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08, 2022 9:03PM러셀 데클란 켄트:
크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잿빛 세계를 밝히는 휘황찬란한 청색 네온사인.
안전지대의 한복판, 대형 스크린에서 반짝이던 광고가 멎습니다.
불길하게 깜빡이던 화면 위로 《긴급 속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른 것은 낯선 아나운서의 얼굴입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대본을 몇 번 고쳐 잡은 뒤 가까스로 말합니다.
죄목은 본부의 주요 기밀 및 전력 강제 탈취,
안전지대 곳곳에 파견된 대원들의 조속한 귀환을 요구하는 바이며…
아나운서의 뒤로 익숙한 AOC 건물과 함께 처형이 예정된 'A급 범죄자'들을 촬영한 영상이 지나갑니다.
긴급 속보로 어수선한 거리 한가운데, 술렁이는 분위기 속에서, 당신은.
March 08, 2022 9:08PM러셀 데클란 켄트: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지목된 범죄자들은 또 다른 AOC 대원들이며, 그 죄목은 당신과 파트너가 저지른 것이라는 걸요.
본부의 주요 기밀을 알아차리고 무단으로 이탈한 당신과 리디안.
두 사람이 조속히 복귀하지 않으면 동료들을 한 사람씩 제거하겠다는 경고 말이에요.
익숙한 비일상 감에 척추를 타고 전율이 흐릅니다.
March 08, 2022 9:11PM러셀 데클란 켄트:... ...빌어먹을. (도망자로 살아가기로 결심한 이상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흐릿하게, 과거 임무를 함께하며 온갖 X같은 일을 함께 겪어나간 동료들의 모습이 떠오르면
미약한 죄책감이 이마를 짚고 흐릅니다.)
SAN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긴급 속보가 흘러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당신은 평범하게 점심을 조달하기 위해 도심 한복판에 있던 빵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유를 얻은 그 날로부터 벌써 1년이 흘렀네요.
당신은 크리쳐를 죽이고 터뜨리는 대신 인근의 바에서 피아노 연주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먹고 살았습니다.
고작 몇 푼 낸 주제에 깐깐하게 굴던 진상들은 얼마나 괴롭던가요?
그리고, 지금의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요?
이제야 평화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는데, 당신의 괴로울 정도로 날카로운 감은 뾰족하게 경보를 울립니다.
March 08, 2022 9:14PM러셀 데클란 켄트:(리디안이 일하는 빵집으로 향하던 걸음이, 네온사인 앞에서 잠시 멈춥니다. ...그래,
언제까지나 이렇게 존X 태평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곤 생각 안 했어.)
(인간으로서의 모든 기억은 돌아왔지만, 어차피 도망다니는 신세이기도 하고. 딱히 이 모든 일을 털어놓을 만큼 친분이 깊은 이도 없었기에 오로지 제 곁의 리디안과 함께 다녔습니다. 크리처에 의해 무너지는 안전지대 사이로, 가까스로 일상이 유지되는 이 도심에 흘러들어와 삶을 이어나가는 처지.)
(자신을 이렇게 만든 떨거지들을 전부 손봐주고 싶었지만, 자신에게 붙은 최강이라는 이름 하에도 소모되는 것은 분명히 존재해서. 그걸 여유라고 할지, 정신력이라고 할지. 숱한 전투 끝에, 쭈그려 앉아 죽어버린 리디안이 소생하길 기다리던 어느 날, 잠시 쉬고 싶다고 생각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지난 몇 개월 간, 분에 맞지 않는 소박하고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던 이유일지도.)
... (일단, 엔데하고도 이야기해야겠지. 어제 간만의 휴일을 얻은 덕에 낮에 잠도 안 자고 나와 본 건데. 제대로 망친 휴식을 짓씹으며 빵집으로 다시 걸어갑니다)
그때, 당신은 '어떤 위협'을 느끼고 다섯 걸음 물러섭니다.
민첩한 반사 신경은 아르바이트 생활에도 조금도 녹슬지 않았습니다.
그 직후, 철퍽! 소리와 함께 러셀의 주변으로 붉은 액체가 튀어 오릅니다.
토마토 소스를 끼얹은 사람(기절 상태)입니다.
March 08, 2022 9:24PM리디안 k. 엔데:....
데클란.
March 08, 2022 9:25PM리디안 k. 엔데:(손을 털며 걷다, 러셀을 발견하자 가볍게 뛰어 금세 앞까지 도달합니다)
March 08, 2022 9:27PM러셀 데클란 켄트:으... (갑작스레 토마토 소스가 튄 옷자락에 짜증 가득한 기색을 보이곤, 기절한 사람을 일부러 발로 툭 칩니다) 뭐야, 엔데. 일하는 중 아니었냐?
March 08, 2022 9:28PM리디안 k. 엔데:(그 말에 바닥에 쓰러진 사람을 흘끗 보고는 시선을 돌립니다. 언젠가는 이런 때가 오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영영 오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짧게 침묵하고는)
....습격이 있었습니다. 아마 당신과 저를 찾기 위한 추격자겠죠.
(그러고는 또 흘끗, 들려오는 소리에 같은 속보가 흘러나오고 있는 전광판을 응시합니다)
March 08, 2022 9:30PM러셀 데클란 켄트:역시나. ... ...
이 짓도 이젠 끝이란 거겠지. 역겨운 AOC 새끼들... (겉옷 주머니에 두 손을 집어넣으며 인상을 구깁니다)
March 08, 2022 9:30PM리디안 k. 엔데:일하는 도중 받은 습격이라, 최소한의 피해로 반격했지만 오래 있지 않아 깨어날 겁니다.
(주인에게는 미안하게 됐군. 그래도 꽤 정이 들었는데) ...AOC로 돌아가야 합니다. 물론, 우리를 겨냥한 함정일 확률이 더 높겠죠.
그래도, 제 손으로 동료를 희생시키는 일은 더 이상 없습니다. ...그것이 정의니까요. (당신에게 배운.)
March 08, 2022 9:35PM러셀 데클란 켄트:... ... (솔직히,
지금 당장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AOC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여전하고, 동료들의 희생을 멍청하게 지켜볼 마음 따위도 없지만. 리디안과 함께 지내는 이 생활에 익숙해진 나머지 그만 제 자신의 신념마저 나태해져 버린 건 아닐까, 하고.
...정신 차려. 열이 오른 목덜미에 닿을 정도로 자란 머리카락을, 주머니에서 꺼낸 고무줄로 가볍게 묶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래. 돌아가자고.
March 08, 2022 9:37PM리디안 k. 엔데:...솔직히 말하자면, 저들과 안면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습니다. (옅게 하하, 웃고는 언제 웃었냐는 듯 도로 표정을 굳힙니다)
...가게에는, 쪽지를 남기고 왔으니 괜찮을 겁니다. 일단 집으로 가죠. 짐을 추려 가져가도록 합시다.
March 08, 2022 9:39PM러셀 데클란 켄트:(리디안의 웃는 모습에, 홀린 듯 멍하니 바라보던 시선을 떼어내곤) ...나는 뭐, 잠수타면 바로 잘리겠지. (먼저 등을 돌려 잠시나마 몸을 의탁했던 집으로 향합니다)
비록 좁고, 이렇게 좁은 주제에 월쎄도 비싼 낡은 집이었지만.
그럼에도 길가에서 노숙을 하던 시절에 비하면 꽤나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곳이었습니다.
당신과 리디안은 말없이 작은 짐을 꾸리기 시작합니다.
침대를 들어 올리자 비상시를 대비해 숨겨둔 칼날과 총기가 드러납니다.
만약을 대비해 식량을 챙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March 08, 2022 9:43PM러셀 데클란 켄트:딱히 챙길 것도 없네. (장전한 총을 케이스에 집어넣고는, 기껏해야 비상 식량이 될 간식 따위를 주머니에 그득하게 넣으며 투덜댑니다)
March 08, 2022 9:44PM리디안 k. 엔데:....꼭 놀러라도 가는 사람 같군요. (햄스터처럼 간식을 그득히 채우는 러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옷장의 한구석에서 AOC의 군복을 꺼냅니다)
March 08, 2022 9:45PM러셀 데클란 켄트:(빵빵해진 주머니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초코바를 입 안에 우걱우걱 넣으며 꿍얼댑니다)
...난 아직 점심 못 먹었다고!
(미리 챙겨 입은 군복의 방탄 조끼를 단단하게 여밉니다. 이것도 꽤 오랜만에 입는 탓인지, 조금은 어색한 기분입니다. 이걸 입고 다닌 세월이 더 길긴 하지만.)
AOC에 잠입할 예정이라면 이보다 좋은 작업복도 없겠죠.
서스펜더를 조이고 조끼를 여민 뒤 창문에 비치는 인영을 응시합니다.
1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그 모든 사건이 있었음에도 당신은 정의를 추구합니다.
March 08, 2022 9:48PM리디안 k. 엔데:...준비는 끝났습니까? (마찬가지로 군복을 갖춰 입고는, 어색하지만 그 무엇보다 익숙한 태세에 어쩐지 넌덜머리를 느낍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최소한으로 꾸민 짐을 등에 메고서 러셀을 바라봅니다) ...준비는 되었습니까?
March 08, 2022 9:49PM러셀 데클란 켄트:다 됐다. (짧은 식사를 순식간에 끝마치곤, 총이 든 케이스를 어깨에 멘 채로 리디안을 올려다봅니다) 두 번이나 물어 볼 필요 없어.
March 08, 2022 9:51PM리디안 k. 엔데:궁금해서요.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다시 짊어질 준비는 되었는지. (러셀을 바라보다 곧,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됨을 깨닫고 돌아섭니다)
...그럼, 가죠.
March 08, 2022 9:53PM러셀 데클란 켄트:... (그 말에, 잠시 주춤하는 듯싶다가도 입을 엽니다) 여기저기서 멋대로 붙인 타이틀 치고는,
최강이라는 말은 꽤 마음에 들거든.
그것도 날 이루는 단어 중 하나 아니겠냐?
꾸물거리지 말고 이동해, 엔데. (리디안의 다리를 가볍게 걷어차고는, 앞서 나갑니다)
March 08, 2022 9:54PM :―현재 시각 오전 11시 30분, 러셀, AOC 본부로 이동.
밖으로 나서는 걸음은 새하얗게 쌓인 눈 위로 묵직하고 정갈한 발자국을 남깁니다.
숨을 들이마시면 여전히 폐의 깊은 부분까지 얼어붙는 듯한 추위, 안전지대의 겨울은 매섭습니다.
신뢰감 넘치는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이 그에 따라 휘날립니다.
회색 세계에 걸맞은 회색 건물, 그리고 청색 유리창,
이제는 익숙하고 지겹고 끔찍한 당신의 예전 직장입니다.
몇 번의 추적자가 찾아올 때까지만 해도 이곳으로 돌아오리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March 08, 2022 9:57PM리디안 k. 엔데:(입을 가리는 보호구를 걷자 긴 숨이 눈보라를 타고 흩날립니다. 두렵지 않다면, 그것은 거짓입니다. 보랏빛 눈이 다시금 러셀을 향합니다)
...저 곳으로 들어가면, 다시 나올 확률은 몇이나 된다고 생각합니까.
March 08, 2022 9:59PM러셀 데클란 켄트:(AOC에서 근무했을 당시와는 다른 느낌으로 삭막한 건물의 겉면을 노려봅니다. 한때는 이 곳에서 일하고,
그들만의 정의를 수호하며 자긍심을 갖기도 했었지. 멍청하게도.) 당연히
100%지. 약해 빠진 소리 하지 마.
March 08, 2022 10:01PM리디안 k. 엔데:그렇군요. (대답에 픽 웃습니다) ...그런데 하나 궁금한 게 있습니다. (러셀을 향해 완전히 돌아섭니다)
...나야 이곳에 동료를 구하러 왔다지만, 당신은 왜 따라온 겁니까? (아이러니하게도 AOC에 구금된 동료 중 러셀과 친분이 있는 동료의 얼굴은 보지 못했습니다)
March 08, 2022 10:06PM러셀 데클란 켄트:무슨 소리야?
네가 가니까 당연히 나도 가야지. 파트너잖아.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너 혼자서 멍청하게 굴다 나자빠지면 내가 답답해서 뒈질 것 같다고. ... ...그것도 그렇고, 오랜만에 보는 AOC 새끼들 면상 좀 갈겨주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이제 됐냐?
March 08, 2022 10:07PM리디안 k. 엔데:그것이 이유라면, ... ...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 곧 입을 다뭅니다)
(고개를 주억거리다) ...뭐, 여기까지 왔으니 무를 수도 없군요.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March 08, 2022 10:09PM러셀 데클란 켄트:...뭐야? (수상쩍은 눈빛으로 리디안을 흘겨보다가, 곧 한숨을 내쉽니다) 당연히 쳐들어가야지.
March 08, 2022 10:09PM리디안 k. 엔데:...군복을 입었으니, 우리를 당장은 알아보지 못할 겁니다. (손가락으로 정문을 가리킵니다) 저곳으로 들어가던지, 혹은..
정석대로 잠입하던지요.
March 08, 2022 10:11PM러셀 데클란 켄트:당당히 들어가도 상관은 없지만.
내가 워낙에 유명하잖냐? (스스로의 인기에 제법 자부심이 있는 듯...) 정문에서부터 걸리는 건 사양이야. 잠입하지.
March 08, 2022 10:13PM리디안 k. 엔데:...아직 인간일 적의 판단력은 남아 있어서 다행입니다. (작게 농담을 던지더니 어딘가로 향합니다)
March 08, 2022 10:14PM러셀 데클란 켄트:말 다했냐. (개머리판으로 리디안의 옆구리를 세게 쿡 찌릅니다)
March 08, 2022 10:14PM리디안 k. 엔데:(옆구리를 문지릅니다) AOC 외부의 길이라면 AOC의 군인일 적 외워두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길도 있었죠. 특별히 대단한 건 아니지만, 허를 찌를 수는 있겠군요.
그러니. (멈춰서 러셀을 응시합니다) 기는 쪽이 좋습니까, 나는 쪽이 좋습니까?
March 08, 2022 10:16PM러셀 데클란 켄트:좋아. 그럼 그렇게 가자고. (씩 웃으며 송곳니를 드러내다, 이어지는 말에 어깨를 으쓱입니다) 어느 쪽이던 질릴 정도로 해 봤으니까... 좀 더 효율적인 쪽으로 해.
2
어느 쪽이던 질릴 정도로 해 봤다고 했던가요.
AOC 본부 근처, 옆 건물로 올라선 뒤에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 길이야말로 무식하고 저돌적인 침입의 극치라는 사실을요.
아무도 리디안에게 인간은 날 수 없다고 가르쳐주지 않았던가요?
March 08, 2022 10:17PM러셀 데클란 켄트:... ...야.
낙하산 같은 것도 없어?
그러거나 말거나, 리디안은 안전장치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의심스러운 장치를 당신의 조끼에 묶습니다.
