제 만족해? 이제 네 희생으로 몇 천의 지고하신 목숨을 살릴 수 있어. ...좋냐?
SAN Roll
기준치: |
65/32/13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2
당신이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그가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당신은 대응할 틈도 없이 그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당신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리디안의 얼굴이 비칩니다.
10:04PM러셀 데클란 켄트:컥, ... ... 이, 새, 끼가... ...
비, 켜...!! (짓이겨진 머리와, 목을 조르는 무자비한 손길에 더해 가차없이 제 몸을 짓누르는 몸을 걷어찹니다. 확실히,
크리처였던 때와는 달리 어떤 행동을 취하더라도 둔탁하기 짝이 없습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리디안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면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10:07PM러셀 데클란 켄트:저 또라이 새끼, ...
야, 거기 안 서?!?! (코에서 쏟아지는 피를 대충 닦아내곤,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괴물이 되어버린 파트너를 쫓습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는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리디안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당신은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리디안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이 크리처가 되고 싶다고 했던가요.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 지금,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10:11PM리디안 K. 엔데:... ...어째서 이곳에 있습니까. (걸음은 떼지 않습니다. 곧 꺼져갈 듯, 발악이라도 하는 듯한 푸른 불빛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10:12PM러셀 데클란 켄트:엔데. (홀로 푸른 불빛을 응시하는 그의 뒤통수를 노려봅니다) ...
널 끝장내는 건 나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 처먹겠냐.
그러니까, 네가 괴물 새끼가 되던 말던... ...네 옆에 있을 거거든. 네가 그랬던 것처럼.
10:13PM리디안 K. 엔데:하, 그의 껍질을 쓰고 있다고. 당신이 꼭 데클란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합니다. (러셀을 닮은, 아니. 그를 본따 만들기라도 한 듯한 붉은 눈의 사내를 떠올립니다)
10:14PM러셀 데클란 켄트:그의 껍질? ...야, 뭔가 착각하는 모양인데... ...나는 나야.
지금 누구랑 착각하는 거야? (사납게 그의 말에 반박합니다)
10:15PM리디안 K. 엔데:...모처럼이니 조금 어울려드리죠. (지난 일을 더듬는 것은 꽤나 괴로운 일입니다만, 표정에 변화는 없습니다)
...내가 AOC에 들어온 것은 꽤나 이전의 일입니다. 그 당시의 AOC에는, 최강의 인류로 불리던 사람이 있었죠. 그의 이름은, ...러셀 데클란 켄트.
당시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이 있었고, 나는 그들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네. 사력을 다했습니다만. 한번도 그를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사고로, 그들을 전부 잃었습니다. 전부 나의 나약함 탓에. (다시 떠올려도 참혹한 광경입니다. 그날의 이후로, 자신의 세계는 끝장났으니)
....나도 그들의 뒤를 따랐어야 했습니다. 그런 나를 구해준 것은 데클란. 그였죠. (보랏빛의 동공이 러셀의 얼굴에 고정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목숨을 부지하는 것은. 얼굴에 남은 상처 따위는 고통스럽지 않을 만큼요. (눈가의 상처를 손끝으로 쓸었습니다)
10:20PM러셀 데클란 켄트:... ... (미간을 좁힌 채, 그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동정한다던가, 그런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습니다. 저 이야기에 공감하며 눈물 흘려줄 시간에 어떻게 하면 정신 나간 저 녀석을 제대로 때려눕혀줄 수 있을지. 그런 고민을 하는 게 좀 더 합리적일 거라는 판단에.)
10:21PM리디안 K. 엔데:그에게 감사했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그처럼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가 조금만 더 일찍 도착했더라면, 내 사람들이 더 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처럼 강하지 못해, 나약한 내 스스로 탓에 죽어간 이들의 이름을 떠올렸고.
...어느 순간부터는, 오직 그를 목표로. 살았습니다만, 나도 인간인지라 추악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그래요. ...질투입니다. 그가 부럽고, 원망스럽고, 때로는 동경하게 되더군요. (그러나 단 한순간도, 무엇 하나에서도 그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평생을 바치더라도. 데클란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그러다 그는 사라졌습니다. 마지막 모습에서도 나는 그의 무엇 하나 따라잡을 수 없었는데. (뒷짐을 쥔 손으로 주먹을 꾹 쥐었습니다) 그를 닮은, 당신이 나타난 겁니다.
감히, 데클란을 본딴 괴물따위가. 그의 자리를 대신 해서는.
10:26PM리디안 K. 엔데:고작 제 삶에 주어진 명조차 따르지 않고, 우는소리만 늘어놓는 꼴이라니, 우습지 않습니까. 데클란이라면 그러지 않았을 겁니다. 데클란이라면.. 아니, 내가 그였다면. 당신이었다면. 더 많은 인류를 구했겠죠.
10:34PM러셀 데클란 켄트:... ...패배자의 궤변은 그게 끝이냐? (고개를 치켜들곤, 차갑게 식은 어투로 대꾸합니다) ...하마터면 착각할 뻔했어.
난 결코 나약하지 않은데도. 그 새끼들의 계략 탓에 하마터면 무너질 뻔했지. ...야, 너. 처음부터 끝까지 멍청한 말만 내뱉잖아.
넌 착각하고 있어. ...나는, 언제나 온전한 내 삶을 원했다고.
제 삶에 주어진 명이 뭔데? 장난해? 그딴 거에 매달려 사니까 인생이 허접한 거야, 새꺄. 난 언제나 내 X대로만 살았어. 그런 행동에 만족감을 느끼며 살았다고. 소중한 건 오로지 내 자신. 그 뿐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잃을 게 없었어. 그 일 전까지는. (갑작스레 떠올린 기억을 상기해내면, 쿵, 쿵. 심장 박동이 거세집니다)
빌어먹을 AOC 새끼들이 날 실험체 따위로 써 준 덕분에. ...네 눈 앞의 내가 껍데기 뿐인 것 같아? 나는 나라고 했잖아. 네가 말하는 러셀 데클란 켄트, 그게 나라고.
10:36PM리디안 K. 엔데:...네. 어차피 당신은 자유를 원하지 않습니까? 이제 의무는 저버려도 괜찮겠군요. 떠나십쇼. (버튼을 누르자 러셀의 목에 걸린 잠금장치가 해제됩니다)
이제 의무는 제가 가져가죠. 힘도, 데클란의 권리도 말입니다. ... (옅게 미소를 짓다가, 이어진 러셀의 말에 조용히 움직임을 멈추고는)
...당신은 데클란이 아닙니다. 크리처.
10:40PM러셀 데클란 켄트:(싸늘한 옥상에서, 여전히 전혀 통증이 멎지 않는 상처를 안고. ...그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목줄에서 해방된 감촉은, 그렇지. 썩 나쁘지 않았습니다.)
자유, 좋지. 고마워 죽겠네. 그런데 어쩌지? 난 고작 바닥에 던져준 콩고물 따위로 성에 차는 성격이 아니거든.
(움직임을 멈춘 그를, 천천히 제 눈동자 안에 담습니다.)
너도 내가 데려가겠어, 리디안 엔데. ...네 목숨을, 나한테 내놔. 갖고 싶어졌으니까.
10:45PM리디안 K. 엔데:...아까도 같은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미세하게 어깨를 떱니다. 마치 웃기라도 하는냥)
...내가 질 것 같습니까?
10:47PM러셀 데클란 켄트:...최강의 인류를 우습게 보지 말라고. (제 손으로 그의 목숨을 끝내는 것 뿐만이 아닌, ...그의 삶을 쥐고 흔들고자 하는 열망. 한낱 외로움 따위는 희석되고, 그 자리에는 과열된 집착만이 남아 흐릅니다)
10:51PM러셀 데클란 켄트:(대 크리처 살상탄을 장착한 라이플은 아무리 최강의 인류라고 해도 쉽게 다룰 수 없는 무게이기에. ...저 자식의 공격을 피할 땐, 불편하기만 하겠지. 망설임 없이, 들고 있던 총을 집어던집니다)
...인간에게는 인간 나름대로, 방법이 있거든... (연구실에서 얻어냈던,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 과연 제대로 통할 지는 모르겠지만,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지...!)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쩌면 목숨이 달린 긴박한 상황임에도, 당신의 머리는 계산을 멈추지 않습니다.
10:54PM리디안 K. 엔데:...무슨 자신감입니까. (총을 내려둔 러셀의 뒤로, 한걸음만에 이동합니다. 몸이 가볍습니다. 온 몸에 힘이 끓어 넘치는 기분입니다. 까딱 주체하지 못한다면, 금방이라도 잡아먹히고 말 힘. 이것이 그토록 갈망했던, 동경하던
사내의 경지)
(당겨 벌어진 입술로 웃음을 흘립니다. 여태껏 러셀이 다치는 것을 주저한 이유는, 데클란의 껍질을 하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제는 아무렴 상관없는 기분입니다. 조금씩, 도취됩니다. 주먹을 휘둘러 건물 채로 가격합니다)
비무장
기준치: |
65/32/13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5 |
10:57PM러셀 데클란 켄트:
회피
기준치: |
70/35/14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쏟아지는 눈발이 시야를 가리는 아주 찰나의 사이, 제 앞으로 득달같이 달려드는 그의 주먹이 제 살갗을 가르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역시, 최강의 크리처의 힘은 인간의 몸뚱이가 당해낼 것이 아닙니다)
(부서지는 건물의 파편을 두 팔로 막으며, 날아가는 몸을 가까스로 기둥에 걸쳐 옥상 바깥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합니다. 대미지가 상당한 듯, 입가에서 피를 토해내면 제 복부에 느껴지는 감각이 없습니다. 젠장, ... ...아깝네. 크리처일 땐 회복력 하나만큼은 끝장났는데.)