March 08, 2022 10:18PM리디안 k. 엔데:...괜찮습니다.
아직은 한 명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March 08, 2022 10:19PM리디안 k. 엔데:실사용자는 셋이라고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March 08, 2022 10:19PM러셀 데클란 켄트:... ...너 이 새끼...
사실 여기서 나 보내고 싶은 거지?!?!
March 08, 2022 10:20PM리디안 k. 엔데:...아직 튼튼하면 좋겠군요. (러셀의 조끼를 제 몸에 단단히 고정하다가, 옅게 웃습니다)
이미 겪어본 일 아닙니까. 뭐, 당신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March 08, 2022 10:20PM러셀 데클란 켄트:(조끼에 위태롭게 묶인 장치를 흘겨보며 소리지릅니다) 두고 봐라, 여기서 떨어지면... ...
기필코 내가 널 죽일 테니까!!!
태클을 걸 틈도 없이 그는 러셀을 껴안고 뛰어내립니다.
어느새 반대편 건물에 고정해두었던 건지, 두 사람을 지탱한 와이어에 의지한 채 호를 그리며 날아갑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에 걸쳐 건물 외벽을 밟고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했을 때,
아까보다 한층 더 날 선 겨울바람이 매몰차게 얼굴을 때립니다.
휘날리는 앞머리 사이로 드러난 리디안의 두 눈은 근래의 1년 중 제일 반짝이고 있습니다.
March 08, 2022 10:22PM러셀 데클란 켄트:(혹독한 상황에는 수도 없이 놓여 봤지만, 적어도
인간이었을 적엔 이런 곡예 따위는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눈이 아플 정도로 시린 바람에, 자꾸만 눈을 깜박이고는) 이, 이
개자식... ...!!
March 08, 2022 10:23PM리디안 k. 엔데:...어쩌면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후후, 낮게 웃습니다. 마음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아찔한 기억이 지금에 이르러서야 반전되어 재현되었다는 것이 즐겁습니다)
당신을 안은 채 옥상으로 일절 충격 없이 가볍게 착지한 그는 가볍게 덧붙입니다.
March 08, 2022 10:24PM리디안 k. 엔데:나쁜 의미는 아닙니다만, 당신과 이리 있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허공으로 떠올랐다 가라앉은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흐트러지며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리디안은 당신의 조끼에 걸린 와이어 고리를 풀어주곤 그대로 등을 돌립니다.
March 08, 2022 10:26PM러셀 데클란 켄트:(리디안의 품에 매달린 채 옥상에 착지하면, 와이어 고리가 풀림과 동시에 바닥에 발을 디딥니다. 추위 탓인지, 양 볼이 붉게 물든 채로 고개를 들어 삿대질합니다)
엔데, 이 성격 더러운 새끼... ...
March 08, 2022 10:27PM리디안 k. 엔데:...그걸 이제 알았습니까. (상념에 잠겨 옅게 웃다가, 다시금 표정이 굳습니다)
농담을 할 시간은 아닌 것 같군요. 떨어지지 않은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다 손가락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당신이 밟고 선 여기는 AOC의 옥상입니다. 데클란. 당신을 그렇게 만든.. 생지옥으로 돌아와 버렸군요.
(그 말과 함께 표정이 일순간 일그러진 것처럼 보입니다)
March 08, 2022 10:30PM러셀 데클란 켄트:...당연히 이미 알고 있었지!!! (분을 이기지 못해 짜증을 뱉어내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합니다) 그래서 뭐? 감상적이라도 되어 보라는 거야?
과거는 바꿀 수 없어. 그러면 내 손으로 미래를 바꿔야지.
March 08, 2022 10:30PM리디안 k. 엔데:...그렇죠.
(몸을 돌려 옥상의 문을 엽니다) 당신은 시간낭비를 해선 안됩니다. 더군다나 이곳이라면.
어딘가에 갇혀 있을 인질을 찾는 건 위험 부담이 큽니다. 최상층으로 가죠. 바로 수뇌부와 담판을 짓는 편이 좋겠습니다.
March 08, 2022 10:33PM러셀 데클란 켄트:뭐야, 너 치고 제법 괜찮은 생각을 하잖아? 당연히 이마에 총구멍 하나쯤 내 줘야
담판이라고 할 수 있는 거겠지? (리디안을 따라 문 쪽으로 향하며 종알거립니다)
March 08, 2022 10:34PM리디안 k. 엔데:...당신이 원한다면. (작게 중얼거립니다)
March 08, 2022 10:35PM러셀 데클란 켄트:
듣기
기준치: |
70/35/14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거센 바람 소리에 섞여든 목소리를 듣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별다른 대꾸 없이 입가에 미소를 흘립니다)
최상층에 도달하자, 리디안은 당신을 뒤로 한 채 앞장섭니다.
몇 발자국 걷던 그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합니다.
그저 돌입할 생각뿐이었는데, 소강당 문이 살짝 열려 있습니다.
March 08, 2022 10:38PM러셀 데클란 켄트:(
내가 무슨 소풍 나온 애새끼인 줄 알아? 속으로 투덜거리곤. 살짝 열려 있는 소강당 문에 등을 기대 선 채로, 조심스레 그 안을 살핍니다)
소강당 안에는, AOC의 전투복을 입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열을 맞춰 정면을 보고 있습니다.
각 잡힌 자세와 특수한 제복, 분명 당신과 리디안이 입고 있는 특별 제작 군복입니다.
이들은 전부 당신과 같은
최강의 인류들이라는 사실을요.
총 100구역으로 나누어진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담당하는 200명의 특수 부대원,
언제나 2인 1조로 행동하며, 하나하나가 일당백인 최대 전력이라고 할 수 있죠.
평소에는 크리쳐와의 공방으로 바빠서 모일 일이 전혀 없는데, 어쩐 일로 한 곳에 모인 걸까요?
March 08, 2022 10:43PM러셀 데클란 켄트:(뭐야? 미간을 좁히며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 ... (옆에 있는 리디안에게 잠시 시선을 준 뒤, 다시 시선을 강당 내부로 향합니다)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 중 몇은 처형대에 올라갈 예정이니 갇혀있다 쳐도 많이 비는군요.
소강당이 아무리 넓더라도 군인이 200명이나 들어갈 수 있을 리가요.
그들의 앞으로, 뒷짐을 진 사람이 걸어 올라갑니다.
창백한 인상의 남자가 탁상 위에 놓인 마이크를 고쳐 잡자, 거슬리는 굉음이 울려 퍼집니다.
March 08, 2022 10:47PM러셀 데클란 켄트:
심리학
기준치: |
10/5/2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개자식이... ... 질색하는 눈빛으로 쏘아봅니다)
March 08, 2022 10:49PM마이크로 웨이브:이, 이번 처형식에 관해서는 다들 보도를 통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목을 가다듬고 말을 이어나갑니다)
이는 그들이 저지른 행위가 다름 아닌 안전 지대의 정부에 반하는 테러나 마찬가지인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본보기를 보이고자 극단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훔쳐냅니다)
March 08, 2022 10:50PMAOC 요원: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일반 부대에게 맡기고 중심부로 전원 집합할 만큼의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상층부에서는 대규모 폭동이라도 일어나리라 생각하는 겁니까?
마이크로는 다시 한번 땀을 훔치곤 마이크를 고쳐잡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번 바닥으로 추락한 마이크가 또 요란한 소리를 빚어냅니다.
그는 벌벌 떠는 손으로 마이크를 탁상 위에 올리곤 말합니다.
March 08, 2022 10:50PM마이크로 웨이브:...유감스럽게도 그렇습니다. 요즘 안전지대 정부의 대 크리쳐 정책에 반항심을 품은 불순한 단체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최강의 인류인 여러분을 선보이는 것으로 위기감을 줄일 시기입니다.
이번 처형식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주목할 것이고, AOC와 정부의 힘을 보여줄 좋은 기회입니다.
(벌벌 떠는 손으로 마이크를 꽉 움켜쥡니다)
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당신들의 임무는 본부, 더 나아가 안전지대 전부를 지키는 것입니다.
마지막 말만큼은 기묘할 정도로 확고하게 들렸습니다.
연설이 끝난 뒤 소장은 전원 AOC 본부 전체를 돌며 반란 분자가 잠입하지 않았는지 순찰할 것을 명한 뒤 자리를 뜹니다.
소강당의 문이 열리기 전, 리디안은 당신을 잡아당겨 잠시 몸을 숨겼다 빠져나오는 군복 무리들 틈에 섞입니다.
March 08, 2022 10:53PM리디안 k. 엔데:...작전 변경입니다. 역시 말이 통할 상대가 아니었군요. (러셀의 귀에만 들릴 정도로 속삭입니다)
...이 기관의 상층부는 정신이 나가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이마에 총알을 박아 넣는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을 고질병처럼 느껴집니다.
그야, 당신의 날카로운 감 역시 그의 말에 동의하고 있으니까요.
March 08, 2022 10:55PM러셀 데클란 켄트:...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지 X도 모르겠네.
AOC와 정부의 힘? 그걸 AOC 대원의 목을 썰어서 보여주겠다고? 단단히 미쳤잖아. (팔짱을 끼며 혀를 찹니다) ...그래. 당장 묵사발로 만들어주고 싶지만 좀 더 지켜봐야겠어.
March 08, 2022 10:56PM리디안 k. 엔데:...그러니 맨처음 한 말은 취소입니다.
인질을 찾죠.
March 08, 2022 10:57PM리디안 k. 엔데:군복을 입고 오길 잘했습니다. 이 건물의 CCTV는, (티 나지 않게 시선을 돌려 건물 곳곳에 설치된 장치를 확인합니다) 낙후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얼굴을 구분할 정도의 화질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March 08, 2022 10:58PM러셀 데클란 켄트:그럼 인질 놈들이나 풀어주지 뭐. 문만 열어 주면 알아서 도망칠 테니까, 민간인 구조보단 낫겠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두 사람은 다른 대원들처럼 AOC 본부의 순찰을 시작합니다.
광기 어린 연설에 질려버린 자도, 감화된 자도 있지만,
입까지 올린 AOC 마스크 덕분에 두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대원들은 없습니다.
당신들은 대외적으로 1년 전에 죽은 사람들이니까요.
March 08, 2022 10:59PM :―현재 시각 오후 2시 45분, 러셀, AOC 최상층에 도달, 소강당의 집합을 목격.
March 08, 2022 11:03PM러셀 데클란 켄트:그럼, 어디부터 가 볼까... ...
8
(적당히 손끝에 닿는 대로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릅니다) 어차피 평범하게 구금실에 가둬 두지는 않았을 테니까. 짚이는 대로 가 보자고.
"뭐 하는 거야? 여태 무기도 안 챙기고 있다니.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지나가던 상관이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두 사람에게 탄환이 가득한 총을 넘겨줍니다.
당신과 리디안에게 익숙한 대 크리쳐 살상탄과 라이플이지만, 소장의 연설에 따르면 상대는 사람 아닌가요?
대 크리쳐 살상탄의 위력은 확실히 대단하지만, 절대 대인용은 아닙니다.
사람의 행동은 계산으로 쫓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March 08, 2022 11:07PM러셀 데클란 켄트:(뚱한 얼굴로 총을 넘겨받습니다.
...뭐 하자는 거야? 상관이 떠난 뒤 주위를 살피며 중얼거립니다) 눈에 띄는 건 없어? 엔데.
AOC의 낌새가 이상하다, 말로 내뱉지 않아도 그 역시 위화감을 눈치챈 듯 경각심을 뾰족하게 올립니다.
March 08, 2022 11:09PM리디안 k. 엔데:...확실히 당신은 인류 최강이니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AOC의 총구가 인류를 향한 적은 처음이군요. (그러나 곧 냉소합니다)
아니, 생각해보니 처음 일은 아니네요.
March 08, 2022 11:10PM러셀 데클란 켄트:... ...X같이 빡치는 일이지. (짓씹듯 중얼거리며, 다음 층으로 이동합니다
17 )
당신과 리디안이 이야기를 나누며 복도 모퉁이를 도는 순간,
March 08, 2022 11:10PM리디안 k. 엔데:...데클란,
March 08, 2022 11:11PM러셀 데클란 켄트:(감이 이끄는 대로 다음 층으로 이동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돌아가려던 찰나, 모퉁이에서 마주친 크리처에 총기를 쥡니다)
뭐야, 이게 왜 여기 있어?
리디안의 총성 소리를 들은 다른 대원들의 지원이 올 법도 한데, 오지 않습니다.
이 크리쳐, 처음 보는 형태입니다. 상급인가?
크리쳐의 거대한 젤리는 진홍색 촉수를 꾸물거리고 있고, 불어 터진 끔찍한 형체입니다.
March 08, 2022 11:14PM러셀 데클란 켄트:어처구니가 없네... ... (철컥, 소리와 함께 빠르게 총을 장전하고는 생경한 형태의 크리처를 향해 사격합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2 |
1년 만이라지만 한 번 최강의 자리에 오른 사격 실력은 녹슬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정확한 조준에 크리처
59마리 중 일부가 불타듯 녹아 사라집니다.
그것은 끔찍한 울음을 내며, 벽에 지독한 자국을 남겼습니다.
March 08, 2022 11:17PM리디안 k. 엔데:...처음 보는 개체로군요.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경계하며 러셀을 감싸듯 한발 다가서고는, 총을 겨눕니다)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
90/45/18 |
굴림: |
1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5 |
물론, 최강의 곁에는 최강의 파트너가 있습니다.
러셀의 것을 흉내낸 그 사격 기술은 곧장 크리처의 젤리같은 촉수를 깨어 부수며 태워버립니다.
March 08, 2022 11:19PM러셀 데클란 켄트:(리디안이
최강의 크리처가 되고 난 뒤, 항상 그의 한 걸음 뒤에서 전투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딱히 불만은 없지만, 아직도 조금 어색하다고 해야 하나. ... ...) 너야말로 앞이나 잘 봐.
꾸물거리며 시체를 탐닉하던 크리처가 두 사람을 공격합니다!
March 08, 2022 11:20PM무지성의 별의 흡혈귀:
비무장
기준치: |
45/22/9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8
아무런 지성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단순한 동작.
크리처가 휘두르는 촉수는 곧장 러셀에게로 향합니다.
March 08, 2022 11:21PM리디안 k. 엔데:...
크윽.
러셀의 앞을 막아선 리디안이 공격을 대신 받아냅니다.
그의 팔은 갈가리 찢겨, 피부 아래의 근육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핏물이 흘러 바닥을 적시자, 크리처가 그 자리로 달려들어 정신없이 빨아댑니다.
인간의 피를 빨아들이니 투명한 몸체에 색이 나타납니다.
March 08, 2022 11:24PM러셀 데클란 켄트:엔데! (그의 팔이 뜯겨 나가는 모습은, 비록 그가 불사의 크리처라고 해도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광경이기에. 생각하기도 전에 그에게 먼저 손을 뻗습니다)
저 새끼가...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끊임없이 피를 빨아대는 크리처의 몸뚱이에 총구를 겨냥합니다)
March 08, 2022 11:26PM리디안 k. 엔데:(너덜거리는 팔을 뻗어 러셀을 저지합니다. 고통에 입술을 짓씹지만, 그것이 보호 욕구를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엄호하겠습니다. 당신은 공격에만 집중하십쇼.
March 08, 2022 11:26PM러셀 데클란 켄트:(리디안을 잠시 흘겨보고는) ...알았어.
저 녀석이 달려들기 전에 죽이면 그만이잖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1 |
(분노에 찬 채로 방아쇠를 당기면, 흐트러진 이성 탓에 크리처에게 치명타를 입히지 못한 채로 바닥에 탄흔을 남깁니다)
크리처의 신체 일부를 뚫고 지나갔을 뿐, 그것들은 동요도 없이 리디안의 피를 빨고 있습니다.
March 08, 2022 11:29PM리디안 k. 엔데: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태연하게 얘기했지만, 손끝이 가늘게 떨림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총신의 무게를 버텨냅니다)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
90/45/18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20 |
이곳에서 무너진다면, 그 다음 피해는 고스란히 러셀이 겪게 됩니다.
이제 인간인 당신은 얼마만큼의 고통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오히려 견고히 발사된 총알은 20마리의 크리처를 쓰러트립니다.
March 08, 2022 11:31PM러셀 데클란 켄트:아니,
네 상태는 내가 알아. 멋대로 쓰러질 생각 따위 하지 마, 새꺄. (리디안의 어깨에 기대며 짜증 어린 말투로 대꾸합니다)
March 08, 2022 11:32PM리디안 k. 엔데:(총신보다 무거운, 러셀의, 인간의 목숨을 지켜내야만 합니다. 문득 어깨에 와닿는 러셀의 감각에 흐려지려던 시야가 맑아집니다. 그래,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만 합니다.)
무지성의 크리처들은, 리디안의 피냄새를 맡고 다시금 달려듭니다!
March 08, 2022 11:33PM무지성의 별의 흡혈귀:
비무장
기준치: |
45/22/9 |
굴림: |
5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5 |
전부 끝장내지 않는 한 크리처는 계속해서 달려들 것입니다.
March 08, 2022 11:36PM러셀 데클란 켄트:이번에야말로 끝을 내주지... ... (달려드는 크리처들의 행동범위를 계산해, 하나의 탄환으로 다량의 무리를 일직선으로 꿰뚫을 한 점을 노려 집중 사격합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0 |
큭, ...! (사격하려던 찰나, 짧은 직감이 스쳐 지나감과 동시에 달려든 크리처를 재빨리 피합니다. 빗나간 살상탄이 허무하게 벽에 박힌 채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March 08, 2022 11:39PM리디안 k. 엔데:...
데클란! (러셀을 감싸며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깁니다)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
90/45/18 |
굴림: |
6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5 |
그저 직감으로 쏘아 올린 총탄은, 다행히도 명중합니다.
리디안의 피를 노리고 달려들던 크리처는 그 한발로 인해 전멸합니다.
곳곳이 찐득한 크리처의 시체와, 코를 찌르는 지독한 탄내로 가득 찹니다.
March 08, 2022 11:42PM러셀 데클란 켄트:...마지막은 내가 처리할 수 있었어. (괜히 한마디 덧붙이며, 찢어진 리디안의 팔을 붙들어 살핍니다) 괜찮냐?
March 08, 2022 11:42PM리디안 k. 엔데:...그건 제가 할 말입니다. 데클란, 다친 곳은 없습니까? (총신에서 연기가 흩어지기도 전, 곧장 러셀에게로 돌아서 몸을 샅샅이 수색합니다)
리디안의 팔은 아물거리며 새 살이 돋고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이 따위 공격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죠.
March 08, 2022 11:44PM러셀 데클란 켄트:없어. 딱 봐도 알잖아? (아물고 있는 상처에 안심한 듯 붙들고 있던 팔을 휙 던집니다)
대체 뭐가 어떻게 쳐 돌아가는지 알아먹을 수가 없네... 이쪽으로 이동하자고. (끈적하게 늘어진 크리처들의 잔해를 피하며, 비상계단을 통해 17층으로 이동합니다)
March 08, 2022 11:46PM리디안 k. 엔데:(복도 가득 남은 수상한 크리처의 잔해에, 의아한 시선을 두다 곧 러셀의 앞장을 섭니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따라 내려온다면 총을 든 세 명의 대원과 마주합니다.
그중 한 명은 이미 명을 다해 뒹굴고 있으며,
한 명은 도망치는 중이고, 남은 한 명은 이미 전투 불능 상태입니다.
인기척을 느낀 듯, 살아남은 대원의 배에 주둥이를 대고 쩝쩝거리던 괴물이 고개를 듭니다.
March 08, 2022 11:48PM러셀 데클란 켄트:저 녀석... (이미 글렀는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무기를 꺼내듭니다)
AOC 본부 한복판에서 크리쳐와의 전투라니, 당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직전의 층에서 전투를 경험한 당신은 깨닫습니다.
곳곳에 이상한 괴물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다른 대원들 역시 전투 중이라는 것을요.
March 08, 2022 11:51PM러셀 데클란 켄트:귀찮게 구네... AOC 뒤치다꺼리 따위를 해주러 여기까지 와주신 건 아닌데, 말이야...! (쩝쩝거리는 크리처의 대가리를 겨냥합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6 |
괴물의 회록색 몸통은 미끄럽고 비늘로 뒤덮여 있으며, 물고기와 인간을 섞은 외형입니다.
흉측한 물갈퀴를 지닌 괴물
16마리는 공허한 두 눈동자로 이쪽을 바라봅니다.
물론, 그 공허한 눈동자는 살상탄의 위력에 휩쓸려 새까맣게 타버립니다.
...쓰러진 동료를 직접적으로 목격해서일까요.
혹은 리디안의 희생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서?
아니면 이제야 손이 풀리고 있는 걸 지도 모릅니다.
괴물-크리처들은 괴상한 울음을 내며 하나 둘 바닥으로 쓰러집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그 전신 너머로 리디안이 다가갑니다.
March 08, 2022 11:57PM러셀 데클란 켄트:(괴물을 쓰러뜨린 뒤, 역겨운 비린내를 풍기는 크리처의 시체를 짓밟으며 쓰러진 대원을 살핍니다)
쓰러진 대원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으나
March 08, 2022 11:59PM리디안 k. 엔데:...어떻습니까? (고개를 돌려 러셀을 바라봅니다)
March 09, 2022 12:00AM러셀 데클란 켄트:...역시 글렀네. (죽어버린 대원을 스스럼없이 지나치며, 리디안에게 고개를 돌립니다) 뭐해? 빨리 안 오고. 크리처 놈들이 더 튀어나오기 전에 빨리 싹 다 뒤져야지.
March 09, 2022 12:01AM리디안 k. 엔데:...잠시만 이쪽으로 와보십쇼. 데클란. 지금껏 생체형이든, 금속형이든. ...상급이든. 크리처 중에 이런 종이 있다는 건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반쯤 탄 괴물의 앞에 꿇어 앉아 지켜봅니다) ...당신이 보기에는 어떻습니까?
March 09, 2022 12:02AM러셀 데클란 켄트:글쎄. 크리처 놈들은 허구한 날 별 괴상한 종이 다 생겨나니까... 이번에도 그 중 하나 아니겠냐? (쭈그려 앉은 리댠 옆에 선 채로, 괴물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립니다)
(생체형 크리처는... 분명 인간들이었지. 조금은 껄끄러운 기분으로 시선을 괴물에 꽂습니다)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답도 안 나오는 생각 따위를 오래 하면 머리나 아프지.)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7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괴물은, AOC의 손에서 탄생된 인조 크리처도 아닙니다.
인간은 아니지만 크리쳐 역시 아닌 것, 이들의 정체는 도대체…
당신은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어버린 동료의 시체를 봅니다.
같은 AOC, 같은 최강의 이름을 지녔다고 해서 두 사람과 같은 힘을 가진 것은 아니니까요.
잔혹한 일이지만 살상탄의 보급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크리쳐처럼 지성이 없지만, 크리쳐보다 강한 괴물들의 난데없는 습격에 AOC는 혼란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March 09, 2022 12:08AM러셀 데클란 켄트:... ...이게
대체 뭐야? C.V에, 크리처에... ...이젠 영문도 모를 괴물들까지 생겨?
March 09, 2022 12:10AM리디안 k. 엔데:...아까 그 소장, 어딘가 이상해 보였죠. 추측이지만 AOC는 C.V 보다 더 큰일에 손을 대버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뿌득, 소리가 나도록 주먹을 꾹 말아 쥡니다)
March 09, 2022 12:11AM러셀 데클란 켄트:이것들이 미쳤나... 아니,
미친 게 맞지. (분노를 담은 목소리가 낮게 울립니다)
여기서 멍청하게 서 있어봤자 될 일도 없으니까. 이만 가자. 34
상층 구역을 제대로 못 봤었지... ...한 번 뒤져보자고.
March 09, 2022 12:13AM리디안 k. 엔데:...네. 그러죠. (러셀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다가도, 쓰러진 동료의 시신을 가까이서 발견하고는 그 절망에 찬 두 눈을 손바닥으로 쓸어 감겨줍니다)
(짧은, 묵념 후 도로 일어나 걷습니다)
피와 비명이 난무하던, 다른 층에 비해 이곳은 침묵이 감돌고 있습니다.
당신은, 크리처 대신 복도에 그려진 해괴한 문양과 그림을 발견합니다.
March 09, 2022 12:17AM러셀 데클란 켄트:또라이 사이비 집단 아냐?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복도에 그득한 해괴한 그림들을 빤히 응시합니다)
March 09, 2022 12:17AM리디안 k. 엔데:... (그림을 빤히 응시하다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저쪽에도 있습니다.
이음새를 보니, 어딘가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March 09, 2022 12:19AM러셀 데클란 켄트:역겹네... (더러운 것을 보는 양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다, 리디안이 말하는 대로 문양이 이어지는 길로 향합니다)
당신과 리디안은 문양을 따라 주변을 순찰하다, 문양이 중심부의 호실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March 09, 2022 12:21AM러셀 데클란 켄트:(문양이 이어진 중심부로 조심스레 다가갑니다) 또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준비는 단단히 해 둬야겠지.
March 09, 2022 12:22AM리디안 k. 엔데:제가 앞서 들어가죠. 이상이 없다면 신호하겠습니다. (러셀의 가슴께를 손으로 밀고,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March 09, 2022 12:23AM러셀 데클란 켄트:...그래. (뚱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곤, 리디안을 엄호합니다)
March 09, 2022 12:24AM리디안 k. 엔데:(들어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반쯤 열고 들어오라는 손짓을 해 보입니다)
리디안을 따라 내부로 들어서자, 사무실 전체를 사용해 빼곡하게 그려진 주문진을 발견합니다.
March 09, 2022 12:24AM러셀 데클란 켄트:
SAN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진짜 사이비였네, 이 새끼들... ...
March 09, 2022 12:26AM러셀 데클란 켄트:
정신
기준치: |
70/35/14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리디안을 재우기 위해 '주문'을 사용했을 때,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가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죠.
러셀은 이 공간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거대한 마력의 흐름을 느낍니다.
March 09, 2022 12:30AM러셀 데클란 켄트:...기분 더럽지 않냐? (기괴한 풍경에, 방을 한가득 메운 주문진을 살피면 속이 메스꺼워지는 것 같습니다)
March 09, 2022 12:31AM리디안 k. 엔데:...네, 확실히. 더럽군요. (미간을 옅게 찌푸리며 내부를 둘러보다, 러셀이 조사하고 있는 진으로 다가갑니다)
March 09, 2022 12:32AM러셀 데클란 켄트:으... 뭐라고 적혀 있는 거야? (진에 즐비한 글씨에 시선이 맺힙니다)
교육
기준치: |
70/35/14 |
굴림: |
6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러고보니,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예기치 않게 가까워진 무당이 떠들던 말을 떠올립니다.
거꾸로 쓴 글씨로 만든 부적이나 마법진은 '역주문'으로,
March 09, 2022 12:34AM리디안 k. 엔데:...그렇게 보면 좀 알겠습니까? (의아한 얼굴로 러셀의 옆얼굴을 빤히 바라봅니다)
March 09, 2022 12:37AM러셀 데클란 켄트:(글씨를 멀뚱히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내용에 고개를 듭니다) ... ...
아니.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이야기를 대충 내뱉습니다) 그것보다, 일하면서 웬 또라이 진상 놈한테 주워 들은 거긴 하지만. 이런 사이비 의식에 글씨를 거꾸로 쓴다는 건 무언가를 불러내는 게 아니라 쫓아내는 쪽이라 하던데. ...그럼 뭐가 어떻게 되는 거냐?
March 09, 2022 12:37AM리디안 k. 엔데:...꼴을 보면 썩 좋은 쪽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원 중심에 놓인 상자를 바라보다가) ...저쪽은 건들지 않는 편이 좋아 보입니다.
March 09, 2022 12:39AM러셀 데클란 켄트:딱히 건드리고 싶지도 않아. (어깨를 으쓱입니다) ...지금도 건물 곳곳에서 별 게 다 튀어나오고 있으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일개 개인이 준비하기엔 사전 준비의 규모가 너무 큽니다.
…이 괴물들의 소환은 AOC가 저지른 짓이 아닌가요?
도대체 이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March 09, 2022 12:40AM리디안 k. 엔데:...그 말이 맞습니다. 어쨌든 인질을 구출하는 것이 우선이니, 다른 층으로 가는 편이 좋겠습니다. (러셀을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입니다)
March 09, 2022 12:41AM러셀 데클란 켄트:그러자고, 엔데. (리디안의 어깨를 툭 치며, 기이한 흐름이 느껴지는 방에서 걸어나옵니다)
다음은... 이쪽으로 가 볼까. 20
March 09, 2022 12:42AM러셀 데클란 켄트:
정신
기준치: |
70/35/14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또한, 이 층에 무언가 숨겨진 게 있다는 직감을 받습니다.
March 09, 2022 12:45AM러셀 데클란 켄트:... ... (
이런 직감은 틀린 적이 없지. 하지만 지금 당장은 엔데가 하고 싶은 대로 둘까. 해괴한 문양이 들어찬 복도를 따라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본래 이 층은 전부 사무용으로 사용했을 텐데, 지금은 모든 호실의 불이 꺼져 있습니다.
이곳 역시 34층과 비슷한 기운이 느껴진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March 09, 2022 12:47AM러셀 데클란 켄트:이런 건 술에 꼴은 무당놈 이야기만으로 족했다고... (자신의 머리를 누르며 중얼거립니다)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34층과 진의 중심부에 사용된 것은 기이한 상자였습니다.
무당의 말에 따르면, 주술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아티팩트'라고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자세한 내용물을 확인하진 못했지만, 분명 상식적인 물건이 아니었겠죠.