(하지만, 다시 크리처가 될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것만큼은 사양입니다. 그야, 온전한 제 자신을 되찾은 지금. 더 이상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으니까.)
(꺼져가는 시야를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합니다. ...리디안 엔데. 넌 최강의 괴물이 되어서도, 날 못 이겨.)
정신
기준치: |
70/35/14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11:05PM리디안 K. 엔데:.... (꼴에, 만신창이가 되어. 그토록 무시하던 인간이 되어. 땅바닥을 기고, 낫지 않는 고통을 맛본 후일 터입니다. 그럼에도 비틀린 러셀의 미소를 응시합니다. 그 위의, 결코 잊지 못하는 사내와 닮은 붉은 눈을) ... 어째서 꺾이지 않습니까. 도망가지 않습니까? 당신이 원한 자유가 코앞에 있습니다.
(러셀의 목덜미를 잡아당기고선, 내동댕이 칩니다. 제 추악한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해, 러셀을 마주할 때마다 느꼈던 불쾌한 감정이 일렁입니다. 그것은 나약한 자신에게 느낀 혐오입니다)
비무장
기준치: |
65/32/13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4 |
11:08PM러셀 데클란 켄트:...내가 왜 도망가야 하지?
원하는 게 코앞에 있는데. 널 갖겠다고 했잖아. (제 목덜미를 잡아당기는 그의 조급한 행동에 비웃음을 흘립니다)
회피
기준치: |
70/35/14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내동댕이쳐지는 몸을 웅크려 가까스로 치명상을 피하지만, 바닥의 파편에 찔린 왼팔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느낍니다. ...이다지도 쓸모없고, 느려 빠진 회복력이라니. 하지만, 그 나약한 몸뚱이에서 피어오른 생명력만큼은 결코 꺼지지 않기에. 다시금 제 몸을 일으킵니다)
리디안. ...과거의 나는, 널 이름으로 불렀었지. 어때? 복제된 크리처가 이런 것도 기억하고 있을 것 같냐?
(설득당하리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지만, 일순 자신을 집어던지는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느꼈기에. 다시금 신경을 한데 모아 집중합니다)
정신
기준치: |
70/35/14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목을 틀어쥔 손아귀에서 찰나, 힘이 빠져나갑니다.
흔들린 것일지, 추악한 감정으로 첨철된 괴물의 두 눈을 마주합니다.
11:20PM러셀 데클란 켄트:(자신을 내려다보는 그와 시선을 똑똑히 마주하고, 가만히 중얼거립니다) ...정신 차려, 이 싸가지 없는 새끼야.
(마력 -3)
당신의 몸에서 에너지 같은 것이 빠져나감을 느낍니다.
부서져내리는 건물의 파편 사이에서, 그의 움직임이 완전히 잦아듭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나, 꼭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습니다.
다소 진정된 그는 당신의 품속으로 넘어집니다.
11:25PM러셀 데클란 켄트:... ...이게 진짜 되네. (하긴, ...크리처도 날뛰는 세상인데. 마술이나 주문 같은 게 실재해도 이상할 건 없지. 제 위로 쓰러진 리디안은 결코 가볍지 않기에, 그냥 바닥에 누운 채로 멍하니 쏟아지는 눈을 응시합니다. ...이제 이 녀석이랑 도망쳐야 하나?)
그가 말한 대로라면, A시가 폭파될 때까지 남은 시간은 5분 남짓.
11:27PM리디안 K. 엔데:... (러셀의 몸 위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달을 등지고 선 모습은 어둠이 짙게 드리웠으나, 평생을 어둠 속에서 살았기에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일그러진 얼굴이 러셀을 바라봅니다) 정말, 당신입니까.
...나는, 또 당신에게 져버린 겁니까. (그늘이 진 눈을 감아버립니다. 크리처가 되어,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강함을 얻었음에도. 러셀의 옷자락에 닿는 것조차 고작입니다)
11:29PM러셀 데클란 켄트:뭐, 지금이라도 괴물처럼 울부짖으면서 덮쳐주길 바라냐? (농담 섞인 조소를 내뱉으며, 그에게로 멀쩡한 오른손을 뻗습니다) 여기서 터져 죽고 싶지 않으면, 나 좀 일으켜 봐. 당장 튀어야지.