..20층에도 진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특별한 무언가가 중심에 있지 않을까요?
중심부에 있는 장소는 2004호 사무실입니다.
March 09, 2022 12:50AM러셀 데클란 켄트:... 이딴 잡지식이 도움이 될 줄은 몰랐는데. 야, 가자.
2004호로. (몇 마디 중얼거린 뒤, 리디안과 함께 20층의 중심부로 향합니다)
March 09, 2022 12:50AM리디안 k. 엔데:... (기이함을 느끼나, 러셀의 결정에 군말없이 뒤를 따릅니다)
2004호의 문 옆에는 ID카드 리더기가 있습니다.
ID카드는, 두 사람보다 상관인 계급에게 주어지는 물건이었죠.
March 09, 2022 12:51AM러셀 데클란 켄트:...역시 죽이고 와야 하나? (창백한 인상의 소장을 떠올립니다)
현재로서는 상관 계급을 찾아 전투로 ID카드를 탈취하거나, 리더기를 부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March 09, 2022 12:52AM리디안 k. 엔데:..소장이 있는 방이라면 이보다 몇 배는 더 경비가 삼엄할 겁니다. 아무리 당신과 저라도 전부 죽이지 않고는 어렵고요.
March 09, 2022 12:53AM러셀 데클란 켄트:...나도 알아, 이 자식아. 일단 부수기나 해 보자고. 늙은 놈들 찾으러 다니기 귀찮으니까. (총기의 개머리판을 쥐고 그대로 리더기를 내리칩니다)
March 09, 2022 12:54AM러셀 데클란 켄트:
근접전(격투)
기준치: |
25/12/5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March 09, 2022 12:55AM러셀 데클란 켄트:(리더기와의 싸움에서 질 것... 같았지만, 악력으로 총기를 움켜쥐고 다시 리더기의 볼트 쪽을 가격합니다)
근력
기준치: |
90/45/18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March 09, 2022 12:56AM리디안 k. 엔데:(러셀을 빤히 바라봅니다) ...너무 오래 쉰 것이 아닙니까.
그러고 보니, 1년전보다 살이 붙었군요. (일순간 경계가 누그러진 눈으로 러셀의 뺨을 응시합니다)
March 09, 2022 12:57AM러셀 데클란 켄트:... ... ...
닥쳐...! (자존심이 상한 듯 괜히 애꿎은 총을 리더기에 던져버립니다)
(씩씩대며 잠시 분을 삭이다, 정적 끝에 중얼거립니다) ...든지...
...그럼 네가, 해보든지...!!
March 09, 2022 12:59AM리디안 k. 엔데:(매끈한 뺨을 찔러보고 싶다고 생각하다, 다소 막돼먹은 부탁에 고개를 갸웃합니다) ...부탁입니까.
...머리털 나고 듣는 부탁 중 최고로군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립니다)
그러죠. (어깨를 돌려 스트레칭하고는, 주먹을 내지릅니다)
근력
기준치: |
99/49/19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살벌한 소리를 내며 내질러진 주먹에, ID카드 리더기에 금이 가더니 파편이 떨어집니다.
March 09, 2022 1:01AM러셀 데클란 켄트:어차피 너도 해야 할 일이잖아?
그럼 부탁이 아니지. (뻔뻔하게, 끝까지 자존심과 함께 옷깃을 세우며 꿍얼거립니다)
튀어오르는 스파크와 함께 2004호의 문이 열립니다.
사무실 안은 다른 곳보다 온도가 낮으며, 안에 있던 데스크 및 설비들이 전부 비워진 상태입니다.
손목과 발목이 묶인 채로 쓰러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아까 본 것과 같은 거꾸로 적힌 주문진들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March 09, 2022 1:05AM러셀 데클란 켄트:여기 있네. (쓰러진 이들을 향해 다가가며, 그들을 묶은 것을 끊어내기 위해 나이프를 손에 듭니다) 야, 일어나. 꾸물대지 말고.
쓰러진 사람들은 오늘 자정 처형이 예고된 당신과 리디안의 동료들로, 무고한 최강의 인질이네요.
목숨은 붙어있지만 계속해서 상태가 나빠지고 있습니다.
34층 주문진의 중심에 있던 것은 마력이 가득한 아티팩트일 것이나, 20층의 중심에는 최강의 인류들이 그것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March 09, 2022 1:08AM러셀 데클란 켄트:이 꼴이라면 처형식 전에 뒈지지 않겠냐? 참 나... ... 빌어먹을 새끼들.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이들을 운반하며 여기서 탈출이라, ...안 그래도 알 수 없는 일들만 일어나 상황이 더럽게 나빠지는 와중에. 무심코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적입니다. ...젠장. 없네.)
크리처여도 존재할 수 없는 틈을 비집고 괴물들이 소환됩니다.
중앙에서부터 이송된, AOC의 군인 중 하나가 번뜩 정신을 차립니다.
그러나 곧 당신의 얼굴을 보자마자 사색이 되어 소리칩니다.
March 09, 2022 1:11AMAOC의 군인: 어째서 여기까지 온거예요? 이건 함정이라고요!
잠깐, 괴물들이 소환되지만 전투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전투 태세를 위해 리디안이 문을 등지고 라이플을 고쳐쥐는 순간,
여러분에게 달려들던 괴물들의 머리가 일제히 터집니다.
그 파괴력, 탄환 특유의 굉음, 분명히 대 크리쳐 살상탄입니다!
반사적으로 돌아본 여러분들의 맞은편, 사무실의 문가에는 AOC 제복을 입은 여섯 명의 대원들이 라이플을 든 채 서 있습니다.
안도감으로 인해 생긴 느슨한 1초, 그 틈새를 놓치지 않고 탄환은 다시 한번 찾아옵니다.
여섯 명의 대원들이 일제히 총을 겨누고 발포합니다.
소리와 함께, 당신의 주변으로 또다시 붉은 액체가 튑니다.
누군가의 세상이 한 바퀴 돌고, 그 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펼쳐집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March 09, 2022 1:15AM리디안 k. 엔데:....
붉은 선혈을 머금은 입가가 오므려지고 펴지며 말을 전하려 하지만,
치미는 혈액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대로 쏟아냅니다.
그와 동시에 쿵! 2004호 사무실 문가에 두꺼운 철책이 연달아 3개나 내려옵니다.
March 09, 2022 1:15AM러셀 데클란 켄트:이런 젠장..., XX ... (
다분히 익숙한 광경이지만, 그럼에도 욕지거리를 쏟아냅니다)
당신은 혼란스러운 상황, 그리고 요란한 소리에 정신이 팔려 저항 한 번 하지 못한 채로 갇혀버립니다.
6명의 대원 앞에 나타난 소장이 철책의 틈 사이로 여러분을 보고 있습니다.
March 09, 2022 1:16AM마이크로 웨이브:으윽.. 확실하게 처리한 게 맞나요? (지척의 대원을 노려봅니다. 주머니에서 꺼낸 손수건으로 흉한 것을 보았다는 듯 입을 가립니다)
이리 내요.
소장이 대원의 라이플을 빼앗아 들고는, 쓰러진 리디안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합니다.
소장의 표정에 드러난 감정은 명백한 공포, 그리고 혐오입니다.
March 09, 2022 1:17AM러셀 데클란 켄트:이 미친 새끼가..., 야!!!!!!
(미친 듯이 철책으로 달려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주먹으로 창살을 내리칩니다)
이 새끼들이 감히...!!!!
March 09, 2022 1:18AM마이크로 웨이브:시끄러워, 조용히 해!!!
소장은 라이플을 내린 뒤 철책을 한 번 걷어차곤 등 뒤의 대원들을 향해 돌아봅니다.
March 09, 2022 1:18AM마이크로 웨이브:후... 먹잇감을 문 건 둘 뿐인가요. 뭐, 됐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실을 함구해주세요. 수고 정말 많으셨습니다.
당장 목숨은 보전해드리겠지만, AOC 전원은 자정까지 이곳에 있어 줘야겠습니다.
March 09, 2022 1:19AM러셀 데클란 켄트:야, 개소리 지껄이지 말고... 네놈 목숨이나 간수 잘 해, 죽여버릴 테니까!!!!
(쾅, 다시 한 번 철책을 내리치는 둔탁한 소리가 한가득 울립니다)
March 09, 2022 1:20AM마이크로 웨이브:... (작게 겁게 질린 숨을 내쉬더니) 어차피 크리쳐잖습니까? AOC의 소장이 크리쳐를 죽인 게 무엇이 문제입니까?
March 09, 2022 1:21AM러셀 데클란 켄트:인간을, 크리처로 만든 주제에... ... 네가 나, 그리고 엔데 앞에서... 그런 되지도 않는 말을 쳐 내뱉을 자격이 있냐?!?!
March 09, 2022 1:22AM마이크로 웨이브:(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닦고는, 러셀을 바라봅니다)
그게 뭐요? 나는 AOC의 소장으로서, 크리처를 죽인 것뿐입니다.
자격이 뭐가 어쩌고 어쩝니까.. 나는 소장인데... 나보다 더 자격이 맞는 사람이 있나요? (도로 역겹다는 듯 리디안의 시체를 걷어 차고는, 더 이상 말을 나눌 여유가 없다는 듯 돌아섭니다)
March 09, 2022 1:24AM러셀 데클란 켄트:(내 자유를 저깟 멍청한 새끼한테 빼앗기고 있었다니... ...분노로 꽉 쥔 주먹이 새하얗게 바래, 부들부들 떨립니다)
March 09, 2022 1:24AM마이크로 웨이브:아무튼, 이걸로 끝입니다.
AOC 전원은 자정까지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소장은 그 길로, 대원들과 함께 2004호를 빠져나갑니다.
March 09, 2022 1:26AM러셀 데클란 켄트:젠장, 젠장... ... (사라지는 소장의 뒷모습을 허무하게 노려보다, 곧 쓰러진 리디안의 시체를 품에 안아듭니다)
(그의 움푹 파인 머리와, 그 무엇도 없이 텅 빈 채로 뚫린 가슴의 구멍 사이로 피가 흥건히 쏟아져 나옵니다. 문득, 그의 회복이 끔찍하게도 느렸던 어느 설원에서의 나날을 떠올립니다. 지옥같이도 길었던 순간들. 귓속을 메꾸는 이명과, 두근대는 심장 소리가 울립니다. 난 그딴 거, 다시 견디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돌아와. 당장.) ...돌아오라고.
리디안은 눈을 반 정도 내리 깐 채 그대로 사망했습니다.
뚫려버린 가슴께와 반파된 머리에선 여전히 분수처럼 피가 샘솟고 있습니다.
근래 이렇게 끔찍하게 죽어버린 적이 있던가요,
March 09, 2022 1:30AM러셀 데클란 켄트:(한동안은 당연하게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어도. 이런 참혹한
죽음을 앞에 두면,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그가 제 곁을 떠나버리는 건 아닐지. ...불안감은 언제나 한결같이 머릿속을 맴돌기 마련입니다)
SAN Roll
기준치: |
69/34/13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돌아와 줘, 엔데. (싸늘하게 식은 손을 쥔 채로, 리디안의 목 언저리에 고개를 파묻으며 중얼거립니다)
March 09, 2022 1:33AM :―현재 시각 오후 7시 15분, 러셀, 인질 확인. 20층 격리된 방에 갇힘.
8:11PMAOC의 군인: 저.. 괜찮으신가요.
소장이 떠난 뒤 리디안의 시체를 지키고 있으면,
의식을 되찾은 군인 중 하나가 자초지종을 털어놓습니다.
그 이름은 안전 지대의 또다른 최강자, 브라우니 로페즈입니다.
8:13PM브라우니 로페즈:...그 쪽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 32번째 안전지대의 대원이셨죠? (걱정스러운 얼굴로 러셀을 바라봅니다)
8:15PM러셀 데클란 켄트:... (리디안의 시체를 무릎에 둔 채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던 입이 간신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뭐? 괜찮겠냐?
찢어죽일 새끼들 때문에 지금 완전 X됐는데...!
8:16PM브라우니 로페즈:미안해요! 나쁘게 말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어요.. (눈썹을 늘어뜨리고 손을 입으로 막습니다)
...그.. 분이 파트너죠? 그렇다면, '그 일'을 알고 계시겠네요. (투명한 분홍 눈동자가 조심스럽게 러셀을 응시합니다)
8:19PM러셀 데클란 켄트:시시껄렁한 잡담 따위나 주고받고 싶으면...
꺼져. (그에 맞서듯, 어둠 속에서도 옅게 빛나는 듯한 붉은 눈으로 매섭게 노려봅니다)
8:22PM브라우니 로페즈:...화를 낸다고 해결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떨리는 목소리로 부드럽게 달랩니다) 소장이 왜 저런 식으로 나오는지에 대해, AOC 대원을 가둬두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하지 않으신 건가요?
8:24PM러셀 데클란 켄트:이유를 알아서 어쩌려고? 저 철창들이 스스로 부서져 주기라도 하냐? (쏘아붙이듯 대꾸하다, 리디안의 피로 흥건하게 물든 손을 들어 제 머리를 헝클어뜨립니다) ...아냐. 어차피 이 새끼가 일어나기까지 X도 할 것도 없는데. 그래. 어디 한 번 지껄여 봐.
8:25PM브라우니 로페즈:...여러분들이 AOC를 떠난 건 AOC 내에서도 꽤 큰 이슈였어요. 그 무렵에 AOC가 대원들에게 암암리에 벌여온 일이 들통나버렸거든요. (러셀 쪽으로 한걸음 다가갑니다)
8:27PM러셀 데클란 켄트:(이 자식...왜 다가와? 미간을 구기면서도, 무릎에 안은 리디안의 시체 덕분에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8:27PM브라우니 로페즈:저도,
제 파트너가 당한 일을 알고 소장을 찾아갔죠. (불끈 주먹을 쥡니다) 담판을 지으려고요.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잖아요.
그런데 한순간에 이렇게 습격을 당하고 말았네요.. (시무룩한 표정을 짓습니다) 설마 이런 식으로 모든 걸 덮으려고 할 줄은 몰랐어요.
이대로 죽는 건가 싶었는데, 때마침 러셀 씨가 와 줘서 다행이에요~! (러셀의 손을 덥석 잡습니다)
8:29PM러셀 데클란 켄트:러셀 말고, 데클란 님이라고 불러. 띨빵하게 생긴 녀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그가 잡은 손을 탁 내칩니다)
그래서. 이게 끝이야? 소장이 저지른 일을 덮으려고 여기 있는 놈들을 싹 다 죽이겠다는 게?
8:31PM브라우니 로페즈:네, 데클란님! (해맑게 웃습니다) 아뇨, 아뇨~! 이제부터 제가 조사한 걸 말씀드릴 거예요. (눈이 반짝반짝 빛나다 곧 시무룩해집니다)
...데클란님은 종교와 과학이 한 끝 차이라는 걸 믿고 계신가요?
8:33PM러셀 데클란 켄트:하? ...뭐 그딴 사이비 같은 소리를... 너도 그런 거 믿냐? (슬금, 그를 피해 움직이며 경계합니다)
8:33PM브라우니 로페즈:네에에에에에? 무슨 말씀이세요! (질색하며 바짝 다가섭니다)
AOC는 과도한 크리쳐 실험으로 인간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분야의 지식과 너무 밀접하게 접촉해버렸어요!
그런데 그게, 그 연구가요. 소문에 의하면 어떤 신을 부르기 위한 소환 의식과 비슷했다는 모양이에요.
...그건 우리에게 신앙을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그저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인기척을 느꼈기에 찾아올 뿐이죠. 존재만으로 안전지대만의 모든 인간들이 멸절하겠지만요.
이 본부에 기어다니는 미친 것들의 대가리를 내 손으로 아작내지만 않았더라도, 완전히 헛소리였을텐데...하, 씨X. (긴 한숨을 내쉽니다)
그래서... AOC가 인류를 지키다 못해 돌아버려서 싹 다 죽여버리겠다, 이거지?
8:37PM브라우니 로페즈:발견하셨군요? 이 건물 곳곳에 설치된 주문들과 그 신을 소환하면서 생겨버린 괴물들을요.
네에.. 그리고 그걸 가장 먼저 눈치챈건 정부였어요. 정부 측에서는 이것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음을 사흘 전에 알게 됐어요. 저지하기엔 이미 늦은 상황이란 것도 알았죠. 그러니 AOC 대원들이 필요했던 거예요.
듣기로는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더라고요. 아마도 자기들만 살아남기 위해 우릴 방패로 쓰려는 게 아닐까요?
일단, 나름대로 그것들을 돌려보내려는 노력을 한 모양이에요. 그런데, 너무 늦게 알아채다 보니 역주문을 발동하는 아티팩트가 부족했었나 봐요. 함정을 설치한 건 그 이유에요.
8:39PM러셀 데클란 켄트:그 자식들의 X을 전부 으깨버리던가, 해야지... ... (비속어를 가득 늘어놓으며, 리디안의 시체를 붙든 손에 힘을 줍니다)
8:40PM브라우니 로페즈:...진상을 알아버린 저희를 포함해서, 탈주한 대원들을 이곳으로 소환해 마력을 바치도록 한 거죠. 이대로 여기 갇혀 있으면 마력을 전부 빼앗겨서 죽어버릴 거예요. 이런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텐데도, 신을 쫓을 방법은 없으니까요.
(울적한 목소리로 러셀의 옷자락을 붙듭니다)
리디안의 상처를 살펴보면 회복이 턱없이 느립니다.
아까 그가 죽을 때 느꼈던 기시감, 익숙한 감각입니다.
문득, 당신은 1년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립니다.
8:41PM러셀 데클란 켄트:잡지 마, 이 자식아. (그의 손을 매정하게 떨어뜨립니다)
어쩌면 그의 크리쳐로서의 삶도 끝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8:41PM브라우니 로페즈:데클란님은 매정해요~~~!
8:42PM러셀 데클란 켄트:... ... (브라우니의 말을 가볍게 흘려들은 채로, 리디안의 눈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지금은 좀 곤란한데.)
어떤 절망감, 그리고 끔찍한 침묵이 분위기를 잠식할 무렵, 철책 너머로 누군가가 나타납니다.
지팡이에 의지한 채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8:43PM학회의 낯선 이:...이런, 어떻게 된 건가 살펴보러 왔는데.
외알 안경 속 침침한 눈은 더듬더듬 당신의 얼굴을 훑습니다.
아픈 다리를 두어 번 주무른 이는 옆에 있던 의자를 끌어당겨 앉아, 철책 건너편의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
8:44PM러셀 데클란 켄트:뭐야? 동물원 왔어?
8:44PM브라우니 로페즈:(허억, 하고 짧게 숨을 들이켭니다) ...아는 분인가요?
8:44PM러셀 데클란 켄트:몰라. 기억에 없는 걸 보니 쓰잘데기 없는 놈이겠지.
8:45PM학회의 낯선 이:..이렇게 뵙는 건 처음이군요. 저는 여러분이 크리쳐라고 부르는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인간들은 저희 종족을 '미고'라고 부르더군요.
8:45PM러셀 데클란 켄트:그래서 지금
자길 죽여 달라고 호소하는 거 맞지? (아니꼽게 대꾸하면서도,
인간들은이라고 말하는 것에 위화감을 느낍니다. ... ...저게 지금 뭔 X짓거리야?)
8:46PM브라우니 로페즈:네에에에에에!? (깜짝 놀라다 러셀에게 속삭입니다) 그, 그런 뜻은 아닌 것 같은데요!
8:46PM학회의 낯선 이:...믿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선천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이, 그리고 비교적 멍청하게 태어난 탓에 동족들에게 비웃음을 샀지만…
이런 저라도 부정당할 이유가 없다는 걸 가르쳐준 사람이 있거든요. 예, 사람이라고 해야겠죠.
저는 인간이 만든 영화를 보고 변했습니다. 스스로 사랑하게 되었고, 부족한 지식이나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몇몇 인간은 제가 본 게 고작 클리셰 SF 영화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말이죠, 그런 작품에도 감화되는 자가 있다는 걸 아십니까?
흔한 구조, 뻔한 전개, 유치한 연출, B급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그 끝에는 결국 인간을 사랑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위대한 거예요.
8:47PM러셀 데클란 켄트:도움이라고? 너 새끼 때문에 내 인생 종칠 뻔했어...! (그의 말에, 발끈해 소리칩니다)
B급 영화나 쳐 본 너드 새끼 주제에...! 인류 멸망에 숟가락 얹어놓고 뭐 잘났다고 쳐 나와?!
8:48PM학회의 낯선 이:(러셀을 바라보다 작게 고개를 젓습니다) 비록 이 땅에 정착한 이후 인간들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믿고 기대하며 여러분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조차 저를 비웃더군요. 영화 속 이야기는 그저 영화일 뿐이라고요. 그런 환상적인 감동을 선사할 세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8:49PM브라우니 로페즈:(미고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 듯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저는 줄곧,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다 버릴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반짝이는 용기를 보여줄 사람을, 오로지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어리석고 사랑스러운 만용을, 다시 한번 그날의 감동을 제게 보여줄 사람을.
8:50PM러셀 데클란 켄트:아니, 뭘 끄덕거려!? 저 자식이 지금 우릴 X되게 만든 원인이라니까?! (브라우니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댑니다)
8:50PM브라우니 로페즈:그렇지만.. 누구나 감동하는 포인트는 있잖아요..? (울먹거립니다)
8:52PM러셀 데클란 켄트:하, 네놈의 감동 따위를 위해 투철한 희생 정신으로 영화 주인공이라도 되어 보라는 거냐?!
자신을 내다 버려? 그냥 개죽음에 지원할 멍청이라고 하지 그래?
적어도, 난 아냐...!
저게 어디가 감동적이냐고... (질린다는 얼굴로, 붙들었던 어깨를 휙 내칩니다)
철책이 내려간 바닥의 틈새로 무언가 굴러옵니다.
작은 쇠붙이들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립니다.
8:53PM학회의 낯선 이:...어떻게 생각하든, 오늘 자정, 소환된 무지성의 신으로 인해 인류는 멸망합니다.
예방 차원에서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인간들에게 제 말은 역시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거든요.
이곳을 오래오래 사랑했지만 이만 떠나볼까 합니다.
어디에 있든 저는 그날 저를 바꾼 메시지를 잊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작별 선물이에요, 누구에게 전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역시 첫 번째 인간 알파인 당신에게 드리는 쪽이 좋을 것 같군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차려보면 낯선 이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8:55PM러셀 데클란 켄트:... ...아가리를 찢어버렸어야 했는데. (눈을 깜박이는 사이 사라져버린 생명체에, 굳게 주먹쥔 손을 바닥에 쾅 내리꽂습니다)
멋대로 지 할 말만 지껄이고 튀어버리는 꼴이 가관이지. 안 그래? (딱히 대답을 바라지는 않는 듯, 그가 바닥의 틈새로 굴린 무언가를 집어듭니다)
그가 전달하고 간 것은 새파란 수정 목걸이와 열쇠입니다.
차가운 물체를 손바닥에 쥐면, 수정은 희미하게 빛을 발합니다.
8:57PM브라우니 로페즈:아앗, 데클란님! 파트너분이...! (새된 비명을 지르며 리디안을 내려봅니다)
그 소리에 리디안을 내려보면, 리디안의 손끝이 미세하게 까딱거립니다.
8:57PM러셀 데클란 켄트:...? (손에 쥔 수정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다, 브라우니의 말에 고개를 내립니다)
8:58PM리디안 k. 엔데:...으,
데클란..? (가늘게 눈을 뜨고, 흐린 시야 속에서 자신을 내려보고 있는 모르는 얼굴의 금발 남성과, 자신의 파트너를 발견합니다)
8:58PM러셀 데클란 켄트:엔데? (희미하게 까닥이는 손가락에, 무의식적으로 리디안의 턱을 움켜잡고 흔듭니다)
야, 엔데...!!
8:59PM리디안 k. 엔데:잠깐, 흔, 들지 마십, 쇼. (아직 웅웅거리는 귓가에 시야가 거칠게 흔들리자, 토기를 느낍다)
(러셀의 손을 잡고 멈춥니다. 머리를 부여잡으며 몸을 일으킵니다) ...뭡니까. 크리처의 습격은 아니었는데, 무슨 일이..
9:02PM러셀 데클란 켄트:(다급하게 리디안의 전신을 훑다, 조금은 안심한 듯 거칠게 흔들던 턱을 놓아줍니다) 그 소장 새끼가... 네 몸통에 구멍을 내서 죽이고, 우릴 여기 가뒀어. 빌어먹을 주술이니 뭐니에 휘말린 거지, 씨X... ...
9:03PM리디안 k. 엔데:...그게 무슨 소립니까. 너무 요약되지 않았습니까.
주술이라뇨. 이 방의 진과 관련이 있는 겁니까. (힐끗, 부담스러울 정도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금발의 남성과 눈이 마주치다 시선을 돌립니다)
9:08PM러셀 데클란 켄트:몰라. ...아마 그렇겠지. (몸을 일으킨 리디안에게 시선을 고정하곤 중얼거립니다) 뭔 놈의 신을 소환한다고 지X이던데. 그게 오면 싹 다 뒤지는 거지.
미고니 뭐니, 인간이 아니라는 웬 너드 새끼도 참견해서는... ...대가리 아프게. (그 말과 함께, 손에 든 새파란 수정 목걸이를 흔들거립니다)
9:08PM브라우니 로페즈:브라우니 로페즈에요~ 반가워요! (리디안의 손을 멋대로 잡고 악수합니다)
9:09PM리디안 k. 엔데:(멍하니 손을 강제로 악수당하다, 러셀을 응시합니다) ...아직 무슨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이 나쁜 쪽으로 돌아가는 건 알겠군요.
리디안 엔데입니다. (짧게 통성명 후, 러셀이 흔드는 수정 목걸이를 보더니)
..목걸이 옆의 그건 열쇠 아닙니까.
9:10PM러셀 데클란 켄트:(
사람 이름이...브라우니일 수 있는 거냐?)
어, 열쇠. 어디에 쓰는지는 모르지만. (열쇠를 몇 번 살피다, 리디안에게 툭 던져줍니다)
9:12PM리디안 k. 엔데:...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물건이라면, 당연히 이쪽이겠죠. (열쇠를 들고 철책으로 다가가, 바깥쪽을 더듬어 홈을 찾습니다)
리디안이 철책을 몇 번 더듬더니, 열쇠를 꽂아 돌리자 곧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9:13PM러셀 데클란 켄트:수상쩍은 놈이 준 거라서 영 신뢰는... ... (투덜거리다, 쿵, 하는 소리가 들리면)
...진짜네.
9:14PM리디안 k. 엔데:... (뭐하냐는 얼굴로 러셀을 빤히 바라봅니다)
9:16PM러셀 데클란 켄트:뭘 봐? (괜히 리디안 탓을 하며, 그에게로 향하다 고개를 돌려 브라우니 쪽을 보곤) 야, 너도 갈 거냐?
9:17PM브라우니 로페즈:...저도 그러고 싶지만, 아직 제 파트너도 찾지 못했고.. (바닥에 쓰러진 대원과 동료들을 둘러봅니다) 이 사람들이 깨어나면 다른 대원들에게 이 위기를 알리러 가야 해요.
데클란님과 리디안 씨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다가가 쓰러진 동료 하나를 안아들며 묻습니다)
9:19PM러셀 데클란 켄트:그래, 넌 여기서 짬처리나 해라. (저렇게 얍실하게 생긴 녀석이 최강의 인류라니. 잠시 편견 어린 생각을 하곤 손을 내저어 보입니다) 알 거 없어. 가자, 엔데.
9:20PM리디안 k. 엔데:...인류가 멸망한다고 했죠. 데클란. 그렇다면 나는 그들을 막아야 합니다. (철책에서 나와 걷다 멈춰선 돌아섭니다)
...당신은 어디로 갑니까.
9:23PM러셀 데클란 켄트:나도 여기서 뻗는 건 사양이야. (그의 목에 얼굴을 묻었던 탓에 뺨에 묻은 피를 닦아내다, 고개를 듭니다) 기괴한 느낌이 드는 곳이 있었어. 당장 여기서 탈출해봤자 뒈지는 건 매한가지니, 할 건 해 봐야지. ...34층으로.
한 층이 함정이었다면 나머지 한 층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었을까요.
9:24PM :―현재 시각 오후 10시 55분, 러셀, 탈출. 진상에 근접.
아까 본 괴물들의 소환 빈도는 확고하게 늘었습니다.
수차례의 전투를 헤치고 나서야, 간신히 34층의 문턱을 밟습니다.
거듭되는 전투에 두 사람의 체력은 떨어지고, 정신력은 흔들립니다.
9:27PM러셀 데클란 켄트:(끈적이는 점액질을 밟고, 우그러진 방탄 조끼를 고쳐 입으며 거친 숨을 내뱉습니다) ...이깟 전투로 쓰러질 내가, 아니지.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관찰 끝에, 복잡한 진의 문양, 약간의 주문, 그리고 착시를 교묘하게 이용해 가린,
그곳을 탐지한 당신은, 심지어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사실까지 깨닫습니다.
9:29PM러셀 데클란 켄트:여기야, 엔데. (호흡을 정돈하며, 리디안에게 손짓하곤 큰 보폭으로 이공간으로 나아갑니다)
2
마력 사용에 반응한 듯 수정 목걸이가 푸르게 빛납니다.
이 아티팩트 덕분에 이곳을 찾아낼 수 있었군요.