11:31PM리디안 K. 엔데:.... 어디로 갈 생각입니까. (눈을 내리깐 채로,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어리석은 짓입니다. AOC에게서 벗어나는 것은. 인류를 지키지 않고 도망치는 일은.
11:33PM러셀 데클란 켄트:애초에 너,
정말로 인류를 지키고 싶냐? 딱히 그래 보이지도 않더만. (쏘아붙이듯이 대꾸합니다) ...어딜 가도 지옥이라며? 그냥 지옥 투어 한다 치고 돌아다니면 되는 거지. 지금처럼 상부의 개로 사는 삶보단 훨씬 낫지 않겠냐?
11:34PM리디안 K. 엔데:... 제가 짊어진 것은 속죄입니다. 지키지 못해, 소중한 이를 잃었습니다. (여전히 러셀을 내려보고 있습니다) 이런 제가 달리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11:37PM러셀 데클란 켄트:야, 소중한 걸 잃었으면 다시 만들면 되는 거지. (슬슬 답답한 마음에 미간이 좁혀듭니다) 지키지 못한 건 아깝지만 하는 수 없는 거고, 지금 여기 살아 있는 건 너잖아, 멍청아. 그 녀석들도 지금의 널 보면 답답해 미칠 걸.
11:40PM리디안 K. 엔데:...하. (내가 살아있다라. 어느 면을 보더라도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죽었다면 죽었겠지. 좀비나 크리처처럼, 살아있지만 동시에 생을 잃은 존재. 그렇게 여겼던 자신입니다)
(무엇을 믿는지. 당당해 맥락마저 없어 보이는 러셀의 말에 실소를 흘립니다. 강하고, 평생을 집착한 상대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자신의 파트너. 거대하지만 동시에 작아 보이는 손을 잡아 부축합니다)
...어려운 일이군요.
11:45PM러셀 데클란 켄트:(리디안의 부축을 받아 지탱하는 몸은 아직 엉망으로 찢겨 있지만,
최강의 인류라는 이름에 걸맞게 금세 평형감각을 되찾습니다. 그래, 이 자식이야말로 내 파트너지. ...바보 같고, 짜증 나지만. ...그럼에도 그를 구해낸 뒤로, 홀로 버텨왔던 제 옆에 남은 건 오직 그뿐이었기에.)
원래 어려울수록 성취감이 큰 법이니까. ...그래서, 안 가냐?
11:49PM리디안 K. 엔데:비효율적이군요. ...그래서 당신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품에 안긴 러셀의 무게는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어째서인지 여태 들었던 어느 것보다도 무겁게 느껴집니다)
...원한다면, 어디든 가 드리겠습니다. 내 목줄은 당신이군요. 데클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듯, 눈썹을 가볍게 찌푸리고는)
11:51PM러셀 데클란 켄트:이해할 필요 없어. 어차피, 너랑 나는 다른 족속이니까.
그냥 받아들여, 리디안. (자신을 안아 든 남자의 목에 팔을 둘러 단단히 붙듭니다)
일단, ...폭사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적당히 도망쳐 봐. (크리처가 된 남자의 목줄을 거머쥐었다고 생각하니 썩 나쁘지 않은 기분입니다)
(콧잔등에 닿는 눈송이를 가볍게 고개를 흔들어 털어냅니다) 이젠 최전방의 도시 외곽이 그리울 지경이네.
당신이 팔을 두르자, 곧 그는 옥상에서 뛰어내립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합니다.
야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푸른 빛이 일직선을 그립니다.
내리던 눈이 멎으면, 도시를 잠식한 어둠이 걷혀갑니다.
밝아오는 새벽하늘 너머로 다가오는 헬기가 보입니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감겼다 내려앉습니다.
11:56PM리디안 K. 엔데:...달릴 수 있겠습니까. (늘 자신을 받는 것은 러셀의 몫이었는데, 상황이 반대가 되니 새로운 기분입니다. 이전처럼 힘에 도취되어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저 담담한 어투로, 러셀을 바닥에 착지시킵니다)
11:59PM러셀 데클란 켄트:...당연하지. 우습게 보지 마.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습니다. 지금껏 맞아온 그 어느 바람보다, 시원한 바람이 제 몸을 감싸며 흩어집니다. 하,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내 삶을 내 뜻대로 행하는 자유. 만족스러운 성찬을 제 눈 앞에 둔 것처럼, 흡족한 미소를 짓습니다)
...가자!
목줄이 풀린 뒤 처음으로 깊게 삼킨 겨울 도시의 공기가 폐를 콕콕 찌릅니다.
빛이 돌아온 눈동자에 고스란히 당신이 담깁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생긴 서로를 눈에 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