9:31PM리디안 k. 엔데:... (작게 숨을 고르며, 러셀의 뒤를 따르는 모습은 러셀과 마찬가지로 피와 점액으로 얼룩진 처참한 몰골입니다. 잦은 전투에 지친 기색이 일지만 티 내지 않습니다)
2
간신히 침입한 공간은 거대한 도서관과도 같습니다.
확인해보니, 이곳은 평범한 도서관이 아닌 사이버 데이터로 빼곡한 도서관입니다.
수록된 데이터는 어림잡아도 테라, 페타, 엑사, 제타, 요타바이트를 넘어선 용량으로,
9:34PM러셀 데클란 켄트:... ... (AOC가 아무리 거대한 조직이라고 해도, 이 정도로? 넓게 펼쳐진 공간에 동떨어진 기분으로 주위를 훑습니다)
SAN Roll
기준치: |
68/34/13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인류 멸망 후 한 조각이라도 더 정보를 남기기 위한….
9:37PM러셀 데클란 켄트:(그제서야 정말로. 조금은 눈 앞까지 다가온 멸망을 실감했는지도 모릅니다. 얼굴에 언뜻 어두운 빛이 스쳤다가, 곧 걷힙니다) ...쓸만한 정보가 있는지나 털어보자고. ('방주'의 내부로 진입해, 데이터를 살핍니다)
9:39PM리디안 k. 엔데:...데클란, 이쪽으로 와보십쇼.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러셀을 부릅니다)
9:40PM러셀 데클란 켄트:뭘 또 조용히 하라는 거야? (궁시렁대며 리디안이 부르는 곳으로 향합니다)
도서관의 중심에는 수백 명의 아이가 잠들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정부 요원으로 보이는 한 명의 나이 든 여성만이 눈을 감고 흔들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그는 눈을 감고 이 어마어마한 정보의 방주를 단신으로 관리하며, 계속해서 채워 넣고 있습니다.
9:41PM방주의 관리자:누구신가요? 어른이 들어올 자리는 없습니다. 아이와 데이터만으로도 방주는 이미 만원이니까요.
9:42PM러셀 데클란 켄트:그래서, 싹 다 죽여버리고 저 애새끼들과 허무맹랑한 데이터만 살리겠다? (정부 요원을 노려보며 위협적으로 총을 꺼내듭니다)
9:43PM방주의 관리자:저는 마력으로 운용되는 컴퓨터 프로그램, 방주의 관리자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당신들이 뚫은 구멍을 보수하느라 연산이 밀려서요.
...수정을 넘기다니, 그도 결국 이곳을 떠났나 보군요.
9:43PM리디안 k. 엔데:..데클란. (총이 통할 것 같은 상대가 아니기에 러셀을 저지합니다. 관리자를 바라보다 곤히 잠든 아이들에게로 시선을 돌립니다)
...여긴 뭡니까. 이 아이들은 누구고.
9:44PM방주의 관리자:이 아이들은 각 분야 권위자들의 아이들입니다. 학문, 예술, 정치 등, 분야별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아이를 선별해서 실어두었습니다.
그들은 최후의 인류이자 최초의 인류가 되겠죠.
이 방주에 누구를 실을지에 관해선 의견이 분분했지만, 썩어버린 정치인들조차 인류의 미래를 위해 제 목숨을 포기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9:45PM러셀 데클란 켄트:거 참 대단한 이야기네. 여길 떠난 놈이 남긴 프로그램 쪼가리인가? (리디안이 저지하자, 못마땅한 듯 무기를 내려놓습니다)
그래봤자 안전 지대에 사는 멍청한 인간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뒈질 텐데. 개자식...흥미만 느끼면 다냐?
9:46PM리디안 k. 엔데:... (그저 침묵하며, 작게 주먹을 쥘 뿐입니다)
9:47PM방주의 관리자:여길 알아차리고 들어올 정도라면 이미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곳은 인류 멸망을 예감한 정부와 AOC의 긴급 프로젝트로, 통칭 《인류 생존 작전》의 중심인 방주입니다.
이 세계의 중요 정보, 지식과 문화를 전부 문서화 해서 저장해두었습니다.
무지성의 신이 지구를 휩쓸고 멸망시켜도 일부나마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말을 마친 방주의 관리자는 잠시 뜸을 들이다 이어나갑니다.
9:47PM방주의 관리자:여러분의 침입을 감지, 제 관리자에게 송신했습니다. 강제 보안 해제로 방주 운용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외부로부터 무작위로 발생한 CCTV 영상 메시지가 1건 있습니다.
관리자의 손짓 한 번에 인터페이스 위로 화질 나쁜 영상이 재생됩니다.
AOC의 수뇌부, 그리고 정부 요인들이 둥글게 둘러앉은 회의실이 촬영된 영상입니다.
어찌나 거센 회의가 오갔는지, 어떤 사람의 관자놀이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9:48PM러셀 데클란 켄트:... ... (화질이 썩 좋지 않은 영상을 빤히 노려봅니다)
9:48PM??: 앞으로 사흘이라니, 턱없이 부족합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합니다.
9:48PM???: 여태 이야기를 귀로 듣긴 들은 겁니까? 방법이 없다니까요.
9:49PM??: 적어도 이 사실을 아는 자들과 그 가족만큼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조치를,
9:49PM???: 안 됩니다. 이번만큼은 책임을 지지 않으면.
가장 높은 직책으로 보이는 사람이 일어섭니다.
9:49PM높은 직책으로 보이는 사람: 우리는 어찌나 무지한 인간들이었습니까, 후회가 막심합니다.
명예도, 부도, 권력도 재해 앞에서는 다 아무 소용 없는 것을… 지금까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뒤늦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과욕이 불러일으킨 재앙을, 책임지지 못한 불편한 죄책감을.
9:50PM높은 직책으로 보이는 사람: 남은 시간은 앞으로 사흘, 저는 책임지고 이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에게 저지른 대죄는 속죄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남은 시간 동안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전원, 인류와 함께 죽어주십시오.
적어도 수 천 년의 지식과 가능성의 씨앗을 품은 우리의 아이들만이라도…… 남길 수 있도록.
그 말이 끝나자, 러셀과 리디안의 주위로 청색 스파크가 일며 수백 개의 화면이 나타납니다.
하나하나 재생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영상은 저절로 흘러갑니다.
지나치게 많은 화면은 화면 위에 겹쳐지며 또 다른 화면을 만들어내고,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음성이 귀를 괴롭힙니다.
어떤 영상에는 AOC에서 발생하는 괴물을 하나하나 처리하는 대원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어째서 자신이 방주에 탑승할 수 없냐고 항의하는 고위층 인사가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방주에 딸을 태우고 흐느껴 우는 과학자 부부가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최상층 구석에 처박혀 머리를 감싸 쥐고 벌벌 떨고 있는 소장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AOC 대원들에게 "우리를 지켜라!" 라고 연신 연호하는 정부 사람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패배하고 죽어버린 AOC 대원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비명을 지르는 시민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도심에서까지 소환된 괴물들이 주위 사람들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상황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최전방에서 생체형 크리쳐와 싸우는 일반 대원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 채 평화를 누리는 안전지대 외곽지역의 주민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당신의 가족이, 지인이, 친구가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살아남은 AOC 대원들이 수백, 수천 마리의 괴물에게 맞서 싸우는 영상이 보입니다.
마지막 영상의 화면은 두 사람의 시야을 꽉 채울 정도로 커집니다.
AOC의 옥상, 그 위로 검은 번개가 내리치더니 하늘이 개벽합니다.
고작 신체 일부가 드러났을 뿐인데도 안전지대 하늘의 1/4을 덮습니다.
목도한 것만으로도 미쳐버릴 것 같은 충격적인 공포, 인간의 멸망을 예감합니다.
9:56PM러셀 데클란 켄트:(자신을 멋대로 조종하던 AOC에게서만 벗어나면, 진실된
자유,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여겼는데. 그 모든 것이 전부. 인간으로서 감히 예상하지 못했을 최악의 시나리오에 의해 변질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AOC를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야. ...치직거리는 소리에 파묻혀 흐려진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립니다. 나는. 나도. 인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게 아니야. 최강의 영웅이라는 타이틀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 위해서? 아니. 난 누구나 기대할 만한 영웅 따위도 아냐. 단지, 아주 사소한 이유. 스스로를 얽매던 족쇄에서 벗어나 누리고 싶었던 욕망.)
(... ...리디안 엔데. 자신이 그 목숨을 빼앗아 소유하고자 한 이를, 파트너를 끝까지 지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어째서. 삿된 것에 의해 세계가 무너지고, 곧 인류 따위는 전부 멸망할 텐데도. 자신의 안위보다는 제 곁의 남자가 신경쓰여 견딜 수가 없습니다. ...짜증나게.)
SAN Roll
기준치: |
68/34/13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1
10:04PM러셀 데클란 켄트:...난,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어. (입술을 깨문 채로, 간신히 그 한 문장을 내뱉습니다)
"푸른 수정의 주인인 여러분을 방주의 수호자 자격으로 동승 허가합니다."
"승인 및 입력 완료까지 앞으로 10분 남았습니다. "
마지막으로 모든 메시지의 앞에 팝업 메시지가 발생합니다.
10:05PM :―현재 시각 오후 11시 40분, 러셀, 최후의 지령 획득.
인간이 감히 생존할 인간의 기준을 제단하고 정하는 것만큼 오만한 일이 있을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10:06PM리디안 k. 엔데:... (러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말에, 놀란 얼굴을 했다가도 곧 표정이 굳습니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 끝이 뻔히 보일 싸움을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바깥의 이들이 싸우는 것을 이대로 무시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눈을 질끈 감습니다)
... 나를, 구하고 또 이렇게 만들어 준 것은..
내 목숨을 든 것은 당신입니다 데클란.
내 목숨이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니. 버리러 가겠다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나는, 이대로 인류의 멸망을 지켜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의 선택에 따르겠습니다. (가늘게 뜬 보랏빛 눈동자에 러셀의 인영이 담깁니다)
10:10PM러셀 데클란 켄트:(그 말에, 몸을 돌려 리디안을 등지고 섭니다. 어둠에 가린 시야를 내리깔며) 야, 엔데. ... ... 지금까지 지긋지긋하지 않았냐? 살려달라고 허구한 날 비명이나 지르는 인간들을 목숨을 걸고 지켜왔는데. 상부에서는 통수나 맞고, 뭔 놈의 미친 바이러스 덕분에 클리셰 B급 영화에나 나올 법한 크리처 따위나 되고.
인류의 멸망을 지켜볼 수 없다, 라. 끝내주는 말이네. (고개를 들어 조소합니다) ...나도 마찬가지야. 뭔 빌어먹을 놈의 신 따위가 내려온다고, 이대로 튀어버리는 건 나도 속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거든.
하지만. ...내 선택에 따르겠다고 했지, 엔데. 넌 이 방주에서 저 애새끼들을 지켜. (철컥, 옆면이 잔뜩 긁힌 총을 장전합니다) 네게는 목숨을 버릴 기회 따위 주지 않겠어.
(손에 쥐고 있던 수정 목걸이를 가만히 바라보다, 곧 리디안에게 목걸이를 던져줍니다) 잘 해봐, 인류의 수호자.
10:18PM방주의 관리자:러셀님, 리디안 님의 신체 능력, 그리고 적의 능력을 대조했을 때, 승률은 0.000194%입니다. 생명 부지를 위해 가지 않는 쪽을 권장합니다.
10:18PM리디안 k. 엔데:..... (러셀의 말에 침묵하다, 방주의 관리자를 곁눈질로 바라보고는 다시금 눈을 감습니다) ...당신의 선택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당신의 말을 듣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10:19PM러셀 데클란 켄트:뭐? (그 말에, 얼빠진 소리를 냅니다) ...방금 뭐라고 했냐?
10:19PM리디안 k. 엔데:(한 걸음 나아가 러셀의 팔을 붙들고, 그 손에 수정 목걸이를 쥐여줍니다) ...사람들이 영웅이라 불러주니, 간단한 것을 잊었나 보군요. 데클란.
당신은 내 파트너입니다. AOC의 대원은 2인 1조로 움직이는 것이 원칙. ...당신을 두고 혼자서 목숨을 부지하는 일 따위는 없습니다.
10:22PM러셀 데클란 켄트:AOC고 뭐고, 싹 다 X되고 있는 꼴을 너도 봤잖아?! 이제 와서 규칙이니, 원칙이니. 알 게 뭐야? ...넌 같이 못 가, 리디안 엔데. (리디안이 붙든 팔을 세게 뿌리치며 으르렁댑니다)
10:23PM리디안 k. 엔데:아뇨, 같이 갈 겁니다. 당신이 나간다고 결정한 이상은. 혹여, 당신을 이곳에 두고 가는 한이 있더라도. (내쳐진 손을 내려보다, 고개를 들어 결의를 다집니다)
10:24PM러셀 데클란 켄트:... ...이 싸가지 없는 새끼... ... (험악한 눈빛으로, 곧 리디안의 멱살을 움켜쥐고 흔듭니다) ...
살라고. 넌 살아남으라고, 개새끼야...!!!!
시간이 얼마 없어... 당장 저 염병할 승인이나 하란 말이야!!!!
10:26PM리디안 k. 엔데:싫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러셀의 팔을 뿌리칩니다)
내가 당신의 호의로 이곳에서 목숨을 부지한다고 해서, 당신에게 고마워라도 할 것 같습니까? (입구를 향해 걷습니다) ...당신의 등을 바라만 보라고. 그건 내게 죽기보다 괴로운 일입니다.
어차피 당신에게 빚진 목숨, 갚겠습니다. 그러니 갑니다.
10:28PM러셀 데클란 켄트:내가 대체, 어떤 마음으로... ...말하고 있는지, ...
넌 평생 가도 모를 거다. 또라이 자식아...!!
(입구를 향해 걷는 리디안의 뒤통수에 수정 목걸이를 집어던집니다)
10:28PM리디안 k. 엔데:당신도, 제가
어떤 심정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평생 모를 겁니다. (괴로운 듯,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는 수정 목걸이를 낚아챕니다)
10:30PM러셀 데클란 켄트:하?
그래? 뭔데? 그 잘난 심정이 뭐냐고! 살아달라고 빌기라도 해야겠냐, 이 내가?!?!
그래, 너 잘났다. 네 마음대로 해...! X도 안 들어처먹는 개X놈의 새끼야...! (씩씩거리며, 리디안의 등을 발로 퍽 차버립니다)
10:34PM리디안 k. 엔데:...나는 죽으러 가는 게 아닙니다. (제 등을 걷어차는 러셀을 바라보다, 다가가 손끝을 잡습니다) 내가
감히. 당신에게 죽으라고 하겠습니까.
살 겁니다. 우리 둘 다. 인류의 멸망은 오늘이 아닙니다. (슬픈 낯으로 옅게 웃습니다. 심장 고동에 섞여 시계태엽이 돌아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 것 같습니다)
그러니. 파트너로서 당신을 지키게 해주십쇼. (러셀의 손에 수정 목걸이를 올리고, 쥐여줍니다)
10:39PM러셀 데클란 켄트:(역시.
이 자식은 항상 그랬지. 내 생각대로 따라주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그런데도, 난 어째서 계속 이 녀석을 신경쓰는 걸까, 뭐 하나 마음에 안 드는 새끼인데... ... 싸늘한 눈빛으로, 제 손에 수정 목걸이를 건네는 리디안을 흘겨봅니다)
... ...하여간 고집은. (고개를 숙여 수정 목걸이를 제 목에 겁니다) 알았어, 새꺄. 대신, 네 목줄은 내가 끝까지 쥐고 있겠어. 말해두는데, 날 지키겠다고 제멋대로 죽으려고 들면 죽일 테니까. (쇄골 언저리에서 푸른 수정빛이 번뜩이면, 리디안의 턱을 움켜쥐고 한 마디 쏘아붙입니다)
10:44PM리디안 k. 엔데:...당신이나 약속하십쇼. 멋대로 죽어버리지 않겠다고. (픽 웃고는, 러셀의 손을 잡아 내립니다)
(이러니 미고가, 세계가, 당신을 선택한 걸지도 모르겠어. 제 앞의 작은 영웅을, 자신이 독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곧 사그라듭니다.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10:46PM방주의 관리자:가망이 없는데도, 가시는 겁니까.
10:47PM러셀 데클란 켄트:내가 왜 죽어? 난 죽는다고 한 적 없어. (송곳니를 드러내며 일갈하고는,
관리자에게 참견합니다)
승률이 0.000194%라며. ...적어도 0%는 아니네. 그렇지 않냐?
10:48PM방주의 관리자:...말씀이 그러시다면. 무운을 빌겠습니다.
그는 결국 고개를 끄덕이곤 문을 만들어줍니다.
10:48PM리디안 k. 엔데:...가죠. (밝은 빛이 쏟아져 내리는 입구를 바라보며, 러셀을 부릅니다)
10:55PM러셀 데클란 켄트:(
이 빛이 이끄는 길로 향하면, 다시는 자신이 꿈꾸는 미래 따위는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입구로 향하는 걸음은 멈추지 않습니다.)
(어떠한 사명감 따위도 아니고, 자신이 영웅이기에 어쩔 수 없이 택하는 길도 아닙니다.)
(그저, 그것을 자신이 원하기에.)
(자신을 부르는 남자는 결국 제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묘한 안정감을 느낍니다.)
(끔찍하게 변모한 이 세계에서도, 곁에 있어주는 이는 그 존재만으로도 위안이 되기에.)
10:57PM러셀 데클란 켄트:(결국. 제 자신도 한 명의 작은 인간에 불과하기에.)
(자신의 약함마저 무던히 받아들인 채, 입구의 앞에서 앞서 나가던 걸음을 멈춥니다)
...엔데.
이 모든 게 무사히 끝나면,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러니 절대로 죽지 마.
(그 말을 남긴 채, 먼저 방주의 밖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11:00PM리디안 k. 엔데:... ...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 싸움이 끝나고 그와 다시 마주할 수 있을지. 또다시 싸움에 그를 끌어들이고 말았다는 죄책감과, 사명감. 그리고 개인적인 감정과 공포심이 소용돌이칩니다. 복잡한 머리를 애써 지우고, 그저 러셀이 나아가는 것을 따릅니다)
두 사람은, 멸망과 싸우기로 결정하고 나아갑니다.
방주에서 빠져나온 두 사람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남은 시각은 10분 남짓, 거대한 신이 AOC 위에 완전히 착륙하면 그땐 모든 게 늦습니다.
모든 것들이 진절머리 나도록 싫어졌음에도 이 도시를 지키고자 했다면,
최속으로 '그것'에게 닿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때, 창밖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헬기를 운전 중인 브라우니와 그 파트너, 제임스입니다.
둘다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헬기의 사다리를 창가 쪽으로 던집니다.
11:03PM러셀 데클란 켄트:이 목소리는... ... (썩 반갑다고 느끼진 않으며, 고개를 들어 헬기 쪽을 향합니다)
11:03PM브라우니 로페즈:저쪽으로 가려는 거죠? 근처까지 데려다줄게요!
11:03PM러셀 데클란 켄트:(턱짓으로 리디안에게 사다리 쪽을 가리키곤, 대답 없이 몸을 던져 헬기의 사다리를 붙듭니다)
11:04PM리디안 k. 엔데:...감사합니다. (짧게 인사하고는, 사다리를 잡고 헬기에 오릅니다)
11:04PM브라우니 로페즈:우리는 지금부터 근처 시민들을 대피시키려고요. 끝나는 대로 도우러 올게요!
...그때까지 이곳을 부탁해도 될까요?
시간 끌기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것은 헬기에 탑승한 모두가 알고 있지만, 구태여 지적하지 않습니다.
그 마음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행동은 전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11:05PM러셀 데클란 켄트:부탁이고 뭐고, 원래부터 '저걸' 조질 생각이었어. (하얀 입김을 내뱉으며 대꾸합니다)
두 사람이 사다리를 붙잡으면 헬기는 높게 치솟습니다.
하늘 위에서 잿빛 도시를 내려다보면, 어두컴컴한 도시의 곳곳에는 연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메아리칩니다.
11:05PM러셀 데클란 켄트:
SAN Roll
기준치: |
67/33/13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오랜만에 듣네, 내 이름을 부르는 비명 따위는. (미묘한 감흥과 함께 다시 목표를 주시합니다)
옥상 부근까지 접근하니 리디안이 당신을 붙잡습니다.
11:07PM리디안 k. 엔데:...갈까요. 데클란.
그 말이 떨어지면, 장애물 하나 없는 하늘 위로 두 사람이 뛰어내립니다.
11:08PM브라우니 로페즈:...꼭 무사하셔야 해요!
헬기는 점점 멀어지고, 가속도가 붙은 몸뚱이가 한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면…
11:08PM러셀 데클란 켄트:(리디안의 어깨를 붙들고, 세찬 바람 사이에서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은 채 그대로 낙하합니다)
하늘 가득히 차지한 무지성의 신은 안전 지대를 집어삼키기 위해 악몽 같은 몸체를 부풀립니다.
두 사람은 1년 전 그 날처럼 전투 태세를 갖춥니다.
그때와 다른 것은, 최강의 적이었던 서로가 등을 지켜준다는 점일까요.
공포조차 힘으로 바꾸지 않으면 승리의 길은 없습니다.
말 그대로 몸부림치는 혼돈, 검은 물결의 연속입니다.
부정형의 몸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수축했다 늘어납니다.
그 존재가 완전히 현신하는 순간, 인류는 먼지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11:14PM러셀 데클란 켄트:... ... (
신이라고 일컬어지는 존재를 마주하면, 지금껏 싸워왔던 수많은 크리처와는 전혀 다른 온몸을 짓누르는 공포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에 빠져 있을 시간 따위는 없으니까. 장전한 살상탄을 혼돈의 존재에게 겨눕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4 |
무지성의 신은, 자신을 공격한 당신을 향해 검은 팔을 딛습니다.
11:15PM아자토스의 찌꺼기: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1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3
단말마의 말과 함께, 당신의 앞을 리디안이 막아섭니다.
무지성의 신이 휘두른 공격은 그에게 적중합니다.
11:16PM러셀 데클란 켄트:...! (수축하는 팔이 날아들면, 순간적으로 온 몸이 굳어버립니다)
엔데, ...! (흐트러진 시야 사이에서, 공격에 맞아 비틀거리는 리디안을 바라봅니다)
11:19PM리디안 k. 엔데:...큭. (머리가 어질할 정도의 공격이지만, 버틸만합니다. 공격을 막은 양 팔에서 더운 연기가 솟아오릅니다)
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두려움이 엄습하지만, 생각을 할 시간이 없습니다. 총을 들어 공격합니다)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
90/45/18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20 |
리디안의 총알은 곧게 날아가, 검은 연기를 흩뜨립니다.
다만, 신은 몸체의 일부분을 수축하며 한낱 미물인 두 사람을 공격합니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3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3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58
11:22PM러셀 데클란 켄트:
회피
기준치: |
70/35/14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1:22PM리디안 k. 엔데:
회피
기준치: |
60/30/12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민첩하게 몸을 날린 리디안이 당신을 밀쳐내고 공격을 홀로 받아냅니다.
산채로, 당신의 앞에서 그 몸체가 스러집니다.
마치 순식간에 녹아 불에 탄 재와 같이, 일부가 바스라집니다.
11:24PM러셀 데클란 켄트:엔데...!! (리디안이 밀친 탓에 잔해 사이로 몸이 처박힌 채로 고통 어린 비명을 내지릅니다.
살아날 텐데도. 아니, 그는... 점점 크리처의 힘을 잃고 있는지도 모르니.
살아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
11:25PM리디안 k. 엔데:(이대로, 쓰러질 수 없습니다. 자신이 지켜야 하는 대상은
자신이 아닌 러셀입니다. 그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자 제 안의 소생 주기를 멋대로 조절합니다)
어느 소생보다도 빠른, 폭발적인 속도로 신체를 수복합니다.
언제 죽었냐는 듯, 도로 멀쩡히 다리를 딛고 일어섭니다.
11:26PM리디안 k. 엔데:(공포로 창백해진 낯이, 러셀의 붉은 두 눈을 마주합니다. 그러나 멈추지 않습니다. 입술을 꾹 물었습니다) ...
저는, 괜찮습니다. 데클란.
내게 해야 할 말이 있지 않습니까!
11:28PM러셀 데클란 켄트:(무너졌던 생체 조직들이 다시 엉겨붙고, 믿기지 않는 속도로 다시 형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눈을 크게 뜬 채로 그저 바라봅니다) ...괜찮을리가, 없잖아... ...이 멍청한 자식이...
적이나 똑바로 주시해, ...!!
11:28PM리디안 k. 엔데:(숨 돌릴 틈도 없이 곧장 경계 태세에 돌입합니다. 유독 숨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11:29PM러셀 데클란 켄트:(잔해에서 몸을 일으켜, 리디안의 피로 얼룩진 총을 다시 손아귀에 쥐곤
신을 향해 사격 자세를 취합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5 |
한순간 마주한 신의 힘은, 제아무리 최강인 당신에게도 공포로 다가옵니다.
흔들린 총신이 신의 끝자락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11:31PM리디안 k. 엔데:... (러셀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급하게 총을 발사합니다. 제발, 이 사람만큼은 잃을 수 없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
90/45/18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7 |
신의 불길하고도 모독적인 신체가 연기처럼 흩어졌다, 도로 날카롭게 모아져 쏘아집니다.
11:33PM러셀 데클란 켄트:정신 차려, 엔데!! (제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에 분개하다, 리디안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자 소리칩니다)
11:33PM아자토스의 찌꺼기: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3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
지성이 없는 그 공격은, 옥상의 일부분을 파괴합니다.
11:35PM리디안 k. 엔데:(파편이 스치고 지나가, 이마로 피가 흘러내렸으나, 곧 순식간에 아뭅니다. 러셀의 말이 맞습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 냉정해야 합니다. 긴장된 손끝이 총을 감싸쥡니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4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1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35
11:36PM리디안 k. 엔데:
회피
기준치: |
60/30/12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11:36PM러셀 데클란 켄트:
회피
기준치: |
70/35/14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11:36PM리디안 k. 엔데:... (공격을 회피할 수 없음을 직감하고, 곧장 러셀을 끌어안아 감쌉니다)
무지성의 신이 쏘아대는 검은 연기가 살벌하게 와닿습니다.
11:37PM러셀 데클란 켄트:(곧장 날아드는 공격에, 리디안의 품에서 차마 벗어나지 못한 채. 자신을 지키는 그의 팔을 그저 감싸쥡니다)
퍽, 퍽, 그것이 명중할 때마다 당신을 끌어안은 리디안의 몸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흐르는 것을 느낍니다.
그 팔은 다시금 힘을 주어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11:39PM러셀 데클란 켄트:씨X, ... (그에게 보호받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 분노합니다. ...아니, 분명.
나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11:40PM리디안 k. 엔데:...
무사, 합니까. (흐린 동공이 러셀의 얼굴을 확인합니다. 피가 튄, 매끈한 뺨을 손바닥이 쓸고 떨어집니다. 폐가 사라지는 감각은 몇 번을 겪어도 생경하기 그지없습니다. 거친 숨을 겨우 고르며 총을 쥡니다)
..다시, 미안합니다. 이번에는 명중시키겠습니다. (러셀을 안심시키려는 듯, 겨우 미소 짓습니다)
11:43PM러셀 데클란 켄트:...죽다 살아난 놈이 말이 많네. ...거슬리니까,
비켜...! (몸을 돌려 리디안의 어깨 너머로 총구를 겨냥하곤, 검은 물결을 노려 쏩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5 |
당신의 총알은 어마어마한 위력을 자랑하듯, 굉음을 내며 날아갑니다.
신의 신체가 파장을 그리며 흩어졌다, 도로 모입니다.
11:46PM리디안 k. 엔데:...효과가 있습니다. 이대로 압박합시다! (작게 중얼거리다 기세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총을 들어 같은 자리를 겨눕니다)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
90/45/18 |
굴림: |
3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21 |
최강의 인류인 당신의 궤적을, 그 파트너가 따라 그립니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9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3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1:47PM러셀 데클란 켄트:
회피
기준치: |
70/35/14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1:48PM리디안 k. 엔데:
회피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리디안의 손목만을 남긴 채 모든 것을 앗아갑니다.
손목에서부터 꾸물거리며 신체가 재생되더니, 소생합니다.
11:50PM러셀 데클란 켄트:(연기를 피해 한 차례 몸을 굴려 떨어지다, 바닥에 떨어진 리디안의 손목을 움켜잡습니다.)
(소생하는 체온과, 맥박. 자신의 손끝에서부터 그가 되살아나는 광경을 똑똑히 목도합니다)
11:52PM리디안 k. 엔데:(러셀이 손목을 잡아준 덕에, 그대로 그 품에서 소생합니다. 흔들리는 동공을 마주합니다. 끔찍한 광경을 보이고 말았군. 후회하나 돌릴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저, 공격. 또 공격을 할 뿐)
...미안합니다. (몸을 일으켜 바닥에 떨어진 총을 집습니다)
11:55PM러셀 데클란 켄트:...그런 말은 저 자식이 뒈져 없어지고 나서나 해. (품에서 리디안을 놓아주고는, 자신도 무기를 정비하곤 포복 자세로 적을 향해 총탄을 날립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11 |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저항의 불씨를 쏘아 올립니다.
당신의 공격은 신의 신체 일부를 지워버립니다.
11:57PM리디안 k. 엔데:...그래야죠. (손목에서부터 시큰거리는 환상통을 느낍니다. 몸이 사라지는 고통은,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 것임을 압니다. 그리고 그
한계 또한 임박했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한 번.)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
90/45/18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6 |
12:01AM러셀 데클란 켄트:(자리에서 일어나 곧 다가올 적의 공격에 대비합니다. ...그의 옆에 마주서면, 리디안의
한계가 임박했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한 번.)
그런 두 사람의, 인류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4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2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31
12:11AM러셀 데클란 켄트:
회피
기준치: |
70/35/14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12:11AM리디안 k. 엔데:
회피
기준치: |
60/30/12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이 마구잡이로 튀어 오릅니다.
12:12AM러셀 데클란 켄트:(스며드는 공포에도 불구하고. 저깟 놈에게는 결코 꺾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제 자신을 태워, 부서지는 잔해를 방패삼아 날아드는 공격을 기적적으로 피합니다)
기물에 몸이 긁혀 피가 새어 나오지만, 그럼에도 목숨만은 무사합니다.
그의 몸은 발 디딜 곳을 잃어, 그대로 철근에 몸이 꿰뚫립니다.
12:14AM러셀 데클란 켄트:엔데,
잡아...! (철근에 꿰뚫린 그에게, 있는 힘껏 손을 뻗습니다)
12:16AM리디안 k. 엔데:... (분수처럼 솟는 피가 턱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시야가 붉어집니다. 숨을 쉬는 것이 고작. 죽음이 목전에 있음을 느낍니다. 비틀거리는 손을 뻗어, 러셀의 손 위에 제 손을 얹습니다)
12:19AM러셀 데클란 켄트:(그의 이마를 타고 흐르는 붉은 선혈에서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간신히 맞닿은 손끝에, 손을 단단히 붙듭니다)
난 여기 있어, ...엔데.
12:20AM리디안 k. 엔데:(러셀이 당겨, 몸에서 철근이 빠져나가는 감각을 생생하게, 느끼며 고통에 숨을 들이켭니다. 숨을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몸이 절단 나는 것만 같습니다.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몸을 웅크립니다)
소생 후임에도 이제 힘이 다 한 모양인지, 그는 한참을 쓰러져 움직이지 못합니다.
12:24AM러셀 데클란 켄트:(바닥에 쓰러진 리디안의 손을 꽉 움켜쥐고, 그의 호흡이 오르내리는 모습을 잠시 바라봅니다.)
...난, 계속 네 옆에 있을 테니까.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곤, 다시 전투에 뛰어듭니다. 선명한 적의로, 오로지 하나의 적을 노리며.)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75/37/15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8 |
선득한 적의를 담은 총알이 신의 심장을 겨눕니다.
그 연기같은 몸체를 난사하며, 옥상을 파괴합니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6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3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근접전(격투)
기준치: |
100/50/20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12:28AM러셀 데클란 켄트:
회피
기준치: |
70/35/14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이번에는 내가 널 지킬 차례야.
(흩어지는 잔해 사이에서, 힘을 다한 리디안의 몸을 품에 가득 끌어안습니다)
매섭게 내리치는 공격에, 바닥이 갈라져 무너져내립니다.
무거운 돌덩이가 다리를 찍어 눌러, 부러집니다.
당신의 예리한 감은 어떻게 해도 이 상황의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무뎌져만 갑니다.
쓰러진 두 사람의 위로 다시 한번 공격이 내리쳐옵니다.
너덜너덜한 몸에 저 공격을 맞으면 아무리 알파형 크리쳐라도 수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부러진 다리는 움직이지 않게 되었고, 라이플의 탄환은 전부 떨어졌습니다.
12:33AM리디안 k. 엔데:...데, ...클. (끝맺지 못한 이름을, 혀끝으로 그리며 남은 힘을 쥐어짜 러셀을 반대로 감싸 안았습니다)
(당신만은, 당신은 무사해야만 하지 않습니까)
패배를 직감한 순간, 리디안을 내리치던 끈적한 검은 촉수가 굉음과 함께 궤도를 틉니다.
잿빛 하늘 위로 수십 대의 전투기가 떠 있습니다.
그중 하나의 문이 열리더니 브라우니가 고개를 내밉니다.
12:35AM러셀 데클란 켄트:(짓이겨져 감각이 없는 다리에도 불구하고, 더듬더듬 팔을 들어 리디안의 뒤통수를 매만지다. 귀를 찢는 굉음과 함께 상공에 떠오른 전투기를 흐린 시선으로 올려다봅니다)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흙먼지 너머로, 헬기 속에서 제임스가 소장의 머리에 총을 대고 협박하는 광경이 보입니다.
소장은 벌벌 떨다가, 눈을 꾹 감고 외칩니다.
12:36AM마이크로 웨이브:저, 전원, 표적에 사격 개시!
안전지대의 총 전력, 살아남은 AOC 대원들이 맞서 싸웁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화력에 거대한 괴물도 움직이지 못하고 멈칫합니다.
행동을 멈춘 틈을 타 몇몇 대원들이 전투기에서 뛰어내리며 계속해서 사격합니다.
12:39AM러셀 데클란 켄트:(이길 수 없어. ... ...이성적으로는, 당연하게도 그렇게 깨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내가 쌓아온 그 모든 것들은. 결코 저 녀석이 무너뜨릴 수 없으니까.)
(AOC의 지시에 이끌려 인류를 수호하며, 그들이 지시한 정의를 위해 살아왔던 과거의 나날들.)
(지금은, 그저. 자신이 매듭지은 스스로의 정의만을 따를 뿐입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돌이킬 수 없기에, 오직 눈 앞에 선명하게 빛나는 단 한 줄기의 희망을 위해서.)
나는... ... (허탈한 웃음을 짓습니다) 꿈꾸던 미래를 위해서, 싸웠어.
12:49AM러셀 데클란 켄트:그 미래에, 설령 내가 없다고 해도. ...빌어먹을. (욱신거리는 하반신의 통증에 욕을 짓씹고는) ...지금 당장 후회가 없다면 상관 없을지도, 모르겠네.
(리디안의 몸을 끌어, 부드럽게 이마를 맞대면 미약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엔데, ...넌 이걸로 만족해?
12:52AM러셀 데클란 켄트:...하지만, 아직 끝나진 않았어. (내뱉는 말 사이로 거친 호흡이 내달립니다)
아직 숨이 붙어 있잖아. 살아는, 있으니까... ... 전부 내던지고 관둘 때는 아니지.
난 계속 싸울 거야. ...널 위해서. 제멋대로 굴고, 내 말은 들어 처먹지도 않는, 멍청한 내 파트너를, 위해서... ...
당신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목걸이 끝에 매달린 수정이 뜨거워집니다.
주변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리게 흘러갑니다.
12:57AM러셀 데클란 켄트:네 미래를 지킬 수 있다면. 어떤 힘이라도, ...받아들이겠어. (맞닿은 이마와, 점차 희미해지는 온기에. 힘을 실어 중얼거립니다)
...이게 내 정의야.
12:59AM러셀 데클란 켄트:...하, ... ... (고통 속에서 기껏 거머쥐었던 인간으로서의 삶, 상쾌한 해방감을 제 손으로 스스로 끊어내는 날이 올 줄은.)
(그럼에도, 망설임은 없습니다.)
...상관없어.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띄우며 혼잣말처럼 속삭입니다.)
1:05AM러셀 데클란 켄트:원래도 이 자식은, 날 죽이려고 안달이 났던 새끼였는데. ... ... (살갗이 녹아내리는 고통에도 아랑곳않고)
기억해 둬. 소중한 걸 잃으면, 다시 만들면 돼. ...엔데. (살며시 고개를 들면 리디안의 이마에 짧게 입술이 닿았다가, 곧 떨어집니다)
미안하게 됐네. ...하고 싶었던 말은 못 할 것 같다.
당신의 주변으로 증기와 함께 세찬 바람이 휘몰아칩니다.
1:08AM러셀 데클란 켄트:... ...
미래를, 되찾을 힘.
(열기에 감싸이면, 리디안의 품에서 서서히 떨어집니다)
인류 멸망 같은 같잖은 헛소리를 끊어내고, 나를 지켜온 이를 지켜낼 힘을... 내놔.
대답한 순간, 수정은 철컥, 소리와 함께 네 조각으로 나뉘며 작은 바늘을 드러냅니다.
당신이 이걸 받아들인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도, 이성도, 모든 기억도 전부 휘발된 채 크리쳐로 변해버릴지도 모릅니다.
포기하지 않고 싸울 만큼 당신에게 지킬 것이 있다면.
아니, 당신 내부에 남은 크리쳐 세포가 속삭였을지도 모르죠.
1:15AM러셀 데클란 켄트:(인간으로서 내뱉는 숨도 이게 마지막인가. 허튼 감상을 뒤로 하고, 마지막으로 시선이 리디안을 향합니다)
끈질기게 살아남아, 엔데. 그리고 속죄 따위 할 생각도 마. ...이건 내가 스스로 택한 길이니까.
(공허히 울리는 수없이 많은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뒤섞이지만.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의지로 바늘을 움켜쥡니다)
(이 얇은 금속의 무게감이 그 무엇보다도 무겁게 느껴집니다. 바늘을 사용합니다.)
바늘이 몸에 주입된 순간 피가 뜨겁게 끓어오릅니다.
단순명료한 이야기, 이것으로 당신은 다시 알파형 크리쳐가 됩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힘이 찾아옵니다.
수십, 수백 번을 죽어도 죽지 않는 그 모든 생명력이 단 한순간에 집약된,
셀 수 없이 목숨을 포기해야만 얻을 수 있는 끔찍한 힘이,
고출력의 힘을 채 감당하지 못한 당신의 몸이, 그릇이 부서져 갑니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영웅이 될 시간입니다.
혈관을 타고 흘러온 기계 장치의 신이 당신을 장악합니다.
바늘이 꽂힌 자리 주변으로 수백 개의 새파란 인터페이스 창이 발생합니다.
인터페이스 위에 적힌 단 하나의 문장만이 당신을 독촉합니다.
1:27AM러셀 데클란 켄트:(혈관이 터질 듯이 부풀어오르는 감각과 함께, 무언가가 깨져나가는 기분이 듭니다.
째깍, 째깍. 언뜻 초침이 돌아가는 소리가 몸 속 어딘가에서 맴돈 것도 같습니다)
여기서, 이 빌어먹을 시나리오를... 끊어내겠어, ...!!
(반쯤 부서진 총을 들어, 멸망을 몰고 오는 존재를 겨냥합니다. 폭주하는 힘에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 같은 전신이 비명을 지름에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
95/47/19 |
굴림: |
7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0 |
(몇 번이고 탄환을 쏘아내면, 반동을 이기지 못한 총기가 손아귀에서 부서져 내립니다)
1:41AM러셀 데클란 켄트:(손에 남은 부품들을 내던지고, 잔해를 딛고 도약해 이 도시에, 나아가 세계에 공포를 퍼뜨리는 신에게 가까이 접근합니다)
(누려왔던 존엄, 지켜왔던 이성, 소중히 여겼던 숱한 기억들 모두. 뺨을 긁고 떨어지는 파편 너머로 아득하게 흐려집니다)
(자신을 여기까지 끌고 온 깊고 짙은 감정 따위도, 강렬한 힘에 녹아 사라집니다)
(가까스로 인간의 형상을 취한 빈 껍데기에 남은 건, 오직 지키고 싶다는 충동.)
(인간이었던 자신의 삶이 끝을 고하는 순간, 그 충동을 먹이 삼아 단검을 뽑아듭니다)
(입에서 터져나오는 광기 어린 괴성은 이미 제 통제에서 벗어난 채입니다)
1:49AM러셀 데클란 켄트:(자신을 이루던 모든 것, 끝까지 무너지지 않았던
열망에 작별을 다짐하며.)
639
당신을 이루었던 그 모든 것들에 작별을 고합니다.
그 고함은 곧, 터무니없는 힘이 되어, 당신의 손을 떠납니다.
마지막 타격의 충격으로 AOC 본부가 붕괴합니다.
신의 절명과 함께, 하늘을 차지하던 악몽은 산산조각 납니다.
원을 그리며 맑게 퍼진 하늘의 너머로, 별이 빛남을 확인합니다.
그러나 너무 강한 힘이었는지, 충격의 여파로 러셀의 몸 역시 튕겨 나가, 아래로 추락합니다.
완전히 힘이 빠져버린 몸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떨어지는 당신의 손목을 잡습니다.
덜덜 떨리는 팔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게 분명한데도, 놓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가 이제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어렴풋하게 깨닫습니다.
1:54AM리디안 k. 엔데:...데, 클란..
약속했잖습니까. 맘대로 죽지 않기로, 제게, 할 말이 있다고.. (울컥 목구멍에서부터 솟구친 선혈이 목소리를 떨게 합니다. 거의 울듯한 얼굴로, 미끄러지는 팔을 필사적으로 잡고 있습니다)
러셀의 몸은 발끝부터 잘게 가루가 되어 흩날리고 있지만,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리디안이 무언가 말하지만, 잘 와닿지 않습니다.
당신이 보지 못하는 봄은 언젠가 찾아오겠지요.
마침내 되는 것은 타고 남은 재일까요, 세상에 내려앉는 눈일까요.
1:59AM러셀 데클란 켄트:... ... (멍한 시선으로 리디안을 올려다봅니다.
왜 저 녀석은 저런 표정을 짓고 있지. ...한 차례 화려하게 타오르고 남은, 잿더미 같은 시야에 들어오는 건 영문을 알 수 없는 것뿐이라. 넌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살아갈 테니까.
좀 더 기뻐해야 하는 거 아냐?)
... 엔데. ... ... 약속, 지키지 못했다고. ... 날 너무 원망하진 마. (리디안의 손아귀 사이로, 제 몸이 점차 미끄러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가 당신을 놓은 게 먼저였을까요, 당신의 손끝까지 전부 흩어져버린 것이 먼저였을까요.
재가 휘날리는 눈밭을 맨손으로 할퀴듯 긁으며 당신을 찾는 리디안의 모습을 봅니다.
안전지대는 영웅의 이름을 칭송하며 역사에 기록합니다.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간신히 제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요란한 색의 조명이 눈을 찌릅니다.
당신은 눈밭이 아닌 번화가 한복판에 누워 있었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고, 구토감이 밀려옵니다.
누군가가 말을 걸지만, 그 얼굴은 두 겹, 세 겹으로 겹쳐집니다.
하늘을 나는 승용차가 빠르게 그 옆을 스쳐 지나가고,
가장 높은 건물 꼭대기에 걸린 전광판에 리디안의 얼굴이 걸려 있습니다.
이 초등학교 과학 상상화에 나올 법한, 과하게 발전된 SF 도시는 도대체 뭔가요?
당신이 당황하거나 말거나, 전광판 속 그는 낯선 모습입니다.
그는 왼쪽 눈에 안대를 차고, 달라붙는 검은 코트를 입은 채 느슨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2:05AM리디안 k. 엔데:크리쳐 사태 종식 이후 100년의 시간이 흐른 오늘, 마침내 선포합니다.
안심하십시오, 시민 여러분. 세계는 영원히 '안전'할 것입니다.